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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잊혀진 기억 속의 그대
작가 : 춘시기
작품등록일 : 2022.2.1

르미에르 클라크.
적국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가져다 준 전쟁영웅.
그런 르미에르에게 내려진 주군의 특명.
“클라크경. 적국 레어티스의 사라진 황제를 찾아와.”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지 않나?"
"바빠 죽겠는데 어디서 뻔한 작업멘트야?"
조금씩 되살아나는 기억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적국의 황제.
그리고 르미를 휘감는 신경쓰이는 남자들

 
5. 작은 성의 연금술사
작성일 : 22-02-08 01:39     조회 : 193     추천 : 0     분량 : 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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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 쿵

 

 어느새 펄펄 눈이 내리기 시작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다니는 커다란 문을 두드렸다.

 

 별장이라기에는 크기가 어마어마했기에 작은 성이라고 불리는 게 더 어울리는 건물이었다.

 

 숨을 죽이고 있는 듯 조용한 ‘작은 성’은 다니의 노크에도 반응이 없었다.

 

 “곤란하군.”

 

 우선 주변을 한 번 돌아본 후 다시 생각해 보기로 한 다니는 천천히 발을 움직였다.

 

 하얗게 깔린 눈 위에 다니의 발자국만이 선명히 찍혔다.

 

 ‘작은 성’ 뒤쪽에는 작은 온실이 있었다.

 

 바람 불고 눈 내리는 밖과는 다르게 따뜻함이 가득한 것만 같은 온실 안에는 다양한 꽃과 풀, 나무로 가득 차 있었다.

 

 성에 아무도 없다면 분명 저곳에 누군가 있으리라.

 

 다니는 주저 없이 온실의 유리 손잡이를 내렸고, 그 순간 뒤에서 싸늘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누구지?”

 

 다니의 목 옆에는 다니가 들고 있는 지팡이보다 더 화려하게 생긴 지팡이가 위협적으로 빛을 내고 있었다.

 

 “움직이지 마라.”

 

 뒤를 돌아보려고 몸을 틀던 다니는 멈춰 서서 입을 열었다.

 

 “그대가 이곳 주인인가?”

 

 “대답 먼저.”

 

 “다니.”

 

 누군지 말했음에도 뒤에서 들리는 대답은 없었다.

 

 목 옆에서 빛나고 있는 지팡이도 마찬가지로 흔들림이 없었다.

 

 결국 다니는 한 마디 더 뱉으며 뒤를 돌았다.

 

 “물어볼 게 있는데.”

 

 그러자 목 주변으로 커다란 얼음 덩어리들이 다니의 목 주위로 나타났다.

 

 얼음의 뾰족한 부분이 조금만 움직여도 목을 찌를 것처럼 살기가 돌았다.

 

 다니와 마주 선 남자의 눈에도 살기가 돌았다.

 

 검은색과 흰색이 섞여있는 흐트러진 머리칼 사이로 보이는 회색빛 눈동자 또한 살기로 번뜩였다.

 

 “날 침입자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곳엔 왜 왔지?”

 

 여전히 차갑게 깔린 목소리였지만 남자는 분노로 흥분한 듯 보였다.

 

 남자의 거친 숨이 공기 중에 하얗게 번지고 있었다.

 

 그때 다니의 등 뒤에서 또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여자였다.

 

 “이안, 난 괜찮아요. 그러니 진정해.”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 순간 이안의 눈동자에서 살기가 눈 녹듯 사라지는 것을 보며 다니는 여자 덕분에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엔시아 추우니 다시 들어가.

 

 너무 얇게 입었어.

 

 젠장, 심지어 맨발이잖아.”

 

 다니의 목을 향해 있는 얼음 덩어리들은 그대로였지만 목 옆에서 빛나던 지팡이는 뒤에 있는 여자를 향했다.

 

 지팡이가 한 번 반짝였다.

 

 사박사박 눈을 밟는 소리가 들리더니 옅은 백금발의 머리칼이 보였다.

 

 허리까지 뻗어 있는 백금발에 내린 눈은 보석처럼 반짝였다.

