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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죽지 않는 여자(부제 할리페란 꽃)
작가 : 밤비
작품등록일 : 2021.12.30

전생을 기억하는 유마리는 소설가다. 부족사회부터 중세, 근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죽을래야 죽을 수 없는 그녀는 자신의 삶을 통해 진정한 나다움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사람이다. 이 이야기는 결국 인간애와 사랑에 관한 스토리다.

#전생 #시간여행 #마법 #휴머니즘 #노블리스오블리쥐 #사랑

 
16화 <결심>
작성일 : 22-01-21 00:15     조회 : 278     추천 : 0     분량 : 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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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아침부터 동생 엠마를 찾던 시몬느는 그녀의 행방이 묘연하자 걱정스런 마음을 간직한 채 아래층으로 내려와 조금 나이 든 집사에게 그녀의 행방을 물었다.

 마구간 쪽으로 가는 듯 보였다는 그의 대답에 이제 막 그쪽으로 가려는 찰나 엠마가 안채로 뛰어 들어오는 게 시몬느 눈에 띄였다.

 시몬느를 발견한 엠마가 기쁜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달려오더니 호들갑스럽게 외쳤다.

 “언니, 할 말이 있어.”

 “그래. 니 방으로 올라가자.”

 하곤 시몬느는 엠마를 데리고 그녀가 묵었던 방으로 함께 올라갔다.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엠마가 시몬느를 포옹한 뒤 기쁨에 겨워 폴짝폴짝 뛰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아주 많이 불쌍한 표정을 짓더니 시몬느에게 속삭이기 시작했다.

 “언니, 이건 나한테 너무도 중요한 일인데, 언니가 사랑하는 동생 부탁 들어주겠지, 물론?”

 여전히 동정 받으려는 표정을 숨기지 않은 채 엠마는 시몬느를 힐끔거렸다.

 그런 엠마를 보던 시몬느가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입을 뗐다.

 “똑부러지는 내 동생께서 이 언니한테 할 부탁이라는 게 뭔지나 한 번 들어볼까?”

 이 말에 금방 화색이 돈 엠마는 아주 귀여운 표정과 말투로 시몬느에게 이렇게 외쳤다.

 “후작님한테 말해줘. 알랭한테 날 데리고 숲으로 가라 하라고, 제발!”

 “그게 무슨 소리야? 숲으로 가라 하라니?”

 “알랭하고 둘이서만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그래. 상쾌하고 향 좋은 숲에서 둘이서만 피크닉을 하고 싶단 말이야. 단둘이서만!”

 “그러니까 후작님한테 허락을 받아달라는 거지? 알랭한테 프리타임을 주라는?”

 “그래, 바로 그거지! 그리고 이왕이면 주방에 말해 맛난 도시락도 좀 준비해주면 넘넘 고맙겠고. 부탁이야. 언니! 이 가련한 동생의 부탁을 차마 거절하진 않겠지?”

 엠마는 눈을 깜빡깜빡하면서 언니에게 애교를 부렸다.

 시몬느는 사랑에 빠진 동생 엠마가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더불어 자신도 덩달아 행복해지는 느낌에 몹시 흡족스러워졌다.

 시몬느는 동생을 진정시킨 후 후작을 만나러 갔다.

 

 후작을 대면한 시몬느는 흥분하고 들뜬 목소리로 그에게 외쳤다.

 “내 동생 엠마가 정말 사랑에 단단히 빠져버렸답니다 후작님!”

 평소와 다른 시몬느의 다소 호들갑스러운 리액션에 놀란 표정이 된 후작이 입을 열었다.

 “아니, 누가 보면 그대가 사랑에 빠진 줄 알겠는걸. 하하!”

 무안해진 시몬느는 잠시 마음을 가다듬는 듯 보이다 이내 흥분에 떨린 목소리로 계속

 말을 이었다.

 “우리 엠마를 위해 알랭에게 시간을 내라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엠마가 알랭과 숲으로 피크닉을 가고 싶어한답니다.”

 “알랭에게 시간을 내라 하라? 그건 좀 말이 이상하고, 오늘 할 일이 있느냐고 물어오면 그때 할 일은 딱히 없다고 답하면 되겠지? 본인의 의지를 억지로 강요할 순 없는 것일 테니까 말이지.”

 “네. 그렇게 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잠시 후 늘 하던 그대로 알랭이 후작에게 오늘 할 일에 대해 물어왔을 때 후작은 이렇게 답했다.

 “오늘 그대가 할 일은 딱히 없네만... 내가 아끼는 사람이 무척 아끼는 사람이 그대와 함께 숲으로 구경가길 원하는 것 같던데... 가능하겠나?”

