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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업어 키우는 중
작가 : 웅지
작품등록일 : 2021.8.27

싸가지 없는 애, 가르치기 힘들다.

과거의 업적으로 명예직 영웅인 드븐.
이제는 검은 탑 주변에서 대충 살아간다.
명문 홍 가의 외동딸인 홍미노를 가르치는 일을 맡아 생계를 유지한다.
그로 인해 자존심 상하는 일을 많이 겪지만, 돈을 생각하면서 꿋꿋하게 버틴다.
그러다 모종의 일에 엮이게 되는 검은 탑 주변이 배경인 이야기,

 
9화 검은탑 가설 내기
작성일 : 21-09-02 11:32     조회 : 251     추천 : 0     분량 : 4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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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정도면 만족하지, 라는 표정이 어이가 없다.

 

 듣든 말든 사실 신경 쓰지 않는다.

 

 “거기에다가 한 가지 조건을 더 추가하죠.”

 “이길 자신이 없나 보죠?

 “제가 이길 시에 조건 하나를 더 붙이는 겁니다. 아, 아니면 혹시 겁나시나요?”

 

 최대한 비릿한 웃음을 지으려고 노력하며 말했다.

 도발하려는 목적 외엔 없다.

 아, 추가로 기분이 나쁘면 더 좋겠고.

 

 “퍽이나. 뭔데?”

 성공한 모양이다.

 

 아버지 앞이라는 걸 잊고 이젠 존댓말도 생략하는 걸 보면 말이다.

 

 말해 놓고 표정에 약간의 두려움이 보이는걸 보니 더 만족스럽다.

 

 흘깃 뒤에 계신 아버지를 있는 걸 보고 조금 안심한 것 같지만 불안한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하나만 더 추가해주시면 됩니다.”

 나는 딱 이 정도만 바란다.

 

 “앞으로도, 오늘처럼 선생으로 대해주겠다고.”

 내 말과 동시에 미노는 아버지의 눈치를 살폈다.

 

 미노의 아버지는 난처한 듯 웃고 있을 뿐이다.

 

 미노는 다시 고개를 돌려 나를 노려봤다.

 

 “수락하십니까?”

 “좋아, 아니 좋아요. 그렇게 해, 요.”

 그렇게 내기는 성립되었다.

 

 “그러면 탑에 대해, 모르시는 것에 대해 말씀드리죠.”

 “아, 미리 말해 놓을 게 있는데, 문 너머에 뭐가 있다는 둥 확인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말하는 건 아니지?”

 “그것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만.”

 “···하? 그럼 네가 들어 본 적 없는 헛소리 하면, 내가 진다는 거네?”

 아버지 쪽을 흘끗 보는 걸 봐서는 부당한 내기를 막아 달라는 거 같다.

 

 “제가 말씀드릴 건 근거가 없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리고 만약 제가 제자를 이기겠다고 헛소리를 한다면 그건 미노 님을 가르칠 자격이 없는 거겠지요.”

 “그래, 그렇지.”

 근데 이젠 대놓고 존댓말을 빼먹는다.

 

 한번 아버지 간을 봤는데, 별말 안 해서 그런 가?

 그것도 그렇고.

 

 아니 내기로 건 게 수업 열심히 듣기와 선생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뿐인데도 저렇게 싫을까.

 

 깊게 생각하지 말자.

 

 앞으로 말할 게 더 중요하니까.

 

 사실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말씀드리기 전에, 한 가지 약속해주셨으면 합니다다다. 이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그렇다면 네 말이, 아니 선생님 말이 어떻게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요?”

 “사실 말하고 다니셔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홍 가의 이름을 대면서 말씀하시지 않았으면 한다는 겁니다.”

 홍 가가 도가에 필적할 수준이라고 들었다.

 

 그렇다면 홍 가라는 이름값은 상당히 강할 거다.

 

 그리고 검은 탑 주변에 사는 유일한 명망 있는 가문이니, 그 말은 더 위력이 클 것이다.

 

 “그 정도야. 그리고 선생의 말을 그대로 믿을 거라는 것도 아직 모르는데 자신감이 넘치는데?”

 “홍가의 이름을 걸고 약속하지.”

 가만히 지켜보던 홍 가, 미노의 아버지가 끼어들었다.

 

 “아버지?”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말해 보게나.”

 홍가 아버지의 붉은 눈동자가 타오르는 것처럼 반짝였다.

