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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코드 No.4 : 누구에게나 있지만 아무에게나 없는.
작가 : DoubleK
작품등록일 : 2021.8.27

세상에 미련이 없어 무서운 것이 없는 형사와 오늘보다 내일 더 행복하고 싶은 겁많은 법의관, 상극인 두 사람이 합동수사팀에서 만났다.

인간에 대한 기대도, 세상에 대한 기대도 없는 듯한 공허함으로 포장한 눈, 그 안에 폭발 직전의 분노를 담고 있는 남자 '강무릉'

정 주고 마음주는 것이 취미이자 특기, 사랑이 많아 웃음이 많고, 연민이 많아 눈물도 많은 해바라기 같은 여자 '하로아'

운명을 피하지 못한 무릉과 로아, 그리고 정의구현 프로젝트 '해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결성 된 합동수사팀에 모인 청춘들의 일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

 
Prologue. 그해 겨울, 두 남자.
작성일 : 21-08-27 14:06     조회 : 503     추천 : 0     분량 : 6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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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며칠 째 내린 눈이 거친 콘크리트 길을 소복이 덮고 있는 한 주택가 후미진 골목에서 한 남자가 담벼락에 기대어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강욱. 서울 경찰청 마약1계 형사였다.

 

 지친 듯 서 있는 강욱을 비추며 파리하게 떨리는 주황색 가로등불 사이로 위세가 꺾인 눈발이 어지러이 날아다녔다.

 

 온 세상을 뒤덮고도 미련이 남았던지 휘날리는 싸락눈은 마치 사라지기 싫다고 악다구니를 쓰는 것처럼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고 있는 듯 했다.

 

 건조하기 짝이 없는 메마른 눈으로 그 질긴 생명력을 멍하니 바라보던 강욱이 손가락 사이에 끼고 있던 담배를 깊게 한번 빨아들였다.

 

 

 

 “후우”

 

 

 

 뱉어낸 연기가 아스라이 흩어졌다. 부서지는 담배 연기 사이로 한 남자가 강욱을 향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추운 듯 양손을 비비며 총총걸음으로 다가와 강욱의 앞에 선 남자는 그를 보며 반가운 듯 환하게 웃었다.

 

 남자의 햇살 같은 미소가 초라한 가로등 하나에 의지한 채 어둠 속에 갇힌 것만 같은 지금의 이공간과 너무도 이질적이라 강욱은 어쩐지 씁쓸한 웃음이 났다.

 

 

 

 “뭔 웃음이 그리 헤퍼? 사내자식이.”

 

 

 

 추운 날씨에 잔뜩 얼었던 가슴께 어딘가가 조금 녹아내린 것인지 강욱은 마음이 간지러워 마음에도 없는 타박을 했다.

 

 

 

 “여기까지 어쩐 일이세요?”

 

 

 

 늘 있는 일이라는 듯 강욱의 핀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살갑게 구는 이 남자는 그의 파트너이자 부사수인 종훈이었다.

 

 강욱은 담배를 비벼 끈 후 여전히 얼굴에 온기가 돌고 있는 종훈을 잠시 바라보고선 무심하게 담뱃갑을 툭툭 흔들어 한 개비를 또 꺼내들었다.

 

 

 

 “금연은 잘 돼 가냐?”

 

 “그럼요. 우리 뽀짝이한테 안 좋다는 건 절대 안 할 겁니다.”

 

 

 

 어디 대단한 곳에 출사표라도 던진 것처럼 의기양양한 종훈이 귀여워 강욱이 피식 웃었다.

 

 

 

 “좋은 아빠네.”

 

 “그럼요. 선배도 애 생각해서 담배 좀 줄여요.”

 

 

 

 종훈이 장난스럽게 애정 어린 핀잔을 주었다.

 

 

 

 “담배보다 더 쓴 게 인생이라는 걸 알아야지. 사내자식인데.”

 

 “여섯 살짜리가요…?”

 

 

 

 종훈이 기가 차다는 듯 입을 벌렸다.

 

 실없는 소리라고 여기면서도 이 사람이라면 왠지 진심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까닭이었다.

 

 하고 싶은 말을 표정으로 대신하는 종훈을 보며 강욱은 그저 피식 웃어 보일뿐 더이상의 대꾸는 하지 않았다.

 

 

 

 “뽀짝이는 곧 퇴원인가?”

 

 “네. 수술이 아주 잘됐어요. 일주일 정도면 퇴원해도 될 것 같데요.”

 

 “대견하네.”

 

 

 

 강욱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큐베이터 안에서 숨을 할딱거리던 부등깃 같은 여린 생명체를 떠올렸다.

 

 

 

 “그러니까요. 그 작은 것이 얼마나 악착같은지 그것까지도 수영이를 쏙 빼닮았어요.”

