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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화이트 뱀파이어, 다크 뱀파이어
작가 : 스누피브라운
작품등록일 : 2022.1.9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화이트 뱀파이어, 그리고 이들을 배신자 취급하는 다크 뱀파이어...
극소수의 화이트 뱀파이어들이 인간 세계에서 행복하게 잘 사는 것과 달리,
대다수 다크 뱀파이어들은 어둠 속에서 쥐처럼 인간의 피를 훔치며 인간들로 포획당하거나 사살당하며 생존한다. 이들이 어떤 이유로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알 수 없는 개체로 진화되고...인류는 이에 위협을 느끼게 되는데..

 
1화 - 다크 뱀파이어가 지배하는 세상
작성일 : 22-01-09 18:37     조회 : 338     추천 : 0     분량 : 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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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다크 뱀파이어가 지배하는 세상.

 

  1.

  하늘은 온통 검붉기만 했다. 낮이고 밤이고 구분 없이 새빨간 먹구름이 지구 대기를 둘러싸고 있었다.

  다크 뱀파이어들이 인류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시작한 종말의 순간 지구 대기는 저리 변하며 해를 차단해 버렸다. 그리고 딱 7일이 지났다.

 

  검은 티셔츠에 검은 벙거지 모자에 바지마저 블랙 진을 입고 있는 다크 뱀파이어 유강천은 바이크를 몰며 청계천 옆 도로를 천천히 달리는 중이었다. 숨어있는 사람들을 찾기 위해서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정 색으로 치장한 그를 숨어있는 자들은 블랙 캣이라고 불렀다.

  강천 본인도 그 별명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불리는 것에 딱히 불만은 없었다. 어차피 지하 깊은 곳에 숨어사는 인간들도 사실상 쥐새끼나 다름없어 보였으니.

  수표교로 진입한 바이크가 그냥 지나가려다 중간쯤에 멈췄다. 붉은 어둠으로 가득 찬 하늘 아래 청계천은 변함없이 맑게 직진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 밑으로 급류에 익숙한 물고기들도 수면 밖 세상일에 무심한 듯 꼬리를 흔들며 헤엄쳐 나갔다.

  검은 대기 중에 오히려 눈이 밝아지는 강천은 흐르는 물줄기 아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강천의 눈동자가 막 밝혀진 손전등처럼 밝은 빛을 냈다.

  펑!

  강천이 수직으로 몸을 날려 하천을 향해 다이빙을 하자 수면이 폭발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물 파편이 흩날렸다.

  수면아래에서 피어오르는 방울 소용돌이를 따라서 하천 바닥을 향해 강천의 길쭉한 손이 뻗어나갔다. 키만큼이나 그의 손은 길었고 청계천 수심은 턱없이 얕았다. 바닥 일부가 금이 가 있었다. 심지어 그 가는 틈 아래로 물이 새어나가고 있었다.

 

  청계천을 중심으로 반경 5킬로 내 바이크 탄 감시자 숫자는 총 12명이다. 다른 구역도 숫자는 똑같았다. 왜 그런 숫자를 유지하는지 아무도 이유를 모른다. 그저 인류 종말 일주일 만에 급조된 규칙이려니 여기고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 12명이 청계천 아래 빈 공간에 모였다. 한 마디로 대박 건수를 잡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들 모두의 짐작대로였다.

  수십 년 전 청계천 매몰 공사 때 그 아래 여러 유물들을 숨기기 위해 넓은 공간을 만들어 두었다는 도시 전설 중 반은 맞았다. 수십 명이 거주가 가능한 대저택을 연상케 할 만큼 공간은 넓었다.

  다만 유물 대신 생존한 수십 명의 사람들이 쥐새끼 마냥 움추러든 모습으로 발견되었다.

  “어떻게 할까?”

  얼굴이 뻘건 염소처럼 생긴 바이크 감시자 한 명이 강천에게 물었다. 강천은 감시자들의 이름 따위는 모른다. 그래서 편의상 생긴 대로 이름 붙이고 식별을 할 뿐이다. 이 자는 살쾡이, 저 자는 붉은 염소, 또 저 자는 숫컷 멧돼지 등등.

  “몰라서 물어?”

  강천이 퉁명스럽게 대답하자 붉은 염소가 다른 감시자들을 바라보았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 냐고 묻는 투였다. 모두들 대답 대신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카니발의 시간이야. 마음껏 사냥하고 마시라!”

  누군가 구호를 외치자 다들 굶주린 사자 마냥 앞으로 돌진했다. 사람들은 공포에 떨며 도망갈 길을 찾으며 서로 엉켜들어갔다.

  어차피 배후 길은 막혔고 앞쪽은 그들 보다 무한대의 힘을 지닌 12 바이크 감시자들이 막아서고 있었다.

