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나쁜심장
작가 : 송강
작품등록일 : 2022.1.27

차지할 수 있는 자리는 단 하나.
“내놔! 그건 원래 내 자리야.”
“무슨 소리? 원래란 건 없어. 먼저 차지하면 그만 인거지.”

 
제5화
작성일 : 22-01-29 20:11     조회 : 211     추천 : 0     분량 : 437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윤선은 능숙한 솜씨로 레오를 어루만지며 달랬다.

 “레오, 많이 슬펐니?”

 “네, 엄마.”

 “우리레오 마음이 많이 아팠겠구나. 엄마도 슬펐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힐 만큼.”

 “맞아요. 엄마. 빌리를 생각하면 레오도 죽을 것처럼 숨이 막혔어요.”

 “응.......이해해. 엄마는 레오의 그 마음 이해해. 하지만 엄마는 힘들어도 꾹 참았단다.”

 “왜요?”

 “무지개다리를 건너간 빌리가 우리들이 슬퍼하는 모습을 좋아하지 않을 거니까. 빌리는 무척 쾌할 하고 밝은 아이였어. 그랬지?”

 “네에.......”

 “우리가 기뻐하면 덩달아 기뻐하고 슬퍼하면 빌리는 의기소침해서 두 배로 더 슬퍼했어. 그렇지 않니?”

 “아아! 맞아요. 네 엄마. 빌리는 그랬어요.”

 “레오. 그러니 생각해 보렴? 빌리을 위한 것이 어떤 것인지. 우리가 슬픈 마음을 가지지 않는 것이 빌리을 더 아끼고 사랑하는 거야. 엄마는 그렇게 생각 해.”

 “음.......”

 어린레오는 잘 알겠다는 듯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그러자 윤선이 레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기특하구나. 레오. 그리고 레오. 빌리이야기 너한테 제대로 말하지 않은 것. 엄마가 레오한테 사과할게.”

 사과라는 말에 레오보다 제혁의 눈이 더 크게 반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랑곳없이 윤선은 제 할 말을 이어갔다.

 “사실 엄마는 빌리이야기를 레오에게 솔직하게 하고 싶었어.”

 ‘흡!’

 제혁의 눈알이 툭 튀어 나오려고했다.

 “다....당신?”

 설마라는 표정으로 제혁이 윤선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제혁을 보지 않았다.

 윤선의 입만 쳐다보는 제혁은 조마조마했다.

 설마 한주먹도 안 되는 빌리가 누군가에게 끌려가 처참한 몰골로 주검이 되어 되돌아온 것.

 그것을 말하지는 않을 테지?

 것도 아직 새까맣게 어린아이한테.

 매사에 남녀노소의 공평과 형평성을 주장하고 대함에 있어서도 선택적 배제는 지양해야함을 몸소 실천하는 그녀이긴 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하려고?

 께름한 눈으로 윤선을 지켜보는 제혁의 심장이 벌렁거렸다.

 그리고 심장하니까 하는 말인데

 빌리는 정확하게 심장이 터져서 돌아왔었다.

 윙윙 복잡하게 스쳐가는 뒤죽박죽된 시간의 배열.

 잠시 멍해있는 제혁의 귓전으로 윤선의 음성이 들렸다.

 “레오, 말하려 했지만 긴 고민 끝에 말하지 못한 거야. 그건 엄마입이 열두 개라도 변명하지 않겠어. 레오를 속여서 미안해. 빌리가 죽은 건 사실이야.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자세한 내용은 말해 줄 수 없어. 그렇게만 알아주면 좋겠어.”

 ‘하아, 후우.’

 제혁이 안도의 한숨을 안으로 꿀꺽 삼켰다.

 말똥말똥 윤선을 올려다보던 레오가 말했다.

 “아니에요. 엄마, 다 저를 위해서 그런 거였잖아요?”

 “으응?”

 “레오는 이해해요. 엄마 마음. 제 마음과 다르지 않았을 거예요.”

 “뭐라고? 어머나? 세상에!”

 윤선의 가로세워 모은 두 손이 자신의 입으로 향했다.

 “레오. 멋진 우리아들. 어쩜 이렇게 의젓하니? 맞아. 엄마는 그랬어.”

 윤선은 울먹일 기세였다.

 “엄마. 레오도 들어서 알고 있어요.”

 그 순간 레오는 이상한 말을 했다.

 들어서 알고 있다는.

 그러나 저마다의 입장과 처한 상황에 급급한 그들은 자신들의 생각에 취해 레오의 그 말을 아무도 인지하지 못했다.