 

 

 

 아이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던지 연신 싱글벙글 거리는 종훈은 목소리마저 달떠있었다.

 

 어린 나이에 만나 서로만을 의지하고 살던 젊은 부부에게 십년 만에 찾아온 귀한 아이는 제 엄마의 생명과 맞바꾸어 세상 빛을 보았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는 간절하게 자신을 바랐던 엄마가 과거로 돌아간 것처럼 그녀를 쏙 빼닮아 있었다.

 

 함박눈처럼 탐스럽고 하얀 피부에 맑고 까만 눈동자.

 

 하지만 불행하게도 아이가 빼닮은 것은 그런 좋은 것들만은 아니었다.

 

 선천적으로 건강하지 못했던 심장.

 

 수영은 제 생명줄을 갉아먹으면서까지 아이에게 세상을 선물했지만, 저 혼자만의 것이길 바랐던 온전치 못한 심장까지 아이에게 남기고 말았다.

 

 

 

 “하아…”

 

 

 

 강욱이 긴 숨을 내쉬었다.

 

 파닥이는 가로등 아래 비치는 그의 얼굴이 유난히 거칠어보였다.

 

 종훈의 얼굴에 금세 수심이 들어찼다.

 

 

 

 “선배, 무슨 일 있어요?”

 

 

 

 종훈은 이 말수 없는 선배가 이런 얘기나 하자고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후배를 보려 이 추운 날 여기까지 온 데에는 응당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지만, 강욱이 답지 않게 시간을 끄니 그저 내색하지 않고 쿵짝을 맞추고 있는 것뿐이었다.

 

 종훈의 걱정스런 질문에도 말없이 피곤에 전 얼굴로 멍하니 그저 하늘만 바라보던 강욱이 별안간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아니라고 해.”

 

 

 

 기분 탓이었을까.

 

 밑도 끝도 없는 강욱의 읊조림에 어쩐지 종훈의 눈빛이 흔들리는 듯 했다.

 

 

 

 “네?”

 

 

 

 하늘을 향해있던 강욱의 시선이 천천히 종훈을 향했다.

 

 담배 연기를 닮은 강욱의 잿빛 눈동자에 지독한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내가 묻는 말에 아니라고 해.”

 

 “선배….”

 

 “너….”

 

 

 

 마치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블랙홀처럼, 끝을 모르고 쌓이는 눈이 삽시간에 소리까지 잠식해 버린 듯 사방에 고요함이 번졌다.

 

 

 

 “증거에 손댔어?”

 

 

 

 종훈의 눈에 큰 파도가 한번 몰아쳤다.

 

 그리고 이내 두 사람 사이를 정처 없이 날아다니고 있는 싸락눈처럼 눈동자를 떨었다.

 

 한동안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던 종훈의 눈동자가 힘겹게 강욱을 향한 순간 종훈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강욱의 눈에 드리워진 깊은 슬픔을 맞닥뜨린 탓이었다.

 

 텅 빈 듯한 강욱의 눈에 비친 상실감을 마주한 종훈이 그의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선배, 이번 한번만이예요. 한번만 눈감아줘요.”

 

 

 

 차디찬 바닥에 무릎을 꿇고 처절하게 자신을 부여잡는 종훈을 가만히 내려다보던 강욱이 눈을 깊게 내려감았다.

 

 강욱은 지금 이 모든 것들이 지긋지긋했다.

 

 절벽 끝에 내몰려 눈앞에 놓인 검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종훈이나 그에게 구정물이 튀기 전에 막지 못한 자신이나 이 모든 것들이 그저 지긋지긋하고 피곤했다.

 

 강욱이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눈동자만큼이나 지친 그의 목소리가 허공에 번졌다.

 

 

 

 “아니었어야 했는데….”

 

 “형, 제발….”

 

 

 

 강욱이 자신을 붙잡고 있던 종훈의 손을 잡고서 조용히 그를 일으켰다.

 

 그리고 가만히 종훈을 바라보았다.

 

 강욱은 종훈을 마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분노인지 뭔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은 이 세상 것이 아닌 것처럼 늘 고요하기만 하던 그의 눈동자에도 고스란히 비칠 만큼 강렬했다.

 

 그 정체모를 것이 들어찰수록 종훈의 손을 잡고 있는 강욱의 손에 점점 더 힘이 들어갔다.

 

 피가 맺힐 만큼 고집스럽게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있던 강욱이 종훈의 손을 부러뜨리기라도 할 것처럼 꽉 잡고 있던 손에서 천천히 힘을 뺐다.

 

 그리고는 이윽고 종훈의 손을 내려놓았다.

 

 

 

 “옷 벗어.”

 

 “형!”

