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Way to Home
작가 : Tundra
작품등록일 : 2021.7.15

안전한 곳은 이제 없다. 좀비 세상에서 한 소녀가 아빠에게 가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재회 (2)
작성일 : 21-09-09 20:24     조회 : 276     추천 : 0     분량 : 760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승철은 뒤를 돌아보았다. 수많은 그들이 자신의 살점을 노리며 달려오고 있었다. 벌써 이렇게 달린 지 2시간이 넘어가는 상황이었기에, 기름의 양이 아슬아슬했다.

 

 ‘아마 자동차를 멈추면 곧바로 따라잡히겠지.’라는 생각이 저절로 엑셀을 밟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기름이 줄어드는 양이 빨라졌기에 다시 속도를 낮췄다. 승혁은 잠시 망원경으로 무너진 벽 너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수의 그들을 발견했다.

 

 “스피커 어디 있어?” 승혁이 가방을 뒤적이며 말했다. 승철은 그의 질문에 “앞주머니에.” 라고 답하며 오른손으로 가방의 앞주머니에 손을 올렸다. 네모나고 딱딱한 스피커의 감촉이 가방 너머로 피부에 느껴졌다. 그 순간 승혁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외쳤다.

 

 “야 앞에!!”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충격이 느껴졌다. 피가 튀었고, 그 피는 창문을 감쌌다. 승철은 와이퍼를 작동시켜 시야를 확보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피가 지워졌는데도, 앞이 보이질 않았다. 정확히는 앞에는 흙벽만이 존재했다.

 

 「콰앙-」

 

 커다란 굉음과 함께 자동차의 동작이 멈췄다. 벽은 충격으로 무너졌고, 그 잔해가 자동차의 위로 쌓였다. 뒤에 타고 있던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사방으로 발사하는 총소리가 울려퍼졌다. 하지만 오히려 그 총소리는 주변의 그들을 불러올 뿐이었다. 그들의 앞에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웠다. 승철과 승혁은 충격에 쓰러진 몸을 일으키며 앞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곳에는 커다란 눈동자가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

 

 유리창 너머로 수많은 그들이 보였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저절로 침이 삼켜졌다. 시오리를 가리기 위해 커튼을 치고, 입을 틀어막은 채로 최대한 숨소리조차 내지 않도록 숨어있었다. 다희는 권총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권총의 무게에 힘이 풀릴 것 같았지만, 그들에게 물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버티도록 도와주었다.

 

 ‘디아즈..’

 

 다희는 마음속으로 그를 불러보았지만, 현실적으로 그가 지금 등장할 가능성은 없었다. 다희는 커튼을 살짝 밀어내고는 응급실의 상황을 살폈다. 응급실의 입구를 바라보니 언제 들어온지 모를 사람들이 응급실의 입구를 막고 있었다.

 

 “젠장.. 이렇게 죽고 싶지 않다고..”

 

 남성이 문에 쇠사슬을 걸어잠그며 말했다.

 

 “그딴 말할 시간에 빨리 잠궈.”

 

 다른 남성이 문을 밀어내며 말하자 문을 걸어잠그던 남성이 짜증을 내며 말했다.

 

 “알겠다고. 그보다 이거 잠그자마자 탈출구 좀 알아봐야겠어.”

 

  다희는 이런 상황에 사람을 만난 것에 기뻐하며 그들을 부르기 위해 커튼을 서서히 젖혔다. 하지만 그들의 다음 말에 다시 커튼 뒤로 숨었다.

 

 “에이 X발 내가 이래서 스파이짓을 싫어한다니깐?”

 

 “닥쳐.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아니 생각해보라고, 최근에 나온 명령도 금발 계집얘 하나 찾는 거였다고. 물론 우리는 운이 좋았기에 그 계집얘가 여기 온 거지만, 다른 곳은 별다른 명령도 없었을걸?”

 

 “좀 닥쳐. 그리고 결국 그 여자얘를 찾아냈으니 된거잖아? 어차피 헤이븐이 이렇게 된 이상 여기 머물 수도 없어. 보고하러 갔던 철우가 돌아올 때까지 버티는 수 밖에.”

