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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하는 너에게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21.12.21

사랑하는 모두의, 이야기

 
그늘에 들다.
작성일 : 22-02-21 00:12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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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 싶지만,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못 본건지, 안 본건지, 무언가에 가려진 건지, 스스로가 가렸는지.. 그러니까 어쩌면..알 수 없는 두려움에 눈을 감고 있었는지도..

 

 달라진 건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일상은 매일 반복되고 있었고, 시간은 지나가고 있었다. 봄은 잊을 수 있었지만, 엄마를 볼 때마다 떠올랐고, 엄마의 웃는 미소에 눈물이 날 것 같았기에, 더 신경이 쓰여 잊지 못했다.

 

 봄은 매일 아침 다짐했다. 자신은 다를거라고, 자신의 사랑은 한결 같을 거라고. 의심이 들때마다 그렇게 다짐했다. 의심이 들때마다..

 

 그 의심은 봄의 마음 속에 가득한 사랑을 가끔 발견하지 못하게 했다. 그렇게 마음 한 곳에 자리잡은 사랑은 서서히 가려졌고, 조금씩 아주 천천히 빛을 잃고 있었다.

 

 봄과 태양이의 사랑은 계속 되었다. 의심이 큰 힘을 못쓰는 것 같았다. 다행이었다.

 

 늘 그대로인 것 같았지만 점차 어딘가 비어갔고, 그래서 눈치채지 못할만큼 삐끗거렸고, 그렇게 틈이 생기고 있었다. 아직은 무언가에 가려, 드러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다행인 것 같았다.

 

 봄과 태양이는 준비했던 여행을 가지 못했다. 봄은 그 여행을 너무도 기대했지만.. 웃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웃을 때마다, 엄마가 떠오를 것 같았다. 아직은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엄마의 건강을 핑계로 태양이에게 여행을 취소하자고 했다. 그리고 그 핑계로 태양이와 만나는 시간의 간격을 조금씩 늘리고 있었다. 분명 이유는 알았지만, 그 이유를 스스로에게 이해시키고 싶지 않았고, 태양이도 모르길 바랐다. 그때는 알아주길 바랐지만, 이제는 모르길 바랐다.

 

 태양이는 미묘하게 달라진 봄을 그렇게 의식하지 않았다. 봄의 엄마에 대한 걱정과 취업에 대한 예민함이라고 짐작할 뿐이었다. 항상 그대로 그렇게 자신이 봄의 옆에 있어 줄 것이기에 언제든 기다릴 수 있었다. 자신이 봄에게 큰 도움이 되어 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었다.

 

 시간은 흘렀다. 흘러간 시간은 무언가를 해주었다. 봄은 서서히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었다. 그때처럼 웃었고, 태양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했고.. 그러다 가끔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의심을 꺼내보는 자신을 보곤 했다. 그때의 봄은 가끔 뭔가를 기억 했다가 잊은 듯 웃었고, 또 가끔은 뭔가를 잊은 듯 했다가 기억난 듯 침울해졌다.

 

 봄은 겨울이 절정의 추위를 내뿜던 1월말, 취업준비생을 끝냈다.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고 무조건 열심히만 했던 인턴의 경험, 그 당시 봄을 눈여겨 보던 선배의 추천으로, 봄은 여름의 방황을 멈추고, 가을의 온도를 담은 바람의 시작과 함께 인턴을 다시 했다. 봄은 자신을 알아봐준 것에 감사해 열심히 했고, 다시 방황을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결국 그 자리를 얻게 되었다. 그렇게 봄은 스스로의 힘으로, 스스로의 약속을 지켜냈다.

 

 

 

 

 “오늘 힘들었어?”

 

 숨길래야 숨겨지지 못한 봄의 표정이었다.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기에 실수가 더욱 크게 다가왔고, 스스로에 대한 실망도 컸다. 그래서 태양이에게 위로를 받고 싶다가도, 모른척 넘어가주길 바라고 있었다.

 

 “아니. 그런 거 없어.”

