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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천명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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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기…, 그대는 중원에 들어섰으면서도 아무 일에도 개입하지 않으려 하는가.
하지만 가지 많은 나무는 바람이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 법.
중원의 풍파는 그대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대를 휩쓸 것이다.
당세의 국면은 은인자중하려는 자들을 용납하지 않으니까.]

 
14 화
작성일 : 16-07-14 13:59     조회 : 632     추천 : 0     분량 : 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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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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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히히힝

 흑운은 커다란 머리를 주억거렸다.

 그런 흑운의 머리를 두어 번 가볍게 쓰다듬은 남정기는 팔에 감고 있던 피풍을 몇 번 턴 후 어깨에 걸쳤다.

 “나 혼자만 먹어서 미안하다. 가자, 제일 먼저 나타나는 마을에서 네가 좋아하는 콩과 건초가 섞인 먹이를 마음껏 먹게 해 주마.”

 흑운이 관도로 들어선 것은 그들이 동굴을 떠난 지 향 한 자루가 탈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들이 있던 동굴은 관도에서 삼백여 장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관도 주변의 숲이 울창해 깊은 산처럼 보였을 뿐이다.

 어젯밤 남정기의 협박을 들은 흑운이 한 시진 동안 쉬지 않고 내달린 거리는 이백여 리에 달했다. 남정기는 계속 달리려는 흑운을 세웠다.

 그가 가야할 길은 멀었다.

 흑운의 속도는 무림의 일류고수에 비하면 손색이 있을 수 있었다.

 단거리라면 흑운은 무림고수를 떨쳐내지 못할 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구력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이백 리를 흑운과 같은 속도로 달릴 수 있다면 일류중의 일류고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능력을 가진 자라면 남정기와 같이 중요하지 않은 인물의 뒤를 쫓는 신분에 머물러 있을 리가 없다.

 결국 그를 따르던 추적자들은 흑운을 쫓아오지 못하고 포기했을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더 이상 달린다면 흑운도 다음날 힘들 것이 자명했던 것이다.

 신마(神馬)가 아니라 천마(天馬)라도 쉴 때는 쉬어야 한다.

 흑운은 다른 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인한 체력을 가졌다. 그러나 살아있는 생물이 갖는 체력의 한계는 흑운도 예외일 수 없었고 또 남정기는 흑운을 혹사시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흑운은 아침 햇살을 받으며 유유히 관도를 따라 동남방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급할 것이 없다는 걸음이다.

 그런 흑운의 등에서 남정기는 편안한 자세로 앉아 지나가는 주변의 풍경들을 느긋하게 감상했다.

 그는 용화객잔에서 겪었던 일들을 이미 잊고 있었다.

 그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운명의 실타래가 어떻게 엮이게 될지 미래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일이다.

 

 

 “아가씨, 엄익입니다.”

 “들어오세요.”

 엄익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섰다.

 국화가 수놓인 순백의 궁장차림으로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던 화영이 그에게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책상을 마주하고 앉은 엄익의 앞에 찻잔을 놓고 차를 따르던 그녀의 안색에 기이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

 “추적에 실패했군요?”

 “그자가 탄 말이 천리마인 듯 합니다. 도저히 따를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호오! 점점 더 정체가 궁금하군요. 값을 매길 수도 없는 천리마를 타고 다니는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라.....저는 무림중에 그런 행색의 젊은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어요. 엄총관은 그가 누구인지 짐작가는 사람이 있나요?”

 엄익을 바라보는 화영의 맑고 큰 눈은 일말의 기대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엄익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죄송하지만 저도 모르겠습니다. 용화객잔에서 보여준 그자의 태도는 분명 산전수전을 다 겪은 강호인의 그것이었습니다. 사자철검이나 정균 게다가 막건과 소요명의 기세를 정면으로 받아넘기는 것을 보면 그의 무공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판단됩니다. 그가 무공을 모르는 자였다면 그들의 기세앞에서 그대로 주저앉았을 테니까요. 강호의 주목할만한 젊은이 중 제가 모르는 자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예욉니다. 저는 그가 중원에서 활동한 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엄익의 대답을 들은 화영의 눈이 반짝였다.

 열린 창문을 통해 들어온 햇살이 그녀의 투명한 피부위로 미끄러졌다.

 그녀의 앞에 놓인 찻잔위로 아지랑이처럼 올라오는 수증기가 그녀의 모습에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었다.

 “세외(世外)에서 활동하던 자라는 말씀이신가요?”

 “그렇습니다, 아가씨. 하지만 그는 개문령으로 인해 감숙에 불고 있는 풍운과는 무관합니다.”

 엄익의 어조는 단정적이었다.

 화영도 그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행동으로 보아 엄총관의 말씀이 맞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그가 왠지 신경 쓰여요. 그젯밤 그가 정말 매옥의 방에서 후원에서 일어난 일을 지켜본 자라면 그는 충분히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어요. 그의 정체를 알아볼 수는 있나요?”

