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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작아지는 소녀
작가 : Me문물
작품등록일 : 2020.9.29

정신없이 돌아가는 차가운 챗바퀴 속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걷기 시작한다.
.
"루나. 제 이름은 루나에요."
...
(미계약작)E-mail: lukegirl001005@naver.com

 
1부 39화 성년식
작성일 : 21-08-24 19:44     조회 : 309     추천 : 0     분량 : 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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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 힘들겠네요.”

 

 별것 아니라는 듯 시지프는 어깨를 으쓱 올렸다.

 

 “그래도 이 근처에서 일하는 분들은 꽤 괜찮게 사시는 거예요.

 대부분 공장이긴 하겠지만, 대기업에서 일하시잖아요. 대기업이니까 복지도 괜찮을 거고.”

 

 “네.”

 

 “게다가 대기업 사무직은 적당히 살만큼 받을 테니까, 아주 최악은 아니죠.

 더 작은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똑같이 일하더라도 혼자 벌어먹기에도 힘든 상황이니까요.”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네.

 

 “하긴, 취업하기도 쉽지 않을 텐데 일도 힘들 테니. 말 그대로 전쟁이네요.”

 

 “그래도 괜찮아요. 아주 최악은 아니에요. 곧 ‘성년식’이 열리니까요.”

 

 “성년식이요?”

 

 성년식이라면, 성인이 된 것을 축하한다고 기념하는 날 아닌가?

 

 “그게 왜요?”

 

 “요즘 같은 세상에는 보기 드문 커다랗고 아름다운 축제거든요.”

 

 그렇게 말하면서 낯빛이 점점 밝아지는 모습에 문득 성년식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성인식에 대해 들으면서 다른 나라에 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꺼내보고 이곳에 대해 더 알아봐야겠어.

 

 “그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말해주실 수 있나요?”

 

 “루나 씨는 성년식 안 좋아해요?”

 

 “안 좋아하는 게 아니라 지프 님이 좋다고 하는 이유가 궁금해서요.”

 

 사실은 아는 게 없어서 알아보려고 물어본 거지만.

 

 그녀는 숨을 크게 내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차분하게 이야기했다.

 

 “비록 세상이 과학 기술을 통해 많이 발전되었다고 사람들이 말하고 있지만, 옛 전통 풍습이나 관례가 많이 남아 있어요.”

 

 그중 하나가 아이가 어른이 된 것을 축하하는 ‘성년식’이라는 것.

 

 “성년식, 성인식. 이제까지 이름은 여러 개로 불렸었죠.”

 

 과거에는 어른이 되기 전에 여러 이유로 죽는 어린아이들이 많았었고, 그 때문에 사람들은 아이가 어른이 된 것을 축하하기 위한 행사를 열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고대부터 모든 나라에서는 성년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해마다 성대하게 열던 큰 행사 중 하나라고 한다.

 

 “그 성년식이라는 거는 모든 나라에서 하는 건가요?”

 

 “당연한 질문을. 물론이죠!”

 

 성년식이 공식적으로 열리는 기간은 이틀 정도라고 하지만, 나라와 특정 지역에 따라 일주일 동안 여는 일도 있다고 한다.

 

 “언제 하는데요?”

 

 “매 해의 반을 가리키는 날에 열려요.”

 

 매 해의 반이라면, 6월이랑 7월의 사이. 7월 1일?

 

 “그게 언제인지 어떻게 알아요?”

 

 “위성의 크기를 보고 알아채죠.”

 

 “위성의 크기?”

 

 ‘위성의 크기’라는 말에 머릿속에서 큰 접시만큼 커진 어제의 하얀 달이 떠올랐다.

 

 “원래대로면 보름마다 하얀색으로 점점 둥글둥글해지면서 커지다가 어느 순간 다시 반쪽 타원 모양이 되면서 작아지고, 다시 커졌다가 작아지기를 반복하거든요.”

 

 그래. 여기에 처음 떨어질 때는 몸 하나 삼켜도 모를 만큼 컸던 달이.

 

 어느 순간 다시 봤을 땐 동전만 해졌었으니까.

 

 “성년식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도 있죠.

 성년식이 열리는 기간 중 마지막 밤이 되면 그 날은 조금 특별한 노란 위성을 볼 수 있어요!”

 

 “노란 위성?”

 

 “정확하게 말하면 금빛이에요.”

 

 “골드문(Gold moon)….”

