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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구독자 사연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2.2.19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포 단편들...

 
27.나무인형
작성일 : 22-02-25 10:25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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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일은 저희 삼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할머니께서 가끔씩 술 한잔 마시고 나면 넋두리처럼 하시는 이야기인데요.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8년전의 일입니다.

 

 저희 삼촌은 당시 가평에서 큰 식당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게는 사촌동생이 되는 딸이 한 명 있었는데요.

 

 숙모는 삼촌의 식당이 잘 되기 전에 바람이 나서 도망갔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삼촌 혼자 딸을 키우고 있었는데, 가게 일이 잘 되다 보니 도저히 혼자 키울 수가 없어 할머니께서 삼촌 집으로 가 딸을 돌봐주기로 하였습니다.

 

 할머니가 처음에 갔을 때 제 사촌동생인 수민이는 엄마가 없어서인지 삼촌이 자리를 비우기만 하면 눈물 바다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늘 수민이 곁에 붙어서 잠시도 자리를 비우지 못했다고 합니다.

 

 삼촌도 일이 비어 시간이 조금 나거나, 가게 일이 마치면 바로 집으로 돌아와 수민이를 봤습니다.

 

 엄마 없이 자란 수민이를 끔찍하게 아꼈던 삼촌은 수민이를 위해 아낌없이 돈을 썼습니다.

 

 그 당시 제가 삼촌 집에 놀러가면 늘 부러웠던 것도 그것이었습니다.

 

 수민이는 5살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방이 있었는데, 그 방은 웬만한 장난감 집 못지않게 장난감이 많이 있었습니다.

 

 인형도 동물 인형, 마론 인형, 캐릭터 인형 등등 없는 것이 없었고, 소꿉놀이 세트도 종류별로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수민이는 장난감에 큰 관심이 없었고, 관심을 가져도 조금만 지나면 싫증을 내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삼촌은 손에 장난감 집과 인형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그 장난감은 집과 가구, 인형 등 모든 물건들이 나무로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이상한 건 할머니도 오래된 장난감이 신기하여 삼촌한테 어디서 난 건지 물어봤는데, 그 때마다 대답을 피하거나 화를 냈다고 합니다.

 

 게다가 뜻밖인 건 수민이가 그 장난감을 보고 무척 좋아했다는 사실입니다.

 

 수민이는 그 장난감을 받더니 뛸 듯이 기뻐하더니 그 후론 그 나무 장난감만 가지고 놀았습니다.

 

 며칠 뒤 갑자기 시무룩 해진 수민이가 아침부터 할머니에게 떼를 썼습니다.

 

 "할머니. 여기 아기는 있는데, 할머니가 없어 하나 만들어줘. 응? 응? 으으으응?"

 

 "아이고 얘가 또 뭐래? 할머니가 어떻게 장난감을 만들어 줘? 그냥 저기 저거 토끼 인형 저걸로 할머니, 엄마, 아빠 해."

 

 할머니가 장난감 방에서 가져온 인형은 수민이가 제일 아끼고 좋아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 이건 사람이 아니잖아."

 

 수민이는 그 인형들을 거칠게 잡아던졌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도 할머니가 가져 온 레고나 마론 인형도 모두 잡아 던졌다고 합니다.

 

 "에구 난 모르겠다. 네 아빠한테나 말해 봐. 자자. 어서 점심 먹자."

 

 "흐에엥 싫어. 싫어. 흑흑흑."

 

 평소 떼를 쓰지 않고 얌전한 아이였기에 할머니는 그 날따라 수민이가 낯설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마치 다른 사람처럼요.

 

 그리고 그 날 일을 마치고 온 삼촌이 집에 도착하자 수민이는 그 때까지 심통을 부리다가 쪼르르 달려가 말했습니다.

 

 "아빠. 나 여기 아빠 인형이 필요해."

 

 "얘. 아까는 할머니 인형이라며?"

 

 "아니야. 아빠는 아빠 인형을 만들어 줘야 해."

 

 "에구 난 모르겠다. 니가 알아서 해라."

 

 이미 수민이한테 시달려서 진이 다 빠져버린 할머니는 더 이상 뭐라 말 할 기운도 없어 그냥 소파에 누웠는데요.

 

 삼촌의 반응이 이상했다고 합니다.

 

 보통 삼촌이 장난감을 사주고 돈을 쓰는 것도 가게 일로 힘들어서 체력적으로 놀아주지 못했던 탓인데요.

 

 수민이가 나무 인형을 만들어달라고 했을 때 삼촌은 거의 눈물을 흘릴 정도로 활짝 웃으며 그러겠다고 하더니 바로 밖으로 나갔다고 합니다.

 

 "아니. 쟤가? 야. 너 안 쉬어? 가게 일로 피곤하다고 맨날 눕자마자 자는 녀석이."

 

 할머니가 밖으로 나가는 삼촌을 잡았는데, 삼촌은 그런 할머니까지 뿌리치고 나갔습니다.

 

 "에고 난 모르겠다."

 

 수민이를 재우고 난 할머니가 드라마를 보다가 깜빡 졸았는데요.

 

 꿈에서 삼촌이 갑자기 방에 들어오더니 배가 고프다고 밥을 달라고 했습니다.

 

 "얘. 너는 가게 일 한다는 놈이 자기 배도 못 채우면 어떡하냐?"

 

 "밥 줘. 밥."

 

 그러더니 삼촌은 밥솥을 들고 통째로 막 퍼먹었다고 합니다.

 

 꿈에서 깬 할머니는 하도 이상하여 삼촌이 자는 방을 들여다 보곤 깜짝 놀랬는데요.

 

 새벽 1시인데 삼촌은 자리에 없었다고 합니다.

 

 보통 새벽부터 장사를 준비하기에 9시에 수민이와 함께 잠자리에 드는 삼촌이었습니다.