 알랭은 그러겠다고 답했고, 그렇게 해서 엠마는 소원한 대로 알랭과 단둘이서만 숲으로 피크닉을 떠날 수 있었다.

 시몬느가 직접 만든 도시락과 약간의 과일, 후식까지 지참한 건 물론 어떻게든 알랭이 자기에게 빠져들게 만들고야 말겠다는 당찬 결심과 함께 엠마는 알랭을 따라 숲으로 갔다.

 

 숲으로 들어선 두 사람 앞에 다람쥐와 토끼, 그러니까 평범하지 않은, 말을 할 줄 아는 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알랭을 바라보는 엠마의 눈빛을 보고 감을 잡게 된 다람쥐와 토끼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사랑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들의 야릇한 행동을 보던 엠마가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어머머! 알랭님! 이것 좀 보세요! 어떻게 다람쥐와 토끼가 사람이 그러듯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일 수 있죠? 이런 거 보신 적 있으세요?”

 다람쥐와 토끼의 이상한 행동을 보던 알랭이 무안한 표정을 지으며 피하려 하자 엠마가 다시 재촉했다.

 “이것 좀 보시라니까요. 얘네들이 금지된 사랑을 하고 있어요, 지금!”

 알랭의 무반응에 자기들의 작전이 실패한 걸 알아챈 다람쥐와 토끼는 숲속으로 들어가 버렸고, 그들을 눈으로 쫓던 엠마가 어색해하는 알랭을 골려 먹기 위해 다시 말을 이어갔다.

 “동물의 세계에도 불륜이 있을까요? 쟤네들이 방금 보여준 그런 금지된 사랑 같은 거?”

 답을 못하고 볼이 벌겋게 달아오른 알랭을 보자 엠마는 더욱 신이 나 그를 골려 먹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제 말은... 원래 사랑이라는 건 물불을 안 가리는 거잖아요? 상대가 누구든 상황이 어찌 됐든 상관없이 빠져들고 그러는 거”

 그때 갑자기 알랭이 팔을 치켜들어 뭔가를 잡아채는 걸 본 엠마는 깜짝 놀라 그를 쳐다봤다,

 잽싸게 뭔가를 잡아채는 순간에도 나머지 한 손에 들고 있던 피크닉 바구니엔 전혀 지장을 주지 않은 걸 보곤 다시 한번 놀라며 엠마가 외쳤다.

 “뭐죠? 지금 방금 손으로 한 게? 내가 뭘 본 거죠? 마치 매가 먹이를 낚아채듯 순식간에 뭘 잡은 거죠?”

 하면서 굳이 알랭의 손을 보려고 하더니 그의 손에서 뭔가를 발견하곤 소릴 꽥 질러대기 시작했다.

 “아악! 그거 혹시 뱀인가요?”

 알랭의 손엔 뱀의 목덜미가 잡혀 있었는데, 정작 알랭은 아무렇지 않은 듯 입을 열었다.

 “이 뱀은 그냥 뱀이 아닙니다. 독은 없지만 아주 꼴보기 싫은 뱀이지요.”

 하면서 땅에 손을 털었다.

 뱀은 땅에 떨어져 부끄럽다는 듯 홀연히 숲속으로 자취를 감췄고. 그런 알랭을 보던 엠마는 속으로 이렇게 외쳤다.

 '정말 보면 볼수록 내 스타일이야! 얼굴은 새초롬하니 연약해 보이는데 저런 박력은 도대체 어디에 숨겼다 나오는 거람? 하긴 언니 말에 의하면 그렇게 용맹스럽고 싸움도 잘하더라지? 수줍음과 야수성이 묘하게 공존하면서 거기에 츤데레까지~ 볼매야 볼매!'

 

 잠시 후 두 사람은 숲의 한 장소를 정해 매트를 펴고 편하게 앉았다.

 “고요하면서도 상큼한 솔향기에 따스한 햇살까지! 완벽한 날이네요!”

 “...”

 알랭의 무반응에도 기분이 업 되어 보이는 엠마가 샌드위치를 꺼내 알랭에게 건네며 말했다.

 “내 집이 아니라 제가 마련하진 못했어요. 다음번엔 제가 직접 만든 걸 대접할 테니 오늘은 양해하시고, 이거 드세요!”

 엠마로부터 샌드위치를 받다 손끝이 스친 알랭은 볼이 발개지며 부끄러워했다.

 그런 알랭을 보면서 엠마는 심장이 쿵쾅거려 더는 견딜 수가 없을 거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잠시 고개를 젖혀 햇살 가득한 맑은 하늘을 쳐다봤다.

