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공포물
뻔했던 이야기
작가 : 이림림
작품등록일 : 2021.9.6

득종, 건우, 장희는 오랜만에 고향에서 술을 한잔했다. 초등학교 동창인 그들은 술에 취해 그들이 나온 초등학교에 오랜만에 가보기로 한다. 초등학교는 오래전 기억보다 더 낡아 있었고 더욱 기괴한 모습이었다. 주변을 돌아보던 그들 중 건우는 학교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한 여자의 말에 이끌렸고 득종이와 장희가 막아섰지만 학교에 들어서고 만다. 그런데, 건우가 들어가자마자 복도를 비추던 그의 불빛이 사라지고 마는데..
뻔한 이야기들만 모아놓은..
- 아주 뻔한 이야기-

 
5. 1층으로
작성일 : 21-09-07 20:07     조회 : 281     추천 : 0     분량 : 510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게, 그러니까..”

 

 먼저 말문을 연 것은 득종이였다. 득종이는 덥수룩한 머리를 긁적이며 뭔가를 상기시키는 것 같았다.

 

 “.....우리 갇힌 거지?”

 

 나와 건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부정하려 해도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었기에 굳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이제 어떡하냐. 여기 오는 사람도 없을 텐데.”

 “어쩌긴 뭘 어째. 어떻게 해서라도 나가야지.”

 

 나는 한숨을 쉬었다. 머릿속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이었다. 복잡하고 불쾌하고 소름이 돋았다.

 

 “경찰.. 부를까?”

 

 득종이는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나는 그런 그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핸드폰 화면을 켜 그에게 보여주었다.

 

 “나도 몇 번 해보려고 했는데,,”

 

 전파가 터지지 않았다. 핸드폰 화면엔

 

 [통신 불가 지역입니다.]

 

 라는 메시지만 하얗게 떠 있을 뿐이었다. 득종이는 한숨을 쉬며 머리를 긁어댔다. 어떤 기분인지 조금 이해가 됐다.

 

 “1층에,, 내가 여기 들어올 때 얘기했던 그 1층 개구멍 있잖아.”

 “개구멍?”

 “여기 옛날에 병원인가 뭐 다른 건물이었어서 쪽문 같은 게 있었잖아, 기억 안 나? 체육시간에 몰래 그 문으로 들어와서 여자애들..”

 “거기까지.”

 

 난 건우의 말을 멈추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래, 분명히 있었다.

 

 1층에 있는 교실 몇 군데에는 판자로 덮인 작은 쪽문이 있었다. 무슨 용도인지는 모르겠으나 학교 예산이 부족해 나무 판자로 대충 가린 듯한 그 문. 우리는 그 문을 개구멍이라고 불렀고 가끔 거기로 드나들곤 했었다.

 

 “그게 아직도 있을까? 막아놓지 않았겠어?”

 “야, 우리 1학년에서 6학년까지도 안 막았던 곳이야. 그리고 다른 학교들 전부 타일 바닥으로 교체할 때 여기 봐라. 여기 아직도 나무 바닥 그대로잖아. 이런 것도 안 고치는 데 그걸 고쳤겠어?”

 

 건우는 퉁명스럽게 이야기했고 나는 그의 말에 조금 동감했다.

 

 “그러면 일단 거기로 나가보자. 나가는 수밖에 없잖아.”

 “그래, 뭐라도 해봐야지.”

 “근데 말이야.. 우리 학교 다닐 때 이런 전설이나 무서운 얘기가 있었나?”

 

 득종이는 턱을 들어 올리고 기억을 더듬는 듯 보였다. 나도 그의 말에 턱을 들고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학교안에 갇혀버린다, 학교를 맴돈다. 비슷한 전설은 있었던 것 같지만 그렇게 유명한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았다.

 

 “없었던 거 같은데.. 아닌가?”

 “그렇지? 근데, 만약 이게 공포영화나 소설이라면 그런 단서가 분명히 있을 거 아냐.”

 “아이고, 골치야. 야 넌 아직도 공포영화나 소설 얘기냐? 하여튼 매니아는 다르다, 달라. 이런 상황에도.. 으휴..”

 

 건우는 득종이를 보며 한숨을 쉬고 혀를 찼다.

 

 “아니, 나는 설득력을 얘기하는 거야. 보통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있으려면,, 그, 그. 그래 클리셰라는 게 있어야 하잖아. 뭐 누군가가 저주를 걸었다던가, 우리가 무슨 큰 비밀을 숨기거나,, 그런 것들.”

 “그런 게,, 우리가 있을리 있어?”

 “하, 그러니까 말이야. 그 점이 진짜 이상하단 말이지.”

 

 득종이는 턱을 잡고 고민에 빠졌다. 그래도 뭔가를 알아내려는 노력이 가상하긴 했다.

 

 건우는 그런 득종이 모습을 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더 쉬지.”

 “쉬는 것보다 여기서 1초라도 있고 싶지 않다. 그리고 뭐 뼈가 부러진 것 같지도 않고 말이야.”