  앞에 잡히든 뒤에 잡히든 결국 그들은 감시자들에게 목을 물리고 피를 빨린 뒤 참수될 운명이었다. 차라리 목을 물리자마자 심장이 멎어 죽는다면 행운이었다. 어둠 속 차디찬 콘크리트 바닥과 벽으로 새빨간 피들이 흩뿌려졌다.

  잭슨 폴록이 살아서 자신들처럼 다크 뱀파이어가 되었다면 저렇게 작업했을 거 같다고 강천은 잠시 생각했다. 진정한 의미에서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고. 감시자들 모두 하루 내내 굶주렸던 식욕과 살육 욕구를 채우는 동안 강천 혼자 멀거니 벽에 기대 서 있었다.

  이상한 일이지만 강천은 다른 뱀파이어들처럼 식욕이 강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태양을 피해 영원히 살아야 하는 다크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운명처럼 받아들일 뿐.

  그때 운명처럼 한 젊은 여자가 강천을 향해 달려왔다. 살려달라고 두 손을 모으며 그녀는 눈물을 글썽였다. 딱히 피를 빨고 싶은 욕구도 크지 않았기에 강천은 옆으로 길을 내주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 죽을 때 까지 잊지 않을 게요, 천사님.”

  여자가 구부정한 자세를 유지하며 190에 가까운 키의 강천 허리 옆으로 비실거리며 지나갔다. 그때 여자의 목이 눈에 들어왔다. 희고 매끈한 달걀 표면을 연상시키는 피부였다. 그게 강천의 또 다른 욕구를 자극했다.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서 그대로 뜯어버린 뒤 순식간에 목숨을 끊어버리고 싶은 파괴 욕구.

  “잠시만요.”

  여자가 걸음을 멈추었다. 구부정한 자세는 그대로였다.

  “조용히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충고로...”

  여자는 호기심과 두려움이 섞인 눈망울을 빛내며 강천을 바라보았다.

  “무슨 이야기요...?”

  “비밀 얘기. 귓속말로 해야 할 만큼 은밀한...”

  강천은 잘생긴 젊은 남자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만큼 여자를 유혹하고 끌어당기는데 자신이 있었다. 역시나 여자는 자석처럼 강천 앞으로 구부정한 자세를 유지하며 다가왔다. 벌어진 사자 입을 동굴로 착각하고 들어서는 어린 양이나 다름없었다.

  “허리를 펴 봐요. 그래야 내가 귀에 대고 속삭이지...”

  여자는 구부렸던 등을 폈다. 그러자 제법 날씬하고 육감적인 몸매라는 게 드러났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희생자가 매력적일수록 강천 내면의 살인 욕구는 더더욱 커진다.

  ‘다크 뱀파이어에게 목을 물리지 않았다면 나는 교수형을 당하는 신세가 됐을 거야.’

  강천이 희생자와 마주치며 기쁨을 느낄 때 마다 드는 생각이었다.

  “저기 귀 좀 가까이 대 봐요. 정말 중요한 얘기인데...”

  여자는 순진하게도 귀를 강천 입에 대었다. 당연히 그녀의 새하얀 목덜미도 강천의 사정거리에 들어왔다.

  “사실은 말이지...나 네 목숨을 끊을 거야.”

  말을 마치자마자 강천은 입을 벌리고 양 송곳니로 그녀의 목을 공격했다. 아니 공격하려다 그만 중지되고 말았다. 새하얀 여자의 목이 있어야 할 자리에 강천 못지않은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낸 여자가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누구냐, 넌...?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강천은 난생 처음 아주 강렬한 패닉 상태를 겪고 있었다.

  “보면 몰라.”

  “네 송곳니...진짜야?”

  “가짜일까?”

  여자가 비웃음을 날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네가 바로...해를 보면서 살 수 있다는 화이트 뱀파이어야?”

  여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낮에도 살 수 있고 피도 소량만 적선처럼 얻어서 마셔도 되는 화이트 뱀파이어, 그게 바로 나야. 그래서 인간들 틈에서 몰래 섞여 살며 오래 산 덕에 얻은 지식과 경험으로 정말 잘 먹고 잘 살았는데. 너희들이 다 망쳐놓았지. 이 세상을!”

  여자가 입을 크게 벌리고 송곳니로 강천의 목을 공격했다. 물론 쉽게 공격당할 강천이 아니었다. 강천이 빛보다 빠른 속도로 피한 덕분에 여자의 송곳니는 어둠 속 허공을 한차례 가르는데 그쳤을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숨이 가빠왔다.

  ‘너무 빨리 움직였나? 아니 그럴 리가...“

  순간 강천은 가슴에 통증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의 가슴팍에 순금으로 칠해진 십자가 끝이 박혀있었다. 십자가 모양을 한 단검이었다.

