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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하는 너에게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21.12.21

사랑하는 모두의, 이야기

 
떠나가지 말아요.
작성일 : 22-02-25 00:12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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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과 태양이는 오랜만에 극장으로 향했다. 매일 만나는 일상은 더 이상 그들에게 없었지만, 우연히 가끔은 자주 만나기도 했고, 생각보다 더 자주 시간이 맞지 않아 통화를 하거나 문자로 서로의 하루를 공유했다. 예전과 달라진 그들의 시간들이었지만, 이제는 너무도 당연했기에 봄과 태양이도 그렇게 보내고 있었다.

 

 “후배가 이 영화 재밌다고 해서..”

 

 예전처럼 봄의 추천으로 보게 된 영화였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자리는 영화관의 공간이 편안할 만큼은 채워졌고, 봄과 태양이도 그렇게 편하게 앉았다. 각자의 바깥쪽 팔걸이에 팔을 올렸고, 의자에 편하게 기대어 영화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영화가 시작되었고, 화려한 도시, 꿈을 좇는 사람들과 그들의 노래 그리고 그들의 사랑. 봄과 태양이는 웃으며 영화를 보았고, 빠져들었다. 그리고 영화 속 그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따라가고 있었다.

 

 ‘우린 어디쯤 있는 거지?..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 보자..’

 

 예전엔 그랬다. 영화관에서 서로의 움직임을 매순간 느꼈다. 사소한 변화에도 서로의 감정을 공유했다. 같이 울고 같이 웃었다. ‘저럴 수 있어?’ 몇번이고 의심했던 그때였다.

 

 지금은 그랬다. 적당한 거리를 두며 나란히 앉아, 각자의 의자 바깥쪽에 팔을 올려두고 각자 감상을 했다. 웃고 울고.. 그 타이밍은 살짝 차이가 났다. 조금 먼저 웃고, 잠시 후 울고. 더 이상 옆자리의 감정을 그렇게 신경쓰지 않았다. ‘저럴 수 있지..’ 그렇게 수긍했다. 그리고 그런 각자의, 서로의 변화를 담담히 넘기는 것 같았다.

 

 웃으며 그렇게 인사를 했다. 들어가는 봄의 모습을 보고 집으로 향하는 태양이의 마음은 조금씩 커져가는 공허함을 느끼고 있었다.

 

 

 

 

 ‘봄아, 오늘도 바빠?’

 

 태양이의 문자에 봄은 솔직함의 유무를 생각하며 썼다 지웠다,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 오늘도 일이 많아서 늦을 것 같네. 곧 이 일 마무리 되면 봐. 미안해.’

 

 태양이에게 정말 미안했지만, 몇 달 동안 진행되어 왔던 일은 오늘 낮에 마무리 되었고, 그래서 겸사겸사 회식을 위해 이동하던 중이었다.

 

 봄도 알지 못했다. 왜 솔직하게 태양이에게 말하지 않았는지.. 문자를 보내고 나서, 괜히 미안해져 얼른 휴대폰을 가방 안에다가 넣었다.

 

 후배와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섰다. 신호가 바뀌고, 그리고 본 것 같았다. 태양이의 뒷모습을. 뒤돌아가는 모습을 본 것 같아, 옆에서 말하는 후배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태양이는 한동안 봄이 너무 바빠 만나지 못했기에, 봄이 너무 보고 싶었다. 잠깐이라도 얼굴이 보고 싶어 무작정 봄의 회사쪽으로 향했다.

 

 오늘 운이 좋으면 보는 거였고, 아님 그냥 돌아갈 거였다. 운이 좋았다. 건널목으로 향하는 봄이 보였다. 그래서 그렇게 문자를 보낸 거였다.

 

 곧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에, 사람들 틈에 잘 숨어 있었다. 봄에게 짠하고 나타날 준비를 하며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예상과 다른 봄의 문자에, 태양이는 한참을 그렇게 봄을 몰래 바라봤다. 신호등이 바뀌던 순간, 봄이 건너오기 직전, 태양이는 뒤돌아섰다. 그리고 그렇게 무작정 걸었다.

 

 태양이는 걸으면서 뒤돌아선 자신의 행동이 맞았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렇게 말한 봄이 민망해하지 않게 하기 위해 한 행동인 건 맞지만, 왜 좀 더 솔직하게 묻지 못했는지, 그렇게 피하는게 그 순간 최선이었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

 

 자꾸만 봄과 자신의 사이에 거리가 생겨나는 것 같았고, 그 거리만큼 알 수 없는 불안이 마음에 차고 있는걸 태양이는 결국 무시하지 못했다. 그런 생각들을 잊고 싶었는데, 분명하지도 않은 무언가가 자꾸만 눈앞에 보이는 것 같았다. 봄과 태양이 사이의 거리. 그게 자꾸만 눈앞에 그려지고 있었다.