 

 남성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더니 곧 응급실 구석에 있던 환풍구를 발견했다.

 

 “야 이건 어때?”

 

 “사람 한 두명은 지나갈 수 있긴 할 텐데.. 괜히 들어가서 무슨 일 생기는 것보다는 최후의 수단 정도로 활용하자.”

 

 “최후가 되면 이미 늦지 않아?”

 

 남성은 의식이 없는 환자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어차피 미끼들은 많잖아.”

 

 “그러네.”

 

 둘은 그런 말을 하면서 환풍구의 철창을 뜯어냈다. 오랫동안 청소를 하지 않아서인지 고약한 냄새가 다희한테까지 풍겨왔다.

 

 “진짜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자.”

 

 “동감이야.”

 

 둘은 코를 쥐어싸며 고개를 돌렸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다희가 그들의 시야에 살짝 들어와버렸다는 게 문제였다.

 

 “야. 잠깐만.”

 

 그는 천천히 다희가 있던 침대로 다가왔다.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지고, 커튼에 손을 뻗었다. 커튼을 열렸고, 그 안에는 시오리와 침대 뿐이었다. 남성은 “잘못 본건가..” 라는 말과 함께 뒤를 돌았다. 하지만 그는 곧 “내가 모를 것 같았냐?” 라는 말과 함께 침대의 밑을 바라보았다. 실제로 그 아래엔 다희가 숨어있었다. 문제는 그녀의 손에는 장전된 총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는 총구를 보고는 당황하며 말했다.

 

 “이건 몰랐는데!!”

 

 총은 곧바로 발사되어 그의 머리를 뚫었다. 그는 곧바로 쓰러졌지만, 다른 한 사람이 문제였다. 다희의 머리카락이 공중으로 들어올려지더니, 곧 팽팽해졌다. 다희는 고통을 호소하며 잡아당겨지는 머리카락을 붙잡았다.

 

 “으윽..”

 

 그녀는 총구를 그의 발을 향해 발사했다. 하지만 그는 재빠르게 총을 걷어차며 그 위험을 회피했다. 총은 힘없이 바닥에 슬라이딩하며 굴러갔고, 그 결과 다희에게는 대항할 수단이 사라졌다.

 

 “이 새끼가..”

 

 그는 잡아당기고 있던 손에 더욱 힘을 줬다. 그의 동료가 죽은 이유도 있었지만, 자신이 죽을 뻔했다는 사실에 분노한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그게 그의 마지막 기억이 되었다.

 

 한참동안 다희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데 정신이 팔려버린 그는 방금 전 다희가 잘못 발사한 총알에 응급실 유리문에 금이 갔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 결과 응급실의 문은 산산조각이 났고, 그들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남성을 향해 돌진했다.

 

 “아악!!!”

 

 그는 고통에 몸부림쳤다. 다희의 얼굴에 그의 피가 튀었다. 하지만 다희에게는 그런 사실들이 상관없었다. 그저 시오리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조심히 커튼을 쳐낼 뿐이었다.

 

 어느덧 그의 비명소리가 줄어들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먹혀갔다. 보이진 않았지만, 그들이 먹히는 소리만큼은 실시간으로 들려왔다. 다희는 잠시 눈을 감고는 귀를 막았다. 아무것도 듣지 않았고, 아무것도 보지 않았던 거로 하고 싶었다. 세상이 이렇게 되고, 5년. 어쩌면 이런 광경은 당연해진 세상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순수했던 15살의 여자아이에게는 이것은 너무 큰 자극이 되었다.

 

 한참동안 그들의 식사소리가 들려왔다. 커튼도 어느새 붉게 물들어있었다. 그저 자신쪽으로 오지 않길 기도한지, 1시간이 지났다. 밖에서 어느샌가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어쩌면 그날 이후로 처음으로 듣는 소리일지도 몰랐다. 자동차의 경적소리. 상당히 시끄러운 경적소리는 응급실에 있던 그들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그들의 시선을 끌었고, 곧 자동차를 따라 병원 밖으로 나섰다.