  “네가 이걸...?”

  여자가 어둠 속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마치 이 날을 기다렸다는 듯이.

  “너는 죽을 거야. 동시에 이 세상도 함께 없어 질 거야. 왜냐하면 네가 죽으니까...”

  무슨 철학적 인식론이 담긴 개똥같은 소리인가 싶어 강천이 뭐라 논리적으로 받아치려고 했지만 숨이 헐떡거려서 말을 할 수 없었다. 생각도 느려지고 단어도 떠오르지 않았다.

  심장이 찔리면서 뇌로 공급되던 피와 산소가 완전히 끊겨버린 것이다. 그리고 서서히 어둠이 몰려오더니 한 순간에 모든 것이 암흑으로 무화되었다.

 

 2.

  눈이 번쩍 뜨여지는 순간 오후의 강렬한 햇살이 그대로 동공에 쏟아져 들었다. 강천은 자신도 모르게 손으로 두 눈을 가리고 몸을 일으켰다.

  “어디지 여기는?”

  건물 옥상이었다. 나지막한 담장 너머로 높이 솟은 고층 빌딩 숲이 보였다. 잠시 기억이 사라졌나 싶어 강천이 고개를 흔들자 모든 것이 되살아났다.

  이곳은 서울특별시 강남 역 5번 출구 방향 빌딩들 사이 난쟁이처럼 위치한 4층 건물 커피 전문점 화이트 빈 엔젤 1호 본사이다.

  그리고 유강천은 화이트 빈 엔젤 대표이다. 이 건물도 순전히 그의 소유이다. 은행 대출은 단 1원도 끼지 않은 순도 100프로 자산이다.

  “낮잠을 잤네...하긴 원래 이 시간이 낮잠 시간이지.”

  강천이 긴 기지개를 펴고 햇빛을 향해 턱을 들어 올렸다. 이렇게 태양으로부터 90도에 가까운 직각 방향으로 몸을 곧추 세울 때 마다 강천은 희열을 느끼고는 했다. 그렇게 태양의 기운을 수십 초간 만끽하던 강천의 머리에 조금 전에 꾼 백일몽이 떠올랐다.

  꿈속에서 그는 다크 뱀파이어였다. 그것도 그냥 피에 굶주려 사람들을 물러 다니는 평범한 족속이 아니라 살인 자체를 즐기는 사이코패스 같은 부류의 악마였다.

  백일몽이 아니라 사실은 악몽이라 해야 옳았다. 무슨 놈의 흉측한 꿈을 대낮에 꾼단 말인가. 게다가 놀라면서 깨어난 것도 아니었다.

  “대표님, 손님 오셨어요.”

  옥상 문이 조심스레 열리며 안경 낀 매니저가 얼굴을 내밀고 조곤조곤한 투로 말했다. 올해 40대 초반에 접어든 여성인 매니저는 살아온 관록만큼이나 감정 조절에 능숙했다. 어떤 큰 일이 벌어져도 결코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름도 김수신. 아마도 수신제가 평천하의 그 수신일 거라고 강천은 대략 짐작만 했다.

  매니저와는 8년 째 같이 일해 왔고 항상 조곤조곤 말투 뒤에 숨은 눈빛이나 행동을 통해 강천은 그녀가 본래 의도하는 바를 읽어내고는 했다. 지금도 말투와는 달리 안경 너머 그녀의 눈빛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불청객이에요...

  “손님이라...콤플레인? 커피 잔 바닥에 바퀴벌레라도 나왔대요?”

  매니저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농담이라고 해도 커피 아래 바퀴벌레가 있을 수 있다는 상상은 용납이 안 된다는 확실한 의사표시였다.

  “일전에 한 번 찾아왔던 엠자 탈모가 심하게 온 아저씨에요.”

  “아, 나도일 반장...”

  강남서 형사 반장인 나도일을 강천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강력반 소속인 그가 대낮부터 커피나 가볍게 마시자며 회사 대표를 보자고 할리는 없었다. 골치 아픈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알았어. 머리 좀 식히다 내려갈게.”

  “아니요. 지금 내려오셔야 돼요.”

  의외였다. 대표가 머리 좀 식히겠다는데 당장 내려와야 한다고 매니저가 말할 정도면 정말 급한 일이라는 거다.

  “뭐 때문에 찾아왔답니까?”

  매니저가 잠시 망설였다. 대표가 물으면 언제나 시원하게 대답하는 장점을 가진 그녀이다. 이렇게 망설이는 경우라면 딱 한 가지 밖에 없다. 그게 무엇인지는 강천이 알아서 확인해 줬다.

  “뱀파이어들 중에 골치 아픈 놈이라도 등장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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