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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구독자 사연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2.2.19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포 단편들...

 
11. 백구의 복수
작성일 : 22-02-23 13:43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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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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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저는 밀양에 사는 46살 민XX 라고 합니다.

 

 제가 어렸을 적 경상남도 함양이 아빠 고향이라 부모님과 함께 자주 내려가서 놀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거의 30여년전 사건인데요.

 

 어릴적 기억이라 가물가물하지만, 최근에 엄마가 집에 오셔서 애를 봐준신다고 하여 여쭤봤습니다.

 

 "어릴 적 우리 시골 마을에 아저씨들 자살한 사건 있었던 걸로 아는데, 그게 무슨 귀신에 씌였다고 알고 있거든? 내가 알고 있는 게 맞나?"

 

 "아이고 야야. 그걸 우째 다 기억하노? 그래 그런 일이 있었제."

 

 엄마가 얘기해주신 사연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그 당시 시골 마을은 다른 시골마을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마을이었습니다.

 

 약 10가구 남짓 모여사는 동네라 이웃집 숟가락 갯수까지 다 알 정도였지요.

 

 이번 사건이 발생한 집도 다른 집들처럼 평범한 농촌집이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다른 것은 보신탕용으로 사용되는 커다란 도사견들을 키우고 있었다는 점인데요.

 

 우리 형제는 시골에 놀러 가면 그 집에 가서 개들을 한 번씩 보고 과자도 던져주곤 하였습니다.

 

 그 집에는 60대 노부부와 노총각 큰아들, 그리고 여동생이 살았는데요.

 

 그 여동생은 도시에 취업해서 결혼을 하고 대구에 살고 있었구요. (아주 어린 남매도 낳았습니다)

 

 노총각 아저씨는 노부부와 함께 살다가 정말 기적처럼 아가씨를 만나서 늦장가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 날은 늦장가를 가게 된 노총각 아저씨가 신혼여행을 마치고 와서 집에 인사드리는 날이었습니다.

 

 백년손님을 맞이한다고 아침부터 떠들썩했는데요.

 

 오후 4시쯤 되자 노총각 아저씨는 새색시가 된 아가씨와 함께 마을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아이고. 야양 질 왔대이. 일로 온나. 아이고 참말로 이런 거 안 사와도 된다카이."

 

 할머니는 기쁜 마음에 버선발로 뛰어나가 짐을 들고 새색시가 된 아가씨의 손을 잡아 이끌었습니다.

 

 "어? 왔나? 내 니들 묵으라고 특별식을 준비했다 아이가."

 

 할아버지는 경상도 사람답게 무뚝뚝하게 말했지만 내심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이고. 형님. 뭐 좋은 소식 없나요?"

 

 실없이 웃으면서 여동생 내외도 애들을 데리고 와있었습니다.

 

 "아이고 박서방. 이 무슨 축하할 일이라고. 자네까지 왔노? 남사스러버라."

 

 늦깍이 장가를 간 노총각 아저씨는 얼굴을 븕혔습니다.

 

 "언니. 얼굴이 더 좋아지셨네요. 호호호호."

 

 여동생의 말에 새색시가 된 아가씨도 얼굴을 붉혔는데요.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일반적인 시집같지 않고 비교적 평온하고 무난하였습니다.

 

 오히려 노총각을 구제했다는 인식이 있었는지 오히려 과분할 정도로 아가씨를 대했습니다.

 

 마당 평상에 앉은 가족들은 오골계 백숙에 삼겹살까지 구워 먹으며 새롭게 부부가 된 사람들을 환영하였구요.

 

 어느덧 해가 지고 저녁상을 물릴 때쯤 할아버지나 자리에서 일어나 뒷뜰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어이 상훈아. 이리 와봐라. 그리고 박서방도. 흠흠."

 

 "또 담배피러 가나? 불 안나게 잘 끄고. 니는 이제 애아빠가 될 사람이 담배 안 끊나?"

 

 할머니의 잔소리가 시작되자 상훈아저씨와 박서방은 눈치를 보며 할아버지를 따라 나섰습니다.

 

 집 뒤엔 작은 뒤뜰이 있고 도사견을 키우는 축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축사 너머에는 야외에 아궁이와 가마솥이 보였습니다.

 

 그 가마솥은 주인 할아버지가 키우던 닭을 삶아 먹거나, 도로에서 로드킬 당한 고라니나 개를 가져와 삶는 용도로 쓰였습니다.