 

 홍미노가 내가 실수할 때 보이는 눈동자인데.

 

 생각보다 관심 있는 이야기였던 모양이다.

 

 “···네, 그렇다면 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과한 관심에 좀 놀라긴 했지만, 나쁠 건 없다.

 

 내가 거짓말할 일도 아니고.

 

 다만 빌드 업은 좀 해 둬야겠다.

 

 “제가 말씀드릴 것은 탑에 대한 가설에 대한 내용입니다. 동료 중 몇몇이 그 탑에 도전한 이후에 관심이 생겨 얻게 된 정보입니다.”

 정보를 얻게 된 계기.

 

 그리고.

 

 “그 가설을 바로 말씀드리죠.”

 “말 엄청 끄네.”

 작게 말해도 다 들려 미노야

 그리고 이제 말한다고 한 건데.

 

 “탑은 이세계와 이어졌다는 가설입니다.”

 

 한동안 정적이 이어졌다.

 

 “···헛소리 아니라고 하지 않았어?”

 그리고 정적을 깬 건 미노였다.

 

 존댓말은 완전 잊어버린 모양이다.

 

 반면 미노의 아버지는 가만히 생각하는 눈치였다.

 

 “아직 근거를 대지 않았으니, 헛소리라 생각하는 건 당연합니다다다.”

 나도 듣고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그렇게 자신 있어 하시니, 기대가 되네요.”

 전혀 기대 안 된다는 표정 짓고는.

 

 일단은 들어줄 테니, 어디 한번 지껄여 보라는 듯 거만하게 턱을 세운 표정.

 

 그래, 언제까지 그러나 보자.

 

 “우선 근거 하나입니다. ‘문의 뒤편을 본 사람은 모두 문으로 들어갔다.’ 라는 말 들어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이 표현보다는, 빨려 들어갔다 라는 편이 더 정확하다고 합니다다다.”

 “빨려 들어갔다?”

 “네. 그들이 걸음을 내디뎌서 들어갔다고 하기에는, 중간에 발자국이 끊어진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다다.”

 느닷없이 발자국이 사라진 곳이라면, 확인할 수 없다.

 

 “그리고 이건 또 앞서 말을 토대로 한 하나의 추측입니다만, 탑 문 안쪽을 본 사람은 지금까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아직 문 뒤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모른다.

 

 “문 안을 보았다면, 그 빨아들이는 것이 끌어들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다다.”

 상식적으로 그렇게 말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애당초 검은 탑은 미지의 영역이다.

 

 그리고 상식 밖의 탑이다.

 

 “문은 이음매가 완전해서 열리는 쪽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너무 먼 곳이라면 빨려 들어가는 사람에 가려져 볼 수 없고, 반대의 경우에는 당연히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 적당한 거리에 있는 사람.

 

 사람들 사이로 문을 볼 수 있는 사람 들만이 남게 될 거다.

 

 “질문이 있는데.”

 “말씀하시죠.”

 미노 아버님의 질문이니 좀 긴장이 된다.

 

 “만약 먼 곳에서, 사람 사이로 보았다면 빨려 들어가게 되는 건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러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다. 우선 탑 주변에 검은 연기 때문에 그렇게 먼 거리까지 보이지 않으니까요.”

 탑 주변의 음산한 느낌을 주는 연기들이 둘러싸고 있다.

 

 미노 아버지는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정확한지는 모르지만, 문이 열리는 쪽에 있던 경비병이 빨려 들어가지 않았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 당시 경비병들은,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방지하려고 문을 등진 상태였고요.”

 검은 탑에 들어가는 행사를 구경한 사람들에게 들은 말이다.

 

 “그 뒤에 사람 중 몇몇이 사라졌다는 말이 있기도 합니다다만.”

 물론 완전 믿을 만한 소리는 아니다.

 

 미노 아버지도 그건 이해하는 듯했다.

 

 “그렇군, 계속하게.”

 아버지가 진지하게 들으니, 미노도 더 이상 태클 걸기가 애매한 모양이다.

 

 뭐 나는 잘됐다.

 

 “다음 근거로는 마나의 잔존량 차이입니다.”

 미노 아버지를 곁눈질로 의식하며 말했다.

 

 어쩌면 내가 가설을 들은 마법사를 알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미노 아버지는 뭔가를 깊게 골똘이 생각하느냐 내 시선도 눈치 못챈 것 같았다.

