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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구독자 사연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2.2.19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포 단편들...

 
29. 명계의 음식
작성일 : 22-02-25 10:26     조회 : 182     추천 : 0     분량 : 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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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이번에 제가 얘기할 사건은 제가 어릴 적 천안에서 겪은 이야기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방학만 되면 천안의 할머니 집에서 살았습니다.

 

 맞벌이셨던 부모님이 바쁘셨던 탓도 있고 이래저래 여러 사정이 있었던 지라 할머니와 노처녀인 고모가 사는 집에서 학원도 다니며 방학을 보냈습니다.

 

 그 무렵 할머니집 근처에 사는 제 또래의 친구가 한 명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저랑 학원을 같이 다니면서 친해졌는데요.

 

 나이도 같고 사는 곳도 근처라 늘 붙어 다녔습니다.

 

 그 사건이 일어난 날에도 같이 붙어 있었구요.

 

 학원을 마친 우리는 동네 친구들이랑 놀다가 헤어져서 돌아다니던 중 며칠 전에 발견한 폐가에 가기로 하였습니다.

 

 "야 거기 어른들이 가지 말라던데."

 

 친구보다 겁이 많았던 저는 폐가를 처음 본 날부터 무서운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가기 싫었습니다.

 

 그러나 친구는 거기에 우리만의 아지트를 만들자며 가방에서 만화책도 꺼냈습니다.

 

 "쓸만한 가구들을 옮겨서 우리만의 아지트를 만들면 돼. 그러면 어른들한테 들키지 않고 만화책도 실컷 보고 재밌잖아."

 

 "..."

 

 나보다 덩치도 더 크고 성격도 대범했던 종철이는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같이 가."

 

 겁이 났지만 저는 마지못해 종철이를 따라갔습니다.

 

 끼익

 

 동네에서 떨어진 산기슭에 위치한 2층집은 사람이 꽤 오래 살지 않은 듯했습니다.

 

 우리의 기대와 달리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내부의 가구나 물건들은 모두 썩어 쓸만한 것이 하나도 없었는데요.

 

 거실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자 시멘트 바닥이 그나마 깨끗했습니다.

 

 "책 깔고 앉으면 그나마 되겠다."

 

 "내일 돗자리라도 들고 다시 오자."

 

 "안 돼. 이왕 온거 만화책이라도 보고 가자. 나 집에서 만화책 보다 걸리면 혼난단 말이야."

 

 "그래."

 

 종철이와 함께 앉아서 만화책을 보던 와중 어느새 해가 뉘엿뉘여 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빛이 없어 만화책을 볼수가 없었습니다.

 

 "야. 가자. 어두워."

 

 "잠만 이것만 보면 끝이야."

 

 종철이가 희미해져 가는 노을빛 속에서 끝까지 만화책을 보던 가운데 1층 거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습니다.

 

 삐그덕 삐그덕

 

 놀란 우리들은 미어캣처럼 벌떡 일어나 동그란 눈으로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저벅 저벅

 

 삐그덕 삐그덕

 

 누군가가 분주히 돌아다니는 소리였습니다.

 

 2층 계단 난간을 통해 몰래 1층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 2명과 오색 빛깔 무당 옷을 입은 여자 한 명이 제삿상을 차리고 절을 하더니 음식을 먹고 있었습니다.

 

 꿀꺽

 

 저녁 먹을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우리는 배가 고팠지만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시 후 식사를 마친 그들은 음식을 그대로 둔 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야 어서 가자."

 

 우리 둘은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내려왔는데, 종철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뭐해? 어서 가자."

 

 종철이는 그들이 먹다 남긴 상 앞에 서 있었습니다.

 

 "야 여기 이거 좀 먹고 가자. 나 배고파."

 

 "미쳤어? 안 돼. 그거 무슨 무당이 뭐 굿 한 거 같은데. 빨리 가자."

 

 하지만 종철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 그래도."

 

 나는 이직 손도 안 댄 음식 중에서 윗부분이 깨끗하게 잘린 사과 두 개를 집어 들었습니다.

 

 "야. 빨리 가자. 어두워서 무서워."

 

 "뭐가 무섭냐? 일단 이거라도 먹어야지."

 

 종철이는 사과 한 입을 깨물었습니다.

 

 "으엇."

 

 "왜?"

 

 "너무 맛있어."

 

 행복한 모습으로 사과를 먹는 종철이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사과를 깨물었고, 그렇게 우리는 약과랑 떡까지 먹고 나왔습니다.

 

 어두컴컴한 집인과는 달리 바깥엔 사람이 많았습니다.

 

 산기슭이라 사람이 많이 없을 줄 알았는데, 가로등도 없는 어두운 길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사람이 다니고 있었습니다.

 

 "야. 잘 가. 내일 보자."

 

 "그래. 내일 봐."

 

 그렇게 종철이랑 헤어진 나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야 너. 도대체 어디 있었던거야. 안그래도 엄마한테 전화할 뻔했어."

 

 "미안해요. 종철이랑 놀다가 좀 늦었어."

 

 고모에게 말한 나는 현관으로 들어가려다 거실 앞에 서 있던 어떤 아저씨랑 부딪힐 뻔했습니다.

 

 거실에 들어와서 보자 그 아저씨는 어디 앉을지 몰라 방황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부엌에도 어떤 아줌마가 와 있었습니다.

 

 나는 고모에게 다가가 조용히 물었습니다.

 

 "고모. 남자친구야? 할머니한테 인사드릴려고?"

 

 그러자 고모는 정색을 하며 말했습니다.

 

 "어머. 얘가 못하는 말이 없어. 어서 가서 저녁먹고 들어가서 숙제나 해."

 

 "알겠어. 히히."