 감격스러워하는 윤선이 두 팔을 활짝 벌렸다.

 “오오! 레오. 우리레오가 이해해줘서 고마워. 엄마는 너무 행복해.”

 레오는 윤선의 품에 파고들어 안겼다.

 잠시 그 상태로 멈춰있는 윤선이 눈을 들어 차 창밖 저 너머의 회색빛 자욱한 하늘을 응시했다.

 그리곤 말했다.

 “레오, 엄마는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윤선은 여전히 시선을 앞으로 둔 채 또박또박 말했다.

 “우리 레오를 위해서 지난 나의 실수를 훌쩍 뛰어넘고 싶어. 레오, 이 엄마를 용서해줄 수 있겠니?”

 그녀는 아들을 알아보지 못한 엄마로서 착각의 변을 고해하는 듯했다.

 윤선의 품속에서 웅크린 레오는 고개를 까딱까딱했다.

 “그래, 엄마는 뛰어넘을 거야. 반드시! 레오 너를 위해서.”

 스르르 고개를 숙이는 윤선은 다짐하듯 웅얼거렸다.

 잠시 후 살며시 고개를 치켜든 레오가 말했다.

 “엄마, 저 부탁이 있어요. 꼭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윤선의 버건디 실크블라우스 앞단추를 만지작거리며 레오는 칭얼댔다.

 “빌리를 집으로 데려가고 싶어요. 허락해주세요.”

 “으응? 레오. 이제 빌리는 없어. 너도 알다시피 우리 곁을 떠났다고.”

 “아니에요!”

 대뜸 레오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레오, 힘들겠지만 그런다고 억지를 부리면 안 돼.”

 “여기 있어요. 빌리.”

 레오는 뒷좌석의 안쪽 구석에 처박혀 있는 아이를 가리켰다.

 “후우.......”

 한숨을 쉬던 윤선이 마음을 다잡고 천천히 설명하려 나섰다.

 “레오, 네 마음은 알겠어. 하지만 빌리는 이미 하늘나라로 가고 없어. 그 사실을 인정해야해. 그리고 저 아이는 강아지가 아니야. 어려운 상황에 처한 너와 같은 사람이야. 레오. 함부로 그런 말하면 못 써요.”

 윤선은 짐짓 엄한 인상을 지어보였다.

 그러자 레오가 말했다.

 “알아요. 엄마. 하지만 이 친구는 빌리가 제게 보내준 친구에요. 그래서 빌리인 거예요. 먼저 떠난 빌리가 자기를 대신해서 내게 보내준 친구라니까요?”

 레오는 예전 없이 감정에 호소함이 아닌 설명을 했다.

 일종의 자기의견의 피력이었다.

 윤선은 난감했다.

 “진정한 친구라면 영혼의 교감도 할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레오는 윤선이 명작동화를 읽어주며 들려주었던 말까지 인용하고 있었다.

 그러자 윤선은 주춤주춤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에 여세를 몰아 어린레오가 당차게 말했다.

 “엄마. 예전의 우리가족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빌리가 있는 완벽했던 우리가족으로요. 엄마 허락해주세요. 네? 제발요. 빌리는 우리 가족이잖아요?”

 레오의 말과 표정은 당찼다.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는 제혁은 걱정하지 않았다.

 어른이든 아이든 그 누구를 상대해도 말이라면 타고난 일가견이 있는 윤선이었다.

 게다가 직업이 교수이지 않던가.

 그것이 아니더라도 아이의 왜곡된 믿음을 설득해야하는 엄마였다.

 어떤 식으로든 아이를 타일러서 올바른 길로 이끌게 할 본분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멈칫했다.

 놀란 표정으로 레오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레오를 바라보는 윤선의 표정이 가히 복합적이었다.

 ‘레오, 안 돼. 그런 비상식적인 생각을 가지는 건 위험해. 상상과 현실은 구분돼야해. 특히 희망사항은 엄연히 다른 거라고.’

 그 반면에 저도 모르게 눈 끝이 잠잠해지는 엄마미소를 불러오는 레오의 깜찍한 발칙함.

 ‘우리 레오가 언제 이렇게 컸지? 어쩜? 자신의 의사라는 것을 표출할 줄도 아는구나.’

 또래보다 조숙하고 영특하다는 건 알았지만 이런 모습은 정말 의외였다.

 가르치거나 보여주지 않았건만 저 나이에 스스로 체득하다니 기특했다.

 싫지는 않았다.

 아니, 어쩌면 뿌듯했다.

