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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하는 너에게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21.12.21

사랑하는 모두의, 이야기

 
그럼에도 늦지 않았다고 말해준다면..
작성일 : 22-02-23 00:12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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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의 날씨는 그렇게 옆을 스쳐갔다. 모든 것들이 반짝이고 아름다웠지만, 태양이는 뭔가 모를 아쉬움과 답답함에 한숨만 그렇게 내쉬고 있었다.

 

 오늘은 5년전 그들의 봄날이 시작된 날이었지만, 그래서 4주년을 기념하고 싶었지만, 서로 맞지 않은 시간을 탓하며 주말에 시간을 내어보자고.. 그렇게 별일 아닌듯 웃으며 말하는 서로를 대수롭지 않게 대해야 하는 자신이, 태양이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하늘은 그때 그날처럼 붉은 빛을 가득 담았고, 살랑이는 바람에 눈물이 날것 같은 아름다운 날이었다. 어디로 향할지 몰라 방황하던 태양이는 그렇게 잠시 앉았다.

 

 “유태양군, 안녕.”

 

 태양이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발랄한 목소리에 옆을 바라보았다. 가을이었다.

 

 “어쩐 일이에요? 잘 지냈어요?”

 

 아주 오랜만에 보게 된 가을이였기에, 좀전의 섭섭함은 잠시 잊혀졌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음.. 잘 지냈겠죠? 하하”

 

 필요한 서류가 있어 학교로 향한 가을이는 혼자서 앉아있는, 사연있어 보이는 태양이를 보게 되었다. 그냥 지나쳐갈까 싶다가, 그냥 마음이 쓰여 인사를 건넸다.

 

 가을이는 태양이 혼자 있던 공간을 금세 다른 곳으로 바꾸고 있었다. 살짝 침울해졌던 태양이는 가을이 덕분에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래서 봄이 다시 떠올라, 얼굴이 굳어지는 것도 느끼고 있었다.

 

 잠시 태양이 옆에 앉은 가을이는 태양이의 학교 생활을 물어보며, 응원했고, 그러다가 봄의 이름을 당연히 언급했다.

 

 “봄도 못본지 좀 되었네요. 가끔 문자만 하고. 그래도 다행이에요. 바빠서.. 부모님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는데..”

 

 태양이는 가을이가 전하는 말에 자신도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다가 봄의 부모님 얘기에 가을이를 바라봤다.

 

 가을이는 갑자기 자세가 달라지고, 표정이 변한 태양이를 잠시 보고 있었다. 좀전의 사연 있어 보이는 모습에 심각한 표정이 더해졌다.

 

 “혹시 몰랐어요?”

 

 “뭘까요? 내가 뭘 몰랐을까요?”

 

 너무도 간절히 태양이가 물었다. 가을이는 당황했고,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태양이도, 말하지 않은 봄도 이해가 될 것 같아서, 자신의 행동이 살짝 후회가 되었다.

 

 “사실은, 봄의 부모님이 작년, 언제쯤이지.. 여름, 여름에 헤어지셨어요. 봄이 많이 힘들어했는데.. 그래서 알고 있을 줄 알았죠..”

 

 봄의 부모님, 작년 여름, 헤어짐이라는 단어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봄이 많이 힘들어했다는 그 말에 꽂혀 태양이는 좌절하고 있었다. 힘들었던 봄을 몰랐다는 생각에, 그렇게 그 시간들을 지나왔다는 생각에 자신의 모든 신경의 끈이 끊어진것 같았다. 지금 당장 봄에게 달려가야 했는데, 움직일 수가 없었다.

 

 “봄은 태양군이 몰랐으면 했을 수도 있어요. 미안해요. 이렇게 말해서. 나한테도 말하지 않으려 했다가 눈물이 먼저 터져 내가 추궁한거였거든요.”

 

 울었다는 봄의 소식.. 태양이는 그때로 돌아가야했다. 봄의 그 모든 순간을 몰랐던 자신이 끔찍해지고 있었기에, 자꾸만 모든 시간을 되돌려보고 있었다.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때의 자신의 짐작이 맞았다는 기억이 떠오르자, 태양이는 다시 좌절했다. 진짜 맞다면, 봄의 목소리가 마음에 걸렸던 그날, 그날이 맞았던 거였다. 봄이 자신에게 물었었다. 어디냐고.. 그때 달려갈 걸, 그 순간 봄에게 달려갔어야 했다. 자신은 그런 남자친구여야했다.

