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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하는 너에게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21.12.21

사랑하는 모두의, 이야기

 
착각은 결국 거짓이 되어 돌아왔다.
작성일 : 22-02-16 00:12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4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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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말이 꼭 맞아 떨어지는 건 아님을 봄과 태양이는 증명해주고 있었다.

 

 더 간절했고 더 그리웠으며 그들이 쌓아놓은 기억을 조금씩 꺼내, 그 기억에 너무도 그리운 지금의 마음을 더해 남아있는 시간들을 혼자서 다시 채웠다. 그러다가 아무리 기억을 꺼내 써도 채워지지 않는 시간이 왔고, 다행히 잠시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순간도 다가왔다.

 

 태양이와 봄은 떨어져 있던 시간에서 갖게 된 간절함과 그리움을 만남으로 보상받았다. 그럼에도 그 보상이 매번 부족하다고 생각될 때쯤, 아쉽다고 느껴질 때쯤, 봄과 태양이의 시간을 시샘하듯 그 순간의 간절함은 그렇게 그리움의 시간을 맞이하게 했다. 또 다시 봄과 태양이는 서로를 향한 그리움과 간절함으로 가득한 시간을 보내야만했다. 다시 쌓아놓은 기억을 빌려써야만 했다.

 

 시간의 힘은 가끔 생각도 못한 곳에서 발휘되었다. 시간이 너무 안가서, 너무 더디게 흘러서 어떻게 버텨야 되나 싶을때.. 신기하게도 어느 순간 훌쩍 지나있었다. 다행이었다. 태양이를 자신의 의지로 언제든 볼 수 있는 시간이 봄 앞에 결국엔 와 있었다.

 

 봄과 태양이는 함께했다. 더 많이 사랑했고,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했고, 더 많이 사랑할거였다. 너무 행복했다. 이 행복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너무 행복해도 괜찮을까라는 걱정도 틈을 찾아 노리지 못할 만큼 봄과 태양이 사이는 굳건했다.

 

 

 

 대학 4학년이 된 봄의 옆 태양이의 자리가 공석이었을 때, 봄은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해왔었다. 보고 싶을땐 바빠야 했기에, 방학때마다 하는 학과 내 프로그램, 그로 인해 인턴도 경험해보고.. 태양이가 옆에 없는 동안, 혼자서 해보는 꿈을 그렇게 하나씩 이루어내고 있었던 봄이었다. 봄의 일정은 계속 되고 있었고, 이제는 태양이도 있었다.

 

 취업 준비생인 봄은 오늘도 꽤 늦은 시간에 집에 도착했다. 공식적인 봄의 위치였기에 봄의 행동은 마음과 달리 아무렇지 않게 집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태양이랑 함께 있다가, 너무 아쉬워, 시간을 늦추다 겨우 들어온 것이었기에, 마음은 태양이에 대한 아쉬움과 현실에 대한 약간의 죄책감으로 섞여 있었다.

 

 “별이 왔니?”

 

 불이 꺼진 집안을 조용히 들어가던 봄은, 문을 열고 나온 엄마의 등장에 잘못을 들킨 듯 깜짝 놀랐다. 그래도 애써 그러지 않은 척, 봄은 살짝 피곤해하며, 자신의 소리에 엄마를 깨운 것 같아 미안해하며 엄마에게 말했다.

 

 “주무시다가 저 때문에 일어나신 거예요? 죄송해요.”

 

 엄마는 많이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봄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봄의 죄책감은 조금 더 봄의 마음에 무게를 더하고 있었다.

 

 “아니야.. 아직 안잤어. 너도 많이 피곤하겠다. 얼른 씻고 자.”

 

 봄은 웃으며, 엄마에게 얼른 주무시라고 인사를 건네며 방으로 향했다.

 

 “별아..”

 

 봄은 자신을 부르는 엄마의 말에 엄마를 바라보았다. 뭔가 할말이 있는 것 같았기에 봄은 잠시 기다리고 있었다.

 

 “아빠랑 통화했니? 아니야. 얼른 씻고, 자..”

 

 봄은 엄마의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고, 엄마의 말이 마무리 됨을 확인하며, 방으로 들어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고 봄도 방으로 들어갔다.

 

 봄의 아빠는 작년부터 다른 지역에서 지내고 계셨다. 사업하는 친구가 도움을 요청했고, 가족을 돌보느라 자신이 가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시기를 놓쳤던 봄의 아빠는, 친구의 제안에 그렇게 주말에만 집으로 오는 생활을 1년 반정도 하고 계셨다.