 

 나는 식탁에 앉아 밥을 먹으면서 다시 할머니에게 조용히 물었습니다.

 

 "할머니."

 

 "응?"

 

 "근데 오늘 우리 집에 온 저 아저씨. 고모 남자친구 맞죠? 근데 부엌에서 계속 일하고 있는 저 아줌마는 누구에요?"

 

 할머니는 내 말을 듣더니 내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한참을 응시했습니다.

 

 그러더니 내 팔을 잡소 아무 말없이 안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여기도 누가 있어?"

 

 "아니요."

 

 "오늘 너 학원 마치고 어디 있다 왔어?"

 

 평소에 늘 나에게 잘해주시던 할머니가 나에게 무섭게 다그치자 저는 겁이 덜컥 났습니다.

 

 "사. 사실은 종철이가 만화책 보고 가자고 해서 폐가에 숨어서 만화책 보고 왔어요. 죄송해요."

 

 그러나 할머니는 여전히 무서운 얼굴로 나를 다그쳤습니다.

 

 "그거 말거 또 무슨 일이 있었어? 어서 얘기하지 못해. 또 무슨 일이 있었냐고?"

 

 눈을 굴리던 나는 무당과 그 음식을 훔쳐 먹은 얘기까지 했습니다.

 

 "어이쿠."

 

 내 얘기를 들은 할머니는 그만 털썩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할머니 죄송해요. 이제 만화책 안 보고 학원 마치면 집으로 바로 돌아올게요."

 

 내 말에 정신을 차린 할머니는 내 양 팔을 꽉 잡고 물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처음보는 사람에게 말을 걸거나 만진적이 있어? 아는 척을 했냐고?"

 

 다급한 할머니의 말에 나도 쫓기듯 대답했습니다.

 

 "아.. 아니요. 고모 남자친구한테 실수할까봐. 모르는 척 했어요. 주방의 아줌마도요."

 

 "휴우. 다행이다. 아이고 하느님. 부처님 고맙습니다."

 

 내 말에 할머니는 바닥에 엎드려 빌기까기 하였습니다.

 

 "할머니. 왜? 왜 그래?"

 

 그 뒤에 할머니께서 들려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할머니께서 어린 시절 2살 어린 사촌 동생이 있었는데 딱 내 만한 나이때 어느 사당에 들어갔다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처린 제삿상의 음식을 먹었다고 했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갔을 때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고 했습니다.

 

 그 사촌 동생이 사람들은 볼 수 없는 사람들이 보인다고 한 것입니다.

 

 그 사람들이랑 말을 하고 만지기도 했다는데 하루가 지나자 갑자기 몸에 열이나고 고통에 몸부림 쳤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의사가 없었기에 무당에게 데려가 보여주니 이는 명계의 음식을 먹은 탓이라고 했습니다.

 

 귀신의 세상이라고 할 수 있는 명계의 음식을 먹으면 명계의 사람들이 보이는데 그들과 접촉을 한 자는 명계로 데려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음식이 소화되어 똥으로 나오기 전까지 버티면 살 수 있다고 했는데 사촌동생은 버티지 못하고 죽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럼 내 친구는?"

 

 "내가 전화하마."

 

 할머니가 종철이 집에 전화를 하였지만 종철이네 집에서는 알아듣겠다는 듯 대답은 하였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였다고 했습니다.

 

 다음날부터 저는 할머니의 감시하에 강제로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려야 했습니다.

 

 할머니의 말에 다소 황당하긴 했지만 실제로 눈 앞에 이상한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것이 보였기 때문에 저는 할머니께서 시키는대로 결코 아는 척을 하지 않았습니다

 

 할머니는 똥이 나와야 한다며 고구마와 감자를 잔뜩 먹였습니다.

 

 저는 종철이가 어찌 됐는지 궁금했지만 일단은 할머니의 말대로 똥을 싸는 게 먼저였습니다.

 

 그렇게 똥을 싸고 며칠이 지나자 그 사람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시 내가 학원에 나갔을때 종철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민수야. 종철이는?"

 

 민수는 나를 데리고 조용히 밖으로 나갔습니다.

 

 "이거 나도 엄마랑 아빠랑 얘기하는데 몰래 엿들은건데 너도 어디 가서 말하지 마."

 

 주변을 살피던 민수가 말한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종철이는 집에서 이상한 사람들을 봤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얘기도 하고 만지기도 하였답니다.

 

 이상한 아들의 반응에 처음엔 그저 장난을 치는 줄만 알고 종철이 부모님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맞벌이였던 종철이 부모님이 집에 돌아왔을 때 종철이는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쓰러져 있었다고 했습니다.

 

 열이 펄펄 끓어서 병원응급실에 갔는데 링거를 맞고 열이 내린 종철이가 깨어나 말했답니다.

 

 "엄마. 이상한 사람들이 보여. 자꾸 나를 데려간대. 나 여기 있으면 안 된대. 나 좀 살려줘."

 

 열병 때문에 헛소리를 하는 거라 믿은 의사들이 여러 가지 검사를 하였지만 아무런 증상이 없었고 종철이의 헛소리는 더 심해졌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발작을 일으키고 도망가려 하여 병원에서는 진정제를 놓고 잡아두었다고 했습니다.

 

 종철이의 상태는 점점 악화되어 살은 점점 말라가고 어떠한 음식도 못 먹고 공포에 질려 헛소리를 하며 발작을 일으켰다고 하였습니다.

 

 제발 풀어달라고 살려달라고 소리를 치던 종철이는 갑자기 쓰러지더니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하였습니다.

 

 그제서야 나는 할머니가 왜 나에게 그런 말을 하며 지켜주려 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저는 한동안 식당에서 주는 밥조차 먹지 못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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