 

 엔시아의 발에는 따뜻해 보이는 장화가, 어깨에는 털이 빽빽이 달린 망토가 둘러져 있었다.

 

 아까 지팡이가 반짝였던 이유가 저것들인 듯했다.

 

 이안의 옆에 선 엔시아가 다니를 향해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물었다.

 

 “누굴 찾아오셨죠?”

 

 “연금술사에게 물어볼 게 있는데.”

 

 다니는 여전히 왼손에 들려 있는 지팡이를 앞으로 들어 올리며 말을 이었다.

 

 “이 물건의 주인을 알고 싶군.”

 

 이안은 다니를 향해 들고 있던 지팡이를 조금 내리며 안도했다.

 

 “마법사는 아닌 건가?”

 

 “그럴지도.”

 

 애매한 대답에 이안의 미간에 주름이 생겼다.

 

 그러자 엔시아는 이안의 팔을 살며시 잡으며 ‘작은 성’을 향해 몸을 돌렸다.

 

 “안에서 이야기해요, 우리.”

 

 다니는 지팡이로 목 근처에 떠있는 얼음 덩어리 하나를 톡 치며 말했다.

 

 “이것부터 치워주지 그래.”

 

 이안은 확인받듯 엔시아의 눈을 보았고 엔시아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얼음 덩어리들은 곧장 사라졌다.

 

 

 

 회색빛 석조로 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성’의 내부는 커다란 창문들 덕분에 밝고 생기 있게 보였다.

 

 밖에서 보았을 때의 작은 구멍 같던 창문과는 전혀 다른 창문 크기였다.

 

 응접실에는 짙은 고동색의 멋스러운 가구들이 가득했고, 그 가구들 위에는 크림색의 털실로 만든 레이스들이 예쁘게 얹어져 있었다.

 

 엔시아와 다니 둘만 놓고는 절 때 응접실을 떠나지 못하겠다고 하는 이안을 잘 달래서 차를 준비해오도록 한 엔시아는 다니 앞에 편안히 앉으며 입을 열었다.

 

 “이안이 나와 관련된 일에는 많이 예민해서요.

 

 아까는 놀랐죠?

 

 미안해요.”

 

 “괜찮아.

 

 별로 신경 쓰지 않으니.”

 

 다니의 담백한 대답에 엔시아는 굳이 말을 더 하지 않았다.

 

 엔시아는 침묵을 받아들이며, 상대방을 귀찮게 하지 않는 여자였다.

 

 처음 온실 안에서 다니를 봤을 때는 엔시아도 이안과 마찬가지로 잔뜩 긴장했지만, 이내 다니가 위협적이지 않다는 걸 직감했다.

 

 오히려 조용한 일상에 작은 이벤트가 생긴 듯한 기분이어서 호기심이 생길 정도였다.

 

 방을 나간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이안이 돌아왔다.

 

 손에 들린 쟁반 위에는 제각기 다른 찻잔이 올려져 있었다.

 

 어지간히 급했던 모양이었다.

 

 이안은 엔시아와 다니에게 차를 따라주며 다니가 가져온 지팡이를 살펴보았다.

 

 “숙련된 지팡이군.”

 

 “숙련되다니?”

 

 “주인과 함께 수준 높은 마법을 많이 구사해서 흘러나오는 마력이 농후해진 지팡이를 ‘숙련되었다.’라고 하지.”

 

 이안의 말에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다니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 모습이 언짢았는지 이안은 또 미간을 찌푸렸다.

 

 “게다가 이 붉은 보석, 평범한 마력석이 아닌데 이 물건의 주인은 왜 찾는 거지?”

 

 다니는 찻잔을 내려놓고 이안의 회색빛 눈동자를 지긋이 쳐다봤다.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왜 쳐다보는 거지?”

 

 얼굴은 잔뜩 구긴 이안이 날카롭게 말하자 이안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질문이 너무 많군.”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자 엔시아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둘 다 진정해요.

 

 서로를 해칠 생각이 없는 걸로 충분하잖아요, 우리?

 

 이안, 지팡이 주인을 찾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당신 능력이라면 가능할 것 같은데.”