 

 

 

 

 봄은 어제의 태양이 뒷모습에, 하루종일 마음이 잡히지 않았다. 거짓말한 자신도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렇게 뒤돌아간 태양이가 설명되지 않았다. 태양이라면 자신에게 다가왔을 거였다. 그런데, 항상 묻기만 한 태양이의 문자가 자꾸만 뭔가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자신의 이런 마음을 아는 것 같아서, 봄은 순간 눈물이 났다.

 

 어쩌면 태양이가 자신을 봤을 거라는 확신은 잘못된 것 일수도 있었다. 봄 혼자 태양이를 본 것 일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봄의 마음을 진정시키진 못했다. 분명 태양이는 자신을 보았을 거였다. 그래서 그렇게 그 순간 뒤돌아 간것이었다.

 

 봄은 자꾸만 어제 태양이에게 왜 거짓말을 적어 보냈는지, 그런 자신을 이해하고 싶어서 이유를 찾고 있었다. 이유는 없었다.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그냥 많이 미안했다.

 

 봄은 평소보다 일찍 회사에서 나왔다. 지금 태양이를 봐야만 했다. 그래서 학교로 향했다. 어제의 태양이처럼, 자신이 그렇게 태양이 앞에 나타나 주고 싶었다.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했다. 해야했지만, 너무 미안했고, 그렇게 되면 해야 될 말들이 너무 많을 것 같았다. 이번에도 그건 자신이 없었다.

 

 지하철 계단을 올라갔다. 오랜만에 보게 된 길이 반가웠다. 봄은 예전을 떠올리며 그렇게 그 길을 걸었다. 대학생들이 그들의 젊음만큼 환하게 웃으며 지나갔다. 자신과 큰 차이 없었지만, 자신과 많이 달라보이는 그들이 봄은 조금 부러웠다. 그냥 웃을 수 있었던, 많은 것 말고 하나만 생각할 수 있었던 그때가 그리웠다. 그리고 태양이가 보였다.

 

 같이 수업 듣는 학생들과 맥주집으로 들어가는 태양이를 봄은 조금 먼 곳에서 보고 있었다. 휴대폰을 꺼내 연락해서 태양이를 부르고 싶었지만.. 태양이가 웃으며 들어가는 모습에 그 용기가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그냥 그 자리에 서서, 태양이가 일행들과 다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태양이의 모습이 그렇게 사라져버렸고, 봄은 갈곳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그래서 무작정 걸었다. 어두워지는 길 위로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했고, 봄은 자연스럽게 그들만의 핫플레이스로 걷는 자신을 발견했다. 습관은, 아니 무의식은 가끔 무서웠다. 그 사실에 봄은 웃음이 났다.

 

 “봄아”

 

 봄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태양이의 목소리 같았지만, 분명 그럴 일 없었다. 그리고 다가온 누군가의 숨을 내뱉는 소리. 태양이었다.

 

 봄은 태양이를 바라봤다. 거친 숨을 내쉬고 있는, 아마도 쉬지 않고 달려온.. 그런 모습이었기에, 태양이를 바라봤다. 그래서 또 미안했다. 어제 자신은 그러지 않았는데..

 

 “어떻게..”

 

 봄은 궁금했다. 분명 태양이가 들어가는 모습을 다보고 움직인 건데.. 몇번의 숨을 내뱉던 태양이는 그제야 말할 수 있었다.

 

 “너를 본 것 같았는데, 확신할 수 없었어. 그런데 네가 맞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서 우선은 나왔어. 그냥..그냥.. 너라면, 여기지 않을까 해서..”

 

 그래서 달려온 거였다.

 

 봄은 이 사랑에 눈물이 나려고 했다. 자신의 사랑은 자꾸만 시시해지고 있었는데.. 태양이가 자꾸만 자신을 울게 할 것 같았다. 울기 싫었는데.. 그래서 이번에도 울지 않을 거였다.

 

 목을 가다듬고, 웃음을 띄며 봄은 말했다. 다행히 어두워 흔들리는 표정을 감출 수 있을 것 같았다.

 

 “어, 오늘 일찍 마쳐서, 한번 와봤어. 너를 부를까 하다가..”