 

 “밤하늘에 커다란 금빛으로 빛나는 동그란 위성이 떠오르는데, 정말 아름다워요.”

 

 시지프가 말하는 골드문의 모습에 머릿속으로 그려봤다.

 

 어두운 남색으로 덮인 깜깜한 밤하늘에 몸 하나 품기엔 큰 둥근 노란 달이 그려지고.

 

 쳐다보고 있는 시지프의 얼굴에 아른아른 겹쳐 보인다.

 

 “하지만 놀라운 건 그다음이에요. 그렇게 예뻤던 모습이 다음 날로 넘어가면 순식간에 사라지거든요.”

 

 사라진다고?

 

 “아, 그래! 정확히는 없어지는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러고 다음 날 밤에 보면 다시 하얗고 작은 타원 위성이 생겨나요.”

 

 “….”

 

 말로만 들으면 꽤, 아니지.

 

 아주 괴상하고 상상이 안 되는 일이다.

 

 무슨 애니메이션도 아니고. 달이 어느 순간 뿅 하고 사라진다는 게 말이 될 리가 없잖아?

 

 “신기하죠?

 저도 성년식을 겪어봐서 아는데, 깜깜한 밤에 커다랗게 차올랐던 노오란 위성이 어느 순간 정말 딱!

 그걸 직접 본 뒤로는 성년식이 열리는 시기가 오면 바빠도 꼭 마지막 날엔 문을 일찍 닫고 보러 가요.”

 

 바로 눈앞에 노랗게 빛나는 달이 아른거리는 걸까?

 

 시지프는 다소 흥분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처음에 이 마을에 왔을 때 마음에 안 들었던 점 중 하나가 성년식 때문이었어요.

 축제 크기로 하기는커녕 애초에 아이와 어른을 따로 구분 짓는 걸 본 적이 없거든요.”

 

 “아이와 어른을 따로 구분 짓지 않는다니요?”

 

 “다른 나라는 아이에게 관심을 주고 사랑을 줘야 한다, 어른 보다 아이라는 말을 강조하는데.

 이 나라는 그저 아이를 올바르고 곧게 성장하게 하여야 한다는 게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아요.”

 

 그게 그 말 아닌가?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도 딱히 어리광을 부리는 걸 못 봤어요.

 이 마을이 유독 차가운 느낌이 드는 것도 있는데 아이들이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사리분별을 하는 것 같아요.”

 

 정안이가 정안의 엄마에게 애교를 부리는 모습도 낯선 모습일 거란 소리겠지.

 

 “뭐, 시대가 변하긴 했죠. 나라에서 성년식을 열라고 해서 열 것도 아닌데.

 사람들도 좋은 것보단 손해 볼 게 더 많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그렇군요.”

 

 “그래도 좀 슬퍼요. 특히 이번 성년식 말이에요.

 이번에 애 하나가 또 그렇게 되어 버려서 꽤 어수선하잖아요.”

 

 뭐가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시지프를 쳐다봤다.

 

 “어머, 루나 씨는 못 들으신 거예요?”

 

 “…소문에는 딱히 관심이 없어서.”

 

 “그렇구나. 사실 저도 최근에 들었어요.

 보름 전에 저쪽 병원 원장 아들이 죽었다고 하더라고요.”

 

 보름 전이라면 이곳에 왔을 때의 일이다.

 

 마트에서 들었던 그 이야기인가?

 

 “아 들어본 것 같기도 해요.”

 

 정확히는 죽은 아들의 아버지 이야기였지.

 

 죽어가는 병든 아들 살리려고 ‘루나’가 모여 있는 어느 창고에 몰래 갔다가 죽었다는 의사 이야기.

 

 “들어보셨구나. 하여튼 소문의 발은 참 빨라요.

 저는 잘 몰랐지만, 그 애가 몇 년 동안 어떤 병에 시달려서 호흡기를 낄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대요.

 잘 모르는 아이였지만 괜히 슬프고 미안했어요.”

 

 “그러셨구나.”

 

 그러나 시지프는 나중에 알았다고 하는데.

 

 사실 이런 이야기는 이 마을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본래 성년식은 미성년이 성년으로 넘어가는 시점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의미로 열렸는데.

 

 몇 년 전부터는 성년식이 오는 시기에 아이들이 실종되거나 죽는다는 것이었다.

 

 죽는 아이들은 오랜 기간 앓고 있던 병으로 사망하는 것이었기에 단순한 사고로 볼 수도 있지만.

