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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구독자 사연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2.2.19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포 단편들...

 
18. 나이테
작성일 : 22-02-23 14:14     조회 : 181     추천 : 0     분량 : 4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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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우리 큰아버지가 겪은 일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우리 큰아버지는 산림청에서 일하시다가 퇴직하시고 전원주택에 살기로 하셨습니다.

 

 평소 봐 두셨던 제천에 땅을 사고 집을 짓기 시작했는데요.

 

 직접 터 닦는 것부터 집 짓는 것 하나하나 챙기시느라 매일매일 방문하면서 애정을 듬뿍 쏟았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것은 바로 집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나무 한 그루가 막고 있었던 건데요.

 

 그 나무 옆으로 길을 내려고 하니 길을 낼 곳은 완전 큰 바위들이 막고 있었습니다.

 

 산림청에 근무하면서 평소 하던 대로 나무를 자르려고 하는데 왠지 그 날 따라 그 나무를 자르기가 꺼려졌다고 합니다.

 

 "여보 뭐 해?"

 

 "응. 이거 옆으로 길을 낼 수 있나 해서."

 

 "아이고. 평생 나무 자르던 양반이 뭐 그런 걸 재고 있어. 어서 잘라. 내 장에 다녀올테니까 그 때까지 길 좀 내봐. 알았지?"

 

 숙모님은 차를 타고 나가셨습니다.

 

 평소 애처가로 유명했던 큰아버지였기에 숙모님의 타박에 몸을 움직였습니다.

 

 부릉부릉

 

 전기톱에 시동을 걸고 막 자르려는 찰나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

 

 "거기서 뭐 혀?"

 

 큰아버지가 돌아보니 머리가 하옇게 세고 굽은 허리에 뒷짐을 진 할아버지 한 분이 서 있었습니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요번에 이사오게 된."

 

 "아 그건 됐고. 뭐 하는겨? 나무를 자를려고?"

 

 "예. 여기 집에 들어가는 길을 내려고 하는데, 여기는 다 바위라."

 

 "거 괜한 사고 내기 싫으면 다른 길로 텨."

 

 "예?"

 

 할아버지는 큰아버지를 뚫어질 듯 무섭게 노려보며 말을 이었습니다.

 

 "거 몇 십년 전에도 이 나무를 베려고 하던 사람들이 크게 다치고 그랬다잖여. 것 봐. 나무가 이래 큰 게 몇 백년은 묵었댜. 괜한 고생 하지 말고 거 딴 데로 길을 텨."

 

 "할아버지. 여기 이 길이랑 그 옆의 밭을 저희가 다 샀어요. 그러니까 이 나무 자르는 건 제가 알아서 할게요."

 

 "뭐시 젊은 것이. 뭔 말이 그렇게 많여? 여기 나무 밑에 그늘도 안 보이는감?"

 

 더 이상 동네 할아버지와 다투기 싫었던 큰아버지는 일단 물러서기로 하였습니다.

 

 그 날 저녁. 큰아버지는 또 숙모님한테 혼이 났는데요.

 

 "여보. 아니 내가 나무 자르라고 했는데 왜 안 잘랐어요. 내 오다가 차 옆에 긁었잖아. 아이고 속 상해. 진짜."

 

 장바구니를 들고 들어온 숙모님은 장바구니를 부엌에 내려놓기가 무섭게 다시 밖으로 나가 차를 살폈습니다.

 

 "그래도 좀 돌아가면."

 

 "아니 무슨 말을 하는거에요. 집에 또 공사하면 어떡할려고? 이 집 지을때도 겨울이라 뒷집 밭에 아무 것도 없어서 포크레인이랑 트럭이랑 들어왔으니 망정이지. 여름에 보수공사하면 어디로 들어올려고. 뒷집 밭 밀어버리게. 아니 진짜 이 양반이 왜 이래?"

 

 머쓱해진 큰아버지는 머리를 긁으며 한 수 물러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음날 주말을 맞이해 사촌형이 가족들과 함께 큰아버지 댁을 방문했는데요.