 

 또 얼굴이 부드럽게 풀어진 이안은 다니의 지팡이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지팡이 자체에 기척을 가리는 주문이 여러 개 걸려있어.

 

 복잡한 만큼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하루면 될 것아.

 

 하지만 저 자식에게 도움이 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은데.”

 

 이안의 눈빛이 다시 날카롭게 바뀌었다.

 

 이안이 다니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듯 다니 또한 이안이 탐탁지 않았지만 다니는 지팡이의 주인을 알아내야만 했다.

 

 정말이지 너무나 그러고 싶었다.

 

 온 신경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던 그 목소리에 쏠려 있었다.

 

 “무얼 하면 도와줄 거지?”

 

 

 

 * * *

 

 

 

 투둑 투두둑

 

 작은 빗방울들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기분 좋게 울렸다.

 

 소나기로 그칠 줄 알았던 비는 밤 사이에 빗줄기가 가늘어지면서 보슬비가 되어 내리고 있었다.

 

 밤새 뒤척이다가 늦게 잠이 들었기에 제 시간이 일어나지 못한 탓에 르미는 침대에서 튀어 오르듯 일어나 급히 옷을 갈아입었다.

 

 씻지 못했기에 붉은 머리는 한데 모아 머리 위에서 질끈 묶었다.

 

 잠을 자고 났기 때문인지 아니면 정신없이 준비했기 때문인지, 밤새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던 어제의 일들이 모두 꿈결처럼 느껴졌다.

 

 덕분에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고, 르미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으나,

 

 문을 여는 순간 어제의 두통이 르미를 장렬히 휘감으며 되살아났다.

 

 솜사탕 같은 부드러운 핑크빛이 감도는 은발과 그 밑에서 반짝이며 르미를 바라보는 보라색 눈동자를 마주했기 때문이다.

 

 문 옆의 벽에 기대어 선 텐은 오늘따라 잘 차려입고 있었으며, 그 모습에 지나가던 하녀들이 얼굴을 붉히며 흘끔거렸다.

 

 르미는 한숨을 쉬는 대신 숨을 깊이 삼키며 어정쩡한 방어 자세를 취한 채 입을 열었다.

 

 “아침..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레어티스 황제 자료, 놓고 갔잖아.”

 

 ‘놓고 간 물건 돌려주려고 아침부터 문 앞에 서있는다고?’

 

 아직 놀란 가슴은 진정되지 않고 쿵쾅되었으나 어느새 자세를 바르게 고친 후 평소의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온 르미는 애써 태연한 척했다.

 

 평소의 모습을 유지하려 애쓰며 텐의 손에 들려있는 종이 뭉치를 잡았다.

 

 가져오기 위해 힘을 조금 줬으나 종이 뭉치는 텐의 손에서 떠나지 않았다.

 

 더 힘껏 잡아당겼으나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았다.

 

 르미의 미간이 구겨지며 볼맨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뭐 하는 거야?”

 

 “널 위해 애썼는데, 상은 없는 거야?”

 

 “얘가 갑자기 왜 이래?”

 

 속으로 외치려 했던 문장이 르미의 입 밖으로 크게 튀어나왔다.

 

 그러자 텐은 눈 고리를 내리며 짐짓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이젠 단장 아니라며.

 

 친구로서 부탁한 거 아니었어?

 

 명령이었던 거야?”

 

 귀가 축 쳐진 강아지 같은 모습에 졌다는 듯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뭘 원하는데?”

 

 한결 편안해진 르미의 목소리에 텐의 보이지 않는 귀가 쫑긋 섰다.

 

 보이지 않는 꼬리도 천천히 살랑거렸다.

 

 “나랑 놀러 가자.”

 

 “어디로?”

 

 “우리 전쟁 영웅님 덕분에 온 나라가 축제잖아.

 

 어디로 가도 좋을 거야,

 

 축제에 잔뜩 취해보자, 어때?”

 

 “오늘따라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

 

 “좋다기보다는….”

 

 텐이 잠시 멈칫하자 르미는 때를 놓치지 않고 물었다.

 

 “좋다기보다는?

 

 애인이라도 생긴 거야?”

 

 그러자 텐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웃음이 사라졌다.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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