 

 다희는 조심히 침대밑에서 기어나왔다. 머리는 엉망이 되었고, 얼굴은 피범벅이었다. 평소의 그녀라면 기겁을 했었겠지만, 그녀에게는 당장 신경 쓸 게 아니었다. 그저 살아남았다는 안도감과 그녀의 죽은 눈만이 남아있을 뿐.

 

 다희는 조심스럽게 창문 밖을 내다보았다. 바쁘게 달리는 군용차와 그 뒤를 따르는 그들이 보였다. 다희는 자동차를 보며 말했다.

 

 “디..아즈.. 돌아왔구나..”

 

 긴장이 풀린 것일까?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아직 모든 일이 끝난 게 아니었다. 어쩌면 모든 그들이 밖으로 나간 지금밖에 없는 기회를 이렇게 날릴 수는 없었다. 하지만 오늘의 일들은 한 소녀가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것도 몇 년을 평화로운 나날을 지냈던 소녀에겐 더욱 힘들게 다가왔다. 다희의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응급실 문... 막아야..하는..”

 

 (...)

 

 거대한 그것의 몸에 승철과 승혁의 몸은 완전히 굳어버렸다. 흙으로 된 거대한 팔은 왠지 모를 호기심이 느껴졌지만, 그건 당장 신경 쓸 게 아니었다.

 

 “으아아악!!”

 

 뒷좌석에 타고 있던 사람들의 비명이었다. 운전석과 보조석에 비해 천장이 없는 뒷좌석이 우선순위가 된 것이다.

 

 “칫.”

 

 승철은 문 손잡이를 당겼다. 하지만 어째선지 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건 승혁 쪽도 마찬가지였다.

 

 “젠장!”

 

 승혁은 배에 힘을 주고, 의자에 앉은 채로 양발을 하늘로 향했다. 그리곤 정면에 있던 창문을 힘껏 걷어찼다. 금이 심하게 가 있었기에, 내구성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창문은 걷어찬 횟수가 8을 넘기자 창문째로 밀려났다. 승혁은 밀려난 창문의 틈새를 마저 걷어차 나갈 수 있는 통로를 확보했다. 그 사이 승철은 허리춤에서 붉은 색의 단검을 꺼내들었다. 처음 보는 형태의 그것이기에, 확신은 없었지만, 시도해볼 가치는 있었다. 그는 그것의 시야에 최대한 띄도록 그것의 옆을 향해 집어던졌다. 하지만 녀석의 시야에는 사람들밖에 들어오지 않았던 건지, 그 사이에 3명의 희생자가 나오고 말았다. 승철은 다시 허리춤을 어루만졌다. 다른 것들을 시도해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승혁은 그런 승철의 손목을 붙잡곤 차에서 뛰쳐나갔다.

 

 “일단 달려!!”

 

 그의 목소리에 반응한 걸까, 그것은 곧바로 승혁과 승철을 쫓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꾸준히 달리기는 연습했기에, 도망은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다. 그럼에도, 도망치는 승혁과 승철을 쫓는 수많은 그들에 그 의지는 쉽게 꺽였다. 그저 포위당하지 않길 빌며 그나마 그들이 적은 틈새를 노려 달렸다.

 

 “윽”

 

 그들의 달리기는 갑자기 튀어나온 벽에 생각보다 빠르게 끝났다. 어쩌면 그들의 운명도 여기까지일지도 몰랐다. 승혁은 벽을 돌아가기 위해 옆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곳에는 그들이 우글거렸다. 반대쪽도 마찬가지였다. 승혁은 허리에 매고 있던 손도끼를 꺼내들었다. 끝까지 저항할 생각이었다. 그는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붉은 막대들을 꺼내들었다. 그리곤 그걸 여러 개를 꺽어 공중으로 흩뿌렸다. 그의 각오가 마저 서기 직전 승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승혁의 옆을 가로질러 무언가가 지나갔다. 그리곤 무언가는 흙벽에 부딪혀 땅에 떨어졌다. 승혁은 놀란 표정으로 무언가를 바라보았다. 단검이었다. 짙은 노랑색을 띄고 있는 손잡이를 가진 단검이었다.

