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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나쁜심장
작가 : 송강
작품등록일 : 2022.1.27

차지할 수 있는 자리는 단 하나.
“내놔! 그건 원래 내 자리야.”
“무슨 소리? 원래란 건 없어. 먼저 차지하면 그만 인거지.”

 
제3화
작성일 : 22-01-27 15:02     조회 : 195     추천 : 0     분량 : 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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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도리 없이 제혁이 길바닥에 오뚝 서있는 아이에게 다가가 물었다.

 “얘야 이름이 뭐니? 몇 살이야?”

 그런데 아이는 눈만 깜빡거릴 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누구하고 왔니? 엄마는 어디 있어? 그럼 아빠는?”

 깜빡깜빡 눈꺼풀을 아래위로 움직일 뿐 아이는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

 말을 하지 않는 건지 말을 할 줄 모르는 건지.

 꽉 다문 아이의 입은 열리지 않았다.

 제혁은 더 이상 아이를 다그칠 수 없었다.

 “분명히 여기에 여행 온 투숙객의 아이일 텐데.......”

 제혁의 가족은 별수 없이 그 자리에서 아이와 함께 기다렸다.

 바닷가에 몰려있던 사람들이 흩어지면 반드시 이 길을 지날 것이기에.

 오가는 사람들 틈에서 아이의 부모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그들 그런데 지나치는 이 그 누구도 아이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거! 참. 이상하네? 아이가 없어진 걸 알면 가만있지 않을 텐데.......”

 갸웃갸웃하던 제혁이 윤선에게 넌지시 물었다.

 “여보. 이제 어쩌지?”

 “......”

 “상황이 적잖이 난감하네?”

 “당신이 알아서하세요. 저는 당신결정에 따르겠어요.”

 까딱 고개를 꺾으며 담담하게 말하는 윤선의 표정에서 의중은 읽을 수가 없었다.

 그 후 아이의 부모 찾기에 나선 제혁은 홀로 바빴다.

 제혁은 게스트하우스관리실에 들러 미아신고방송부터 신청했다.

 그런데 의외로 호응이 없었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사람들의 관심사는 온통 갯벌에 꽂힌 여자에게 쏠려있었다.

 그러다보니 그들의 반응은 건성건성 영 신통치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때 마침 신고 받고 도착한 경찰들.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며 들어서는 경찰차를 쫓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게스트하우스관계자뿐 아니라 신고자를 비롯한 투숙객 모두가 다시 바닷가로 우르르 몰려갔다.

 그 사이 제혁은 관리실에 두 번이나 더 들러 남자아이의 보호자를 찾는다는 방송을 했다.

 혹시나 모를 대비책이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모두들 여자의 시신수거를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을 따름이었다.

 설령 방송을 들었다하더라도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의 일시적인 해프닝 정도로 여기는 듯했다.

 방송을 해주던 게스트하우스의 관리자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일 정도였으니까.

 바닷가 시신수거에 갔다 왔던 관리자는 혀를 절절 내둘렀다.

 무슨 여자가 그렇게 독하냐며 연신 부르르 치를 떨었다.

 여자의 사인은 자살이라고 했다.

 썰물이 막 시작되는 시점.

 미리 기다렸던 여자는 그때를 맞추어 갯벌에 자신의 머리통 쑤셔 넣었단다.

 갯벌에 박혀있는 커다란 바위 돌에 묶여있는 노끈이 여자의 목과 연결되어 있었다고 했다.

 떠오르지 못하게 제대로 조치를 한 셈이었다.

 야외에 설치된 CCTV로 확인된 명백한 사안이라고 그는 강하게 덧붙였다.

 이어 그 여자가 게스트하우스에 묵은 손님이라며 관계자는 곤혹스런 표정을 지어보였다.

 섬 전체가 여자의 사건에 몰두하고 있는 그때.

 제혁은 홀로 고심에 빠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아사건은 오리무중이었다.

 이쯤 되면 아이와 연관된 누군가가 나와야할 것이었다.

 아직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다는 것.

 그것은 어떤 의미일까?

 다시 말해 이곳에 이미 아이의 보호자가 없다는 방증일 터였다.

 아이의 말쑥한 차림새로 보아하여 손길 꽤나 타고 자란아이인 듯했다.

 아이가 입고 있던 레오와 똑 같은 그 옷만 해도 상당히 고가의 브랜드였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선뜻 구매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 아이의 보호자부재.

 “도대체 아이의 부모는 아이를 두고 어디로 갔단 말이지?”

 잠깐!

 그때 제혁의 머리를 스치는 생각.

 남은 사람은 단 한사람.

 “맞아!”

 갯벌에 투신한 그 여자뿐이었다.

 여자가 묵었던 숙소로 향하는 제혁은 게스트하우스관리자와 더불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두 명까지 대동했다.

 예약실에서 여자의 숙박기록을 확인해본 결과 여자는 동행 없이 1인으로 등록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에게 숙소열쇠를 건네주었던 담당자도 같은 말을 했다.

 경찰의 입회하에 들어선 여자가 묵었던 숙소.

 그곳에 남아있는 여자의 짐은 평범했다.

 두어 벌의 옷가지와 비품 그리고 간소한 화장품 등등.