 

 태양이는 봄이 무슨 말이라도 해주길 기다렸다. 어떤 말이라도 하면 봄을 위로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분명 봄의 눈빛에는 불편함이 가득 담겨 있었는데, 봄은 별일 아닌 듯 미소만 지었다.

 

 “그냥..피곤해서 그래.”

 

 태양이는 말하고 싶었다. 아니잖아, 너 분명 무슨 안 좋은 일 있잖아.. 그러나 더 묻지 못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일이었기에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 많이 피곤하겠다..”

 

 밥을 먹고 커피를 마셨다. 오가는 대화가 점점 줄고 있었다. 살짝 어색해진 공간. 봄은 태양이를 바라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은 항상 그대로였다. 그래서 미안해졌다.

 

 “학교는 요즘 어때? 후배들하고 같이 강의 듣는건?”

 

 아무 의미없이 전한 물음이었다.

 

 “그냥.. 똑같지 뭐.”

 

 태양이도 별 대답을 하지 못했다. 봄에게 아무 위로가 되어주지 못하는 자신의 현실이 다시 한번 확인될 뿐이었다.

 

 봄은 커피잔을 들던, 자신의 손에 잠시 머물던 태양이의 지나간 눈길을 되짚어갔다. 그리고 보게 된 비어 있던 자신의 손가락. 반지가 없었다. 인식하지 못한 허전함을 태양이의 눈길로 알게 된 참이었다.

 

 

 *

 봄은 딱 한번 커플링을 잊은 적이 있었다. 손을 씻는다고 빼놓았었다. 그런적 거의 없다가 딱 한번 있는 그런 날이었다. 그리고 갑자기 생각난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기억을 놓치고 말았던 그때.. 봄은 잃어버렸을까봐 안절부절했었다. 다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빼놓지 않을거라는 생각만하며 온 곳을 뒤졌다.

 

 한참 후, 벗어놓은 외투 안주머니 안에서 발견된 반지. 그 짧은 순간에도 수많은 고민을 한후 정해진 자리였는데.. 그 흔적이 옷의 안주머니였는데.. 의식하지 못한 자신의 행동에 안심이 되었고, 웃음이 났지만 믿음이 생겼다. 잃어버릴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긴장이 풀리며 식은땀에, 살짝 서늘해지는 순간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깨닫게 된 봄이었다.

 

 “아이 참, 늦었는데..”

 

 출근 전, 입고 있던 니트에 반지의 끝이 걸렸다. 한번도 그런적 없었는데.. 대충 수습하고 나갔다.

 

 선배의 부탁으로 회의 때 쓸 자료를 다시 확인하고, 나눠줄 자료를 복사하기 위해 인쇄를 했다. 그러다가 손끝에 걸려 쏟아진 커피잔에, 프린트물을 얼른 빼냈다. 정신없이 했던 행동에 종이가 흐트러졌지만 다행히 젖지는 않았다. 그리고 정확히 손끝이 아니라 반지의 끝이었다. 그래서 얼른 빼내 서랍안에 넣었다. 오늘은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봄은 좀전의 순간, 놓쳤던 프린트물 한장을 나중에 책상 밑에서 발견했다. 정신없는 와중에 놓쳤고, 확인도 제대로 안한 상태로 복사를 했고, 선배의 발표 내용과 맞지 않았고.. 선배는 자신의 부족을 직원들 앞에서 사과했다. 봄은 창피해서 숨고 싶었다. 오히려 자신을 혼냈다면 더 나을 상황이었지만, 선배는 그러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선배님..”

 

 봄은 선배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얼굴이 뜨거워 더 들지 못했다.

 

 “어쩔 수 없지. 나도 확인 안했으니까. 괜찮아.”

 

 봄은 자신의 실수가, 한번 더 확인하지 않은 자신의 확신이, 미치도록 괴로웠다.

 

 “다음엔 잘 해보자.”