 

 “미안해요.”

 

 가을이는 정확히 뭔지 몰랐지만, 미안했다. 안타까워하고, 복잡해지는 태양이의 얼굴을 보자, 자신이 뭔가를 망친것 같아 미안했다. 자신의 가벼움이었던 것 같아 후회가 되고 있었다.

 

 “아니요. 고마워요. 알려줘서.. 봄이 뭔가 있다는 건 느껴졌는데, 그냥 직장 때문이라고..”

 

 말을 할수록 목이 메어왔다. 그렇게 하나하나 조금씩 달라졌던 봄에게 무심했던 거 같아서, 봄을 달라지게 했던 슬픔을 진작 눈치채지 못해서, 봄에게 가끔씩 보였던 무덤덤하고 무료한 감정을 그냥 스트레스로 인한 걸로 취급해버려서 미안했다.

 

 가을이는 조금 더 앉아 있겠다는 태양이에게 인사를 건네고 일어섰다. 봄과 태양이의 모습이 자꾸만 그려졌다. 분명 그들로 시작되지 않은 일이었기에, 그들의 상황이 안타까웠다. 그때 힘들었던 봄과 지금 너무도 힘들어하는 태양이가 자꾸만 마음에 남았다.

 

 가을이는 어쩌면 태양이가 이렇게라도 알게 된 게 다행일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봄은 태양이의 위로가 필요했을 수도 있었다. 그래도 자신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지는 못했다. 우선은 침묵해야했다. 그리고 혹시 나중에 봄에게 사과를 해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가을이는 잠시 뒤돌아 태양이를 보았다. 너무도 슬퍼보였다.

 

 

 

 

 봄은 달력에 그려진 동그란 표시를 한참 바라보았다. 작년에는 그토록 원했던 날이었는데, 재작년에도.. 올해는 너무도 무심하게 그 날짜를 바라보는 자신을 발견할 뿐이었다. 그 동그라미도 작년과 다르게 표시 되었다는 사실에, 괜히 달력에 별 4개를 그려줄 뿐이었다. 그러다가 그냥 달력을 뒤돌려 놓고 컴퓨터에 시선을 옮겼다. 오늘은 잊고 싶었다.

 

 그냥 늦은 시간까지 회사에 머물렀다. 어디도 가고 싶지 않았고, 편하지 않았다. 현실에서 조금만 벗어나고 싶다는 바람이 일을 하게 했고,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은 자꾸만 시계를 보게했다.

 

 지금쯤이면 괜찮을 것 같았다. 이 정도면 약속을 잡지 못한 바쁜 이유가 될 것 같았다. 스스로에게 이유를 증명해 보인것 같았다. 갑자기 웃음이 났다. 눈물 대신 웃음이 났다. 태양이에게 너무도 미안해져서.. 태양이가 보고 싶었다.

 

 ‘봄아, 많이 바빠?’

 

 태양이었다. 울음이 목까지 올라왔다. 아무도 없었기에, 아무도 몰랐다. 울어도 되었지만, 울진 않았다.

 

 한참을 바라보았다. 통화버튼을 눌러 태양이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그렇게 한참을 화면만 바라보고 있었다.

 

 ‘봄아..’

 

 봄은 다시 온 문자를 보며 눈물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너무도 듣고 싶은 말이었다. 그럼에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있잖아.. 나 지금 너의 회사 앞에 와 있는데..’

 

 봄은 눈물을 닦았다. 그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럼 많은 걸 말해야 될 것 같아서, 아직 자신이 없었다.

 

 ‘어.. 진짜? 끝났어. 지금 내려가.’

 

 봄은 엘리베이터 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했다. 표정 없는 얼굴이 보였고, 그래서 웃음을 지어보았다. 고개를 돌려 앞을 보자, 표정을 까먹은 것 같아 다시 웃음을 짓는 자신을 확인하고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가을이가 간 후, 태양이는 그렇게 한참을 앉아 있었다. 봄이 보고 싶었다. 당장 달려가야했는데, 간다면 그래서 만난다면, 무엇을 해야 될지 몰라 그렇게 앉아만 있었다. 물을 수도 없었고, 모른척하기는 더 싫었다.