 

 “대장은 이걸 어떻게 맞추는거야?”

 

 승철의 불평이 끝나기 무섭게 단검은 폭발했다. 벽과는 아직 상당히 거리가 있었음에도 그 파편이 승혁의 다리에 가볍게 튀어왔다. 하지만 예상외로 벽이 단단한 건지, 폭발력이 약한건지, 벽에는 한명이 아슬아슬하게 지날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졌다.

 

 “일단 달려!”

 

 승혁의 외침과 동시에 둘은 빠르게 다리를 움직였다. 승혁이 뿌려둔 붉은 막대는 주변의 그들로부터 시간을 끌어주었고, 그 사이에 승혁은 벽의 틈새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뒤따라올 승철을 보기 위해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의 몸이 반쯤 빠져나간 시점에서 그의 몸이 다리부터 공중으로 떠올랐다.

 

 “으아-!!”

 

 “승철아!!”

 

 거대한 그것이 승철의 다리를 잡은 채 그를 거꾸로 붙잡았다. 승철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구역질을 막으며 감았던 눈을 조심히 떴다. 승철은 놀란표정을 지었다. 그의 앞에는 거대한 그것의 얼굴과 그 너머의 수많은 그들이 보였다.

 

 “또 너냐?”

 

 승혁은 망설임 없이 그것의 얼굴을 향해 노랑색의 단검을 던졌다. 망설이다 죽는다. 그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세운 좌우명이었다.

 

 폭발의 충격은 승철한테까지 왔다. 하지만 정작 그것의 얼굴은 멀쩡했다.

 

 “이건 사기잖아..”

 

 승철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화가 잔뜩 난 듯했다.

 

 “이제부터 좌우명은 생각하고 행동하자다..”

 

 승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것은 그의 다리를 쥐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우드득거리는 소리와 함께 승철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시원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승혁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디에도 승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잘 도망쳤나..’

 

 하지만 곧 들려올 목소리가 승철의 안도를 망쳐냈다.

 

 “야-! 점토인형!”

 

 저멀리에서 저격총을 든 승혁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곧 총성이 들려왔다. 시끄러운 바람소리를 가르며 정확히 그것의 눈을 꿰뚫었다.

 

 “크아아악!!”

 

 그것의 괴로워하는 비명이 들려왔다. 하지만 승철은 그런 그것의 모습에 생각했다.

 

 ‘고통을 느낀다고?’

 

 그것은 잠시 비명을 지르더니 승철을 저멀리 집어던졌다. 그리곤 승혁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어..?”

 

 집어던진 높이는 별로 크지 않았다. 문제는 그 아래에 있는 그들이었다. 부러져버린 다리도 하나의 문제였다. 주마등이 보여서일까, 공중에 떠있는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어떻게든 떨어지고 싶지 않아 공중을 허우적대보았지만, 아무 소용 없는 일이었다.

 

 “잡았다!!!”

 

 갑자기 강한 충격이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승철의 몸이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공포에 감았던 눈을 떳다. 그리고 낯익은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대장!”

 

 “미안 내가 너무 늦었지?”

 

 그는 바닥을 바라보았다. 존은 거대한 식물을 발판삼아 달리고 있었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설마-”

 

 “그래. 성녀님이 오셨어.”

 

 그는 부러진 승철의 다리를 바라보았다. 승철은 그런 존을 눈치채고는 말했다.

 

 “됐어. 그보다 승혁이-”

 

 “걱정하지마. 그곳엔 성녀님이 갔으니깐.”

 

 땅이 울리는 듯한 진동이 느껴졌다. 승철은 승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곳엔 승혁을 향해 달려가는 그것이 보였다. 그것이 승혁을 덮치기 직전 거대한 나무벽이 그것을 막아냈다. 승혁은 놀란 듯 앞을 바라보았다. 한명의 소녀가 그의 앞에서 그를 지키고 있었다.

 

 “성녀..님..”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깐요.. 저는 이리나(Ирина)라고요.”