 

 선배는 아쉬움 가득한 눈빛을 숨기고 싶어했지만, 말에 담겨버린 아쉬움에 봄은 더 몸둘바를 몰랐다. 다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아니 얼른 이 시간들이 지나가길 바랐다.

 *

 

 

 태양이의 눈길로 그제서야 반지의 위치를 기억해 내고 있는 봄이었다. 분명 어딘가에 넣어두었을건데, 무심결에 한 행동은 기억에서 희미했다. 어딘가에 있을 거였다. 지난번처럼 잘 있을 거였다.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보다는, 다시 찾아야 되는 과정이 살짝 귀찮아지고 있음을 깨닫고 만 봄은, 지금은 잠시 그 생각을 멈추기로 했다. 신기하게도 그럴 수 있었다.

 

 

 태양이는 우연히 눈길을 두었다가 알게 된 거였다. 봄의 손에서 보이지 않던 커플링을. 한번도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기에 한참을 그렇게 바라봤었다. 그 모습에서 의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기 보다는 궁금했다. 그럼에도 묻지 않았다. 우연히 일어난 일에 많은 의미를 담으면 안 될것 같았다. 그러기 싫었다.

 

 

 “태양아, 오늘은 나 지하철 타고 가볼게. 빨리가서 확인할게 있어서..”

 

 늦은 시간, 태양이는 예전처럼 그렇게 봄과 마지막까지 함께 하길 바랐고, 집에 들어가는 모습을 봐주고 싶었다. 그러나 오늘, 봄은 그 모든 걸 원하지 않아했다.

 

 봄이 빨리가서 확인 할 건 없었다. 그냥 오늘은 그렇게 가고 싶었다. 그리고 더 이상 같은 버스가 아니었다.

 

 봄은 한달 전 이사를 했다. 아빠 한명이 완전히 빠졌다고 그렇게 빈 공간이 느껴진건 아니었지만, 그냥 분위기 전환을 원하는 엄마의 의지였다.

 

 태양이와는 버스 노선의 어느 곳도 겹치지 않았고, 지하철을 타게 되면 반대방향으로 가야했다. 그럼에도 종종 봄의 집으로 같이 향했던 태양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봄이 먼저 제안했다. 오늘은 혼자이고 싶다는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며.

 

 봄의 말에 태양이는 살짝 망설였지만 붙잡지는 않았다. 그냥 할 수 없었다. 해줄 수 있는게 없다는 생각 뿐이었다.

 

 “봄아, 조심히 가고. 도착하면 연락줘.”

 

 예전에는 늦어도 같이 가고, 늦었어도 그렇게 서두르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 마음이 많이 줄어든 것에 봄은 그냥 웃었다.

 

 “문자 남길게.”

 

 예전의 늦은밤, 태양이는 어떤 이유를 찾아서라도 봄을 데려다 줬는데, 들어가는 순간까지 더 오래 봄의 손을 잡고 있었는데.. 손을 살짝 흔들고 뒤돌아가는 봄의 뒷모습만 태양이는 보고 있었다.

 

 ‘봄아, 너무 애쓰지마. 이제 시작이잖아. 조심히 들어가.’

 

 직접 전하지 못한 말을 문자로 적어 보내면서, 태양이는 어쩌면 자신이 봄의 지금 상황을 정말로 알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봄이 감당해내고 있는 그 마음이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런 문자를 보낸 걸 곧 후회하고 말았다.

 

 봄은 태양이의 문자를 보고, 다시 오늘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부끄러웠고, 창피했고, 숨고 싶었고, 눈물이 날뻔 했던 그때가 봄을 또 괴롭히기 시작했다. 더 노력했어야 했는데.. 분명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건 맞지만, 너무도 사소했던 실수였기에 괴로웠다. 더 잘하고 싶었던 자신의 마음에 찬물을 끼얹은 어이없는 실수에, 봄은 눈을 질끈 감았다.

 

 ‘어. 고마워..’

 

 태양이는 봄의 이런 괴로움을 모를 거였다. 서운하지 않았다. 섭섭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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