 “지가 들어오자고 했으면서 뻔뻔하게 이야기하네?”

 “그만해, 최장희. 미안하다고 몇 번이나 얘기했으니까.”

 “으휴, 말을 말지.”

 “그리고 따지고 보면 학교에 오자고 한 건 너니까 네 탓도 있는거야.”

 

 우리는 일어선 건우와 함께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나는 혹시 몰라 보건실에서 익숙한 약 몇 개를 챙겼다. 유통기한이 언제 끝난 지 모르는 진통제 몇 알과 붕대 같은 것이 전부였지만.

 

 -드르르륵-

 

 우리는 보건실 문을 열고 복도로 나갔다. 복도는 소름이 끼칠정도로 고요했고 어두웠다. 우리는 보건실에서 나와 핸드폰으로 불빛을 비추었다.

 

 “일단, 지나면서도 창문 열린 곳 있나 한번 보고, 만약에 창문이 열렸으면 누구라도 먼저 가서 탈출하는거야. 알겠지? 그리고 경찰에 신고하면 되잖아.”

 “그래. 그렇게 하자.”

 

 나의 말에 모두가 동의하고 우리는 복도를 걸었다.

 

 복도엔 우리의 걸음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흙과 먼지가 걸음에 공기 중으로 흩어져 부산스러운 모양새였다.

 

 핸드폰 불빛으로 교실 안쪽과 창문을 비추었지만 창문이 열린 곳은 없었다.

 

 마치 지금이라도 학생들이 등교할 것 같은 그런 모습의 교실과 버려진 운동화, 실내화만 있을 뿐이었다.

 

 “학교가 이렇게 작았나?”

 

 득종이는 교실 창문을 핸드폰으로 비추며 말했다. 그의 말대로 교실에 있는 책걸상은 우리 허벅지도 안 오는 아주 작은 크기였다. 그리고 마치 당장이라도 학생들이 뛰어놀 것 같은 정돈 된 모습이었다.

 

 “그러게, 우리가 진짜 늙긴 늙었나보다.”

 “어우, 근데 늙어도 학교는 무섭다야. 옛날에 기억나? 학교 끝나고 선생님들 다 집에 간 다음에 교실에서 치킨 시켜 먹겠다고 해서 저녁까지 남았다가 학교 문 잠겨서 못 나가고 교실에서 밤새 울다가 새벽에 부모님들 다 왔었던거.”

 “기억나지, 그때 맞아서 생긴 엉덩이에 멍이 점이 됐잖아.”

 

 난 옛날 생각이나 엉덩이를 매만졌다. 마치 아직도 아픈 것 같았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우리는 다시 중앙 계단 쪽에 도착했다. 중앙 계단 아래는 불빛을 비추어도 어두운, 정말 내려가기 싫은 모습이었다.

 

 “꼭 내려가야겠지?”

 “너 그러면 여기서 살림 차릴래? 내 집마련 할거야?”

 “말이 그렇다는 거지. 후, 도저히 내려가고 싶지 않은 생김새잖아, 이거.”

 

 득종이와 건우는 서로 투닥거렸다. 나는 누구의 편도 들고 싶지 않았지만 득종이의 말이 정말 공감이 됐다.

 

 “내려가자. 개구멍이 몇 반에 었었지?”

 “1학년 1반, 3반인가? 2학년 교실에도 있었나 모르겠네?”

 “일단 1학년 교실은 확실하니까 그쪽으로 가보자.”

 

 우리는 걸음을 옮겨 계단을 내려갔다. 그런데 이상했다. 계단을 내려갈때마다 또다시 안좋은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냄새는 이전에 맡았던 곰팡이 냄새와는 달랐다.

 

 비릿한 물 냄새, 그 냄새였다.

 

 반쯤 계단을 내려가서 1층의 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까지 왔을 때 우리는 더 이상 걸음을 떼지 못했다.

 

 “이, 이게 어떻게 된거야.”

 

 1층이 물바다가 되어 있었다.

 

 1층 전체가 검은 물에 뒤덮여 일렁이고 있었다. 깊이가 어느 정도 될는지 어디서 온 물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물이 가득 차 있었다.

 

 “어디서 이렇게 물이 찬거야? 수도라도 터졌나?”

 “이정도가 차려면 수도가 아니라 물탱크가 터져도 어려울 것 같은데.”

 

 우리는 마른 침을 삼키고 그 광경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시라도 지체할 수는 없었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빨리 벗어나야해.

 

 “일단 가보자.”

 “뭐? 너 미쳤어?”

 “그래, 어떻게 간다는거야. 물이 저렇게 가득 차 있는데.”

 “야, 물이 차봤자 머리까지 차올랐겠어? 천장이랑 수면이랑 거리를 좀 봐.”

 

 나는 핸드폰으로 천장과 물을 번갈아가며 보여주었다. 그 거리는 꽤나 있었고 기껏해야 어른 허리정도 높이일 것 같았다.

 

 “어떻게든 가면 1학년 교실에 갈 수 있을 거야. 아니면 뭐 어쩔래? 또 2층으로 돌아갈래?”

