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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업어 키우는 중
작가 : 웅지
작품등록일 : 2021.8.27

싸가지 없는 애, 가르치기 힘들다.

과거의 업적으로 명예직 영웅인 드븐.
이제는 검은 탑 주변에서 대충 살아간다.
명문 홍 가의 외동딸인 홍미노를 가르치는 일을 맡아 생계를 유지한다.
그로 인해 자존심 상하는 일을 많이 겪지만, 돈을 생각하면서 꿋꿋하게 버틴다.
그러다 모종의 일에 엮이게 되는 검은 탑 주변이 배경인 이야기,

 
2화 사냥대화는 좀.
작성일 : 21-08-27 22:05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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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드븐님. 벌써 돌아가십니까?”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 어느새 저택 앞에 도착한 모양이다.

 경비병 한 명이 웃으면서 내게 경례하고 있었다.

 낯이 익은 얼굴이다.

 하지만 이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네, 고생하십니다.”

 

 

 우선은 나도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고생도 아니죠. 저희 아가씨를 봐주시는 것에 비하면 세발의 피죠.”

 

 

 말이 좀 통하는 사람인 거 같다.

 

 

 “그건 그렇긴···하지는 않고, 아름다운 아가씨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저택의 사람하고 뒷담화를 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다.

 

 

 “하하, 아름다운 장미에게는 가시가 있다고 하니까요.”

 

 

 경비병은 자연스레 웃으며 문 잠금 장치를 풀어갔다.

 

 

 그러고 보니 홍 가의 방비는 다소 특이했다.

 경비병이 지키는 초소 안을 지나서만 나갈 수 있다.

 아무래도 문을 두 번 통과시키려고 하는 이유 같다.

 원래는 마법적인 문 처리로 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비용적인 면이 크다 보니 좀 더 손이 가지만 싼 노동력으로 바꾼 모양이다.

 내가 아는 출입구는 이곳 밖에 없는데, 그 말은 마차가 들어올 정도로 너비가 되는 문도 없다는 거다.

 안은 넓은 저택이지만 들어오기는 상당히 까다롭다.

 아무래도 방비면에서 신경을 써서 그런 거겠지만, 내 처지에서는 귀찮다.

 물론 이런 식으로 방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안전한 지역은 아니니까.

 

 

 “그건 그렇고, 이번에 사냥대회에 같이 참가하십니까?”

 

 

 홍보는 겸연쩍게 웃으며 물어왔다.

 내가 멍하니 바라보니 미안해서 한 질문 같긴 하지만.

 역시 한통 속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질문이었다.

 

 

 “아니요. 안 하려고 합니다.”

 

 

 “진짜요? 좋은 기회일 텐데 아쉽네요.”

 

 

 왜인지 경비병은 그 소식이 반가운 것 같다.

 

 

 “어떤 점에서 좋은 기회입니까?”

 

 

 미노에게 시달릴 일을 생각한다면 좋은 기회가 아니다.

 

 

 “그야 사냥대회에는 유력한 가문들의 많은 사람이 모이지 않습니까?”

 

 

 “그럴 겁니다.”

 

 

 일단 사냥을 취미로 할 수 있다는 것부터 일반 사람들과는 수준이 다르다.

 그리고 참가하는 가문 중 하나인 홍 가문은 걸어서 나가는데 언덕 하나를 넘는 기분이 드는 저택이다.

 그런 가문이 시답지 않은 가문일리 없고, 그런 가문이 참가하는 사냥대회에 그만한 가문들이 모이는 것은 안 봐도 뻔한 일이다.

 끼리끼리 논다는 말, 여기서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 말대로다.

 

 

 “평범한 사람이 그런 대회를 언제 가 볼 수 있겠습니까?”

 

 

 맞는 말이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더군다나 이번에는 도가가 개최하는 것이니 질이 다를 겁니다.”

 

 

 아, 도가라면 나도 안다.

 가문들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도가는 돈이 많은 것으로 유명했다.

 아마 그 지역에 철 생산량이 장난 아닐 거다.

 다만 돈이 많다는 점 빼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게 문제지만.

 군사력은 그때그때 용병이나 방랑 기사를 고용했다.

 충분히 강한 기사를 영입할 능력은 되지만, 기사라는 직업이 보통 명예를 중시한다.

 그런데 도가의 명예야 뭐···

 사람들에게 평이 좋지는 않다고 까지만 하겠다.

 전쟁통에도 철광석을 캐서 최고의 수익률을 냈다는 악명도 있으니까.

