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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하는 너에게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21.12.21

사랑하는 모두의, 이야기

 
시간 속의 기억
작성일 : 22-02-11 00:13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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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 그리고 일주년.

 

 시간은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두었고 태양이와 봄은 그날의 기억을 꺼내 서로의 그때를 축하했다.

 

 그때의 고백은 아무리 생각해도 봄의 인생에 최고의 장면이었다. 그 봄날의 장면은 가끔 재생되어 봄을 웃게 했다. 태양이의 얼굴이 다시 보였고, 그때의 떨림이 느껴졌었다. 좀더 멋있게 그 장면을 만들지 못한 자신의 이해력 부족을 탓하며, 항상 태양이가 고마웠다.

 

 “봄아, 우리 학교에 갈래?”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서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날과 같은 그 오후의 절정이 다가오기전, 태양이는 일년 전의 그 순간이 떠올라 봄에게 제안했다. 학교가자..

 

 “일요일에? 왜? 난 내일도 가야 되는데..”

 

 봄은 태양이와 함께 있는, 일요일의 시간이 가고 있어서 서운했다. 오늘 하루가 끝난다는 사실과 내일이 월요일이라는 사실 중 뭐가 더 크게 작용했는지는 따질 수 없었다. 아마, 당분간 학교에 태양이가 없을 것이기에, 학교 안에 함께 남겨 놓을 기억을 태양이 없이 지낼동안 혼자서 볼 자신이 없어서이지 않았을까. 더 빈자리가 느껴질까봐, 더 그리울까봐..

 

 “그냥, 너만 괜찮다면. 우리 다시 가보자.”

 

 태양이는 머릿속에 있는 말을 다 말하지 못했다. ‘작년의 그때 그곳으로 가보자는’. 그 장소를 매번 지나다녔지만, 오늘에서야, 지금 이 순간에서야, 그곳이 특별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학교는 중간고사도 끝났고, 일요일 오후였고, 봄날이었기에 조용했다. 바람만 반기며 지나갔고, 꽃들만 그 바람에 함께 흔들리고 있었다. 태양이와 봄은 그날처럼 그곳에 서 있었다.

 

 “기억나. 우리..”

 

 봄은 좀전의 아쉬움은 잊었고, 예전의 그날을 기억했다. 아무렇지 않을 이곳에 우연히 남겨 놓은 기억은 봄을 다시 웃음짓게 했다. 만약 오늘의 기억도 그렇게 남겨진다면, 태양이가 보고 싶을때 이 순간을 떠올리며 다시 웃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도 날씨가 너무 좋다.”

 

 태양이는 주위를 둘러보며, 봄을 바라보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사진 찍을까?”

 

 다행히 아무도 없었기에, 어느 것 하나 특별하지 않은 장소에서 특별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봄과 태양이에게만 중요한 핫플레이스였고, 그래서 둘은 행복했다.

 

 “이봄?”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그 공간에 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봄과 태양이는 그 소리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영월 선배였다.

 

 “선배, 일요일에도 학교 왔네요..”

 

 봄은 태양이 손에 들려 있던 휴대폰의 카메라만 보던 중이었기에, 아무도 없는 줄 알고 지었던 표정이 어떤 것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살짝 민망해지고 있었다.

 

 “어.. 아, 미안. 방해했네.”

 

 영월 선배는 봄이었기에 인사를 했을 뿐이었는데, 함께 있던 누군가의 손에 있던 휴대폰을 보지 못했던 것을 깨닫고는 미안해 했다.

 

 “아니에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사진 찍고 있었어요.”

 

 봄은 영월 선배의 미안해하는 표정이 신기하게 편했다. 영월 선배를 잘 알진 못하지만, 선배의 과거를 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자신에게 전했던 말들이 진심이었다는 확신에 영월 선배가 더 이상 불편하지 않았다. 많이 알지 못하는 다른 누군가에게 이런 적이 없었기에, 봄은 영월 선배에 대한 그런 생각과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조차 신기했다.

 

 “선배, 여기는 제 남자친구, 유태양이에요. 태양아, 오영월 선배.”

 

 태양이와 영월 선배는 봄의 소개에 서로를 보고 인사했다. 선배였기에 태양이의 고개가 더 숙여졌고, 영월 선배는 그런 태양이에게 자신도 모르게 태양이만큼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수업 같이 못들어서 아쉬워요.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영월 선배는 존댓말로 태양이에게 말했다. 오늘은 술도 안마셨는데, 다음에 태양이를 보면 반말을 할까.. 봄은 영월 선배와 태양이를 보며 그들의 어색함을 즐기고 있었다.

 

 “네. 저도 봄에게 선배님 이야기 들었습니다.”

 

 태양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후회했다. 무슨 이야기냐고 물으면.. 선배의 과거 얘기? 봄과 태양이에게 다가올 시간들에 대한 선넘은 발언?.. 태양이는 수습해야 했다.

 

 “혹시, 그때 내가..”

 

 영월 선배도 당황하고 있었다. 자신이 했던 실수가 다시 후회되고 있었다.

 

 “아.. 이름이 달쪽이라고..”

 

 겨우 기억해냈다. 봄이 살짝 흘렸던, 농담처럼 했던 마지막에 붙였던 말, 그 선배 이름은 보름달을 뜻한다는..

 

 “아, 그래요?”

 

 봄은 웃음이 났다. 태양이와 영월 선배의 대화는 이상하게 흘러갈 듯 했지만, 그렇게 걱정은 되지 않았다. 살짝 불안했지만, 희한하게 서로 조심했고, 서로 당황했고, 서로 민망해했다.

 

 “둘이 뭐예요? 이 어색함..”