 

 득종이와 건우는 2층을 한번 보았다. 건우는 인상을 쓰며 다친 손을 매만졌다. 다시 돌아가고는 싶어 보이지 않았다.

 

 “그, 그래. 장희가 수영을 잘하니까 일단 믿어 보자.”

 “믿고 자시고 할 게 없다니까? 그냥 계곡 놀러 왔다고 생각해보자고.”

 

 나는 솔선수범해 발을 떼 계단을 조금씩 내려갔다. 1층에 차오른 물은 계단의 반쯤 잠겨 있었다. 난 바로 그 물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물로 발을 내딛었다.

 

 “으..”

 “왜그래.”

 “차가워.”

 

 나는 몸을 부르르 떨었고 뒷통수에서 득종이와 건우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나는 더 이상 장난 치지 않고 발을 움직여 다음 계단을 밟았다. 그리고 한계단 한계단 조금 더 내려갔다.

 

 물이 가슴쯤 찼을 때 다행히 난 계단을 다 지날 수 있었다. 나는 힘겹게 뒤를 돌아 득종이와 건우를 보았다.

 

 “괜찮아. 여기까지가 제일 깊은 것 같아. 얼른 들어와.”

 “으,, 진짜 들어가기 싫은데.”

 

 득종이는 멀리서도 보일 만큼 몸을 떨었다. 건우는 그런 득종이의 어깨를 잡고 그와 함께 계단을 내려왔다.

 

 -차박, 차박-

 

 “으으, 진짜 개차갑네.”

 “습, 그러니까 말이야. 얼른 찾지 않으면 나가지 못해 죽는 게 아니라 얼어 죽겠다.”

 

 우리는 물 위로 핸드폰 불빛을 비추며 걸음을 옮겼다. 물이 차 있어서 그런지 복도는 더욱 어두운 기분이 들었다. 찬 공기에서는 곰팡이 썩은 내가 진동을 했고 왠지 모르게 발목에 뭔가 계속 스치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더욱 곤란한 건 수면 위에 뜬 이상한 부유물들이었다. 스티로폼 조각들과 나뭇조각들, 동물의 털인지 먼지인지 모르는, 온갖 더러운 것들이 떠다녔고 이 물이 혹시나 입에 들어간다면 필시 뭔가 병이 걸릴 것 같았다.

 

 모두 동의했을까 아무도 입을 열지 않고 우리는 그저 걷기만 했다.

 

 1학년 4반,, 1학년 3반을 지나 어느새 우리는 1학년 2반앞에 도착했다. 1반부터 찾아보자. 그게 순서일 것이다.

 

 우리는 1학년 2반을 지나 1학년 1반을 찾았다. 그런데,

 

 1학년 2반 앞에 1학년 1반은 없고 오른쪽으로 꺾어진 길이 등장했다.

 

 “어라?”

 “야, 왜그래. 얼른 가지 않고.”

 “아니, 1학년 교실쪽이 이렇게 오른쪽으로 꺾여 있었나?”

 

 나의 말에 건우와 득종이도 1학년 2반 앞쪽, 꺽어진 복도를 보았다.

 

 “그, 그랬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너무 오래됐으니까, 기억이 안 날만도 하지. 일단 그래도 가보자. 1학년 2반 앞에 1반이 있지 않겠어?”

 “하, 씨.. 뭔가 찜찜한데.”

 

 난 그곳으로 가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2층도 그렇고 3층도, 저렇게 복도가 꺾여 있는 곳은, 분명 내 기억엔 없었다.

 

 이걸 어쩌지.

 

 “신축공사라도 했겠지. 뭐하면 내가 먼저 가볼게.”

 

 뒤에 있던 건우는 답답했는지 앞으로 걸어나와 나를 스치고 앞으로 나갔다. 난 뭔가 찜찜했지만 앞질러 가는 건우를 혼자 가게 둘 수는 없었기에 그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그가 2반을 지나 오른쪽 복도로 몸을 틀었다.

 

 그런데 건우가 오른쪽 복도로 몸을 틀자마자 몸을 움찔거리더니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 바람에 우리 모두 그의 뒤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야, 왜, 왜그래.”

 

 우리가 물었지만 건우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건우는 뭔가를 바라보며 몸을 떨었고 우리를 바라보지도 못했다. 나는 몸을 천천히, 조심히 움직여 꺾이는 코너에 몸을 밀착하고 복도 너머를 보았다. 그러니 그곳엔

 

 수면 가득히 사람의 머리들이 뒷통수만 내민 채 한가득 서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7 7. 옥상 2021 / 9 / 26 241 0 5565   
6 6. 탈출 2021 / 9 / 26 221 0 5151   
5 5. 1층으로 2021 / 9 / 7 282 0 5101   
4 4. 나가는 문 2021 / 9 / 7 279 0 5497   
3 3. 1층 2021 / 9 / 6 274 0 5244   
2 2. 교실 2021 / 9 / 6 275 0 5452   
1 1. 초등학교 2021 / 9 / 6 496 0 524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