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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화이트 뱀파이어, 다크 뱀파이어
작가 : 스누피브라운
작품등록일 : 2022.1.9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화이트 뱀파이어, 그리고 이들을 배신자 취급하는 다크 뱀파이어...
극소수의 화이트 뱀파이어들이 인간 세계에서 행복하게 잘 사는 것과 달리,
대다수 다크 뱀파이어들은 어둠 속에서 쥐처럼 인간의 피를 훔치며 인간들로 포획당하거나 사살당하며 생존한다. 이들이 어떤 이유로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알 수 없는 개체로 진화되고...인류는 이에 위협을 느끼게 되는데..

 
5화 - 우리는 다크들을 관리해왔어...
작성일 : 22-01-23 16:03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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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화 우리는 다크들을 관리해왔어...

 

 1.

  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었다. 두 번의 시간 점프에서는 의식이 나갔지만 이번에는 검은 벽 앞에 온몸이 부딪치는 것을 느꼈다. 그 짧은 장애의 순간에 강천은 깨달았다. 앞으로 돌진하는 순간 죽는다고.

 

  정보국이 보기에 이렇게 다크 뱀파이어를 옆에 끼고 시간을 뛰어넘는 자는 결코 살려 둘 수 없었을 거다. 대낮 밀실에서 한밤중 황량한 이곳으로 이동한 몇 시간 동안 정보국은 상황을 파악하고 어떤 조치를 내려야할지 알고 있었던 거다. 심지어 강천과 다크 뱀파이어인 그녀가 어느 곳에 도착할 것인지도.

  실로 무서운 놈들이었다. 그들은 칠십여 년 전 개발된 저 불화살들을 평시에도 그대로 두지 않고 어마어마한 속도로 업그레이드 시켰던 모양이다. 어지간한 총알은 상대도 안 될 만큼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화살 총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나저러나 죽기는 매한가지란 말이잖아요.”

  그녀가 강천의 팔에 더더욱 꼭 매달리며 애원조로 말했다. 어차피 죽을 거 앞으로 나가자는 것이다.

  “거기...이름이 어떻게 돼요?”

  “네? 죽을지도 모르는데 이름 따위가 대수에요!”

  “네 중요합니다. 이름이 뭔지 말해 보세요.”

  “진이. 명 진 이.”

  강천은 다짜고짜 진이를 자신의 몸 앞에 세웠다. 화살받이? 실망한 진이가 몸부림치며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강천의 우악스러운 손에 입이 막혀 숨만 헐떡일 뿐이었다.

  강천은 전방에 도열한 공격수들을 응시했다. 밤눈에 밝은 덕에 그들의 한결같은 무표정을 감지할 수 있었다. 시선이 맨 오른편에 서있는 지휘 부대장에 머물렀다. 당황한 얼굴이었고 위로 들어 올린 오른손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손가락만 튕겼다.

  “여기 이 아가씨...이름이 진이라고 하거든. 올해만 지나면 정식 성인이 돼. 대학교도 들어가고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남자도 사귀고 인생을 즐길 그럴 나이가 된단 말이지. 너희 중에 누가 이 미래가 창창한 소녀에게 화살을 날릴 수 있지? 그런 강심장이 누구냐고?”

  일종의 도박이었다. 어차피 모 아니면 도인 상황. 개죽음이냐 생존이냐 그것이 문제일 뿐이다.

  지휘 부대장이 까닥대던 손가락을 멈췄다. 그의 이마에서 땀이 흘렀다. 바짝 긴장한 것이다. 강천이 일부러 그에게 시선을 주며 다시 한번 외쳤다.

  “너희 중에 이 소녀의 심장에 화살을 쏘아도 좋을 만큼 죄 없는 자가 있느냐?”

  ‘너희’ 라고 복수형을 지칭했지만 사실상 지휘관의 심장을 향해 쏘아 올린 말이다. 그가 오른 손을 가슴에 대고 하복부로 쓸어내렸다. 사실상 사격 유보라는 뜻이다. 다행히도 마음이 약한 자였다. 강천은 그 점을 노렸고 제대로 적중했다.

  “저애는 다크에요!”

  사격 요원들중 한 명이 크게 외쳤다. 당연한 반발이었다. 다른 요원들 대부분도 그 말에 동의한다는 의미로 일제히 야유의 함성을 질렀다. 이 순간을 강천은 놓치지 않았다.

  “협상을 하자. 나한테 특별한 능력이 있어. 사람들 사이에 숨어있는 다크들을 판별해내는 능력. 그걸 증명해 보일게. 지금 당장.”

  일순간 사격 요원들이 야유를 멈추었다. 황량한 들판에는 미풍마저 움직이기를 멈췄다.

  “어떻게 증명한다는 거야? 결국 구라나 치면서 시간 끌자는 수작이잖아!”

  침묵을 제일 먼저 깬 것은 지휘 대장이었다. 강천의 예상대로였다.

  “지휘 대장이 이 앞으로 나와 봐. 그럼 어떻게 증명해 줄지 얘기해 줄게.”