 한편으로 자식을 키운 엄마로서의 자긍심마저 불쑥 솟았다 가라앉기도 했다.

 하지만 그 마음은 한낱 사심 일뿐 현실이 될 수는 없었다.

 그 생각이 스치는 순간 윤선은 재빨리 이성을 찾았다.

 레오를 무턱대고 질타하거나 부정하는 방법은 옳지 않았다.

 섬세하고 한 없이 연한 심성의 소유자인 레오를 심중에 둔다면 말이다.

 윤선이 짐짓 곤혹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아아.......레오. 네 마음은 알겠는데,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야.”

 “뭐가요 엄마?”

 “이 아이의 부모님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거야. 얼마나 속이 타고 슬프겠니? 불쌍하다고 무조건 데리고 갈 것이 아니라 부모님을 찾아주는 것이 우선이야. 그게 옳은 거라고. 알겠니? 네 입장만 생각하면 안 되는 거야. 엄마 말 알겠어?”

 윤리학과 교수답게 그녀는 차분하게 레오를 설득했다.

 “엄마. 엄마 말씀 잘 알겠어요.”

 “정말이니? 레오?”

 “네. 그러면 빌리의 부모님이 나타날 때 까지만 함께 있을 게요. 그때는 제가 우기지 않고 조용히 물러설게요. 약속 할게요. 더 이상 빌리를 붙잡지 않겠어요.”

 레오가 깜찍하게 응수했다.

 “......”

 “......”

 그제야 처음으로 제혁과 윤선이 서로를 마주보았다.

 윤선이 물었다.

 “여보, 어떡하지?”

 “당신 알아서 해. 그런 건 당신 전문이잖아? 전적으로 나는 당신 뜻에 따르겠어.”

 이번에는 제혁이 한걸음 뒤로 쑥 뺐다.

 어느새 레오는 아이의 옆으로 다가가 바짝 붙어 나란히 앉아있었다.

 활짝 웃는 레오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엄마. 빌리는 나이도 나하고 똑 같아요. 신기하죠?”

 차분차분 풀어가기 능력자인 윤선도 두 손 두발 다 들고 말았다.

 윤선이 제혁에게 나지막이 말했다.

 “여보. 일단 이곳은 벗어나죠. 파출소 앞이라 싫어요.”

 “어? 아아. 알았어. 잠시만.”

 후다닥 제혁은 운전석으로 돌아갔다.

 부릉부릉 시동이 걸리는 소리와 동시에 윤선이 혼잣말을 웅얼거렸다.

 “엄마로서 나는 레오에게 두 번이나 큰 빚을 졌어. 다시는 레오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 그러려면 심사숙고해야해. 매사에 레오의 입장을 전제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스르르 조수석에 기대어 눈을 감는 윤선은 벌써 장고에 돌입한듯했다.

 브레이크에서 액셀로 옮겨 밟는 제혁의 오른발에 불끈 힘이 들어갔다.

 어쨌거나 생각보다 일이 매끄럽게 풀렸다.

 윤선의 성격상 저 정도의 수용이면 속된말로 게임 끝이었다.

 이제 제혁이 신경 써야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었다.

 ‘아! 드디어 해방이다.’

 제혁이 소리 없는 쾌재를 불렀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1 제21화 2022 / 2 / 24 199 0 4877   
20 제20화 2022 / 2 / 23 196 0 4225   
19 제19화 2022 / 2 / 22 196 0 5019   
18 제18화 2022 / 2 / 21 186 0 4287   
17 제17화 2022 / 2 / 19 191 0 5537   
16 제16화 2022 / 2 / 18 208 0 4472   
15 제15화 2022 / 2 / 17 207 0 5749   
14 제14화 2022 / 2 / 16 189 0 4627   
13 제13화 2022 / 2 / 14 219 0 4654   
12 제12화 2022 / 2 / 12 211 0 4857   
11 제11화 2022 / 2 / 9 202 0 5906   
10 제10화 2022 / 2 / 7 192 0 5301   
9 제9화 2022 / 2 / 6 205 0 4450   
8 제8화 2022 / 2 / 4 194 0 4224   
7 제7화 2022 / 2 / 2 217 0 5088   
6 제6화 2022 / 2 / 1 205 0 4365   
5 제5화 2022 / 1 / 29 212 0 4379   
4 제4화 2022 / 1 / 28 205 0 4422   
3 제3화 2022 / 1 / 27 197 0 4100   
2 제2화 2022 / 1 / 27 211 0 5022   
1 제1화 2022 / 1 / 27 325 0 484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