 그러니 일단 기사들이 꺼리는 곳이고, 설령 온다고 해도 그 기사는 모시는 주군에 대한 기본적인 충성을 배신한 거다.

 그러니 그 질이 이미 좋지 않다.

 그래서 속된 말로는 돈이라고 다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도가가 보여 준다고 했다.

 도가도 이제는 그런 사실을 인지했는지, 소문으로는 유망한 기사애들을 직접 육성 중이라고는 하는데.

 과연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니다

 그보다, 이 앞에 있는 기사가 못 갈 것처럼 말하는 게 더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당신은 가문의 성을 부여받지 않았습니까?”

 

 

 홍 가문 저택의 대부분 사람은 홍이라는 성을 부여받는다.

 그들 대부분은 홍 가문에 피가 흐르진 않지만, 소수의 홍 가문의 인원으로는 저택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이 생각해 낸 것이 피가 이어지지 않은 가문에 충성하는 사람들에게 성을 부여하는 것.

 다른 가문들과 달리 상당히 파격적인 해결 방법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이 경비병의 대우가 홍미노랑 비슷하게 대우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홍 가문만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에 공식적으로 참석할 수는 있다.

 그러니 이 사냥 대회도, 가고 싶다고 한다면 갈 수 있는 것이다.

 

 

 “하하, 그래서 한 번 노려보려고 합니다. 마침 드븐 님이 안 가신다면, 제가 도움이 될 수 있겠죠.”

 

 

 하긴.

 내가 안 간다고 했으니 사냥대회를 보조하는 역할이 한 자리가 더 빌 것이다.

 그리고 내 자리는 아마 가까운 데에서 아가씨 욕 받이를 해야 될 거다.

 과연 그게 좋은 일인가 싶기는 하지만.

 그런 거 평생 보는 걸 원했던 것 같은데 뭐.

 그렇게 생각하니 양심이 덜 찔렸다.

 절그럭, 절그럭.

 슬슬 문 잠금이 거의 열린 것 같다.

 사실 이 정도로 오래 걸리진 않는데, 아무래도 사냥대회에 갈 수도 있다는 말에 흥분한 모양이다.

 

 

 “자, 다 됐습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경비병은 그 말에 사람 좋은 미소를 짓더니,

 

 

 “혹시나 이번 기회를 제가 잘 살린다면, 꼭 보답하겠습니다.”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잘되길 바라겠습니다.”

 

 

 그래도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진심이다.

 

 

 

 

 ---

 

 

 

 

 마을의 선술집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

 어디에나 하나쯤 있을 거 같은 선술집.

 그게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장소다.

 다만 인기 있는 선술집은 자신하는 메뉴가 하나 있다.

 이곳의 경우에는 술의 양이다.

 값싼 보리를 발효시켜 만든 보리주.

 약간의 돈 만으로도, 이 보리주는 원 없이 마실 수 있다.

 아무래도 이 덕분에 이 선술집은 잘된다.

 

 

 “오, 영웅님 아니 신가! 보리주 한 잔 드릴까?”

 

 

 근육질의 한 남성이 이두근을 자랑하며 말했다.

 

 

 “무한 리필인 거, 돈 안 낸 사람에게 주면 쫓아내는 거 모르세요?”

 

 

 그럴 일을 저렇게 큰 소리로 말하는 것도 재능이다.

 

 

 “크하하, 설마 영웅인 자네를 쫓아낼까 봐?”

 

 

 “그럼 영웅이 아닌 당신을 쫓아내면 되겠네요.”

 

 

 작은 키에 귀여운 외모의 마뉴이지만.

 저렇게 무표정하게 노려볼 때에는 누구든 소름을 느낀다.

 

 

 “아하하···농담이네, 농담! 그리고 우리 영웅님도 농담이었지 않나?”

 

 

 ···제가 한 말이 농담이면 반대가 될 것 같습니다만.

 아무튼, 나쁜 아저씨는 아니다.

 어? 근데 이 시간대에 있네?

 

 

 “근데 아저씨, 아줌마에게 말하고 나오신 건 맞죠?”

 

 

 “무···물론이지.”

 

 

 육아가 힘들다는 소리를 전해준 사람이 바로 이 아저씨다.

 자신만만하던 근육이 움츠러든 걸 보니 더 추궁하지 않기로 했다.

 

 

 “앉던 데에 앉을 거지?”

 

 

 또 올 사람이 없으니 그럴 거다.

 고개를 끄덕이자 익숙한 장소로 안내했다.

 1인용 의자에 정면을 바라보면 각종술들이 있다.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바텐더가 주문대로 만들어 준다.

 

 

 “그래서 일단 뭐 마실래?”

