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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구독자 사연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2.2.19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포 단편들...

 
22. 유서
작성일 : 22-02-25 09:14     조회 : 192     추천 : 0     분량 : 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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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는 제 형이 해준 이야기입니다.

 

 너무 거짓말 같아서 몇 번이나 물어봤는데 진짜라고 펄쩍 뛰니 믿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3년 전 형이 경찰 시험에 합격하여 지구대로 출근한지 1년도 되지 않았을 때 발생한 일입니다.

 

 새벽녘 공원에서 나무에 목을 매고 자살한 아저씨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한 형과 선배 경찰은 시신을 확인하고 바로 아래 나무 밑에 돌로 눌러 놓은 유서를 발견하였습니다.

 

 유서는 낡은 공책에 마구잡이로 흘겨 쓴 내용이었는데요.

 

 그 유서 내용이 충격적이라 서로 들고 와서 분석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형은 그 얘기를 할 때면 팔에 아직도 소름이 돋는다고 하였습니다.

 

 그 유서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40대 직장인 한일권 차장은 그 날도 협력업체 직원들과 함께 회식을 하고 거나하게 술이 취한 채로 집에 돌아가던 중이었습니다.

 

 "끅 아 새끼들. 말 더럽게 안 듣고 진짜 끅. 일 좀 제대로 하면 내가 이렇게 고생할 일도 없잖아. 뭐 내가 벌레라도 되는 것처럼. 짜식들. 그래 나 혼자 알아서 간다 이거야."

 

 한차장은 술에 취한 김에 괜히 호기롭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번쩍이는 유흥가의 불빛에 한차장도 어지럼증을 느끼며 잠시 노래방 건물 앞 계단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노래방 건물에서 또각또각 발자국 소리가 들려 그는 길을 비켜주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한차장이 비틀거리며 서 있었지만 상대방은 지나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뭐야?"

 

 다시 계단에 앉으려던 한차장의 발에 뭔가 걸렸습니다.

 

 아래를 내려다 본 한차장은 깜짝 놀랬습니다.

 

 웬 아가씨 한 명이 완전히 인사불성이 되어 누워있었던 것입니다.

 

 빨간색 짧은 원피스를 입은 여자는 머리카락으로 완전히 얼굴을 덮은 채 계단이 마치 침대라도 되는 양 누워서 정신없이 자고 있었습니다.

 

 "이.. 이봐. 아가씨. 일어나. 일어나 보라고."

 

 한차장이 조심스레 흔들어 보았지만 그 여자는 완전히 기절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올라간 치마 위로 허벅지가 드러나자 한차장은 술이 확 깨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꿀꺽

 

 "이.. 이봐요."

 

 머리를 쓸어올린 한차장은 낯설지 않은 여자에게 호감을 느꼈습니다.

 

 "아니. 아가씨 집이 어디야? 응?"

 

 주변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런 한차장을 이상하게 쳐다보자, 그는 아가씨를 억지로 일으켜 벽에 기대게 하였습니다.

 

 "잠시만 있어 봐. 내가 저 가서 물 좀 사올테니까."

 

 근처 편의점에 가서 물을 사온 한차장은 그 여자에게 물을 권했지만 이미 정신을 놓은 그녀는 완전히 흐느적 늘어져 버렸습니다.

 

 한차장은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그 날따라 유흥가 주변을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그 노래방 건물 앞은 약간 외진 곳이라 사람들 눈에도 띄지 않았습니다.

 

 한차장은 그녀를 부축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모텔을 가려고 하다가 그는 그 자리에서 멈췄습니다.

 

 모텔비나 CCTV 기록이 남으면 안 되니까요.

 

 그는 그렇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습니다.

 

 그는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고주망태가 되도록 술을 마신 이 여자 잘못이지. 내 잘못이 아니야. 누가 누굴 원망해.'

 

 한차장은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던 폐건물을 떠올렸습니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폐건물 2층에서 박스를 대강 깔고 여자를 눕힌 그는 여자의 몸을 더듬으며 나쁜 짓늘 하기 위해 바지를 발목까지 내렸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여자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비명을 지르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놀란 한차장은 자기도 모르게 여자의 입과 코를 막았습니다.

 

 발버둥을 치는 여자를 제압하고 소리 지르는 것을 막기 위해 그는 여자의 목을 사정없이 졸랐습니다.

 

 중견기업의 차장으로 협력업체를 관리하고 아이 두 명을 키우고 있던 그 사람은 그렇게 살인자가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여자를 흔들어 보고 그녀의 코에 귀를 갖다댄 한차장은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아.. 아니야. 아니야."

 

 한차장은 머리를 움켜쥐고 괴로워하다가 도망을 치기로 하였는데요.

 

 그렇게 자신의 차로 간 그는 겁이 났습니다.

 

 주면에서 사람들이 보지 않았을까?

 

 저 사람은 왜 자기를 보지?

 

 왜 전화를 하고 있지?

 

 그러다가 그는 차를 끌고 그 폐건물로 다시 갔습니다.

 

 띠리리링

 

 "어어. 어 여... 여. 여보."

 

 "어디야? 집에 언제 올거야?"