  당연히 그는 강천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대신 다시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이 소녀의 불쌍한 눈빛이 안 보여? 최소한 살려는 두고 지켜봐야 하는 거 아닌가? 만약에 너희가 활을 쏜다면 이 아가씨가 제일 먼저 비명에 가겠지. 그런 다음 나를 죽이려고 하겠지만 나는 너희보다 빨라. 알다시피 축지법에 시간 점프 능력까지 얻었거든. 너희가 쏜 로켓탄 같은 화살이 이 소녀를 불태우는 바로 그 순간 나는 너희 눈앞에서 사라지는 거야. 그리고 영원히 모습을 숨기고 다니면서 다크들의 새로운 협력자가 되겠지. 영원히 인간을 증오하고 저주하며 다닐지도 몰라.”

  이번에는 요원들이 동요했다. 어둠 속에서도 그들 눈빛의 흔들리는 감정들이 레이저 빔처럼 강천의 시야에 또렷이 잡혔다. 이럴 때 제대로 한 방 먹여야 한다.

  “거기 지휘대장. 이 앞으로 나와 내 능력을 확인해 봐. 어차피 뒤에는 불화살들이 대기하고 있잖아. 내가 무슨 다른 짓을 하겠어? 이 아가씨는 내가 돌발적으로 굴지 않도록 잘 단속할 게. 뭐 지금 배가 고픈 거 같지도 않고 말이지.”

  대답은 안 하지만 모두들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지휘대장은 다시 손을 가슴에 대고 쓸어내렸다. 그리고 앞으로 걸어 나왔다. 강천이 진이를 풀어주고 등 뒤로 세웠다. 달빛이 모자를 깊이 눌러 쓴 지휘 대장의 하관을 비스듬히 비추었다.

  동시에 허리띠 아래로 깊이 들어가 있는 그의 오른손도 강천은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러 모른 척했다. 그 상태대로 가까이 오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지휘 대장이 가까이 와서 섰다. 둘만 들을 수 있게 소곤거리는 것이 가능할 정도 거리였다.

  “어디 네 능력이라는 것 좀 보여 봐. 이 깊은 어둠 속에서 다크를 어떻게 식별한다는 건지.”

  지휘 대장의 이죽거림에 강천도 만만치 않게 비꼬며 받아쳤다.

  “네가 누구인지 기억이 나. 너는 정보국 중간 관리자 요원이었다가 뱀파이어에게 물린 뒤 인간 세상의 첩보 수집 능력을 완벽하게 무력화시키는 데 기여한...숫컷 멧돼지 새끼잖아.”

  바람이 그의 모자를 한순간에 날려버렸고 실제로 그의 얼굴은 산에서 막 내려온 숫컷 멧돼지 상이었다. 심지어 꿈이라고 생각한 검붉은 하늘 아래 청계천 인근에서 같이 활동하던 12감시자들 중 한 명이기도 했다.

  어떻게 이렇게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날 수 있는 것인지 여전히 강천은 의아하기만 했다. 숫컷 멧돼지가 허리춤에서 오른손을 빼자마자 날카로운 금장 단도가 번득였다. 하지만 미리 대비하고 있던 강천의 손이 더 빨랐다. 그의 오른손이 멧돼지의 손에서 단도를 뺏는 것과 동시에 왼손이 목을 부여잡았다. 그리고 멧돼지의 몸을 앞으로 돌려 전방의 요원들이 보는 앞에서 그의 목을 그대로 따버렸다.

  어둡고 황량한 공기 한 가운데 붉고 진득한 뱀파이어 피가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당연히 그의 정체를 모르는 요원들이 중구난방으로 방아쇠를 당겼다. 화살이 날아오르는 순서와 방향도 제각기였다. 다행스럽게도 강천과 진이를 향해 직각으로 날아오는 화살들은 죽어가는 멧돼지 대장의 몸이 대신 받아줬다. 눈치 빠른 진이는 알아서 강천의 허리를 꽉 붙잡았다.

  강천은 멧돼지의 늘어진 시신을 앞으로 내던져 엄폐물로 만든 뒤 진이와 함께 시간 점프 돌진을 했다. 화이트 아웃이 오기 전 화살 촉의 날카로운 감촉이 따끔하게 등 뒤로 느껴졌다. 다행스럽게도 화살이 더 깊이 파고들기 전에 압축된 시간 너머로 강천과 진이는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다.

 

 

 2.

  화이트 아웃에서 깨어나는 바로 그 순간에 절묘하게 맞추어 진이의 고사리 같은 손바닥이 강천의 뺨을 후려쳤다. 따귀의 세기는 손바닥 크기와 무관하다는 것을 강천은 처음으로 깨달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다른 선택권이 있었나요?”

  논리적으로 보면 강천의 말이 맞았고 실제로 결과도 좋았다. 그럼에도 진이의 감정적 불쾌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네요!”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그녀가 문밖으로 나가려다 멈췄다. 그녀를 보호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기도 한 강천이 막아 세우기도 전에 진이 스스로 걸음을 멈췄다.

  “왜 여기로 다시 돌아온 거에요?”

