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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업어 키우는 중
작가 : 웅지
작품등록일 : 2021.8.27

싸가지 없는 애, 가르치기 힘들다.

과거의 업적으로 명예직 영웅인 드븐.
이제는 검은 탑 주변에서 대충 살아간다.
명문 홍 가의 외동딸인 홍미노를 가르치는 일을 맡아 생계를 유지한다.
그로 인해 자존심 상하는 일을 많이 겪지만, 돈을 생각하면서 꿋꿋하게 버틴다.
그러다 모종의 일에 엮이게 되는 검은 탑 주변이 배경인 이야기,

 
11화 동료들 미화시키기
작성일 : 21-09-06 11:16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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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하시죠? 전 괜찮은데요.”

 

 나를 맹렬히 노려보고 있다.

 

 보나 마나 또 돈 얘기하려는 눈이다.

 

 예전에 술집에서 들은 얘기인데 마누라의 돈 내놓으라는 눈빛이 그렇게 무섭다 던데.

 

 도끼눈을 뜨고 식칼을 들고 있는 모습이 10년 전에 겪었던 전쟁터가 떠올랐다고 했다.

 딱 그 눈빛이 저러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죠, 그러면.”

 

 다소 정리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냥 하면 된다.

 

 내 이야기를.

 

 

 내 삶은 뭐라고 해야 하나.

 

 그래도 안락한 가정과 동시에 모험을 원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음, 이렇게 말하면 가정이 있는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말을 좀 바꿔서,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 모두 원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이러면 모험이 의미가 좀 죽는데.

 

 아 그래 사적인 일과 모험을 모두 원한 경우.

 

 의미 전달은 이게 제일 낫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삶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다가 다 놓친 삶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내가 봤을 때는 후자가 맞다.

 

 “네가 스스로 판단하는 건데 객관적인 게 맞아?”

 “그렇다면 두 마리다 잡은 걸로 보이십니까?”

 “난 모르지. 근데 굳이 따지자면 나도 후자 쪽에 걸게.”

 

 앞으로 내 얘기를 할 때는 한탄이 되지 않게 해야겠다.

 

 가급적이면, 선생에게 존경을 품을 만한 이야기로.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면 좋을까.

 

 오래 고민하지는 않았지만 역시 동료들의 후광을 이용해야 한다.

 

 그러면 다시 모험을 떠났던 시점부터 말하면 될 거다.

 

 

 꿈 하나만 가지고 다시 모험을 나섰다.

 

 가지고 있는 건 칼과 변변찮은 보호구가 다였다.

 

 그것만으로 어떻게든 생을 꾸리며 버텼다.

 

 그러다가 마음이 맞는 친구들을 만나고.

 

 세가 불어나고.

 

 때마침 있던 전쟁에도 휩쓸리고.

 

 그래서 동료들은 꽤 유명해졌다.

 

 용사라고 추앙받는 수준이었다.

 

 “선생은 왜 그렇게 안 됐어? 능력 부족?”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동료들에 비해서 능력이 부족했기보다는.

 

 잠시 그들의 곁을 떠났던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그 공백 차이가 컸던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이들보다 약하다고 평가받는 거다.

 

 능력이 부족해서는 그래서 중간에 두려워서 도망친 거라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미노의 말을 부정하면, 또 입증해 보라고 그러겠지.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말하고 싶지도 않고.

 

 또 말해 줄 만큼 가벼운 기억도 아니니까.

 

 인정하고 가는 게 편하다.

 

 “지금 제가 사냥에 대해서는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동료들이 들어온다면, 바로 그들보다 아래로 내려가겠죠.”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이다.

 

 깡패 활잡이. 곰 하고도 일대일 가능할 거 같은 덩치. 설치해 둔 덫으로만 날 능가할 기생 오라비.

 

 바보 검사 빼고는 사냥에 관해서 나보다 우수하다고 본다.

 

 “동료들이 어디 갔는데? 아, 설마?”

 “네, 앞서 말한 대로 탑으로 들어갔다는 동료들입니다.”

 

 동료들은 전쟁이 끝난 이후, 자신을 시험해 보고 싶어 탑으로 들어갔다.

 

 물론 나에 게도 권유했지만, 결국, 나는 남아 있는 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남아 있는 보람은 안타깝게도 느낄 수 없었다.

 

 “전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러네요, 잘 모르겠어요.”

 

 정말 잘 모르겠다.

 

 남은 목적을 이루지 못해서 그런가.