 특이한 사항이나 의심을 추론할만한 물품이나 도구도 전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이자 그들의 초미의 관심사인 아이와의 동행에 관한 흔적을 찾아야했다.

 “아무리 뒤져도 이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데요?”

 관리자는 방한가운데 모아놓은 여자의 소지품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곳저곳 구석구석 화장실까지 꼼꼼히 들러보던 동행한 젊은 경찰도 말했다.

 “아이와 함께 머물렀다면 생활흔적이 분명히 남아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여기에는 전혀 그런 점이 발견되지 않습니다.”

 “예예. 그런 것.......같죠?”

 그나마 이쯤에서 일이 끝나기를 바라는 관리인이 넙죽 되물었다.

 “음.......”

 뚜벅뚜벅.

 뒷짐을 진 채 여자의 소지품 쪽으로 왔다갔다는 하는 나이 지긋한 경찰관이 사뭇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아무래도 자살사건과 미아 건은 별개인 것이 아닐까.......싶기는 한데.”

 제혁은 그럴 리가 없다 생각했다.

 여기가 아니고는 이곳 그 어디에도 아이의자리가 있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제혁이 그렇게 확신했던 근거는 있었다.

 경찰을 부르기 전 먼저 주차관리실에서 확인한 결과.

 오늘 진입한 차는 있었지만 출차한 차는 한 대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굳건한 표정의 제혁이 경찰에게 말했다.

 “육안으로 드러난 것으로만 판단하기에는 성급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아닐 말로 죽기로 작정한 사람이 무슨 짓인들 못하겠습니까?”

 제법 나이 있어 보이는 경찰관이 제혁을 보았다.

 끄덕끄덕 알 듯 모를 듯 경찰관은 두어 번 고개를 끄덕였다.

 내친김에 제혁은 자신의 의중을 밝혔다.

 “은폐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죠. 안 그렇겠습니까?”

 “예예. 암요, 선생님말씀 충분히 일리 있고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의사시라 그러신가요? 확실히 다르긴 다르십니다. 하하하.”

 “에? 아아, 에에.”

 경찰관과 대면했을 때 제혁은 신분증을 지참하지 못했다며 대신 자신의 명함을 내밀었었다.

 그새 경찰관은 의사라는 직함을 보았나보았다.

 제혁이 덧붙였다.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지금까지 전개된 상황이 어쩐지 그쪽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아서요. 지극히 상식적인 측면의 추론일 따름입니다.”

 제혁은 예의를 차렸다.

 “예예. 걱정 마십시오. 선생님께서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다 알고 있으니까요.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오른손을 반쯤 치켜든 경찰관이 초조해하는 제혁에게 릴렉스 하라는 포즈를 취했다.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무전기로 연락이 왔다.

 삐삐, 삐삐.

 “어디보자, 투신한 여자분 신원조회 결과가 나왔나봅니다.”

 나이든 경찰관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느긋한 음성을 냈다.

 반면에 조바심이 나는 제혁과 관리자는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미간을 좁힌 채 무전기에 귀를 기울이는 경찰관이 여음을 냈다.

 “흐흠.”

 고개를 끄덕이던 그가 무전기를 뚝 떼 내면서 말했다.

 “아.......제 느낌이 맞았군요. 서수인 여 33세 미혼. 가족관계 무. 아이뿐 아니라 가족도 없습니다. 등초본 탈탈 털어 봐도 깨끗합니다. 이름 하여 혈혈단신이네요?”

 “에? 저....정말이요?”

 제혁이 되물었다.

 믿을 수 없다는 제혁의 미심쩍은 표정에 경찰관은 묻지도 않은 말을 덧붙였다.

 “중앙전산에서 바로 전송 되서 오는지라 오류는 있을 수 없습니다.”

 아니! 이럴 수가?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는데?

 제혁은 속으로 항변했다.

 “아! 물론 선생님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우리 대한만국이 인터넷 강국이잖습니까? 이런 정보체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아주 뛰어나거든요. 그리고 정확합니다.”

 싹둑 자르듯 그가 일갈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이게 말이 돼?’

 그러나 이렇듯 드러난 정황증거 앞에서는 제혁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다음날.

 자연생태농원이 있는 섬 안의 섬을 빠져나가는 레오가족들이 탄 승용차 뒷좌석에 어제의 그 아이가 앉아있었다.

 경찰관은 게스트하우스 관리자에게 미아발생은 투신사건과 별개라는 것을 고지했다.

 별건인 만큼 미아신고에 관해 따로 절차를 밟으라고 했다.

 그런데 관리자는 제혁에게 아이를 부탁했다.

 나가는 길에 가까운 파출소에 아이를 맡겨달라는 것이었다.

 투신사건의 참고인조사 및 현장조사를 받아야하기에 자신이 몸을 뺄 수 없는 입장이라 했다.

 그건 사실이었다.

 또한 제혁이 아이의 최초 발견자이기에 파출소로 데려가는 것까지 거절할 수 없었다.

 어차피 어떤 식으로든 신고인 협조는 불가피한 상황이었으니까.

 일이 그렇게 진행되는 동안 윤선은 그 건에 대해서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완전히 뒤로 물러난 듯 무표정한 그녀는 초연하기까지 했다.

 제혁이 홀로 고군분투할 때.

 그녀는 방안에서 멍하니 아이 둘을 멀뚱히 바라보고 있을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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