 그런 엠마의 모습에도 아랑곳없이 묵묵히 샌드위치를 먹고 있던 알랭이 입을 뗐다.

 “누가 만든 것인지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 제일 훌륭한 맛입니다.”

 “제 언니요! 우리 집 대대로 내려오는 샌드위치 레시피가 있거든요. 물론 손맛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생기기도 하지만요. 제 거 드심 완전 기절하시겠네요?”

 샌드위치 안을 다시 꼼꼼히 들여다보다 다시 한번 감탄하며 먹고 있는 알랭의 입가에 소스가 묻었는데, 그는 그것도 모르고 완전 샌드위치 속으로 빠져 들어갈 기세로 먹어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엠마의 눈엔 그게 또 그렇게 귀여워 보일 수가 없었다.

 그때 갑자기 ‘에고 조 귀여운 내 낭군님을 대체 어떤 분들이 낳았을까’란 생각이 떠올라 엠마가 그에게 물었다.

 “알랭님의 가족은 어디 계시죠?”

 그 말을 듣자 맛있게 샌드위치를 먹던 알랭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뭔가 사연이 있는 듯한 알랭의 표정을 본 엠마는 첨엔 좀 당황했지만, 곧 마음을 바꿔 이렇게 결심했다.

 ‘내가 꼭 이 남자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겠어. 늘 웃게 만들어주겠어.’

 엠마는 그렇게 그날 행복한 피크닉을 마치고 돌아와선 시몬느에게 숲에서 일어난 일들을 얘기해주느라 밤이 깊어질 때까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물론 시몬느 역시 그런 동생을 보면서 더없이 행복해했다.

 

 왕은 갑작스러운 사고사를 당했고, 왕비는 사라졌다.

 대제와 왕비 사이엔 후계가 없었다. 그럼에도, 왕국은 통치되어야 했다.

 그래서 왕족들은 모여 후사를 논했고, 그 결과 왕족 중 한 명을 왕으로 추대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왕족 중 대부분은 공작 작위를 받도록 되어 있었지만 세속적인 물욕과는 거리가 먼 다르망 후작은 당연히 공작 작위를 거부하고 후작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짐작하셨듯이 우리의 다르망 후작께서 물망에 올라 왕으로 추대되었던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는 공작 작위를 거부했듯 이번엔 왕이 되길 거부했다.

 그가 왕이 되길 거부한 이유를 몇 가지 들 수 있겠는데, 우선 그는 자신이 왕으로서 해야 할 일보단 영주로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여겼다.

 그래서 이런 말로 왕족들을 설득했다.

 “뭐라고 생각하시든 저는 왕보다 훨씬 한적한 삶에서 행해 나가야 하는 의무들도 왕으로서 귀하고 화려한 삶에서의 의무들만큼이나 어렵고도 긴박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로 왕의 자리는 맡지 않겠습니다. 물론 자질 면에서도 합당한지에 대한 확신 또한 없습니다.”

 그는 충분한 소양과 능력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이렇게 겸손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다음 이유는 그는 그때 한창 진행 중이던 종교전쟁에 개입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평소 캐톨릭이든 프로테스탄트든 종교인 대부분이 자기들 욕심만 채우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 어디에도 발을 붙이고 싶어하지 않았던 거였다.

 그리고 그는 무엇보다 책임보다는 가당치 않은 권리만 내세우며 대신들의 당리당략에 조종되는 왕이라는 자리를 거추장스럽게 여겼다.

 하지만 그가 왕이 되길 거부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신의 아버지가 정쟁에 끼여 비참한 죽음을 맞았고, 뒤따라 어머니 집안까지 쑥대밭이 되었다는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

 부모님의 비극을 되밟지 않으려는 의지가 왕이 되지 않겠다는 그의 신념에 불을 붙였다.

 해서 그는 왕이 되길 결단코 거부했다.

 대신 그는 혼란스러운 그 시기를 자신의 이상을 넓히고 실현시키기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는 실험기로 정했다.

 그 결과 그는 불철주야 글에 매달리던 탑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아래로 내려왔다.

 그는 먼저 그간 자신이 꿈꿨던 세상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시몬느가 꼭 곁에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이전까지 자신의 개인적 행복과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고뇌하고 갈등했었지만, 그녀와 함께 했던 미래 여행을 통해서 그는 확신하게 되었다.

 그녀는 호기심을 주체못하는 대신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이 탁월한 여자다. 또한, 그녀는 충동적인 듯 보이지만 실은, 섬세하고도 사려 깊다. 그 무엇보다 그녀는 사랑스럽다.

 이런 그녀와 함께 라면 뭐든 할 수 있을 거라 그는 확신하고 또 확신했다. 그래서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시몬느에게 청혼을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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