 

 

 

 끓어오르던 무언가를 겨우 내리누른 강욱의 입을 비집고 나온 차가운 한마디에 종훈의 눈동자가 또 한번 출렁거렸다.

 

 강욱은 종훈의 눈을 외면한 채 돌아섰다.

 

 

 

 “이 바닥에선 말이다. 똥물이 튀면 되돌릴 수 있는 방법 같은 건 없다. 그냥 그걸로 끝이야. 스스로 물러나라. 이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모른 척이다.”

 

 

 

 말을 마친 강욱은 미련 없이 자리를 떠났다.

 

 이리저리 날리는 싸락눈이 그의 발자국 위를 다시금 덮어나갔다.

 

 

 

 “늦었어요, 형. 그러니 그 길로 가지 말아요, 제발. 그쪽은…”

 

 

 

 누군가가 이곳에 머물렀던가 싶을 만큼 강욱의 발자국이 눈 속에 파묻힐 때까지 종훈은 밤의 저편으로 사라진 그의 자취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서 있었다.

 

 

 

 “너무 위험하다구요.”

 

 

 

 차마 다 전하지 못한 말을 중얼거리는 종훈의 눈에 알 수 없는 서글픔이 들어차고 있었다.

 

 

 

 지독히도 추웠던 밤이 지나고 며칠 뒤, 서울 경찰청 마약계에 감찰과 형사들이 들이닥쳤다.

 

 빳빳하게 고개를 치켜세우고 등장한 감찰1계 연계장이 잠시 두리번거리다 찾던 것을 찾은 듯 입꼬리를 스윽 끌어당겼다.

 

 뚜벅뚜벅 걸음을 옮긴 그가 한 책상 옆에 멈춰 섰다.

 

 

 

 “마약1계 강욱 형사. 같이 좀 가실까?”

 

 

 

 이 어수선한 상황이 대관절 무슨 일인지 알지 못했던 동료 형사들의 눈이 일제히 강욱을 향했다.

 

 또 뭘 잘못 건드렸기에 저 독사가 여기까지 쫓아와서 생트집을 잡으려 하나 싶은 눈치들이었다.

 

 강욱이 거리낌 없는 매서운 눈초리로 연계장을 힐끗거렸다.

 

 

 

 “감찰과에서 저한테 무슨 볼일이십니까?”

 

 “여기서 괜찮겠어?”

 

 “말씀하시죠.”

 

 

 

 늘 그렇듯 강욱은 별다른 동요가 없었다.

 

 상관을 대하는 시건방진 강욱의 태도가 거슬린 연계장의 입술이 비뚜름한 곡선을 그렸다.

 

 

 

 “얼마 전에 경찰에서 압수한 마약이 시장에 돌고 있다는 첩보가 있었는데 말이지. 빼돌린 마약을 우리 강형사가 팔고 있는 걸 누가 봤다네. 에이, 설마 대쪽 같은 우리 강형사가 그랬겠어? 말도 안 되지, 내가 그랬는데 말이야.”

 

 

 

 강욱의 미간이 움찔거렸다.

 

 그의 시선이 때마침 자리를 비운 종훈의 책상을 향했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강욱을 힐끗거린 연계장은 묘한 비웃음을 띤 채 입술을 씰룩거렸다.

 

 

 

 “아이고, 근데 이게 뭐람?”

 

 

 

 연계장이 주머니에서 하얀 가루가 담긴 작은 지퍼팩 하나를 꺼내 강욱의 눈앞에서 살랑살랑 흔들어댔다.

 

 

 

 “공교롭게도 이게 우리 강형사 차에서 나왔지 뭐야. 이 정도면 우리 잠시 이야기 좀 할 만하지?”

 

 

 

 긴 한숨을 내쉰 강욱이 피곤하다는 듯 눈을 꾹 한번 감았다 떴다.

 

 그러고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시죠.”

 

 

 

 강욱이 앞장서자 별명에 걸맞는 독사 같은 눈으로 날카롭게 그의 뒷모습을 주시하던 연계장이 피식하고 웃으며 그 뒤를 따라나섰다.

 

 그것이 형사 강욱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연계장과 힘께 사라진 강욱은 이후 다시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시 돌아온 이듬해 겨울.

 

 

 

 ‘탕, 탕,’

 

 

 

 두 발의 총성이 울렸다.

 

 힘없이 쓰러진 젊은 남자의 붉디붉은 선혈이 작년 겨울 혹독하게 시렸던 그 겨울밤처럼 새하얗게 쌓인 눈 위로 빨갛게 번져나갔다.

 

 1993년 겨울.

 

 서울 경찰청 마약 1계는 푸르고 푸르렀던 젊은 형사 둘을 잃었다.

