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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빠를 구합니다
작가 : 강시티
작품등록일 : 2016.9.8

"내가 임신이라고?"
결코 평범하지 않은 과거를 지닌 낭랑 18세
부모를 닮는다는 말, 이제 그 뿌리를 뽑을때가 된거같다.
18살 예비맘의 '진짜' 아빠 찾기

 
09. 여행
작성일 : 21-09-05 03:17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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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이채이, 우리 놀러갈까?"

 

 "음? 놀러? 어디?"

 

 "너 가고 싶은데 아무 곳이나"

 

 "치.. 내가 아는데가 있어야 가자고 하지. 넌? 어디가고 싶은데?"

 

 "여행 .. 가자 .. 진짜 기억에 남을 만한 데로"

 

 채이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린 걸 태우는 보았을까

 

 "아.. 여행... 아직.. 그건...음.."

 

 "당일치기로도? 난 당일치기 생각한건데 그것도 안되는거야. 아니면 뭐 기대하는거라도 있는거?"

 

 "아.. 당일치기"

 채이의 얼굴이 금세 달아오른다.

 

 "가자~응?"

 태우의 소곤대는 애교섞인 목소리에 채이의 마음은 어느새 녹아버린지 오래였다.

 

 "어디 가자는 건데?"

 

 "바다"

 

 "응? 너 폰 배경화면이었던 그 바다?"

 

 "응. 꼭 다시 가고 싶었는데.. 그게 너여서 너무 좋다"

 

 "참내.. 그렇게 좋아?"

 사실 나도 좋아. 내 첫 여행이 너라서, 내 첫 바다가 너여서

 

 "다음주 토요일 6시 그때 가자"

 

 "응? 그때 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른한 입맞춤을 하는 태우에 채이는 속으로 말을 되뇌어야 했다.

 

 '아빠.. 생일인데'

 

 "꼭 가는거다. 다른 날은 안돼 . 알았지?"

 

 "어..응.."

 여느 때보다 간절해 보이는 태우의 눈빛에 채이는 한발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기대된다"

 채이를 꼭 끌어 안는 두 눈에는 알 수 없는 공허함이 서려있었다.

 

 --

 

 일주일 후, 토요일 6시 15분 버스터미널

 

 "헥....헤... 미안.. 늦잠자서 좀.. 늦었다"

 

 "이채이 십오분 지각. 지각하면.. 알지?"

 

 "뭐 벌금이런 말 없었잖아"

 "꺅- 뭐하는 거야!"

 태우가 갑자기 태이를 들쳐업었다.

 

 "십오분이라서 이정도인 줄 알아. 이십분이었으면 넌 오늘 집에 못갔다."

 

 "사람들이 보잖아..! 내려줘 나 걸을수 있어 ! 응?"

 

 "이 무게로 뭘 걸어 걷기는 . 내가 오늘 날 잡고 먹여야겠다."

 

 업힌 채이의 달랑거리는 발도 태우에게는 귀여워 보이는지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이채이"

 

 "응?"

 

 "너 이 신발 제일 좋아하지"

 

 "아니 뭐 딱히.. 왜"

 

 "맨날 이것만 신잖아. 꼬질한 거 안보이지?"

 

 "아! 왜 남의 신발을 보고그래! 나 운동화 이것밖에 없단 말이야아.."

 홱 숨겨버리는 채이의 발을 태우는 가볍게 잡고 제자리에 돌려놓고서 가뿐히 고쳐 업는다.

 

 버스에 승차를 하고 나란히 앉은 태우와 채이

 

 출발 후 얼마가 지났을까 채이는 어느새 골아 떨어져 창문에 머리를 대고 꾸벅거리고 있었다.

 그런 채이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하고는 조심스레 쓰다듬는 태우의 모습은 영락없이 사랑에 빠진 사람의 눈빛이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춘다.

 

 '띠링-'

 

 고요하던 새벽 버스 안 알림소리에 신경이 거슬린 듯 뒤척이는 채이에 태우는 급히 채이의 전화기를 자켓 주머니에서 빼 진동모드로 돌렸다.

 

 그때, 채이의 휴대폰 속 선명한 D-DAY

 

 '아빠생일♡'

 

 태우의 머릿속 여행에 대한 대답을 잠시 망설이던 채이의 모습이 스친다.

 

 "하.. 진짜 미안하게 하네"

 

 매년 오지 않는 아빠를 기다리며 혼자 초를 불었을 채이의 모습이 눈 앞에 스친다.

 알지 못한 미안함과 매년 혼자있었을 쓸쓸함에 대한 미안함으로 태우는 연신 마른세수를 했다.

 

 

 **

 

 어느새 도착한 태안터미널

 

 태우는 삼십분 전 잠이 깨 배고프다는 말만 삼십 번 째인 채이를 끌고 내려 벤치에 앉힌다.

 

 "아 배고파- 빨리 뭐라고 먹으러 가자"

 

 태우는 발을 동동 구르는 채이의 말에 조용히 웃고는 백팩에서 큰 박스를 꺼낸다.

 박스를 열자 보이는 포장지에 싸인 연보라색 캔버스

 

 한 손에 쏙 잡히는 채이의 발을 잡고 신발을 신겨주는 태우의 얼굴에는 미소가 배여있다.

 

 "뭐야.. 내 사이즈는 또 어떻게 알고.."

 

 "내가 모르는게 어딨냐"

 "선물"

 "여행 와줘서 고맙다고"

 

 "뭐야.. 나는 아무것도 준비 못했는데 미안하게.."

 

 "넌 그냥 오늘 내 옆에나 잘 붙어있어"

 하고 채이를 옆으로 와락 끌어안아 옆구리에 찰싹 붙힌다.

 

 서로를 꼭 끌어안은 채이와 태우의 모습은 누가봐도 부러울 정도로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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