 

 "어.. 어? 어.. 그.. 그. 그게 사.. 사장님이."

 

 "여보 왜 그래? 왜 그렇게 목소리를 떨어?"

 

 "아.. 아니야. 끊어 나중에 집에서 보.. 보자."

 

 애써 전화를 끊은 한차장은 그 여자 시체를 끌고 와 자신의 차 트렁크에 실었습니다.

 

 한차장은 차를 끌고 한적한 곳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산길로 들어선 한차장은 그곳에 땅을 파고 시체를 묻기 위해 차에서 내리려는데 앞에 누가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시동을 걸고 자리를 옮기려는데 그 사람이 달려들었습니다.

 

 다시 보니 바로 그 여자였습니다.

 

 "우아악."

 

 '살려줘. 살려줘. 살고 싶어.'

 

 정신없이 후진을 하다가 멈춘 곳은 벼랑끝이었습니다.

 

 "안 돼. 죽을 수 없어. 안 죽어."

 

 그가 다시 산길을 내려가는데 뒷자석에서 다시 그 여자가 달려들었습니다.

 

 '살려줘. 살려줘. 살고 싶어.'

 

 "우아악."

 

 다시 도로로 나온 그의 차는 정신없이 질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귀신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띠리리링

 

 달칵

 

 "여보 어디야? 왜 안와?"

 

 아내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한차장은 눈물부터 쏟아졌습니다.

 

 그의 우는 소리를 들은 아내가 말했습니다.

 

 "왜 그래? 여보. 울지 말고 말해 봐."

 

 "여보 미안해. 나 아무래도 경찰서에 가야 할까봐. 사고를 쳤어."

 

 "무슨 일인데 그래? 술 먹고 사고났어?"

 

 "그.. 그런 건 아닌데."

 

 "뭐 성폭력이나 사람죽인 것만 아니면 돼. 우리 같이 방법을 찾으면 되지 뭐."

 

 "그.. 그게."

 

 아내의 직감은 무서웠습니다.

 

 "뭐야? 그런 거야? 어떻게 그런 짓을? 아이들을 어떻게 보려고 그래? 야 오지마. 아이들 볼 생각도 하지 말고 나랑 아는 척도 하지마. 야. 그럴거면 차라리 죽어. 왜 사냐? 이 등신아. 어머님. 아버님은 어떻게 되고? 애들은 무슨 죄야?"

 

 가족들 이야기가 나오자 더는 들을 수 없었던 한차장은 전화기를 꺼버렸습니다.

 

 차 안에서 그렇게 한참을 울던 그의 머릿속엔 온갖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실직.

 

 구속.

 

 경찰조사.

 

 그리고 드러나는 그의 끔찍한 행위들.

 

 아내의 이혼, 아이들의 실망한 눈빛.

 

 시골에서 고생하는 아빠와 엄마.

 

 그는 구두끈을 풀고 근처 공원으로 갔습니다.

 

 차에서 들고 온 종이에 유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그 여자귀신은 주위를 맴돌고 있었습니다.

 

 가족에게 미안함을 담아 쓰고 재수없는 자신의 오늘 밤을 저주했습니다.

 

 왜 그녀가 내 앞에 나타났을까?

 

 왜 하필 폐건물이?

 

 왜? 사람들은 2차를 가지 않고 자신을 일찍 보냈을까?

 

 갖가지 억울한 감정과 분노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바로 여기까지가 그 유서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4시간 뒤 아침 산책을 나온 노부부에게 나무에 매달림 시체로 발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사실은 그 날 조사를 시작하면서 부터였는데요.

 

 한차장이 말한 여자 시체는 차트렁크에 없었습니다.

 

 대신 공사장 폐쓰레기가 한 포대나 실려 있었습니다.

 

 회식을 같이 한 협력업체 직원들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하던 형은 놀라운 말을 들었습니다.

 

 "이제 됐죠?"

 

 "예."

 

 "근데 그 사람 왜 자살했답니까?"

 

 "글쎄요. 뭐 자세한 건 말할 수 없지만 지병이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가 갑이면 갑이지. 솔직히 죽은 사람한테는 미안하지만 벌을 받은거에요."

 

 "예?"

 

 "협력업페 여직원들을 얼마나 들들 볶았으면 그 없는 사람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회식을 열어줬겠어요. 근데 작년인가? 그때는 젊은 여자애 하나를 노래방에서 겁탈을 했다지 뭡니까? 그래서 그 여자애가 그만 두고 무슨 폐건물인가 가서 자살을 했는데 유서가 없으니 그 한차장도 무사했지요. 어쨌든 부인과도 그 일로 이혼하고 다시는 연락을 안 했다하니 뭐 나름 벌은 받았네요?"

 

 "예? 부인과 이혼요?"

 

 "예 그럼 갑니다. 수고하세요."

 

 그렇게 참고인 조사를 마친 협력업체 반장이 가고 형은 그 한차장의 전화기에서 통화내역이 없다는 분석팀의 보고서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고선 형은 늘 한 마디를 붙였습니다.

 

 "야 자식아. 그러니까 죄 짓고 살 생각하지 마."

 

 과연 그 한차장이 죽을 때까지 보고 있었던 건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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