 

 “그렇게 해서 우연 찮은 기회에 홍옥 가문의 딸을 가르치는-“

 “잠깐. 뭘 그렇게 넘어가려고 해? 할 말이 더 많을 거 같은데..”

 

 그다지 얘기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많다.

 

 또 하나 핑계를 대자면, 귀족들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은 이야기들도 많으니까.

 

 대표적으로 귀족의 살해, 부분적인 살해다.

 

 그렇게 당해도 쌀 놈들인, 극히 부분적인 일이었지만 그 일 때문에 번져간 것도 맞다고 본다.

 

 물론 다행히 홍 가는 피해를 보지 않는 것 같지만, 같은 귀족이라는 것은 같으니까.

 

 이렇게 자연스럽게 얘기하다 보면, 실수로라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

 

 “개인적인 일입니다···그보다는 동료들에 대해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상당히 유명했는데요.”

 “너에게 들으면 환상이 다 깨질 거 같아서.”

 

 화제는 다행히 자연스레 넘어갔다.

 

 그러니 특별히 선생에 대한 존중이 사라질 만한 이야기는 하지 말자.

 

 이야기가 끝나면 존경이 생기게끔.

 

 “괜찮습니다. 그들은 실제로 멋진 친구들이었으니까요. 환상이 깨질 일은 없습니다.”

 “그럼 얘기해 보든가.”

 

 그러기 위해선 우선 친구들을 팔아야겠다.

 

 세라. 우리끼리 통칭은 깡패 활잡이.

 

 파티의 유일한 여자 동료. 성깔이 상당하고 아마 베일을 좋아했다. 그래도 소속감이 상당히 강하여, 파티와 관련된 일이라면 두 손 걷고 나섰다.

 

 우리 파티에 유일한 궁수였고 그래서인지 힘이 가장 강했다.

 

 말하는 것도 가장 잘했다.

 

 특히 사람 화나게 하는 걸 진짜 잘했다.

 

 일방적인, 소위 말하는 자신은 아무런 피해도 받지 않지만, 상대에게는 피해를 입히는 행위.

 

 이기적인 딜 교환을 잘했다.

 

 원거리 궁수여서 그런 가?

 

 “세라는 파티안에 유일한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강한 힘을 가졌습니다. 후방에서의 강력한 화살 지원과 통솔하는 능력, 마지막으로 아군의 기세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고드릭. 우리끼리 별명은 덩치 값만 하는 덩치.

 

 파티의 탱커를 담당했다. 그냥 보면 곰 같은 느낌이고, 무뚝뚝하지만 가장 잘 챙겨 주는 인원이었다.

 

 다만 좀 모자랐다.

 

 “고드릭은 험상궂은 인상과는 다르게 누구보다도 마음이 따듯한 친구였습니다. 그래서 어떤 일이든 앞장서서, 팀원들을 보호해 줬죠. 계산없이, 몸이 먼저 움직이는 뜨거운 친구였습니다.”

 

 케드. 우리끼리 별명은 기생 오라비.

 

 사실 우리 뿐만 아니라 많은 남자들이 그렇게 불렀다.

 

 그러니 통칭, 기생 오라비.

 

 파티의 도적을 담당했다.

 

 파티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였다. 물론 남자지만, 본인 자신도 자기 외모를 잘 이용했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물건을 훔쳤다.

 

 그리고 저 말은 말 그대로의 의미다.

 

 진짜 시도 때도 없이 훔쳤다.

 

 황궁이든 허름한 여관집이든.

 

 평등하게 대해주는 건 좋은 것이나, 덕분에 죽을 뻔했지.

 

 “케드는 악자에게서 물건을 뺏어 약자에게 주는 의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외모 또한 훌륭해서 마음을 훔치는 도적이라는 이명도 얻었습니다.”

 베일. 우리끼리 별명은 바보. 등신. 멍청이.

 

 그렇다고 실제로 멍청하다기보다는, 단순해서 그렇다.

 

 정의로운가, 정의롭지 않은가.

 

 딱 그 두 가지로 행동을 결정했다.

 

 파티안에서 검사를 담당했다. 실력은 나무랄 데가 없지만 지나치게 정의롭다. 가끔, 아니 많이 생각했지만 케드의 성격과 베일의 성격이 반반씩 섞였다면, 피곤한 일이 많이 줄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검술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최강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베일은 정의 그 자체를 목표했습니다. 그 당시 파티가 용사파티라는 이명이 붙을 수 있게 한 것은, 베일의 영향이 가장 컸습니다. 그리고 검술로 가장 유명한 인물이죠.”

 

 라틀라는 준 파티 인원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별명이 없지는 않았다.