 

 문을 열고 마당에 나가자 삼촌은 뭔가를 뚝딱거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얘. 너 뭐해? 어서 자야 내일 새벽에 가게 나가지."

 

 "어? 엄마. 안 자고 뭐해? 근데 이 정도면 수민이가 좋아할까?"

 

 상처투성이에 피까지 흐르는 삼촌의 손엔 사람 형상으로 깎은 나무 인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각에 서툴렀던 탓에 겨우 사람 형체만 알아볼 뿐이었습니다.

 

 "어이고. 난 또 뭐라고? 그리고 이게 인형이냐? 그것도 하는 사람이 해야지. 어서 자. 이거는 그냥 하나 사주면 되잖아."

 

 짝

 

 할머니가 야단을 치면서 등짝을 때리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 삼촌은 잔뜩 실망한 모습으로 방에 들어가 잤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삼촌은 매일 나무 인형을 하나씩 만들었는데요.

 

 삼촌은 점점 창백한 얼굴로 말라갔다고 합니다.

 

 손에도 상처가 사라질 날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더욱 이상한 건 수민이였습니다.

 

 마치 자신이 무슨 왕이라도 된 양. 삼촌이 만든 인형을 가지고 이거는 팔이 길다. 이거는 얼굴이 못났다 이런 식으로 잔소리를 하며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때마다 삼촌은 잔뜩 실망한 얼굴로 다시 나무를 깎았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일이래."

 

 걱정이 된 할머니는 어디 하소연 할 때도 없어, 당시 저희 아빠한테 연락을 하였는데요.

 

 "야. 너 뭐하는 거야?"

 

 아빠가 집에 들어섰을 때도 삼촌은 나무 인형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어 형 왔어?"

 

 "엄마한테 얘기 다 들었어. 이 인형이 다 뭐야? 그리고 네 손은?"

 

 평소에도 우애가 깊었던 형제였습니다.

 

 그러나 그 날을 달랐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면 저리 가. 그리고 내 하는 일에 아무 말도 하지 마. "

 

 "야. 동생이 이런 미친 짓을 하는데 가만 있을 형이 어디있냐? 그러지 말고 저기 가서 나랑 맥주라도."

 

 "아이 XX 되게 시끄럽게 하네. 네가 무슨 내 형이야? 온갖 부모님 사랑 다 받고 대학도 가고 나만 병신같이 시골에서 장사나 하고 엉? 그래서 보기 좋아? 어서 꺼져."

 

 삼촌과 대판 싸운 아빠는 삼촌 집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날 저녁 삼촌에서게 장문의 문자가 왔습니다.

 

 '형. 미안해. 내가 좀 예민해서 마음에도 없는 소릴했어. 내가 좀 요새 사정이 있어서 말이야. 그러니까 나 믿고 조금만 기다려줘. 그리고 내 일 다 끝나면 가족들 다같이 어디 여행이라도 가자. 그럼 다음에 또 연락할게. '

 

 삼촌의 문자에 그나마 마음이 풀린 아빠는 삼촌 말대로 기다려 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무 인형을 만든지 열흘째되는 날 아침 잠에서 깬 수민이가 드디어 삼촌에게 말했습니다.

 

 "아빠 이거 너무 좋아. 아빠랑 똑같아. 이제 이거를 아빠라고 생각하고 있을게. 히히히히."

 

 수민이는 처음 나무 장난감을 받았을 때처럼 팔짝팔짝 뛰며 기뻐하였습니다.

 

 무표정한 표정을 가진 나무 인형을 얼키설키 거칠게 만들어져 그닥 예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그새 살이 빠지고 창백한 삼촌의 얼굴에도 기쁨의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할머니는 그 때 무서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날 밤. 삼촌은 집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밤새 기다린 할머니는 결국 아빠한테 전화를 하고 경찰에 신고를 하였습니다.

 

 밤새 아빠를 기다렸을 수민이가 걱정된 할머니는 수민이를 안아주었습니다.

 

 "아이고. 수민아. 너무 걱정하지 마. 아빠는 올거야."

 

 "응? 할머니 무슨 말이야? 아빠 저기 있는데."

 

 수민이 말에 깜짝 놀란 할머니가 돌아보았습니다.

 

 그러나 집 안에는 삼촌이 없었는데요.

 

 "수민아. 무슨 말이야? 아빠가 어디있어?"

 

 그러자 수민이는 해맑게 웃으면서 나무 인형을 들고 왔습니다.

 

 "봐. 여기 있잖아."

 

 그 인형을 본 할머니는 소스라치게 놀랐는데요.

 

 무표정했던 그 나무 인형의 표정은 희미한 미소를 짓는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고, 거칠게 만든 몸도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삼촌의 행적을 뒤쫓았으나,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고 합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한 삼촌은 퇴근하기 위해 가게를 나섰고, 시골인 탓에 CCTV가 없어 말그대로 증발해 버렸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수민이는 아빠없이도 평소와 다름없이 잘 지냈다고 합니다.

 

 그 무렵부터 동네 몇몇 사람들이 삼촌의 도박 빚을 갚으라고 찾아와 할머니와 싸웠다고 했습니다.

 

 결국 가게를 정리한 할머니는 빚쟁이들에게 돈을 몇 푼 쥐어주고 도망치듯 그 동네를 떠나 이사를 했는데요.

 

 지금은 중학생이 된 수민이에게 그때 일을 몇 번 물어봤는데 신기하게도 그 나무 인형 장난감에 관련된 일은 전혀 기억하지 못했으며, 이사를 하면서 그 인형과 나무 장난감만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삼촌은 인형이 되어 버린 걸까요?

 

 아니면 사람들 말처럼 도박 빚 때문에 야반도주를 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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