  강천이 정신을 가다듬고 사방을 둘러보니 애초에 그녀가 갇혀있던 밀실 안이었다. 다만 벽에 난 구멍은 이미 보수가 된 후였고 문은 반쯤 열려있었다. 즉 감금된 상황은 아니란 것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해주려는 듯 검은 정장 차림에 고급 금테 안경을 낀 중년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딱 봐도 국정원 특수 정보과 소속 간부임을 알 수 있었다. 저렇게 공무원 복장을 하고 등장하는 이들 대부분은 그렇다. 이런 직위의 사람들은 자신의 직책과 이름이 새겨진 명함을 들고 다니며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와 함께 들이민다. 다만 국정원 대신 엉터리 주식 회사 이름이 표기되어 있기는 하다.

  “유강천 씨?”

  “예, 저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나 보죠?”

  “예...숨기지 않겠습니다. 오래전부터...그러니까 내가 국정원 말단 블랙 요원이었을 적부터 익히 명성을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명성을 들은 게 아니라 수시로 미행하고 감시하지 않았나요? 저 얼치기 힙돌이 복장한 자들처럼 말이죠.”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두 장의 명함을 꺼냈다. 하나는 강천에게, 또 하나는 진이에게 내밀었다. 다크 뱀파이어인 그녀에게 이런 예의를 갖추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 강천은 내심 놀랬다.

  명함에는 정보석 이라는 이름 석자가 당당히 새겨져 있었다. 자재 관리 총괄 국장. 주식 회사 블러딘 바이오텍. 회사 명만 보면 판교의 흔하디 흔한 아이티 회사 같지만 사실은 블러드란 단어를 살짝 바꾼 것에 불과하다. 빈약한 작명 상상력에 강천은 혀를 내둘렀다. 이건 그냥 우리는 뱀파이어들 감시 관리하는 부서라고 대놓고 선전하는 꼴 아닌가.

  “자재 관리 부서 총괄 담당자는 일반 회사로 치면 상무급 직위에 해당합니다. 그만큼 많은 권한을 갖고 있으니 하고 싶은 말 편히 다 해 보세요.”

  막상 말을 하라고 하니 강천은 오히려 말문이 막혔다. 뭘 어디서부터 말하라는 건가. 게다가 국정원 내 이 알짜배기 특수 조직이 무엇을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강천은 전혀 모르지 않던가.

  “먼저 질문을 하시죠?”

  고개를 끄덕이는 국장이 진이에게 눈길을 줬다. 그녀는 명함을 유심히 보는 데 정신이 팔려있었다. 겉만 그러는 척 할 뿐 사각 모양의 큰 머리에 고급 안경을 낀 이 정보국 간부를 속으로 불편해 한다는 것을 강천은 눈치 챘다.

  강천이 정 국장을 대놓고 유심히 관찰했다. 나는 네가 어느 편인지 확실히 알고 싶다는 그런 티를 얼굴에 일부러 드러내놓았다. 자세히 보니 진이를 바라보는 그의 얼굴은 프랑스 영화 니키타에 등장하는 밥과 인상이 매우 유사했다. 거리의 불량 소녀 니키타를 킬러로 훈련시키는 냉혈한 정보국 간부이자 전형적인 터프 가이 밥.

  “어째서 우리 유강천 씨는 저 소녀를 구해 줄 마음을 먹었습니까?”

  “그건 내가 정의를 아는 무인 출신이라서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뱀파이어를 오랫동안 감시해 왔다면 잘 아실텐데요. 인간이었을 적 특성이 뱀파이어가 되는 순간 수십 배로 강화되는 것을....”

  “그게 전부에요?”

  “그거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어차피 내가 조금만 일찍 움직였어도 저 여성분은 뱀파이어가 되지 않았을 텐데...그런 점에 비추어 저도 책임을 면할 순 없겠죠. 세상에 대한 지각 능력이 생기고 해가 바뀌는 것을 본지 고작 열다섯 해가 될까 말까 할 텐데 이런 흉측한 곳에서 죽게 내버려둘 순 없잖아요.”

  강천은 정 국장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확실히 국정원 베테랑 요원답게 어떤 감정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분위기로 볼 때 한 가지는 확실히 알 것 같았다. 회사에서 당장 진이를 처형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그것이 강천과 모종의 거래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인지 여부는 강천으로서는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유강천 씨...이게 뭔지 아십니까?”

  정 국장이 작은 크기의 화살 모양 물건을 내밀었다.

  “신형 불화살 탄환이군요. 한반도 땅에 다크 뱀파이어들은 육이오를 전후해 몰살당한 것으로 비공식 인정되었는데 왜 이런 것을 개발했는지 참 궁금하네요. 물론 어떻게 해서 다크들이 또 날뛰기 시작한 것인지도요...”

  정 국장이 머리를 끄덕였다. 진중한 표정관리와는 달리 강천의 질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순순히 인정한다는 태도였다.

  “아마도 눈치 채셨겠지만...생존한 소수의 다크들이 있어요. 그들을 우리 회사에서 은밀히 관리해 왔는데...그 중 한 명이 탈출에 성공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골머리를 앓고 있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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