 

 단, 라틀라를 빼고 우리끼리, 아니 그냥 세라가 지어 준 별명.

 

 마녀.

 

 본인 말로는 음침하고 말도 잘 안해서 그렇다는 데.

 

 그냥 반응 잘 안 해 줘서 삐져서 지어 준 별명일 거다.

 

 주로 상처의 치유나 회복약을 지원해주었다. 원래는 마법사인데 취미로 약물을 만든다고 들었다. 우리에게 회복약을 지원해 줬는데 어차피 실험 대상도 없었다면서 무료로 공급해주었다.

 

 어쩌면 그래서 마녀라고 붙였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부작용이 난 적은 아직는 없었으니까.

 

 아무튼 파티에 끼친 영향은 크지만 준 파티 인원으로 정해졌다.

 

 사실 다들 파티 인원이라고 생각했지만 세라가 극구 반대했다. 자신은 가녀린 여자의 몸으로 야생에 뒹구는데 후방에 빠져서 약물이나 만드는 애랑 같은 취급하지 말라고 해서 그렇게 됐다.

 

 그것도 아마 삐진 것의 일환이었다고 본다.

 

 사실 제외된 가장 큰 이유는 라틀라는 신경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라틀라는 여러 가지를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심지어 우리 중 하나가 크게 다쳐도, 죽지 않았으면 되었다는 식이었다. 말은 안 했지만, 아무래도 그런 모습 때문에 세라는 불만을 가진 걸로 보인다.

 

 입은 험해도 마음은 따듯한 애였으니까.

 

 그래도 나는 라틀라에 빚이 있다. 아, 그리고 탑의 문에 대해 조사해준 정보, 라틀라가 전해준 거다.

 

 “라틀라는 정식적인 저희 파티인원은 아니었지만 보이지 않은 곳에서 저희를 크게 지원해주었습니다. 훌륭한 마법사이자 연금술사의 능력을 저희를 위해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지원해주었습니다.”

 

 적당히 미화시키며 파티 인원에 대한 얘기는 끝났다.

 

 후, 내 얘기만 했으면 미화시킬 것도 없을 텐데.

 

 다 동료들이 조금씩 모자라서 그렇다.

 

 그래도 내가 잘 커버쳐주면서 말해 준 것 같은데.

 

 미노와는 나이 차이가 있어서 내가 말한 인물 전원을 알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몇 명은 알 거니까.

 

 이걸로 존경심은 좀 생기겠지.

 

 ---

 

 뭘까.

 

 도대체 저 만족스러운 얼굴은 나에게 뭘 바라는 걸까.

 

 말해놓고 상당히 뿌듯해한다.

 

 그럴만한 내용은 아니었다고 생각하는데.

 

 듣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으니까 내 생각이 맞을 거다.

 

 거기다 어깨가 우뚝 솟은 것을 보니.

 

 내게 자랑하고 싶었던 건가?

 

 만약 그렇다면 잘못 짚었다고 본다.

 

 동료들이 대단한 것은 동료들이 대단한 거고.

 

 본인이 대단한 건 본인이 대단한 것.

 

 적어도 난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

 

 친구들이 대단해서, 그러고 착해서.

 

 별볼일 없는 사람과도 친구해줄 수도 있는 거니까.

 

 단순히 돈이 많아서, 돈으로 친구해주는 경우도 있고.

 

 어쩌면 본인만 친하다고 생각하고 말할 수도 있다.

 

 상대는 전혀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도 말이다.

 

 ...물론 앞에 있는 이 사람이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직접 본 적이 있으니 인정한다.

 

 분명 이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다.

 

 그러니 적당히 원하는 반응을 해줄 수도 있다.

 

 와, 정말 대단해요 같이.

 

 하지만 어느새 어깨랑 같이 솟은 콧대를 보니.

 

 그러고 싶은 마음은 벌써 다 사라졌다.

 

 자랑을 할 거면 제대로 하던가.

 

 이런 마음도 안들게끔.

 

 동료들을 높일 게 아니라,

 

 당당하게, 자기 자신을 높여서.

 

 그렇게 해도 되는 사람이니까.

 

 아무튼 그렇게 하지 않았으니.

 

 콧대좀 내려줘야 겠다.

 

 ...절대로 저 꼴이 보기 싫어서만 그런 건 아니다.

 
작가의 말
 

 9.6 이전 10편들에 대해 내용을 늘려두었습니다!

 

 혹시나 그 전에 보신 분들이 있다면 앞 내용을 확인하셔도 됩니다.

 

 안하셔도 이해하시는데는 문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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