 

 그래서 그 고기들을 도사견들의 먹이로 주었구요.

 

 할아버지를 따라 간 노총각은 들고 온 소주병을 바닥에 내려 놓고 나무에 걸터 앉았습니다.

 

 박서방과 할아버지가 펄펄 끓고 있는 가마솥을 땅바닥에 내려 놓았습니다.

 

 "아버지. 이게 뭔데요?"

 

 할아버지가 웃으며 대꾸했다지요.

 

 "허허허허 남자가 자고로 아랫도리가 든든해질라면 개를 한 마리 정도로 통째로 무야 안카나?"

 

 할아버지의 말에 김치통을 땅바닥에 내려 놓은 박서방이 인상을 썼습니다.

 

 그 집에선 자주 보신탕을 해먹었는데, 박서방은 보신탕을 싫어했지요.

 

 "아따 아버지 직이네예."

 

 이미 국물을 한 숟갈 뜬 노총각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습니다.

 

 "맞제? 내 안그래도 니들 오면 줄라꼬 산에서 영지랑 능이랑 버섯 종류는 다 따고 별별 약초도 다 넣었다 안카나. 어이 박서방도 여 앉아봐라."

 

 "아 예. 예."

 

 그렇게 도사견 축사 뒤편에서 또다시 술판이 벌어졌습니다.

 

 노총각과 할아버지는 헤벌쭉 웃으며 고기를 뜯고 술을 기울이며 마시고 있는 와중에 보신탕을 먹지 않는 박서방은 먹는 시늉만 하며 애꿎은 김치만 뜯었는데요.

 

 애초에 소주 2병만 들고 온 것이 문제였습니다.

 

 남자 장정 3명이 붓고 마시다 보니 금방 동이 나고 말았는데요.

 

 안그래도 안주가 맘에 들지 않았던 박서방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제가 가서 술하고 김치 더 가지고 올게요. 장인어른은 형임하고 얘기 좀 더 나누이소."

 

 "어이 박서방 빨리 갔다온네이. 그라고 소주 많이 갖고 온나. 오늘은 좀 묵어야겠다."

 

 "예."

 

 어느덧 해는 지고 주황색 가로등 불빛밖에 남지 않아 주변은 많이 어두웠습니다.

 

 

 

 

 

 덜컹

 

 "아이고 이제 왔나?"

 

 부엌문을 열고 들어오자 설겆이를 하던 할머니와 새색시가 보였습니다.

 

 "소주 가지고 가려구요."

 

 "고마 작작 묵으라. 이제 다 오라 캐라. 내 어젯밤 꿈이 하도 뒤숭숭해서 맘이 영 글타. 그라고 그 집 마당에 키우던 백구 잡은 것도 맘에 걸리고."

 

 박서방의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예? 백구요?"

 

 "그래. 백구. 새끼때부터 마당에서 그래 자식처럼 키웠는데 아들래미 장가갔다고 보신해준다고 마. 느그 장인이 내 장에 갔다오니까 벌써 잡았다 아이가. 아이고 마 근데 더 끔찍한 일이."

 

 말을 하던 할머니는 옆에 서 있던 새색시를 의식한 듯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말을 끝냈습니다.

 

 "아. 하이고 참말로 내 정신 보래이. 며느리 앞에 놓고 시어매가 못하는 말이 없다. 아이고 아가야. 들어가자. 들어가."

 

 박서방은 그 뒷말이 듣고 싶었지만 일단은 소주를 챙겨들고 다시 나섰습니다.

 

 

 

 박서방이 도사견 축사 뒤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 할아버지와 노총각의 모습이 좀 이상했는데요.

 

 둘 다 서서 과장된 행동을 하며 웃고 있었습니다.

 

 "아니 저 빼놓고 뭐 좋은 얘기하고 있었습니까? 저도 알려주세요."

 

 박서방이 소주병을 내려놓으며 앉자 할아버지가 소주잔으로 쓰던 종이컵을 내밀었습니다.

 

 "자자. 니도 막걸리 한 잔 묵어라. 여 술이 이래 많은데 니는 오데 갔다왔노?"

 

 "예? 막걸리요?"

 

 할아버지는 막걸리를 마시면 숙취가 심하디고 평소에는 마시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박서방이 받은 종이컵에는 하얀 액체가 가득 담겼는데 절대 마실 수 없는 역한 냄새가 났다고 합니다.

 

 "장인어른. 이게?"

 

 그리고 박서방의 눈엔 할아버지가 들고 있는 농약병이 보였습니다.

