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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작아지는 소녀
작가 : Me문물
작품등록일 : 2020.9.29

정신없이 돌아가는 차가운 챗바퀴 속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걷기 시작한다.
.
"루나. 제 이름은 루나에요."
...
(미계약작)E-mail: lukegirl001005@naver.com

 
1부 41화 Thunderbolt
작성일 : 21-08-24 19:45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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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왜 빌려줘야 하는 건지, 어디에 쓸 건지를 물어보려던 걸까?

 

 아니면 이 종이로 무엇을 할지 대강 눈치를 챈 걸까?

 

 방에 몸을 반쯤 걸쳐 둔 채 서 있던 그녀는 뭔가를 말하려고 입을 벌렸다 머뭇거리더니.

 

 이내 알았다고 대답하고 종이와 펜을 들고 가져왔다.

 

 “고마워요. 먼저 준비하고 계세요.”

 

 덜컥. 문이 닫히자 받은 종이를 침대 옆에 놓인 의자 위에 올렸다.

 

 “아마 직접 말해주기는 어려울 거야.”

 

 만날 생각도 없을 테고, 집에는 불편한 사람도 있고.

 

 …게다가. 이젠 시간도 없으니까.

 

 펜을 들어 종이에 첫 문장을 적었다.

 

 [정안이에게.]

 

 철컥. 삑.

 

 시지프가 문을 닫고 돌아서서 물었다.

 

 “가고 싶은 곳이 어디예요?”

 

 “정확한 위치를 아는 건 아니에요. 일단 기차를 타고 가기는 해야 하는데….”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없는 대답이었지만 그녀는 그런 기색 없이 씩 웃으며 가자고 어깨를 톡톡 쳤다.

 

 나란히 걸어가며 살짝 뒤를 돌아 검정 지붕의 주택을 흘깃 봤지만, 그뿐이었다.

 

 마을 입구를 지나 기차가 있는 곳으로 가면서 의미 없는 대화를 주고받았는데.

 

 아침은 이미 한참 전에 지나갔는데 짹짹 거리는 참새 소리와.

 

 또각또각 걸어가는 구두 소리와 의미 없는 대화가 시끄러운 교향곡 같다고 생각했다.

 

 정오가 지난 기차역은 출근 시간을 한참 지나 한산할 거로 생각했지만 이동하는 많은 사람 때문에 북적였다.

 

 “오, 많다.”

 

 “원래 역에는 늘 사람들이 가득하죠.

 그런데 루나 씨는 여행하시다 길을 잃으셨다고 하시면서 꼭 처음 보는 것처럼 말하시네요?”

 

 시지프는 오른손으로 입을 가리고 까르르 웃었다.

 

 그리곤 기차표를 넘겨줬는데, 역시나 무슨 소리인지 모를 말들만 적혀 있었다.

 

 “지프 님, 저희 어디로 가는 거예요?”

 

 “집이 어딘지 모르신다면서요.

 일단 큰 도시로 가서 실종신고 들어온 거 있는지 찾아보면 금방 찾지 않겠어요?”

 

 “아.”

 

 그럼 맨 윗줄에 그림 같은 문자는 도시 이름을 적은 건가?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금방 찾을 거예요.”

 

 못 찾을 텐데.

 

 “일단 루나 씨가 가고 싶다던 곳으로 먼저 가면 될 것 같아요.

 숲 안에 있는 낡은 회색 건물이라고 하셨죠?”

 

 “네. 근데 가는 길은 전혀 모르는데 어떻게 가죠?”

 

 “음, 가다 보면 이유 없이 꽂히는 곳이 있지 않을까요?

 꽂히는 그곳을 가다 보면 건물이 있을 거로 생각해요!”

 

 “네?”

 

 황당함에 고개를 들자 그녀는 웃음을 참는 건지 끅끅거렸다.

 

 “농담이에요. 이따 직원한테 물어볼게요.

 일단 기차 올 때까지 조금 시간이 남았다고 하니까 안으로 들어가서 같이 기다려요.”

 

 “네.”

 

 짧게 대답하고 시지프를 따라 역 내로 들어설 때.

 

 하늘을 보니 꺼뭇꺼뭇한 구름이 한두 개가 뭉게뭉게 떠오르고 있었다.

 

 역 내에서도 바깥만큼이나 표를 끊는 사람,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등 북적였다.

 

 “루나 씨, 직원한테 가서 물어보고 올게요. 여기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요!”

 

 시지프가 그렇게 말하고 휙 가버린 뒤 벤치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정면을 응시했다.

