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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하는 너에게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21.12.21

사랑하는 모두의, 이야기

 
나의 죄를 사하여 주소서.
작성일 : 22-02-18 00:12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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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의 아빠는 아내와의 결혼을 한번도 바라지 않았다. 당연히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은연중에 자신에게 호감을 드러내던 좋은 사람인건 알았지만, 저 사람이어야 된다는 생각은 미안하지만, 한적 없었다.

 

 자신이 너무도 사랑했던 사람의 예상 못한 이별 요구와 얼마 지나지 않아 들린 갑작스런 결혼 소식에, 봄의 아빠는 홧김에 자신의 주위에서 그렇게 머물던 아내의 감정을 이용했다.

 

 곧바로 후회했다. 아내에게 못할 짓 한거 같아 사과하고 멈추고 싶었다. 이미 늦은걸 알았지만, 이 순간이 제일 빠를지도 몰랐기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 임신한거 같아요.”

 

 감격스러워하는 아내의 모습에 자신의 결정을 전하는 것을 조금만 미루기로 했다. 많이 미안했지만 큰 감동이 있진 않았고, 지금은 어쩔 수 없었기에 자신의 늦은 결정을 탓하며 조금만 더 버텨보자고 다짐했었다.

 

 별이라고 태명을 짓는 아내에게 그냥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별’. 무슨 운명인것처럼 결국에 우리는 그럴거였다.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가 위험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무슨 감정을 가져야 되는지 몰라 손등을 꼬집어 보기도 했었다. 눈앞에 나타난 작은 아이는 그 작은 몸으로 숨을 힘들게 내쉬고 있었다. 눈물이 났다. 저 아이에게 자신이 무슨 짓을 한 것 같아, 모든게 자신의 탓인 것 같아, 세상 모든 것에 빌었다.

 

 ‘잘못했어요. 저 애만, 우리 아이만 살려주세요. 제발..’

 

 울었다. 죽을만큼 힘들었다고 생각했던 그때, 떠나간 그녀를 향해서도 돌아와 달라고 빌지 않았었다. 그러나 지금 이 작은 아이가 잘못 된다면, 죽을 힘을 다해 매달릴 것이다. 모든게 그때 가진 마음때문이라고 자책하며 이 작은 아이를 위해 기도했다.

 

 ‘제발 살아줘. 아빠가 잘못했어. 미안해.’

 

 겨울에 태어난 아이는 점점 괜찮아졌고, 정신없이 지냈던 그 겨울은 지나 갔고, 봄이 왔다. 봄이 주는 생명력이 그 푸르름이 너무 좋아, 봄처럼 피어나라고 봄처럼 빛나라고, 아이 이름을 봄이라고 지었다. 별이라고 불렀을 때 잠깐이나마 했던 불길한 생각이 끔찍이도 싫었기에, 겨울에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이봄’으로 정했다.

 

 아내는 끝내 별이라고 불렀다. 아이로 인해서 사소하게 달라진 남편에게 시위하듯 바꾸지 않았다. 그래도 차마, 그렇게 부르지 말아 달라고 하지 못했다. 잠시나마 불길한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했던 그때의 자신이 떠올라, 혹시나 말로 뱉으면 또 무슨일이 생길까봐 그냥 그렇게 두었다.

 

 봄을 위해 아빠는 예전의 자신을 잊었다. 좋은 아빠였고, 노력하는 남편이었고, 자신을 숨긴 한 사람이었다.

 

 봄은 건강하게 자라주었다. 가끔 감기라도 걸리면 세상 끝날 듯 걱정했다. 이제 괜찮을거라해도 불현듯 떠오르는 자신의 철없던 생각들에 방심하면 안될 것 같아, 더 열심히 봄과 아내를 돌봤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난 두려움. 다 컸다고 믿었던 순간 봄은 다시 아팠다. 봄과 아내는 검사에 치료에 지쳐갔지만 아빠는 힘을 냈다. 더 웃었고, 더 사랑을 표현했고, 더 기도했다.

 

 불안이 침범하면 자신이 지키던 모든 것이 무너질 것 같아서 최선을 다해 막아냈다. 그리고 봄은 괜찮아졌다. 대학도 가고, 정확히는 모르지만 남자친구도 있는 것 같았다.

 

 여기까지였다. 여기까지면 되지 않을까, 어느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내도 짐작한건지 아님 아내의 마음도 거기까지였는지 말을 건네는 횟수가 줄었다.

