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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작아지는 소녀
작가 : Me문물
작품등록일 : 2020.9.29

정신없이 돌아가는 차가운 챗바퀴 속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걷기 시작한다.
.
"루나. 제 이름은 루나에요."
...
(미계약작)E-mail: lukegirl001005@naver.com

 
1부 40화 갈림길
작성일 : 21-08-24 19:44     조회 : 287     추천 : 0     분량 : 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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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왜 순간 욱해갖고. 정신 놓지 말자.

 

 “근데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보시는 거예요?”

 

 “….”

 

 “혹시 제 말에서 기분 나쁜 부분이 있었어요?”

 

 “그런 건 아니고…. 아니라면 됐어요.”

 

 왜 저러시는 거지?

 

 “루나 씨. 제가 저번에 루나 씨한테 말씀드렸던 거 기억나세요?

 유독 이 마을은 차가운 것 같다고 했었잖아요.”

 

 “네. 애들도 되게 사리 분별 잘한다고.”

 

 “이 마을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되게 차갑고, 그 와중에 애들을 잘 키우려고 어른들이 노력과 시간을 굉장히 많이 쏟아 붓고 있어요.”

 

 “그건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겠죠.”

 

 “학원이나 유학도 무리해서 많이 보내고, 아이들을 정말 똑똑하게 키우려고 많이 노력해요.”

 

 “아….”

 

 키운다는 게 가정교육이나 예절을 가르쳐서 좋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인 줄 알았는데.

 

 그게 노력과 시간을 부어서 똑똑하게 키우려고 한다는 거구나. 그것도 그럴 수 있지.

 

 “어느 집이나 자식이 잘되길 바란다지만, 그게 어느 정도가 아니라 좀 심한 것 같아요.”

 

 “그래요?”

 

 “처음 이곳에 와서 가게를 연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어요.

 이제 막 대여섯 살 된 아이를 유학 보낸다고 좋아하던 이야기를 그 아이 엄마한테 들었어요.”

 

 “네?”

 

 “놀랍죠?”

 

 “그 뿐만이 아니에요. 그 엄마 주위로 있던 주변 사람들은 잘 되었다고 축하해 주면서 하나 같이 자기 자식들도 또래인데 보내고 싶다고 부러워했어요.”

 

 아니, 축하할 일이라고 말할 수는 있는데.

 

 자기 자식도 어린데 주변에서 그렇게 말하기도 하나?

 

 “세상에.”

 

 “자식 잘 키우고 싶어서 그러는 집이 한 둘 있을 수는 있지만 모두가 경쟁심에 붙어 그런다면. 정말 할 말이 없죠.”

 

 문득 어제 정안의 어머니가 자기 자식을 유학을 보낼 거라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근데 그건 잘 키운다고 하긴 좀 어려울 것 같고, 오히려 엄하다는 말이 더 맞는 말 같아요!”

 

 아니지. 어쨌든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러는 거잖아? 그게 그건가?

 

 “아니요. 관대해요.

 공부에는 엄하고 철저하게 뒷바라지를 하지만 일상에서 생기는 웬만한 실수에는 어른들이 눈감아 주니까.”

 

 시지프의 단호한 태도에 당황했다.

 

 “그, 그거야. 어릴 때는 다들 관대하지 않나요?

 어리니까 그럴 수 있지. 그러면서 좀 실수해도 봐주고, 감싸주고.”

 

 “그 정도가 아니에요.

 심하면 아이가 물건을 훔치고 큰 거짓말로 낭패를 볼 때도 어른들이 화를 안 내세요.”

 

 “네? 어째서요?”

 

 “마냥 어리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 아이들이 세상의 중심을 ‘나’라고 무의식중에 생각하지 않을까요?”

 

 “글쎄, 전부 그럴지는 잘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항상 뒤처리는 아이가 아니라 부모가 하잖아요?”

 

 “네.”

 

 “어른들은 아이들이 그런 모습을 통해 잘못된 것을 알게 모르게 배우게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

 

 이게 뭔 헛소리지.

 

 “거기서 부끄러움과 교훈을 얻는 아이는 잘 자라는 거고, 그러지 못한 아이는 모른 채로 자라는 거고.”

 

 “아. 설마 부모님도 말을 안 해요?”

 

 “네. 스스로 알아차리게 기다려요.”

 

 그럼 아이 스스로 배우고 깨달을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간단하게 뭘 가르치지도 않고?

 

 아니, 정안의 어머니는 좀 이상하긴 해도 정안에게 뭐라 하던데.