 

 처음 그런 결정을 내렸던 아빠는 봄과 엄마에게 미안해했고, 멋쩍게 웃으며 이런 선택을 한 것에 이해를 바랐으며, 더 늦기 전에 자신의 능력을 확인해보고 싶다고 했었다.

 

 엄마는 뭔가를 알았던 것처럼 별말 안했고, 표정도 거의 없었다. 봄은 자신 때문에 아빠의 시간이 늦어졌다는 것을 알기에 미안해했다. 그러자 아빠는 봄에게 더 미안해 했었다. 봄은 미안함 가득한 아빠의 얼굴에서 기대감 가득한 눈빛을 확인했다. 그래서 아빠의 행복이 거기에 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다.

 

 아빠는 많이 바쁘신 것 같았다. 매일 하던 전화가 조금 뜸해졌고, 매주 대신 한달에 한두번 집으로 오셨다. 아빠는 신나보였고, 즐거워보였다. 아빠의 인생이 드디어 활기를 찾고, 자신의 길을 찾고, 의미를 찾은 것 같았다. 서운함보다는 더욱 응원을 전했던 봄이었다. 이제 다 컸기에 그런 응원이 가능한 봄이었다. 엄마 아빠의 시간과 삶이, 봄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던 순간이 지났음을 은연중에 확인하고 있었다.

 

 대신에 엄마는, 말을 줄였고, 표정도 많지 않았고, 웃음도 자주 보이지 않았다. 봄은 아빠에 대한 엄마의 섭섭함과 서운함이라고 생각했다. 엄마 아빠의 지나간 시간들을 보았기에 엄마의 그 마음이 이해 되었고, 그래서 봄은 더욱 엄마를 신경 썼었다. 엄마는 처음보다 많이 나아졌고, 엄마의 인생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다행이었다.

 

 그러다가 태양이랑 자주 있었고, 봄 자신의 공식적인 위치의 장점을 적절히 사용하며 얼마간 엄마와의 시간에 무심했었다. 오늘 본 엄마의 모습은 봄의 예상과는 많이 달랐기에 조금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엄마는 자주 그런 모습에서 벗어나는 노력을 해왔기에 이번에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거였다. 아침에 일어나 엄마에게 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며 봄은 태양이와 늦은 밤 통화를 시작했다.

 

 “봄아, 우리 여행갈까?”

 

 봄은 태양이의 제안에 벌써부터 긴장되고 설레기 시작했다. 생각만해도 행복했다. 자신에게 다시 온 이 시간을 후회없이 보낼 생각이었다.

 

 “언제? 어디로 가고 싶어?”

 

 “다음주 주말쯤 어때? 지금 사이트에서 알아보니까 다행히 우리 갔던 그곳 예약 가능하네.”

 

 봄은 통화속 태양이의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며,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나는 좋아.”

 

 “그럼, 그렇게 예약한다.”

 

 몇개 없는 수업의 기말고사도 다음주 초에 끝이 날거였고, 태양이랑 여행 갈 생각에 봄의 마음은 이미 들떠 있었기에 숨을 내뱉으며 가라앉혀야했다.

 

 “봄아, 내일도 도서관에서 보자.”

 

 “어, 그럼 내일봐. 잘자.”

 

 “어, 너도. 봄아?”

 

 “어?”

 

 “사랑해.”

 

 “나도 사랑해.”

 

 봄은 너무 행복했다. 태양이랑 함께라면 매순간이 행복할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다. 어떤 것도 자신과 태양이 사이를 막거나 흔들 수 없을 것이었다. 봄은 자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둘 사이를 흔드는 것 대신에 다른 쪽을 공격하며 그들의 사랑에 서서히 끼어들어 의심을 하게 하는.. 봄은 자신도 모르게 그 앞에 놓여져버렸다.

 

 

 아침이었다. 봄은 엄마의 인기척에 눈을 떴고, 어제밤 엄마에 대한 생각에 얼른 방 밖으로 나갔다.

 

 “엄마, 일찍 일어나셨네요?”

 

 봄은 그 동안 무심했던 자신이 떠올라 엄마에게 많이 미안했다. 웃으며 바라본 엄마는 한숨도 못잔 얼굴이었고, 눈은 많이 부어 있었고, 표정도 좋지 않았다. 봄이 먹을 아침을 준비하기 위해 겨우 나온 모습이었다.