 

 멍청하게 계속 바라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눈에는 초점이 사라졌고.

 

 귀에서는 크고 작은 소음들이 몰려와 윙윙 울렸다.

 

 “진짜 시끄럽다.”

 

 이젠 참새 소리가 안 들리네.

 

 막 나올 때는 몰랐지만 기차역에 도착했을 때 본 하늘은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였어.

 

 아까 보니까 챙겨온 짐에 우산은 없는 것 같던데.

 

 그래도 차는 움직일 테니까 괜찮겠지?

 

 게다가 편지는 잘 넣어뒀으니까 비 좀 맞는다고 젖지는 않을 거야.

 

 아지트라고 이야기했었으니까 당장은 아니어도 나중에라도 가서 보겠지.

 

 걔가 못 본다면 걔 친구가 봐도 괜찮을 테고….

 

 “…목말라.”

 

 괜히 시지프가 챙겨준 작은 크로스 가방을 손으로 매만지다 때마침 목이 텁텁해서 지퍼를 열어 물병을 꺼냈다.

 

 가볍게 뚜껑을 열고 벌컥벌컥 마른입이 젖도록 마시다 보니 갈증은 해소됐다.

 

 “아, 이제 좀 괜찮네.”

 

 손으로 슥 입을 닦고 물병을 다시 가방에 넣고 얼마쯤 시간이 지났을까.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시지프가 이쪽으로 걸어와 앉았다.

 

 “루나 씨. 아무래도 그냥 오래된 건물이 아닌가 봐요. 잘 모르겠다고 하시네요.

 아마 그 건물은 못 갈 것 같아요.”

 

 “아….”

 

 그럼 역시 이건….

 

 “어디 아파요? 표정이 안 좋아 보이네요.”

 

 아무것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찡그려지는 표정이 숨겨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억지로 웃기 힘들다.

 

 왼손에 힘을 꾹 줬다. 잡고 있던 가방끈이 구겨질 만큼.

 

 “…그럼 표도 바꾸셔야겠네요?”

 

 “그럴 필요는 없어요. 어차피 도시로 가는 길이 꽤 멀어서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루나 씨가 찾는 장소를 알았으면 중간에 내려서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그러지는 못하겠네요.”

 

 “그렇군요.”

 

 “속상하시겠어요.

 미안해요. 갈 수 있을 것처럼 말했는데.”

 

 “아니요, 괜찮아요.

 나중에, 다음에 가면 돼요.”

 

 다음에는 갈 일도, 이유도 없겠지만.

 

 무엇보다 가방에 넣어 둔 이 편지는 아마 전해질 일도 없을 테지.

 

 “어, 루나 씨.”

 

 “네?”

 “기차 들어올 때 되지 않았어요?”

 “글쎄요. 잘은 모르겠지만 얼추 올 때인 것 같은데.”

 “밖에 사람들이 막 들어오는데, 다들 젖었네. 밖에 비가 오나 봐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동시에 한 남성이 욕 안으로 들어왔다.

 

 “직원인가….”

 

 제 눈에 안 맞는 작은 안경을 끼고 어두운 남색 정장을 입은 깔끔한 차림을 하고 있었고.

 

 왼쪽 가슴에는 반투명한 직사각형의 명찰을 달고 있었다.

 

 남자는 시끄러운 실내를 순식간에 조용하게 만들고 자신을 역장이라고 소개했다.

 

 “안내방송을 내보내려고 했으나 지금 통신 기구에 약간의 문제가 생겨서 이렇게 직접 안내하려고 왔습니다.

 방송은 고치는 대로 금방 나올 것이니 기다려 주세요!”

 

 갑자기 등장한 역장의 말에 역 안은 술렁였다.

 

 “간단한 통신도 안 되는 상황이라 통신 문제부터 고칠 예정입니다.

 지금 밖에 비가 심하게 내리고 있고, 번개가 내리치고 있어서 날씨가 꽤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간단한 통신조차 안 된다고?

 

 술렁임은 점점 더 커졌다.

 

 역장은 말을 이어나갈 때마다 조용히 해달라고 거듭 소리치며 ‘현재 모든 열차가 지연되고 있으니 실내에서 기다려 달라’라는 말을 하고 나갔다.

 

 그가 나가자 여기저기서 않는 소리부터 짜증까지 들려왔다.

 

 “날씨가 꽤 안 좋은가 봐요.”

 

 “그러게. 요즘 비가 잠깐 한두 번 내리고 말더니 오늘은 제대로 내리려나 보네요.

