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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구독자 사연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2.2.19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포 단편들...

 
21. 꿈 속의 장례식
작성일 : 22-02-25 09:13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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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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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어렸을 적 살던 우리 동네에는 잘 나가는 아저씨 한 분이 있었습니다.

 

 교외에서 크게 소고기집을 하시던 분이라 꽤 돈도 많고 지역에서는 성공하신 분이라고 알려진 사람이었습니다.

 

 사업하시는 분들이 그렇든 아주 마초적인 기질이 있어, 술도 잘 마시고 사람 좋아하고 마을 일에도 앞장 서서 나서시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평소에도 늘 입버릇처럼 귀신 잡는 해병대 출신이라 자기는 무서운 게 하나도 없다고 큰소리 떵떵치고 다녔습니다.

 

 그 아저씨가 운영하는 소고기 집은 도축장에서 고기를 싸게 떼와 박리다매식으로 파는 가게라 늘 손님이 바글바글했고, 나날이 장사가 번창했습니다.

 

 그래서 그 소고기집 아저씨는 가게 옆으로 주차장을 확장하기로 하였습니다.

 

 소고기집 옆으로는 다른 가게들이 있어 더 이상 확장할수가 없었던 아저씨는 뒷산을 깎아 주차장을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가게 앞으로는 작은 천이 흐르고 있었거든요.

 

 뒷산 주차장 공사를 하는 동안 그 아저씨는 늘 그렇듯이 대낮부터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술을 마시고 천으로 내려가 아이들과 함께 물고기를 잡고 있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 3학년인 아들 두 명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와서 아빠와 함께 물놀이를 하고 있었구요.

 

 그런데 공사를 하던 인부 한 명이 허겁지겁 달려왔습니다.

 

 "저기 저. 사장님 여기 와서 한 번 보여야겠는데요."

 

 "아니 와요? 무슨 일이오? 아 참 나 거 되게 귀찮게 하네."

 

 키가 185가 넘고 몸무게도 120kg 정도 나갔기 때문에 그 아저씨가 가까이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그 인부는 겁을 집어 먹었습니다.

 

 "아. 그.. 그게 아니라 이거 꼭 보셔야 되는데..."

 

 그 인부를 따라 간 아저씨는 수풀속에서 무던 5개를 보았습니다.

 

 꽤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무덤은 거의 다 주저앉고 잡초가 잔뜩 자라 있었기 때문에 형체를 알아보기도 힘들었습니다.

 

 "아 그래서 와요? 밀어버리고 주차장 깔면 되는거 아니오."

 

 "하하하. 사장님 그게 아니라 여기 공사를 할라고 하면, 이 무덤을 파헤치야 하는데 그라문 여기 시신을 치워야 해서."

 

 "아 그냥 밀어버리면 안 됩니까? 와요? 돈 더 달라고예?"

 

 공사를 하시던 소장님도 슬슬 짜증이 났습니다.

 

 "아니 아무리 우리가 못 배워먹은 노가다라 캐도 유골을 함부로 어짭니까? 여기는 공사 못하니까 그리 아이소."

 

 소고기 아저씨가 나섰습니다.

 

 "오케이. 그라문 내가 내일까지 여기 싹 정리할테니까 낼부터 작업하이소."

 

 "아니. 우짤라고예?"

 

 "내가 알아서 하니까 신경쓰지 마이소."

 

 "허허 아무리 방치된 무덤이라캐도 함부로 하면 그 살이 다 산사람한테 오는기라 거 함부로 하지 말고."

 

 "아따 소장님. 내가 알아서 한다 아닙니까? 예?"

 

 덩치 큰 아저씨의 고압적인 모습에 주차장 공사를 하던 인부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아따 거 귀신이고 미신이고 참나. 어이가 없어서. 어데 나한테 삥뜯을라고 구라친 거 누가 모를 줄 아나? 이깟 무덤 싹 밀어버리면 되지."

 

 "아이고 여보. 그라지 마라. 거 내 아는 사람 중에 풍수 보는 사람 있는데 불러서 이거 무덤 이장해 줍시다."

 

 어느새 나온 아줌마가 아저씨를 말렸습니다.

 

 하지만 아저씨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는데요.

 

 "하이고 뭐라카노? 마 치아뿌라. 내가 알아서 하니까. 가마 있어라."

 

 아저씨는 공사장 인부들이 남기고 간 삽과 곡괭이를 집어들었습니다.

 

 퍽퍽

 

 아저씨의 삽질은 밤새 계속 되었는데요.

 

 아침에 나온 아줌마는 주차장 공사판 광경을 보고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아이고. 이걸."

 

 "그래. 내 다 파가 유골도 나온 거 전부 다 뿌샸다."

 

 그랬습니다.

 

 무덤은 아무렇게나 파헤쳐졌고, 관을 이미 다 썩어서 없어졌지만, 뼈를 빻은 듯한 흔적은 보였습니다.

 

 골동품처럼 모셔두기만 하고 쓰지 않던 옛날 돌절구에 햐얀 가루가 남아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의기양양하게 말했습니다.

 

 "봐라. 내 하룻밤이면 다 끝낸다 했다 아이가."

 

 "아이고 이 양반아."

 

 "마 됐다. 이왕 이래 된거 공사나 빨리 하자. 그라고 거 뼈는 내가 요 앞에 하천에 잘 뿌려줬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아무렇지 않은 듯 손을 탈탈 털고 들어간 아저씨는 씻자마자 그대로 곯아 떨어지고 말았지만, 아줌마는 불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며칠 후 아줌마에게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고, 어머님. 그래 아픈데는 좀 괜찮습니까?"

 

 그런데 시어머니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았는데요.