 

 그래도 무작정 봄의 회사쪽으로 갔다.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하지도 못했고, 어떻게 해야 될지 아직 정하지도 못했다. 망설이는 자신에게 태양이는 물어보았다. 봄에게 무엇을 해주고 싶은지..

 

 봄이 보였다. 태양이를 보고 웃었다. 얼굴의 표정이 느리게 움직이며 웃음을 띄는 얼굴이 되고 있었다. 천천히 그렇게 달라지고 있었다. 예전의 그 모든 감정을 전하던 변화무쌍한 표정은 보이질 않았다. 많이 피곤해 보이는 얼굴 위로 다행히 웃고 있었다. 태양이를 향해 봄이 웃어줬다.

 

 태양이는 봄의 얼굴에 지금껏 자신이 놓쳤던 감정이 보였다. 왜 몰랐을까 순간적으로 울컥, 울음이 나오려 했지만 봄에게 웃으며, 봄을 바라보며, 그렇게 봄을 향해 걸어갔다.

 

 “봄아, 나 한번만 안아주라.”

 

 봄을 안아주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지금이라도 그렇게 해주고 싶었다.

 

 “왜 무슨 일 있어?”

 

 태양이의 의외의 표정에 봄은 웃으며 물었다. 장난기 가득했으며, 웃음을 띄었으며, 눈도 반짝였다.

 

 “한번만 안아주라.”

 

 “알았어. 자.”

 

 봄은 팔을 벌려 태양이를 안았고, 봄은 태양이에게 안겼다. 태양이는 봄을 안으며 그렇게 혼자만의 위로를 전했다.

 

 ‘미안해, 봄아. 이제야 이렇게 알아서..’

 

 슬프게도 직접 전하진 못했다.

 

 봄은 태양이를 안아줬지만, 자신이 안긴 상태에 웃음이 났다. 태양이의 등을 토닥이며 오랜만에 느껴본 안정감에 마음이 편해졌다. 태양이는 몰랐겠지만 예전처럼 그렇게 봄의 모든 것을 위로해주고 있었다.

 

 늦은 시간이었다. 그래서 태양이는 그냥 봄의 집으로 향했다. 봄을 데려다주는 그 시간만이라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봄날의 밤, 그들이 처음 손을 잡고 걷던 그날의 감정이 떠올랐지만, 이제 그날과 같진 않았다. 그때의 떨림, 긴장, 설렘 대신.. 편안함, 안정감 그리고 평범한 순간이었다.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할 수 있어서.

 

 “태양아, 많이 늦었는데.. 얼른 가봐. 고마워.”

 

 봄은 태양이의 웃음 띤 반짝이는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태양이의 이름을 부르고, 좀전처럼 이제는 자신이 안아달라고 하고 싶었다. 그 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아, 그렇게 태양이를 바라만 보았다.

 

 “봄아, 너도 얼른 들어가서 쉬어. 많이 피곤하겠다. 갈게. 잘자..”

 

 태양이는 봄의 손을 놓지 못하고, 봄의 눈을 바라보며, 움직이려는 봄을 안았다. 봄의 힘겨움을 어떻게 위로해줄지 몰라 그렇게 다시 잠시 안아주기만 했다. 자신에게 안긴 봄을, 태양이는 눈물이 나오려고 해 꼬옥 한번 안고, 집으로 들어가는 봄을 바라만 보았다.

 

 봄의 부모님 이혼을 뒤늦게 알게 되어 태양이는 모든게 미안했다. 그때 몰랐다는게, 이제는 알게 되었지만,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위로조차 전할 수 없는 현실에.. 자책했고 한숨만 나왔다. 왜 나한테 말을 안했어 라고 묻고 싶었다. 그러나 봄은 말하려고 했다. 그때 그렇게 표시를 내고 있었던거였다. 그래서 물을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몇번을 고민했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면.. 그러나 아무렇지 않은 척 누군가의 상처를, 별일 아닌척 누군가의 아픔을 물을 수 없었다. 아무리 봄이라고 해도..그때 몰라줘서 미안했다고, 결국 말하지 못했다. 이미 너무 늦었다는 생각에 물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늦지 않았다고 말해준다면..

 

 태양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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