 

 봄의 놀림에 태양이와 영월 선배는 또 다시 어색하게 웃었고, 신기하게 서로의 인상이 좋았다는 느낌을 가졌다. 봄이 만들어 놓은 건지, 아님 서로에 대한 배려를 느꼈는지..

 

 “그런데, 둘은 오늘 학교에 어쩐 일이야?”

 

 “아, 오늘 우리 사귄지 일년이거든요. 그래서 기념삼아..”

 

 봄은 영월 선배에게 편하게 말하고 있는 스스로를 깨달았다. 선배라는 불편함은 더 이상 없는 것 같았다.

 

 “아.. 사진 찍던데, 내가 한장 찍어줄까?”

 

 봄은 그제서야 민망해졌지만, 태양이는 자연스럽게 영월 선배에게 휴대폰을 건네고 있었다. 봄과 태양이는 자신들의 그 장소에 섰다.

 

 “여기여야 하는 이유가 있는거지?”

 

 영월 선배는 생각보다 섬세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서 있는 봄과 태양이의 사진을 따뜻함 듬뿍 담아 찍어줬다.

 

 “고마워요. 선배.. 지금 집에 가는 길이에요?”

 

 봄은 사진을 확인하며, 그제야 선배의 등장에 관해 궁금해하며 물었다.

 

 “어, 1학년 후배가 연락을 해서, 뭐좀 봐준다고..”

 

 영월 선배는 말을 줄이고 있었지만, 봄은 알았다. 소문에 의하면 1학년 중 한명이 영월 선배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다고. 정확히는 모르지만 영월 선배는 아직은 마음이 없는 듯 했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지내는 것 같았다. 아마도 그 후배의 연락에, 영월 선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이렇게 일요일 오후를 쓴게 아니었을까..

 

 “왜 혼자가요?”

 

 봄은 혼자서 추측한 영월 선배의 사연에, 지금 함께 등장하지 않은 후배를 떠올리며 물었다. 영월 선배는 무슨 말인지 처음엔 못 알아들었다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아, 집에 일이 있어서..”

 

 급한 것 없이, 여기에 지금 있는거 보니, 집에 일이 없는 건 확실했다. 그냥 선배는 거절을 했던거였다.

 

 “그럼, 내일보자.”

 

 영월 선배는 봄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태양이를 보며 말했다.

 

 “다음에 기회 되면 또 봐요. 잘은 못하지만, 술 한잔해도 되고..”

 

 “네, 선배님. 다음에 뵙겠습니다.”

 

 태양이는 영월 선배가 괜찮았다. 좋은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만 아는 게 살짝 아쉬웠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많이 즐기지 않는 술한잔을 같이 해도 좋을 것 같았다.

 

 다시 그날처럼 봄과 태양이는 걸었다. 그날부터 이 순간까지, 함께한 시간들이 고마웠고, 함께 했던 시간들이 훌쩍 가버린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앞으로의 시간은 그들의 바람처럼 무한할 것이었기에..

 

 

 

 시간은 생각보다 더 빨리 흘러갔다. 많은 걸 함께 했지만, 늘 아쉬웠다.

 

 윤재는 어제 훈련소로 들어갔고, 다행히 4월 말부터 6월 말까지 수경이와 윤재는 후회없이 그들의 시간을 보냈다. 수경이는 윤재의 여행으로 경험했던 덕분인지 담담했다. 아니면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았을지도..

 

 “윤재 덕분에, 내가 훈련을 했잖아. 떨어져 있어 보는 훈련.”

 

 수경이가 걱정이 되어, 봄은 수경이를 만나고 있는 중이었다. 그냥 혼자 두기 그랬다. 울든, 웃든 함께 해야 될 것 같았다.

 

 별일 아닌 듯 전하고 있는 자신의 말이었지만, 그 넘어를 짐작하고 있는 듯한 봄의 눈빛에 수경이는 눈물이 났다.

 

 “봄, 있잖아. 그냥, 서운해 하지 말걸.. 그냥 더 좋아해줄걸..”

 

 수경이는 자신의 섭섭함이 미안해졌다. 분명 자신의 섭섭함에는 이유가 있었지만, 그래도 자신의 마음이 겨우 그 정도였다는 사실이 수경이는 부끄러웠다.

 

 “언니, 그때 마음 당연한 거였어요.”

 

 봄은 수경이의 마음 고생을 봐왔기에 수경이 편을 들었지만, 윤재를 향한 수경이의 마음이 어떨지 알기에 그렇게만 수경이를 위로했다.

 

 수경이는 윤재가 보고 싶을 때마다 윤재를 향한 자신의 마음도 점점 커짐을 알았다. 당연하게도, 수경이에 대한 윤재의 마음은 늘 한결 같았고, 멀리 있었지만, 수경이의 섭섭함과는 별개로 윤재는 수경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에 최선을 다했었다.

 

 봄은 이제 곧 자신의 차례임을 알았다.

 

 “봄아, 나 8월 말에..”

 

 더 이상 전하지 못한 태양이의 말에 봄은 알았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사실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함께 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보낼거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있었다. 울지 않을 거고, 태양이와 웃으며 지낼거라고 매번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웠다.

 

 정확히 알지 못하는, 짐작이 대부분인 상상의 시간들은 봄을 매번 허우적거리게 했고, 그럴때마다 자신에게 다가올 시간들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하는 게 확실한 태양이의 눈빛 덕분에 봄은 빠져나올 수 있었다.

 

 태양이의 그 고민도 자신을 바라보는 봄의 얼굴에 어느새 멈추었고, 태양이의 눈빛은 다시 말하고 있었다. 우리 괜찮을거라고,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자고..

 

 봄은 용기를 내 보기로 했다. 태양이와 함께한 시간 속의 기억으로 잘 지내 볼거라고, 그래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거라고.. 지금은 그 시간의 힘을 믿기로했다. 믿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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