 

 사인은 모두 스스로 선택한 죽음, 자살이었다.

 

 

 

 

 ***

 

 

 

 

 ‘똑똑’

 

 

 

 두 번의 노크소리가 나고 문이 열렸다.

 

 넓은 방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큰 책상에 앉아있던 방주인이 기다렸다는 듯 들어서는 객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어서 와요, 최진용 조정관.”

 

 “안녕하십니까.”

 

 

 

 최 조정관이 깍듯하게 묵례를 하고서 고개를 들자 책상에 놓인 반듯한 명패가 한눈에 들어왔다.

 

 

 

 ‘경찰청장 김빛나라’

 

 

 

 6개월 전, 대한민국 경찰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일이 일어났다.

 

 역사상 최초의 여성 경찰청장의 탄생한 것이다.

 

 대한민국 경찰 역사를 새로이 쓴 김청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최 조정관을 반기며 소파로 그를 안내했다.

 

 

 

 “소식은 들었죠?”

 

 “네, 들었습니다.”

 

 

 

 김청장이 말하는 소식이란 ‘해치 프로젝트’를 말하는 것이었다.

 

 6개월 전, 경찰청장과 검찰총장을 필두로 검경의 수뇌부가 대폭 물갈이가 되며 대한민국 사법계에 일대 큰 파란이 일어났으니, 수사의 '팀 책임제’를 기반으로 한 검경합동수사팀인 이른바 ‘Team DIKE’의 창설이 바로 그것이었다.

 

 비록 효율적인 수사시스템의 구축을 위한 테스트의 일환으로 창설된 시범운영 형태의 파일럿 팀이었지만, 운영결과에 따라 대한민국 사법계 최대난제 중 하나인 검경수사권 조정의 일보 전진을 위한 노력의 결실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언뜻 진일보한 것처럼 보이는 이 합동수사팀 운영의 전제는 어디까지나 ‘시범운영’이었다.

 

 이러한 연유로 검경중립구역인 합동수사팀 운영 합의에도 불구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이라는 두 골리앗을 두고 지키려는 자들과 빼앗으려는 자들 사이의 치열한 전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다.

 

 

 

 “최 조정관이 부팀장으로 합류하게 될 1팀 수장은 서울고검 장태수 부장검사예요. 뭐, 지방대 출신이라 인맥이 없어서 만년 부장검사였지만, 능력도 있고 안팎으로 평이 좋은 사람이니 믿고 일해도 될 거예요. 그리고 이거.”

 

 

 

 자신의 말을 경청하며 고개를 주억이고 있던 최 조정관 앞으로 김청장이 제법 두께가 돼 보이는 서류를 내밀었다.

 

 그 서류에는 디케팀으로 발령 조치 될 경찰청 소속 인물들의 인적사항이 자세하게 정리 돼 있었다.

 

 최 조정관은 서류를 한 장씩 넘기며 훑기 시작했다.

 

 

 

 “검찰과 국과수 쪽도 발령 확정은 난 모양인데 아직 서류로 넘겨받은 것은 없어요.”

 

 

 

 가만히 서류를 넘기던 최 조정관이 한 인물의 인적사항이 적힌 페이지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강무릉…. 이 친구 소문이 무성하던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이미 예상했던 바였던지 김청장은 슬쩍 웃음을 흘렸다.

 

 

 

 “감찰조사계에 있으면서 내부 총질 제법 했죠. 여기저기 적이 많은 건 둘째 치고 세상에 미련 없는 인사라 휘두르기 좀 위험한 물건이긴 한데…”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두 손을 모은 채 손가락 끝으로 턱을 걸치고 있던 김청장이 재미있다는 듯 씨익 웃으며 최 조정관을 바라보았다.

 

 

 

 “싹 갈아엎는데 그만한 무기가 또 없죠. 잘 갈고 닦아 봐요. 제법, 아니 아주 쓸 만 할 거예요.”

 

 

 

 부임 6개월 차, 패기 넘치는 신임청장 김빛나라.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경찰청장이라는 이름에 만족할 생각이 없었던 그녀는 그렇게 대한민국 수사판이라는 거대한 게임판 위에 주도권 쟁탈을 위한 회심의 패를 던졌다.

 

 그리고 얼마 후, 검경은 물론 국과수까지 참여한 대형 프로젝트 ‘해치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조금 더 정의로운 사회가 되길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과 기대 속에 출범한 중요범죄수사팀 ‘Team DIKE’의 활약이 모든 포털사이트의 메인뉴스를 장식하기 시작하며 2021년 대한민국 최대 이슈로 급부상하니….

 

 운명을 피해가지 못한 그 '무릉'과 그녀 '로아'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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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rologue. 그해 겨울, 두 남자. 2021 / 8 / 27 504 0 6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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