 

 보고 싶었다는 말은 전하지 못했다. 미안하다는 말은 더 전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말했다. 생각보다 쉬웠다. 그래서 헷갈렸다. 어느 것이 진짜 자신의 마음인지 이제는 구분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태양이는 자리에 앉았다. 옆에 말이 들리지 않았다. 자꾸만 뭔가가 자신의 생각을 방해하고 있었다. 뭔지 모를 무언가로 인해 자꾸만 헤매고 있었다. 그리고 떠올랐다. 언뜻 봄을 본 것 같았다. 분명 봄 같았다. 그래서 양해를 구하고 무작정 나왔다.

 

 분명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맞을지도 모른다는 확신이 태양이를 움직이게 했다. 자꾸만 달리게 했다. 봄이 맞다면, 갈곳은 거기라는 생각에 태양이는 목끝이 따가웠지만, 달려갔다. 자신이 이렇게 달리면 봄과의 거리가 줄어든다는 생각이 태양이를 달리게 했다. 그리고 봄이 보였다.

 

 

 한참을 그들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 말이 오고가진 않았지만, 말은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이곳에, 함께 있다는 그 사실. 그거면 충분했다.

 

 “봄아, 어제..”

 

 태양이를 바라보는 봄의 눈빛이 불편해 보였다. 태양이는 별일 아닌 듯, 어제 회사 근처에 갔었다고만 말하고 싶었다. 보고 싶었다고 말하면서.. 그런데 봄의 눈빛이 그런 말을 원하지 않아 하는 것 같았다. 그냥 그 순간 그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었다.

 

 “어제.. 많이 바빴어?”

 

 그래서 말하지 못했다. 왜 자꾸만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지.. 태양이는 설명되지 않는 방해들로 인해 자꾸만 자신의 사방이 막히는 것 같았다. 봄에게 솔직하게 묻고, 말하고 싶었는데.. 또, 묻기만 했다.

 

 봄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만 끄덕였다. 태양이가 봄의 손을 잡았다. 봄도 태양이의 손을 꼬옥 잡아줬다. 그거면 됐다. 태양이는 꼭 잡은 봄의 손으로 그렇게 모든 생각들을 덮었다. 가끔 그래도 될 것 같았다.

 

 함께 걸었고, 밥을 먹고, 커피도 마셨다. 웃었고, 서로의 일상도 이야기 했다.

 

 “3학년도 다 지나가네.”

 

 봄은 태양이의 시간들을 멀리서 봤던 것 같았다. 함께 해주지 못해 미안해졌다. 이제는 각자의 시간들이라는 생각이 들자, 봄은 자신과 태양이 사이의 뭔가를 느껴버렸다. 분명 예전과 같지 않다는 건 알았지만, 짐작만 했던 어떤 것이 그렇게 드러나고 있는 것 같았다. 틈인지 벽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그럼에도 확실히 무언가가 이미 그렇게 자리를 잡은 것 같았다.

 

 “그러니까.. 정말 시간 잘 간다.”

 

 태양이는 다시 깨달았다. 자신이 봄에게 어떤 존재도 되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태양이는 아직도 학생이었고, 봄은 스스로의 일을 해내며 매번 태양이 자신과 달라지는 것 같았다. 급할 것 없는, 별문제가 되지 않을 차이였지만, 태양이는 오늘따라 그 사실이 유독 싫었다. 분명 시간은 흐르고 있었는데, 분명 빠른 것 같았는데, 달라진 건 하나도 없었고, 그 시간은 자신과 봄의 차이만 선명하게 남겨주고 있었다.

 

 “봄아, 들어가. 잘자고..”

 

 태양이는 봄의 집 앞에서, 봄에게 인사를 건넸다. 봄이 입구로 들어가고 다시 손을 흔들었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봄이 자신에게서 멀어지는것 같았다. 자꾸만 멀어져서 그렇게 떠나갈 것 같은.. 태양이는 그 생각이 머릿속에 안착하지 못하게 지워야했다. 잊어야했다.

 

 봄의 모습에 그 단어를 연관하지 않을거였다. 봄은 다시 올 거였다.

 

 그러니까.. 지금 멀어지고 있는게 맞을지도 몰랐다. 어쩌면 진짜 떠나가고 있는게 맞을지도 몰랐다.

 

 태양이는 자꾸만 드는 그 생각을 피해야했다. 너무도 슬펐기에 더 이상, 아주 잠시라도 해서는 안 되는 생각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장면인데, 이 장면이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것 같아 태양이는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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