 

 아빠는 산을 올랐다. 지금껏 이해하지 못했던 산을 오르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목이 따가울만큼 차오르는 숨에 잊을 수 있었다.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지, 자꾸만 그 부분을 찾고 있는 스스로를 멈출 수 있었다. 처음엔 분명 이유를 찾기 위함이었다. 그 다음은 잊기 위해 그렇게 산을 올랐다.

 

 그리고 깨달았다. 최선이었다고, 최선을 다해 걸었다고. 한걸음 한걸음 발을 내딛는 순간에는 오직 그것만 생각했다고. 솔직하진 못했지만 할수 있는 만큼 했다고. 많이 미안했지만 정상에 오른 후 얼굴에 와 닿는 바람에 마음을 정했다. 여기서 멈추자.

 

 자신에게 들어온 제안이 좋은 기회인 것 같아 무조건 한다고 했다. 봄과 아내의 아쉬움을 모른척하며 자신의 결정을 밀고 나갔다. 다행히 모두가 변화를 받아들였고, 그렇게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았다. 이제는 때가 된 것 같았다. 무슨 확신이었는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봄이 엄마.. 은수야”

 

 비겁하게도 아직 얼굴 보고 말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우선 전화를 걸었다. 혹시 기회가 되면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알았어요. 그렇게 해요.”

 

 봄의 엄마는 아빠가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전하지 않은 말속에 그 사람의 마음 그 모든 걸 전해받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모든 걸 알 수 있었다. 같이 오랜시간을 지낸 덕분인지, 말보다 더 강력하게 확신해 왔던 짐작 덕분인지.

 

 꽤 오랜만이었다. 은수라고 이름 불러준거. 아주 오래전 ‘결혼하자 은수야.’ 그때 그랬는데. 그때는 세상을 다가진듯 너무도 행복했는데.. 이제야 다시 이름을 불러줬다. 다시 이름을 불러줘서 웃어야 될런지.. 울고 싶었다.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모든 걸 짐작하고 있는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해야했지만, 아내에게 그 말은 차마 할 수 없었다. 그럼 너무 비참해질 것 같았다. 서로 사랑했다고 믿었던 아내에게, 결국 사랑했다고 믿고 있었던 스스로에게… 함께한 그 모든 시간이 부정당하는 것 같아, 전하지 못했다. 끝까지 비겁했지만, 그게 최선이었다.

 

 그리고 우리 봄. 곁에 와준, 우리 곁에 있어준 봄 생각에 그 시간들을 미안하다는 말로 정리하고 싶지 않았다. 봄에게는 이런 상황을 보게 해서 미안하다고 할 거였지만.. 혹시 왜냐고 물으면 아무말도 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말은 차마 봄에게 해주지 못할 것 같았다.

 

 미안함, 죄책감, 원망 그리고 어쩌면 배신감도 봄의 아빠는 자신이 다 떠안을 거였다. 모든 죄는 자신이 감당할거였다. 그때처럼. 그리고 이번에는 용서를 구하지 않을 거였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야 된다는 걸 배웠기에.. 이번에는 그럴거였다.

 

 

 

 

 엄마 아빠의 인생이었고 그들의 선택이었음에도 봄은 불행했다.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봄은 엄마 아빠의 결정에 흔들리고 있는 아이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결국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 그냥 눈물이 나서 울기만 했다. 무언가에 놀란 아이처럼 그렇게..

 

 미안하다는 아빠의 말. 뭐가요? 헤어져서요? 그거말고, 그러니까 그 말 말고.. 왜냐고요. 그걸 묻고 싶었는데, 묻지 못했다. 너무 궁금했는데, 물으면 안될 것 같았다. 알 것 같았기에 알고 싶지 않았다.

 

 봄은 사랑이라는게 모두가 맹목적으로 믿는 환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어느 순간 그 환상은 신기루처럼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확신이 커지고 있었다. 지금처럼, 이번처럼, 그럴지도 모른다고.. 의심이 자꾸만 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을 봄은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봄은 방황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사랑이 고작 이런거냐고, 이런게 사랑이냐고. 그러면 자신이 가진 사랑도 어쩌면.. 봄은 자신의 사랑조차 의심하기 시작하는 자신을 보고 말았다. 그러기 싫었다. 자신의 모든 것이 되어버린 그것을 부정하기 싫었다. 태양이가 필요했다. 태양이라면 이 모든 것을 멈추게 해줄 것 같았다. 태양이를 만나야했다. 태양이에게 달려가야했다.