 

 이미 내가 말한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였다.

 

 미노는 뭐, 여전히 납득 못한 거 같다.

 

 내가 말하는 보람이 미노가 되다니.

 

 신기하네.

 

 “문 앞에서의 마나를 미리 측정하고, 문이 열리고 닫힌 이후의 마나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마나가 옅어져 있었습니다.”

 이걸로 증명이 된다.

 

 “문이 열리기만 했다면, 마나가 희미해질 일은 없겠죠.”

 “유의미한 수치가 나왔다는 뜻이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정도로 차이 나는 마나 수준이 아니었다.

 

 “추가적인 실험으로 문 반경, 검은 연기에 닿기 전까지의 각 마나 분포도를 문이 열리기 전과 후로 해서 확인한 결과, 문의 열린 위치와 가까울 수록 마나의 농도가 줄어들었습니다. 특이하게도, 탑 바로 뒤편의 마나는 크게 변하지 않았고요,”

 “한 가지 질문이 있는데.”

 미노의 첫 질문이다.

 “말씀하시죠.”

 “포탈도 결국 마나로 생성되는 거 아니야? 되려 마나가 줄어들기보다 늘어날 수도 있는 거 아니야?”

 포탈은 상대가 뭐든지 빨아들인다. 이게 기본 개념이지만, 다른 세계라면 다를 수 있다.

 

 “그리고 단순히 주변 마나를 이용해서 포탈이 생성된 걸 수도 있잖아?”

 분명 그럴 수도 있다.

 

 그러니 저 질문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답변드리기 어렵군요.”

 “흥, 그래. 계속해.”

 얼굴에 그럼 그렇지, 라고 쓰여 있었다.

 

 “또 하나는 아직도 탑에 들어간 사람은 돌아오지 못했다는 겁니다.”

 “...하.”

 미노는 할 말이 많아 보이는 얼굴이다.

 

 그래도 일단은 들어볼 모양이다.

 

 “그리고 아무도 돌아오지 못한 거로 봐서는, 이 탑은 편도로만 가능한 거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탑이 높아서, 아직 정상에 도착하지 못했기 때문일수도 있잖아?”

 아니면 이미 정복했지만 돌아오는데 시간이 거리는 걸 수도 있다고, 미노는 덧붙였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다면 가다가 중간에 나온 사람이 왜 한 명도 없을까요?”

 “···어. 아니, 그건 어떤 마법적인 처리 때문에 못 나가는걸 수도 있지.”

 본인도 자기 의견이 약하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세계로 가는 통로였다고 이해한다면, 더 자연스럽지 않습니까?”

 “이세계를 말하는 거 자체가 더 이상해!”

 

 

 그래도 내 말에 기본적으로 동의는 하는 모양이다.

 

 “마지막입니다. 탑의 높이를 아직도 측정해내지 못했습니다.”

 못한건지 안 한 건지 까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아직 측정해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단순히 탑의 높이만도 저희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저 탑이 이세계로 이어져 있어서 그랬던 거라면? 알아내지 못한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계와 세계를 이을 수 있는 정도의 높이.

 

 감도 오지 않고, 사실 믿겨 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반박되지 않았으니 아직도 가설로 존재한다.

 

 “···하.”

 미노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만 삼켰다.

 

 “이걸로 제 근거는 다 끝났습니다. 어떻습니까? 받아들일 만한 합니다까?”

 “하, 결국 추측에 불과한 거 잖아요. 확실하게 증명된 것도 아니고요!”

 내 말을 패배를 인정하라는 말로 받아들인 모양이다.

 

 사실 맞다.

 

 잘 이해했네.

 

 “그렇긴 합니다다만 근거 없는 헛소리 하고는 다르지 않습니까?”

 “근거가 있긴 하지만 그 근거들을 입증하실 순 없잖아요! 다 가설들이 근거일 뿐이잖아요!”

 “실제로 마나 분포는 실행된 실험입니다만.”

 “그럼 데이터를 가지고 와보세요!”

 가져올 수 없는데이터이다.

 

 가져 올려면 알려 준 마법사에게 부탁해야 하는데 들어줄 리가 없다.

 

 그냥 무시할 거다.

 

 아마도.

 

 “하, 못 가져오시나 보네요? 근거 없는 헛소리였네요, 그거!”

 

 

 변명이라도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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