 

 

 그리고 내 바텐더는 이곳 술집의 점주인 마뉴다.

 어릴 때 친구였다.

 이곳에서 다시 만날 줄은 몰랐지만.

 아무튼 과거의 정 때문인지 모르지만 여러모로 나를 잘 도와주는 애다.

 

 

 “우선은 바티오카 주로.”

 

 

 수수를 갈아서 보리주에 섞어 발효시킨 술이다.

 이 주점에서 비교적 비싼 술이다.

 이 정도는 시켜줘야 나랑 대화는 해 줄 거다.

 사적인 일과 공적인 일은 나누는 주의니까.

 

 

 “그래, 조금만 기다려.”

 

 

 입가에 미소가 달리진 것만 봐도 좋은 선택이었던 거 같다.

 오래 걸리지 않고, 시린 잔에 찰랑거리는 바티오카 주가 채워졌다.

 붉은빛이 감도는 술이 흔들렸다.

 이걸 보니 미노의 불타오르는 눈동자가 떠올랐다.

 깔끔하고 은은한 달콤한 맛이 특징인데 그 눈이 떠오르니 속이 얹힌 기분이다.

 애써 따라준 마뉴에게 실례되는 일이긴 하지만 당장 마시기에는 좀 그랬다.

 

 

 “그래서 일자리는 요즘 어때?”

 

 

 다행히 관심은 다른 데에 쏠렸다.

 원인이 된 일을 물어보는 것이긴 하지만.

 

 

 “괜찮은 거 같아.”

 

 

 사실 몸을 움직이는 것만을 보고 평가하자면 최상급 일자리이다.

 사냥하는 방법에 대해 대략적인 조언만 하고, 자세만 고쳐주면 그만이다.

 실제로 내 몸이 고생하거나 그런 건 거의 없다.

 물론 오늘은 업어가야 했지만, 어린 애가 그렇게 무겁진 않다.

 다만 정신적인 것을 보자면.

 차마 좋다고는 말 못 하겠다.

 나랑 띠 동갑인 애가 날 무시하고 돈돈, 거리는 꼴이 보기 좋진 않다.

 그래서 타협해서 나온 말이 괜찮은 거 같다, 이다.

 그래도 아버지가 정상적이라는 점이 컸다.

 아니었다면 마뉴가 알선해준 일자리라고 해도 한 주안에 때려치웠을 거다.

 

 “거기에다가 주 3일정도니까.”

 

 한주동안 월,수,금만 일하면 된다.

 세상에 이런 일자리가 어디있나.

 그렇다고 해서 돈이 적냐.

 

 

 “급료도 아주 훌륭하고.”

 

 

 사실 참을 수 있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아니, 어쩌면 전부일지도?

 

 

 “그야 홍 가도 도 가정도로 유력한 가문이니까.”

 

 

 “진짜로?”

 

 

 이건 좀 놀라웠다.

 가문 사람들의 수, 그러니까 성을 태어날 때부터 받은 사람들의 수가 적다.

 그리고 그다지 엄청난 저력을 가진 것처럼 보이진 않는데.

 

 

 “일단은 네가 지워 버린 귀족들이 아니잖아?”

 

 

 “···누가 들으면 오해할라.”

 

 

 “사실 맞지 않아?”

 

 

 “부분적 사실이야!”

 

 

 내가 실제로 저지른 건 안 된다고!

 이럴 때는 대화 화제를 옮기는 게 딱이다.

 

 

 “아, 근데 궁금한 게 하나 있어.”

 

 

 “뭔데?”

 

 

 사실 예전부터 궁금했던 거다.

 

 

 “미노네 아버지, 그러니까 홍 문주님은 왜 내게 사냥 기술을 배우게 하는 거야?”

 

 

 마뉴가 애매모호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 실력에 자신이 없어서 그런 말하는 건 아니지?”

 

 

 “그건 아닌데, 좀 이상해서.”

 

 

 그리고 이번에 사냥대회를 나간다는 얘기해 줬다.

 물론 동행 얘기는 빼고.

 

 

 “만약 사냥대회를 위해 고용한 거라면, 나보다는 덫을 잘 놓거나 활을 쓰는 사람을 고용하는 게 낫지 않나?”

 

 

 가까이에서 검을 대고 싸우는 건 멀리서 공격하는 거랑 위험도가 차원이 다르다.

 굳이 딸 아이를 그렇게 위험한 사냥을 시킬 사람은 없다고 본다.

 거기에다 미노의 아버지는 상당히 인자하신 분이다.

 딸 아이에게 그런 모습을 바라지도 않을 거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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