 

 그건 그냥 내가 보기 싫어서 말한 거였나? 아니면 정안이가 정말 제대로 엇나가서?

 

 “하지만 그런 식으로 교육하면 아이들이 이상하게 자랄 수 있잖아요?

 조금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고.”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고.

 

 “어차피 이 나라에서 요구하는 건 인성이 아니라 지성이거든요. 인성은 부가적인 거죠.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어떤 행동이든 받아주는 세상이 되었어요.”

 

 “아.”

 

 ‘잘 가르친다.’는 말이 인성을 키우는 게 아니었구나.

 

 한마디로 미성년자에게는 관대한 곳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

 

 “네. 근데 다른 나라에서도 이렇게 사니까. 딱히 지적할 만한 일은 못 되겠죠.”

 

 “다른 사람이 그런다고 수긍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아닌 건 아닌 거예요.”

 

 “오, 루나 씨 단호해!”

 

 “네?”

 

 아차. 또 이놈의 입!

 

 “이럴 때 보면 정말 다른 사람과 다른 느낌이 확 느껴지는 것 같고.”

 

 “무, 무슨?”

 

 “그냥, 큰 사람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고, 고마워요.”

 

 아. 당황했네.

 

 시지프는 깔깔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뭐 근데. 어느 나라에 가도 학교를 안 다녀도 거리에서 잠자고 밥 굶는 아이는 없으니까.

 그건 발전이라고 봐도 될 것 같아요.”

 

 “….”

 

 먹고 사는 게 중요하긴 하지. 멍청한 것보다 똑똑한 게 좋고.

 

 “그래도 세상 참 좋아졌어요.

 머리가 이상해진 사람은 많은데, 그만큼 똑똑해졌거든요.”

 

 시지프는 벌써 점심때가 온다며 소파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가서 주섬주섬 뭔가를 들어 입었다.

 

 아까 시지프가 들고 있던 앞치마와는 다른 앞치마다.

 

 소파에 앉아 멀뚱멀뚱 쳐다보는데 앞치마를 다 입은 그녀가 말했다.

 

 “이제부터 청소를 좀 할 거라서. 침실은 어제 깨끗하게 치워뒀으니 방에 가서 쉬고 계세요.”

 

  …

  …

  …

 

 문들 닫고 침대 위에 풀썩 눕자 귀에는 윙 청소기 돌아가는 소리가 울린다.

 

 “흠.”

 

 다른 세계에서 외눈박이가 사는 건 말도 안 될 것 같았지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꽃을 약간의 수위가 들어간 이름으로 불러야 사 간다는 사실과, 맛없는 잼 라벨에 미친 아줌마에.

 

 심지어 어린 자식 혼자 멀리 휴학을 보내는 게 심심치 않게 보인다니.

 

 내 머리가 이상한 건지 이 마을 인식이 조금 이상한 건지 모르겠다.

 

 “소름 끼쳐.”

 

 거실에서 시지프한테서 이야기를 듣고 보니 마음속에 마을에 대한 작은 정이나 미련이 있었대도 지금은 사라진 것 같다.

 

 “진짜 마을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아. 하지만, 정안이는….”

 

 고작 닷새 전이지만 오륙 년은 흐른 것 같은 닷새 전 일이 떠오른다.

 

 점토 덩어리를 들고 돌아가다 우연히 길에서 시지프를 만났다 헤어졌고.

 

 서둘러 집에 가자 벌컥 방문을 닫고 들어갔을 때 일이 떠올랐다.

 

 우연히 길에서 시지프를 만났을 때 정안은 그녀를 두려워했다.

 

 생각만 해도 벌벌 떨던 왼쪽 종아리의 작은 진동이 울리는 것 같고.

 

 바람 따라 팔락팔락하는 파란 주름 원피스를 입은 채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그녀의 시선을 피하던 커다란 검은색 눈이 보였다.

 

 방문을 닫고 문을 열어주지 않았을 때 여러 물음에 정안은 삐뚤빼뚤한 글씨로 시지프를 만나지 말라 했다.

 

 ‘[그 아줌마. 만나지마. 다시는.]’

 

 “그 글에 나는 바로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답했지.”

 

 그리고 그 약속이 무색하게 그녀와 만나 같이 밥도 먹고 산책도 하고.

 

 이제는 이렇게 집에 들어와 도움을 받는 상황이 되었다.

 

 물론 정안의 물음에 대답할 때 시지프와 만나지 않을 생각을 한 건 아니다.

 

 말을 내뱉지 않았지만, 반드시 만나야 한다면 주저 없이 만날 생각이었다.