 금방 해결될 거예요.”

 

 그러나 시지프의 말과는 달리 역장과 다른 직원들이 번갈아 와서 열차가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으니 기다려달라는 말만 남기고 갔고.

 

 주변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점점 짜증에서 분노로 바뀌었다.

 

 “아오, 도대체 언제 해결된다는 거예요?”

 

 멀리서 직원에게 떠벌떠벌 소리치는 아줌마가 보였다.

 

 직원은 난감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기다려달라고 말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기를 반복했다.

 

 바깥은 간간이 ‘우르릉….’하는 천둥소리가 들렸다.

 

 “휴, 날씨가 어지간히 궂은 게 아니네요.”

 

 시지프가 옆에서 한숨을 뱉었다.

 

 그녀가 말하길 아마 이대로라면 늦거나 오늘은 못 갈 수도 있을 거라고 했다.

 

 그리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봤지만 괜찮다고 대답했다.

 

 지연이니까 좀 더 기다리면 되겠지.

 

 쾅-!

 

 천장이 무너질 것 같은 큰 소리와 함께 실내의 모든 불이 꺼졌다.

 

 “불이 꺼졌어!”

 

 “뭐야, 왜 이래. 진짜 무슨 일 난 거야?”

 

 “열차는 아직도 안 들어온 거야? 너무 무서워!”

 

 먹구름이 낀 소나기가 내리고 벼락이 치는 날씨에 불까지 꺼지자 밤길처럼 온 주위가 새까매졌고.

 

 사람들은 술렁이다 못해 허둥지둥 움직이다 서로 부딪혀서 넘어졌다.

 

 곧 역장이 손전등을 들고 안으로 들어와 어수선한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조금 전에 안내해드렸지만, 현재 날씨가 굉장히 궂은 상태입니다.

 낙뢰 여러 개가 열차와 역 전체를 강타하면서 통신 문제 외에 전기와 기본적인 운행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까 들렸던 큰소리는 벼락이 내리치는 소리였던 건가.

 

 “지연 후 다시 운행하려 했으나 금일 내에 해결이 안 될 거라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해서 지금부터 각자 귀가를 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운행 자체가 안 된다고?”

 

 황당함에 자동으로 일어나서 소리치는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소음으로 변했다.

 

 “장난해? 계속 지연이라더니 인제 와서 집에 가라고?”

 

 “난 오늘 회사에 일이 있어서 지금 가야 한다고! 날씨가 무슨 상관이야. 당장 운행 시켜!”

 

 역장은 사람들의 성화를 묵묵히 들으면서 거듭 사과했고.

 

 집에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게 차를 대기시켰다는 소식을 전달하고 역장실로 들어갔다.

 

 다시 어수선해진 분위기에 묵묵히 듣고 있던 시지프가 입을 열었다.

 

 “루나 씨는 하루 정도는 미뤄줘도 괜찮죠?”

 

 “네? 아, 가는 거요?

 어쩔 수 없죠. 운행을 안 해주겠다는데.”

 

 그녀는 싱긋 미소를 짓고 얼른 집에 가자며 손을 끌었다.

 

 사람들을 따라 역 입구로 가보니 경찰차 두어 대와 봉고차 몇 대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경찰관 무리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들은 낙뢰가 그치면 천천히 이동할 거니까 조금만 대기해달라고 말했다.

 

 안에서 기다리던 이들은 처음에는 하나 같이 광광 역 건물이 부서질 것 같이 난리를 쳤지만.

 

 이내 단호한 경찰의 태도에 실내는 이따금 쑥덕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 대체로 조용해졌다.

 

 날씨는 갤 생각이 없는 건지 천둥소리와 벼락 떨어지는 소리로 요란하게 울었다.

 

 “일찍 집에 가기는 글렀네요. 경찰은 벼락이 그칠 때까지는 내보내 주지 않는다고 했으니.”

 

 “안전을 위해서 그런 말을 하는 걸 테니까. 조금 지치긴 하지만 기다려야죠.”

 

 “그래도 이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집에 가게 되었잖아요.

 지치실 텐데 이런 말 들으면 짜증 날 법도 한데.”

 

 “저게 뭐 저분들 잘못인가요? 정말 날씨가 안 좋아서 그런 건데.”

 

 시지프는 나란히 벤치에 앉아 이야기하다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이렇게 말했다.

 

 “루나 씨는 정말 천사시네요.”

 

 “흠,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럼요. 남 탓을 할 수도 있잖아요.

 열차랑 역 내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못한 건 어찌 되었든 역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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