 

 그때까지 박서방은 그 두사람이 자신에게 장난을 핀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이고. 막걸리가 너무 오래 되서 썩었나보네요. 하하하하 냄새가 너무 심한데요."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잔을 부딪힌 두 사람은 그 농약을 원샷하였습니다.

 

 "어? 어? 장인어른. 그. 그건 농약인에요. 어서 뱉으세요. 안 됩니다."

 

 그 두사람을 말리던 박서방은 두 사람의 눈빛이 이상했다고 합니다.

 

 갑자기 눈을 뒹굴거리던 두 사람은 개처럼 짖고 울부짖기 시작했다는데 괴이한 광경에 박서방은 두려움에 뒷걸음질을 쳤다고 합니다.

 

 "아우웅. 월 월 컹컹."

 

 "장인어른. 혀.. 형님."

 

 네 발로 기고 짖던 두 사람이 갑자기 벌떡 일어났습니다.

 

 "박서방. 자네는 왜 술을 안 마셔? 무시해? 어서 마셔."

 

 "그래. 내 자네 그렇게 안 봤는데 어서 마셔. 내 이놈의 집구석 대를 끊어버릴거야. 어서 마셔."

 

 붉게 충혈된 눈으로 입으로는 거품을 뿜으며 두 사람이 박서방에게 달려들었습니다.

 

 박서방은 필사적으로 그들을 뿌리치고 달아났는데요.

 

 "크아악. 끄악."

 

 그러다가 갑자기 두 사람이 쓰러지더니 배와 목을 마구 긁으며 괴로움에 몸부림쳤다고 합니다.

 

 "으.. 으악"

 

 이 모습을 본 박서방은 그대로 집까지 한 걸음에 달려갔습니다.

 

 

 

 119에 신고를 하고 가족들과 다시 갔을 때는 두 사람 다 피룰 뿜으며 몸을 웅크린 채 죽어있었다고 합니다.

 

 119가 도착했을 땐 이미 죽은 두 사람의 시신을 수습할 수밖에 없었고 사인을 밝히기 위해 경찰이 출동하였습니다.

 

 나중에 나온 경찰의 발표는 독버섯에 의한 정신착란으로 농약을 마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할머니가 밝힌 사건의 전말은 이랬습니다.

 

 그 집에 도사견 말고도 키우는 개가 있었는데요.

 

 새끼때부터 집을 지키라고 키우던 백구였습니다.

 

 영리해서 말도 잘 알아듣고 할머니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개는 다 개라고 하며 무시했었는데요.

 

 그래도 백구는 할아버지도 주인이라고 잘 따라다니고 애교도 부렸다고 합니다.

 

 그 날은 노총각 아들이 신혼여행에 다녀오는 날이라 할머니는 장에 가서 이것저것 잔뜩 사왔는데요.

 

 어젯밤 꿈에 할아버지와 아들, 백구가 자꾸 꿈에 나와 뒤척인 탓에 피곤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날따라 장에 다녀오는 버스에서 내릴때면 늘 마중나와 있던 백구가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좋아하던 천원짜리 소세지를 들고 마당에 들어온 할머니는 그만 그 자리에서 주저 앉고 말았는데요.

 

 아침부처 아들한테 뭔가 해준다던 할아버지가 잡고 있는 건 백구였습니다.

 

 이미 죽어있던 백구의 배에서는 새끼가 나왔는데요.

 

 찜찜한 표정을 짓고 있던 할아버지는 오히려 더 큰소릴 쳤다고 합니다.

 

 "아. 개 오래 키우면 집에 화가 온다카이. 엉? 우리 상훈이 몸도 안 좋은데 이거 새끼 밴 놈 먹으면 그래 몸에 좋다 안카나. 내도 얘가 새끼 밴 줄은 몰랐네. 거 할마시가 하도 뭐 잔뜩 멕여서 살쪄서 다 그런거 아이가."

 

 헛기침을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난 할아버지를 보며 할머니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고 합니다.

 

 

 

 

 나중에 엄마가 들은 바로는 새색시는 결국 파혼하고 몇 년뒤에 다른 집에 시집을 갔다고 들었고, 박서방은 대구에서 무탈하게 남매를 키우며 잘 지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그 집을 팔았는지 어쨌는지 몰라도 모든 걸 다 정리하고 절에 가서 스님들 뒷바라지 하는 일을 하면서 비명횡사한 두 사람과 백구의 명복을 빌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 시건이 독버섯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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