 

 둘의 대화는 그리 길지 못했다. 방해꾼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비명을 지르며 벽을 찢어내곤, 그녀를 향해 달려왔다. 하지만 그런 건 그녀에게 위협이 되질 못했다. 그녀는 손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땅에 식물이 자라났다. 식물은 점점 커지더니, 곧 승혁을 높이 들어올렸다. 아마 그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녀는 그것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가볍게 옆으로 뛰었다. 그리곤 그녀가 손을 휘두르자, 거대한 식물이 뻗어나와 그것을 날려버렸다.

 

 그녀는 땅에 착지하며 그것을 바라보았다.

 

 “엘..렌?(Elaine)”

 

 그녀는 침을 삼켰다. 그리고 고개를 저으며 무언가를 부정했다.

 

 “일단 앞의 일을 끝내야해.”

 

 그녀의 바로 앞에서 싹이 트이더니 곧 거대한 줄기가 뻗어나갔다. 줄기는 일직선으로 그것을향해 돌진해나갔다. 그것 역시 그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양손을 하늘로 뻗었다. 그러자 땅에서는 여러겹의 흙벽이 솟아났다. 하지만 그걸로는 그녀의 공격을 막기엔 부족했다. 줄기는 흙벽을 가볍게 박살냈다. 그리곤 그것을 가볍게 날려버렸다.

 

 “역시 딱딱하네... 역시...”

 그녀는 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수많은 줄기들이 그것이 있던 바닥에서부터 자라 그것을 뚫고 높이 자랐다. 몸을 뚫고 자랐기에, 그것은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이리나는 곧바로 손을 쥐었다. 그러자 줄기들은 덩굴식물처럼 서로를 휘감았다. 물론 그 안에 있던 그것도 포함해서 휘감았다. 조이는 힘은 점점 세지더니, 결국 그것의 몸을 터뜨렸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승철이 말했다.

 

 “해치우...”

 

 그의 말은 존에게 막혔다.

 

 “그런 말하면 부활한다는 건 나도 안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끝난거죠..?”

 

 “그래.”

 

 그 순간 멀리 건물 사이에서 태양이 떠올랐다. 밝은 빛이 자연스럽게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아직이에요.”

 

 그런 그들에게 이리나가 다가오며 말했다. 그녀는 손가락을 까닥였다. 그러자, 저 높이 솟아오른 식물은 구부려지며 승혁을 이동시켰다.

 

 “일단 급한대로 헤이븐의 벽부터 복구시킬게요.”

 

 그녀는 손을 치켜들었다. 그러자 벽에서 가지들을 뻗어내며 무너진 벽을 매웠다. 그녀는 자신들이 서있던 식물을 움직여 벽의 꼭대기로 향했다. 곳곳이 부서지고, 불타며 더 이상의 복구가 어려워보였다. 이리나는 잠시 병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들 무사하겠죠?”

 

 “그럴겁니다.”

 

 존이 그런 그녀에게 대답했다.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던 승철은 그제서야 안 보이는 디아즈를 걱정하며 물었다.

 

 “저기 분위기 망쳐서 미안하지만 디아즈씨는?”

 

 그의 표정에서부터 긴급한 걱정이 느껴졌다. 존은 웃어보이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다희양을 구하러간거니깐.”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연재를 잠시 쉬도록 하겠습니다. 2021 / 9 / 30 369 0 -
11 재회(3) 2021 / 9 / 15 277 0 4139   
10 재회 (2) 2021 / 9 / 9 277 0 7602   
9 재회(1) 2021 / 9 / 1 290 0 7037   
8 잠깐동안의 이별(5) 2021 / 8 / 26 272 0 5985   
7 잠깐동안의 이별(4) 2021 / 8 / 19 293 0 5411   
6 잠깐동안의 이별(3) 2021 / 8 / 12 276 0 6059   
5 잠깐동안의 이별(2) (1) 2021 / 7 / 30 325 0 4919   
4 잠깐동안의 이별(1) 2021 / 7 / 22 287 0 6218   
3 헤이븐 2021 / 7 / 18 294 0 8422   
2 내탓이야. 2021 / 7 / 16 308 0 4982   
1 불타버린 벙커 2021 / 7 / 15 520 0 435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