 

 꽃가게를 운영하는 그녀라면 분명 잼과 보라색 꽃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알려줄 것으로 생각했으니까.

 

 근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게 아님에도 굳이 시지프를 만나고 있었다.

 

 물론 지금도 목적이 없는 건 아니다.

 

 케이크와 차, 보라색 잼, ‘밤의 친구’라는 별명을 가진 보라색 꽃.

 

 물어봐야 할 건 많고 물어본다면 그녀는 친절하게 답해줄 것이다.

 

 그래.

 

 그 모든 질문을 지금 여기서 던지면 더 많은 걸 알 수 있을 텐데.

 

 왜 나는 게으르게 던지지 않고 다른 것을 찾고 있는 거지?

 

 “그래. 진짜 왜 여태 안 물어봤지?”

 

 나와 비슷한 외모, 말이 통하고 내 이름을 목소리로 유일하게 불러주는 사람.

 

 다정하고 섬세하고 다른 사람보다 먼저 나를 생각해주는 그런 사람.

 

 그녀는 내게 그런 존재다.

 

 “마치, 친구처럼.”

 

 왠지 이렇게 생각할수록 죄를 짓는 것 같아.

 

 누구에게. 정안에게?

 

 왜? 그저 며칠 같이 있고 친밀감을 가지고 있어서. 나를 챙겨줘서?

 

 친구라고. 그런 생각을 해서? 친구여서?

 

 위이잉-. 밖에서 청소기를 돌리는 소리가 났다.

 

 “아. 복잡해. 너무 복잡해!”

 

 처음에 뚝 떨어졌을 땐 그저 기억을 되찾고 돌아가면 다 해결될 거라고 가지고 있었는데.

 

 점점 얽히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

 

 “근데 이대로 돌아가 버린다면….”

 

 판타지처럼 마법으로 뿅 하고 돌아가 버린다면…. 정안이는?

 

 어쨌거나 머리로는 정안과 시지프는 이미 좋은 사람들이지.

 

 제 일도 아닌데 같이 길을 찾아주겠다고 나서주는 지프 님이나.

 

 구덩이에서 꺼내주는 도움을 줬지만 낯선 사람인데 친절하고 순수하게 도와주고 생각해주는 마음 깊은 정안이나.

 

 운이 좋았지.

 

 낯선 세계에서 좋은 사람을 무려 둘이나 만났으니까.

 

 정안과 싸웠고 그의 엄마와는 말다툼했고.

 

 결국, 집을 나와서 아마 완전한 화해는 무리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떠나기 전에는 사과하고 싶어.

 

 하지만 뭐라고 하면 그가 내 마음을 알아줄까?

 

 알아주지 않고 받아주지 않고 그냥 가서 부르면 나오긴 할까?

 

 몰래 집으로 들어가 방문 앞에 가서 말을 건다면 깨어나서 내 이야기를 들어줄까?

 

 사과를 받아준다 쳐도 앞으로 거실에서 청소하고 있을 그녀와 친해지고 싶다는 말을 그가 받아들일까?

 

 “이미 굳게 맺은 유일한 약속을 어겼는데.”

 

 게다가 내가 정안에게 마음을 솔직하게 전한다고 해서 어린아이가 이해해줄 리도 없고.

 

 그리고 정안은 시지프를 싫어한다.

 

 정확하게는 ‘싫어한다.’보다는 ‘무서워한다.’가 맞겠지만.

 

 하지만 그 둘은 좋은 사람이다.

 

 물론 나한테만 좋은 사람일 수도 있고.

 

 그저 정안이 자체가 다른 사람 자체에 경계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좋은 게 좋은 거잖아.”

 

 둘이 친해지면 안 되는 이유가 되는 걸까?

 

 하긴 둘이 나이 차가 얼마인데.

 

 소통에 문제가 있으면 아무래도 어려울 수도 있겠지.

 

 “아. 하지만 둘 다 좋은데!”

 

 둘 다 착한데. 친절하고 내 생각해주는데.

 

 그래서 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당장 가서 사과를 한대도 그다음 문제가 더 크니까. 막막해.

 

 “후.”

 

 끼익.

 

 시지프가 문을 열고 머리를 빼꼼 내밀었다.

 

 “루나 씨! 청소 끝났어요.

 우리 언제 갈래요? 지금 나갈까요?”

 

 “지프 님.”

 

 “표정이 왜 그래요? 무슨 고민 있는 사람처럼.”

 

 “…떠나기 전에 저 가고 싶은 곳이 있는데, 잠시 종이랑 펜 좀 빌려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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