 

 “태양아, 어디야?”

 

 “아, 지금 아는 선배를 만나고 있어. 아버지한테는 잘 다녀왔어?”

 

 “어..”

 

 지금 당장 태양이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봄은 순간 좌절했다. 태양이에게 지금 와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달려오며 가졌던 절실함이 그렇게 힘을 잃고 있었다.

 

 “집에 도착한거야?”

 

 “음..거의”

 

 “응. 그래. 그럼 우리 내일은 볼 수 있겠네. 그치?”

 

 “어..”

 

 봄은 눈물이 나왔다. 다시 한번 자신에게 현실을 깨달으라고 하는 것 같았다. ‘네가 믿는 사랑. 어때?’

 

 봄은 어떤 힘도 낼 수 없어, 태양이집 근처 아무 곳에 혼자 앉았다. 모든 게 자신만 빼고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느낌에 소외감이 들었다. 그렇게 혼자인 것 같았다. 그래서 철저히 혼자가 되고 있었다.

 

 봄은 그렇게 지쳐서, 혹시나 태양이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에 한참을 그곳에 앉아 있다가 집으로 향했다. 태양이를 보면 울고 싶었는데, 괜찮다는 말 한번 듣고 싶었는데. 아니 태양이가 자신을 본다면, 그냥 아무말 없이 안아만 줄 것 같았는데.. 그러나 그러지 못할 것 같았다.

 

 

 

 ‘태양아, 오늘은 학교에 못 갈 것 같아. 아빠를 만나러 다녀 올게. 다녀와서 연락해.’

 

 봄이 아침에 보낸 문자에 태양이는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생각하고 있었다. 어떤 이모티콘도, 감정도 없는 문자가 살짝 신경 쓰이긴 했지만, 봄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아빠를 만나러 가기에 그렇다고 생각하며 잘 다녀오라는 문자만 보냈다.

 

 갑자기 정해진 약속. 고등학교 동문이자, 대학 동문인 한참 위 선배와의 자리를 주선한 친구의 연락을 받은 태양이는, 자신의 미래의 모습을 떠올리며 떨림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 다시 시작이기에 아직 시간은 있었지만, 조금씩 준비해야 될 것 같았다. 자신에겐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고, 행복하고 싶었고, 봄에게 좋은 남자친구가 되고 싶었다. 그 생각만으로도 태양이는 자신이 행복해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저녁 시간, 선배의 시간에 맞춘 일정이었기에 태양이와 같이 자리한 친구는 저녁 대신, 저녁 같은 술을 선배와 함께 하고 있었다. 선배는 열심히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허무맹랑한 내용없이 전해주었다. 현실의 빡빡함, 좌절했던 자신의 능력 부족을 깨달았던 순간, 그래도 열심히 한다면 인정받는다는 희망의 위로도 함께였다.

 

 잠시 대화가 멈췄던 그때, 봄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은 봄을 못 본다는 생각에, 봄에게 말하지 않은 약속이었다. 봄이 어디냐고 묻기에 그때서야 말했고, 아쉬움 가득한 봄의 목소리였지만, 내일 볼 것이기에 짧은 통화를 끝냈다.

 

 태양이는 봄의 전화에, 그 짧은 물음에 담겨 있던 목소리가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늦은 시간이었지만 봄의 집으로 향했다. 봄의 방 창문에 불빛이 켜져 있으면 봄을 만나고 오겠다는 다짐. 봄의 방은 불이 꺼져 있었다. 이미 잠이 든 것 같았다. 그래서 혼잣말로 잘자라는 인사를 하고 뒤돌아갔다.

 

 

 

 얼마 후 봄은 집 앞에 도착했고, 불꺼진 자신의 집을 말 없이 한참을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달라진 적 하나 없는 집이었는데, 이제는 많은 것이 달라진 집이었다. 아무렇지 않게 들어갈 자신이 순간 사라져 다시 집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

 

 휴대폰을 확인하고, 아무 연락도 없는 걸 확인하자, 눈물이 났다. 휴대폰 화면을 눌렀다. 웃고 있는 태양이의 얼굴이 보였다.

 

 ‘태양아. 나 조금 힘든데..’

 

 봄은 지금 이 순간이, 그냥 유난히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사랑에 대한 의심이 서서히 파고 들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모든 게, 왜인지 모르지만..그 순간 너무 사랑해서 어긋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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