 

 "아버지 전기톱 주세요. 제가 자를게요."

 

 사촌형이 나서자 따라나선 큰아버지는 동네 할아버지 얘기를 했는데요.

 

 "아 그거. 다 뭐 동네 회비니 발전비용이니 뭐니 하면서 돈 뜯을라고 하는 소리에요. 요새 시골 인심이 뭐 예전 같을 줄 아세요. 아버지도 참."

 

 아들한테까지 구박을 받은 큰아버지는 사촌형이 나무를 자르기 위해 전기톰에 시동을 거는 모습을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부릉부릉

 

 터턱 퍽

 

 "으아악."

 

 잠시 잡초를 뽑고 있던 큰아버지의 눈에 펼쳐진 광경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나무 동이에 부딪힌 전기톱이 튕겨나오면서 사촌형의 정강이뼈를 부러뜨린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그 날도 응급실에 가느라 결국 나무는 자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날 이후 숙모님의 나무에 대한 집착도 커졌습니다.

 

 "여보. 나와."

 

 "아니. 여보. 당신이 그 나무를 어떻게 베? 전기톱이 얼마나 무거운데."

 

 "흥? 전기톱을 내가 왜 써."

 

 자신있기 밖으로 나간 숙모님은 드릴과 농약병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잘 보라고. 이 양반아."

 

 드릴로 나무 여기저기에 구멍을 뚫은 숙모님은 그 구멍안에서 제초제를 콸콸 쏟아부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던 큰아버지는 왠지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고 합니다.

 

 그 날 밤. 잠을 자던 큰아버지는 이상한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옆에 있던 숙모님은 보이지 않고 거실에서 탁탁 하는 소리가 들렸는데요.

 

 거실에 나가보니 숙모님이 파리채로 벽을 치고 있었습니다.

 

 "여보 뭐해?"

 

 숙모님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습니다.

 

 "편백나무가 좋다더니 이게 뭐야? 편백나무에 벌레가 득실득실하잖아. 막 들락날락거리고 말이야."

 

 벽이며 천장을 편백나무로 하자고 주장했던 큰아버지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숙모님이 파리채로 내려치고 있는 벽을 보았는데요.

 

 그러나 벽에는 아무 것도 없고, 나무결 무늬만 보였습니다.

 

 "여보. 뭐야? 아무 것도 없잖아."

 

 "아이고 이 양반이 벌써 노안이 왔나? 여기 요 작은 나이테 구멍으로 들락날락 하는 거 요거 작은 거 날파리 같은 거 안 보여?"

 

 성질을 내며 돌아보는 숙모님의 눈이 풀려 있었습니다.

 

 "여.. 여보."

 

 놀란 큰아버지가 달려가 어깨를 잡자 숙모님은 그대로 풀썩 쓰러져 잠이 들었습니다.

 

 "여보 어젯밤에 기억나?"

 

 큰아버지는 마당에 꽃을 심으며 조심히 물어보았습니다.

 

 "무슨 소리야? 밤에 내가 뭐?"

 

 "아.. 아니야."

 

 그리고 그 날 밤에도 이상한 일은 계속 되었습니다.

 

 악몽을 꾸고 일어난 큰아버지는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편백나무 벽 나이테 모양이 마치 사람이 우는 표정으로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흑흑. 흑흑흑."

 

 귀신에 홀렸나싶어 눈을 비비고 다시 보자 나뭇결 모양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여자 울음소리는 계속 났는데요.

 

 "흑흑 흑흑."

 

 안방으로 들어간 큰아버지의 눈에 벽을 보고 선 숙모님이 보였습니다.

 

 "여보. 울어? 왜?"

 

 여전히 울고만 있는 숙모님을 본 큰아버지는 깜짝 놀랐는데요.

 

 숙모님이 머리를 앞으로 잔뜩 내린 채 나무벽을 쓰다듬으며 울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 여보."