 “그게....곤륜을 넘어서는 지역의 세외무림에 대한 정보는 얻기 어렵습니다. 아가씨도 아시는 것처럼 그들과 중원무림은 아직 서로 감정의 앙금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여서 그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그들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엄익은 곤란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한 화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문을 열었다

 “그렇겠죠. 그가 세외무림에서 활동한 자로 추측되신다면 그가 혹시 그곳에서 중원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보낸 자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제 판단으로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어제 밤 보았던 그자의 태도는 지나치게 강했습니다. 어떤 두려움도 보이지 않았지요. 그런 자는 정보수집과 같이 은밀하게 움직여야 하는 일은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자의 정체가 정확하게 밝혀질 때까지 그를 추적하겠습니다. 만약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그렇게 하도록 하세요. 그는 대국과 무관한 인물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렇게 지나치기엔 제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어요. 그렇다고 그를 자극하며 조사할 필요는 없어요. 무리하지 않는 한도내에서 그에 대한 조사를 해주시기 바래요.”

 화영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아가씨. 명심하지요.”

 엄익의 얼굴에도 넉넉한 웃음이 피어났다.

 “엄총관, 모현은 어디에 있나요?”

 “지난 밤 모현은 난주를 벗어났습니다. 기이한 것은 그로 역용한 자들로 인해 모현의 흔적이 반나절 정도 혼란스러워진 것입니다만... 그 정도의 방해로 모현을 완전히 놓치기에는 추적하고 있는 자들의 수가 너무 많고 또 그들의 능력이 너무 뛰어납니다. 모현의 신법은 쓸만합니다. 그가 군웅들을 뿌리치고 완전히 달아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추적을 넘어 그를 궁지로 몰아넣을 정도의 고수들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를 추적하는 군웅들의 행로로 보아 모현은 탕창(宕昌)을 거쳐 사천으로 방향을 잡은 듯 합니다.”

 탕창(宕昌)은 난주의 정남(正南)에서 약간 동쪽으로 치우친 곳으로 사천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지역이다.

 “사천이라.....모현의 행동에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다는 것을 아시죠?”

 엄익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 영롱한 빛이 일렁였다.

 “예, 아가씨.”

 “그가 용화객잔에서 행적이 발견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개운치가 않아요. 그리고 그의 움직임도 움직임이지만 개문령의 가치가 전설대로라면 앞으로 진정한 강자들이 나타날 거예요. 소문이 난지 불과 십여 일만에 위지룡이나 당엽, 정씨 형제와 같은 청해, 사천과 섬서의 고수들이 몰려들고 있으니까요. 조만간 호남북을 비롯한 다른 지역의 고수들이 움직일 것은 자명해요. 지원은 어떻게 되었나요? 시간이 더 지난다면 우리가 그 물건을 얻을 확률은 점점 낮아질텐데.......”

 “본가(本家)의 정예가 모현을 향해 이동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모현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진정으로 강한 자들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은 고의로 몸을 숨기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그들이 누구든 본가의 정예들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우리만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겠죠. 휴우.....이곳에 본가의 호가무사(護家武士) 몇 명만 있었어도....”

 중얼거리는 그녀의 음성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엄익은 찻물을 한 모금 들이켰다.

 “개문령이 귀물(貴物)중의 귀물이라고 하지만 그런 것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본가의 힘은 충분히 강합니다. 아가씨,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최선을 다하면 그로 족한 것이지요.”

 자신감이 충만한 음성이다.

 엄익은 자신이 속한 가문에 대한 절대적인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의 말을 들은 화영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제가 귀물에 마음을 뺏겨 공연히 초조해한 듯 합니다. 엄총관, 아직도 제 수양은 멀었어요. 아버님이 저를 이곳으로 보내어 고생하라고 하신 것도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주(家主)님께서 아가씨를 얼마나 아끼시는 지는 제가 잘 압니다. 가주님은 아가씨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계십니다.”

 “......늘 힘이 되어 주셔서 고마워요, 엄총관.”

 엄익은 따뜻한 눈빛으로 화영을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에게 화영은 친딸이나 다름없었다.

 그녀가 눈도 뜨지 못하던 아기 때부터 그녀 옆에서 머물러 온 그인 것이다.

 화영의 방에서 나온 엄익은 후원의 연못가로 걸음을 옮겼다.

 ‘정보도 그리고 어느 정도의 힘도 축적했다. 하지만 그것을 드러낼 수는 없다. 아직은 때가 아니야. 그 힘은 아가씨를 위해 잠들어 있어야만 한다. 개문령이 귀한 것이긴 하나 그것에 진정 전설과 같은 힘이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게다가 가주님께서 보내시는 본가 정예도 개문령의 가치에 비하면 수가 너무 작다. 개문령에는 내가 모르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 그것을 위해 숨겨둔 힘을 사용할 수는 없는 일이야.’

 뒷짐을 진 채 연못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 강렬한 신광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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