 

 유독 성년식이 다가오는 여름에 많이 죽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언젠가부터는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여신의 저주’에 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왜 그런 소문이 돌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말이 사실이라면 방금 이야기가 나왔던 돌팔이 의사 집안의 이야기는 단순한 소문으로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단순한 소문이라고 말하기엔 부자간에 걸려 있는 소문이 성년식이라든지 ‘루나’에 대한 이야기 등 이리저리 사슬처럼 엮여 있다.

 

 하필 ‘루나’라는 창고에 갔다가 잡혀 죽었다는 돌팔이 의사와 성년식 여신의 저주에 걸려 죽은 병든 아들의 이야기라니.

 

 “그래서 결국 이번 해에는 모든 나라에서 축제를 하루 이상 넘기지 말라고 발표한 거 있죠?

 그것도 한참 전에 말해도 화가 날 일인데, 불과 한 달 전에 말해버렸으니….”

 

 “네? 갑자기?”

 

 “네. 그 여신의 저주라는 것 때문에요. 어이가 없어서….

 그게 정말 축제 때문일 리도 없고, 하물며 축제 때문이라 할지라도 기간을 줄인다고 일어날 일이 안 일어날 리도 없잖아요.”

 

 시지프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중요한 건 행사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그 근거 없는 헛소문 때문에 이 일이 벌어졌다는 거예요.”

 

 “헛소문….”

 

 과연 헛소문일지 그것도 이곳저곳 알아보고 다니면 그 진위도 알 수 있겠지.

 

 “이런 소문은 정말 자식을 떠나보낸 유가족한테도 실례되는 소리일 수도 있는데.

 게다가 성년식은 일과 공부에 지친 사람들에겐 이 각박한 일상에서 몇 없는 휴일이라고요.”

 

 “성년식이 공휴일인가요?”

 

 “딱히 그렇게 정한 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축제를 즐기라고 회사에서도 쉬는 걸 인정해주거든요.

 그것도 유급휴가로.”

 

 “병가로는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안 내주는데.

 지프 님도 나라에서도 그만큼 성년식을 정말 중요하고 커다란 행사로 여기는군요?”

 

 “네. 성년식은 국가 기념일 다음으로 아주 많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신경 쓰는 행사에요.

 이 마을은 그렇게 여기지 않는 것 같지만.”

 

 “아무래도 바쁘니까 그럴 수도 있겠죠?”

 

 “다른 곳은 안 바쁘겠어요?

 뭐, 여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마을 운영 자체가 어렵다고 주민들도 알고 있었으니까요.”

 

 “….”

 

 “게다가 축제 예산을 받아도 마을 유지비용으로 쓴다는 이야기가 소문을 넘어서 이젠 마을 내에서 기정사실로 되어서 이제는 기분 나쁜 건 티 안 내려고 해요.”

 

 “그렇군요. 하여튼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겠어요.

 축제하든 하지 않든 쉴 수 있으니까.”

 

 “네. 진짜 성년식은 예나 지금이나 어른에게는 정말 좋은 날이에요.”

 

 “오.”

 

 성년식이라.

 

 여기서는 안 한다고 했지만 다른 도시에서는 하겠지.

 

 오뉴월이 지나가면 곧 한여름이 될 테니 어쩌면 나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뭐, 여기는 축제를 열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만일 여기도 매년 성년식을 하게 된다면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날이 되겠네요.”

 

 시지프는 그렇게 말하고 꾹 입을 다물었다.

 

 넋 놓은 채 소파에 팔을 걸치고. 뭔가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지프 님 말대로 그렇게 된다면 기쁠 것 같아요. 하나의 추억이 될 것 같고.”

 

 “루나 씨는 성년식에 참가해본 적 없으세요?

 미성년자여도 가서 구경할 수는 있잖아요.”

 

 “아…. 저희 집은 조금 바빠서요.”

 대답을 들은 시지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왜요?”

 

 “학원은 안 다니신다 하셨죠?”

 

 “네.”

 

 “어디 멀리 유학을 갈 예정이신 것도 아니고?”

 

 “그랬다면 제가 지프 님께 말씀을 드렸겠죠.”

 

 순간 마음속에서 목까지 올라오는 ‘애초에 내가 집을 알았으면 여기서 당신이랑 이야기하지도 않았겠죠?’라는 말을 꾹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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