 

 "야야. 내사 요새 하도 이상한 꿈을 꿔가 니한테 전화했다 아이가. 거 아범은 잘 지내나?"

 

 "예. 근데 이상한 꿈이요?"

 

 "그래."

 

 시어머니가 전한 꿈 내용은 이랬습니다.

 

 장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데 대문이 활짝 열려 있고, 온 동네 사람이 집안 마당에 다 들어와서 악수하고 인사를 하더라는 겁니다.

 

 근데 손주 2명이 새까만 정장을 입고 아주 훤한 인물로 들어서더니 시어머니는 보지도 않고 성큼성큼 구두를 신은 채로 마루로 들어갔답니다.

 

 그리고 마루에 있던 커다란 대들보에 절을 두번 하더니, 안방으로 들어가 앉았답니다.

 

 그러자 손님들이 서로 안방으로 들어와서 두 손주에게 인사를 하고 돈을 줘서 안방에 돈이 가득찼다는 겁니다.

 

 "어머님. 그거 좋은 꿈이네요. 안그래도 손님들이 많아서 주차장도 넓히고 가게도 넓혔거든예."

 

 그러나 시어머니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야야. 말마라. 옛날부터 사람이 몰리오고 돈주는 꿈은 둘 중의 하나랬다. 결혼 아니면 초상. 근데 손주들이 아직 중학생인데 결혼할 나이는 아닌 거 같고. 초상치를까봐 내사 마 겁이 난데이."

 

 "하이고 어머님. 너무 걱정하지 마이소. 내 아범보고 몸조심하라 할게예."

 

 "오냐. 그럼 전화 끊는데이."

 

 장사를 하던 사람인지라 아줌마도 미신을 아예 안믿는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꿈 내용이 나쁜 것 같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여보."

 

 "와?"

 

 아주머니는 밖에서 애들이랑 자전거를 타고 온 아저씨를 붙잡았습니다.

 

 "거 맨날 놀지만 말고 일 좀 거들어봐라."

 

 "주말도 아닌데 뭔 일이 있노? 내 애들이랑 하천에 가서 물고기나 잡고 올란다."

 

 아줌마는 주저주저하다가 말했습니다.

 

 "좀전에 어머님한테 전화가 왔는데."

 

 "엄마가 와?"

 

 "거 꿈자리가 안 좋다고 몸 조심하라더라."

 

 아저씨는 허리가 꺽일 정도로 웃었습니다.

 

 "하하하하하하. 요앞에 또랑에 물이 내 무릎에도 안 온다. 걱정말라캐라. 엄마는 걱정도 팔자다. 참. 내 그럼 갔다올게. 야야. 거 그물 챙기라."

 

 그렇게 아저씨는 애들이랑 하천에 물고기를 잡으러 갔습니다.

 

 몇 시간 뒤 저녁 먹을 시간이 되자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 둘이 들어왔습니다.

 

 "아빠는?"

 

 "아까 물고기가 하도 많이 잡혀서 동네 아저씨들이랑 매운탕 끓여서 술 한 잔 한다고 소주 갖고 오랬다."

 

 "응. 그래. 오늘따라 희한하게 손님이 많네."

 

 소주를 갖다주고 온 애들 저녁을 챙겨 준 아주머니는 쏟아지는 손님들로 인해 아저씨 생각은 까맣게 잊었습니다.

 

 손님들이 다 가고 정리를 하고 나자 10시가 넘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아저씨는 집에 돌아오지 않았는데요.

 

 "아빠는?"

 

 "몰라. 집에 없는데."

 

 "이 양반이 또 다방에 미스 김하고 희희덕거리는 거 아이가?"

 

 몇 번 사고를 친 이력이 있기에 아줌마는 팔을 걷어 붙이고 하천으로 나갔습니다.

 

 이미 깜깜해진 하천엔 아무도 없었는데요.

 

 요즘 같으면 휴대폰으로 전화하면 되지만 휴대폰이 없던 옛날이라 아줌마는 평소 어울려 다니던 아랫집 정사장한테 갔습니다.

 

 "정사장님. 우리 아저씨 못 봤어요?"

 

 "어? 거 막 혼자서 또랑에서 매운탕이랑 소주 먹고 있길래. 내가 같이 묵자 하니까 자리가 없다면서 가라던데. 거 참 이상하제. 지 혼자 먹으면서 주기 아까우니까 자리 없다고 가라카던데."

 

 "그래예? 집에도 안 오고 어디갔지?"

 

 "그 집 아저씨는 걱정 안 해도 됩니다. 호랑이한테 물리가도 호랑이 때려잡고 나올 아저씨 아닌교?"

 

 "예."

 

 그렇게 아는 사람 집집마다 전화를 하고 심지어 동네 다방에서 물어봤지만 아저씨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는데요.

 

 그렇게 날이 밝았습니다.

 

 아저씨를 기다리다 카운터 옆 쪽방에서 잠이 아주머니는 무슨 소리를 들었습니다.

 

 쾅쾅쾅

 

 "아지매. 나와보이소."

 

 "어? 누구요?"

 

 "빠.. 빨리. 또랑으로 또랑으로."

 

 아랫집 정사장이었습니다.

 

 집 앞 하천에 간 아줌마는 그만 털썩 주저앉고 말았는데요.

 

 그 하천엔 정말 어른 무릎에서 안 미치는 물이 흐르고 있었고, 아저씨는 마치 엎드려 자는 사람처럼 그 하천에 코만 박고 죽어 있었습니다.

 

 장례를 치른 뒤 아주머니는 무당을 불러 하천에서 굿을 몇 번 하더니 소고기집을 팔고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버렸고, 그 뒤로 그 아주머니 소식은 듣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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