 

 “엄마, 어디 아파요?”

 

 봄은 엄마의 모습에 걱정이 되어 물었다.

 

 “아니야.. 잠을 좀 설쳤더니..”

 

 엄마는 굳어 있던 얼굴 위로 웃음을 지을려고 했지만, 웃지 못했고, 그 노력을 비웃듯.. 엄마는 봄의 얼굴을 보고 울고 말았다. 봄은 너무 당황스러워 어쩌지 못하고 엄마 앞에 서 있었다. 무엇을 물어야 할지, 어떻게 달래야 할지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머릿속이 텅 빈것 같았다.

 

 한참을 울던 엄마는 식탁 의자에 겨우 앉았다. 흐느낌은 그치지 못했고, 봄은 멍하게 엄마를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엄마..”

 

 “별아, 미안해..”

 

 엄마는 다시 울음이 나왔다. 그러나 봄에게 전해야 될 말이 있었기에 겨우 그 울음을 참아냈다.

 

 “미안해..엄마가 미안해..”

 

 “엄마, 왜요? 무슨 일인데요?”

 

 봄은 아무것도 예상할 수가 없었다. 엄마의 모습이 너무 낯설어 그 순간이 너무도 어색했다.

 

 “아빠랑 이혼했어..”

 

 봄은 엄마의 얼굴만 뚫어져라 볼 뿐이었다. 분명 무언가를 들었는데, 의미가 해석되지 않았다.

 

 “네? 뭘요?”

 

 서서히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모든 내용들이 설명되고,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일 먼저 떠올려진 감정. 배신감..

 

 봄은 아빠의 얘기가 듣고 싶었다. 그냥 단순히 주말부부가 아니라 이혼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이런 선택을 한 아빠 엄마에게 화가 났다. 눈에서 멀어져 마음에서도 멀어진 것 같았다. 그때 자신이 보탰던 의견이, 아빠에 대한 응원이 원망스러워졌다.

 

 “여기까지였나봐.”

 

 한참 후 전한 엄마의 말에, 엄마의 눈물 가득 머금은 눈가에 더 이상 캐묻지 못했다. 그럴듯한 이유라도 있었다면.. 심하게 싸우던가, 자주 아님 언뜻이라도 서로가 원수라고 내뱉었다면, 이렇게 배신당한 느낌은 아니었을건데. 지금껏 자신이 보던 게 진심이 아니었다면, 봄이 느꼈던 행복도 가짜인 게 되어 버렸다. 봄을 지켜주던 그 시간들은, 그러니까 결국 거짓이었던 거였다.

 

 봄은 아빠를 만나러 가는 버스 안에서 점점 감정적인 자신에게서 벗어나고 있었다. 버스에 오를 때만해도 묻고 싶은 말이 넘쳐나 순서를 정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뭘 물어야 될지 몰라 하나씩 지워나가고 있었다.

 

 ‘아빠, 저 지금 아빠 회사 앞이에요.’

 

 얼마 지나지 않아, 봄의 아빠가 봄 앞에 모습을 보였다. 봄의 문자에 정신없이 나온 모습이었다. 평일 낮 시간에, 이 순간 봄이 자신에게 온 이유는 분명했다. 봄도 그 말을 들었다는 확신에 내려오는 중에 무슨 말을 어떻게 전해야 될지 정해야 했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봄이 받은 상처가 걱정이었고, 이렇게 급하게 진행된 과정에 살짝 두려워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제는 솔직해야했다. 모두를 위해 그래야만 했다.

 

 “봄아, 이 시간에 어쩐 일이야? 온다고 했으면 아빠가 마중 나갔을 건데..”

 

 봄의 모습에 아빠는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봄을 한없이 따뜻하게 바라봤다. 아빠는 한결 같았지만, 봄은 이제 모든게 달라졌음을 받아들여야했다.

 

 봄은 그런 아빠의 얼굴을 보자 눈물이 나왔다. 따지듯 묻고 싶었는데, 뭔지 몰라도 엄마가 남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엄마 대신 싸워주려했는데.. 아빠의 웃음에 담긴 슬픔에 봄은 아빠 앞에서 눈물만 흘리고 말았다.

 

 “봄아. 미안해.”

 

 한참을 울던 봄에게 아빠는 말했다.

 

 더운 그 여름, 봄은 이 순간 모든 게 너무도 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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