 

 큰아버지가 어깨를 잡아 돌리자 숙모님은 또 그대로 쓰러지셔서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음을 느낀 큰아버지는 괜찮다고 하는 숙모님을 데리고 병원에 갔지만 특이할 만한 사향은 없었습니다.

 

 그 날 이후로 숙모님은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나서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팔, 다리, 허리, 등, 목, 얼굴까지 두드러기가 몸 여기저기에 난 것입니다.

 

 약을 먹어도 그때뿐이고 낫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큰아버지도 알 수 없는 악몽에 시달리며 잠을 설쳐 두 분은 1달도 안되어 거의 10년은 늙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숙모님을 데리고 무당집에 가려고 하였으나, 평소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숙모님의 화만 돋을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내용을 알 수 없는 악몽을 꾸고 새벽에 잠이 깬 큰아버지는 천장에 있는 나이테 모양이 이상하게 보였습니다.

 

 '응? 원래 저런 무늬였나?'

 

 마치 사람이 얼굴을 찡그런 것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헉."

 

 그리고 그 다음 무늬도 그 다음 무늬도 모두 사람의 얼굴 형태였습니다.

 

 겁에 질린 큰아버지는 밖으로 나와 대패를 가지고 들어갔습니다.

 

 거실 벽에 나타나 사람 얼굴 무늬를 깍기 시작했습니다.

 

 "으악."

 

 깍아낸 벽에서는 사람의 피같은 붉은 액체가 진뜩하게 흘러내렸습니다.

 

 기이익 기이익

 

 거실 한 구석에서 시커먼 나무 형태가 달려드는 게 아니겠습니까?

 

 한 손에 들고 있던 낫으로 나무를 찍으려던 큰아버지는 일단 나무에서 보이는 사람 얼굴처럼 생긴 무늬를 보고 마음이 약해져 밖으로 도망쳤다고 합니다.

 

 낫을 든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마당 잔디밭에 털썩 주저앉아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던 큰아버지에게 숙모님이 달려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여.. 여보."

 

 크아버지를 발견한 숙모님은 한 손에 든 낫을 보고 흠칫 놀라는 표정이었습니다.

 

 "아. 이.. 이게."

 

 숙모님이 놀랐을까 봐 걱정이 되었던 큰아버지는 손에 들고 있던 낫을 던져 버렸습니다.

 

 그러자 숙모님이 다가오셔서 한 마디 하였습니다.

 

 "내일 날이 밝는대로 당신이 가자던 그 무당집에 가 봅시다."

 

 그렇게 마당에서 밤을 새운 두 분은 무당집에 갔는데요.

 

 "수호신을 죽이려고 들다니. 쯧쯧쯧. 그래도 다행인 줄 알어. 그 나무 앞에 가서 간단하게 재를 지내고, 살아남은 가지를 꺾어다가 양지 바른 곳에 심어줘. 자 여직 이거 써줄테니까 집 안엔 이 부적을 문마다 붙여. 그래도 효험이 없으면 그 땐 어쩔수 없어."

 

 자초지종을 들은 무당이 시키는 대로 한 두 분은 그 때부터 두드러기도 조금씩 사라지고, 악몽도 꾸지 않았는데요.

 

 그래도 겁이 나 전원주택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셨다고 합니다.

 

 나중에 큰아버지가 숙모님에게 왜 무당집에 가자고 하셨는지 물어보자 숙모님이 이렇게 말을 하셨다고 합니다.

 

 "하이고, 이 양반아. 밤만 되면 어딜 그렇게 미친 사람처럼 돌아다니는 지 내가 무서워서 원. 그래도 나한테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소리를 하고 돌아다니는 건 참겠는데, 살기를 띠고 낫을 들고 와서 나를 죽이려고 하면 어떡해? 아무리 말을 해도 알아듣지도 않고, 어휴 이 양반아. 앞으로 정신 좀 차리게. 나를 그렇게 미친 사람 취급하고 완전히 눈이 돌아서 난 치매가 온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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