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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누가 괴물인가?
작가 : 김지혜
작품등록일 : 2020.9.12

폭력은 어둠을 낳았고, 어둠은 괴물을 낳았다.
자신의 딸을 망가뜨린 자, 질투에 사로잡혀 사람을 죽이려 한 자, 스스로 빠진 수렁에 다른 이를 끌어들이려 한 자, 자신의 감정을 무조건적으로 강요한 자, 모든 것을 그저 바라보기만 한 자, 자신에게 상처 준 자들을 없앤 자.
그들 중 누가 괴물인가?

※이 소설은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는 내용과 폭력적인 내용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읽으실 때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이 소설은 가상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상처가득 #폭력적인요소있음 #복수 #소시오패스일까_아닐까 #가해자와_피해자와_방관자

문의 : jinwinter00@naver.com

 
6화. 괴물의 죽음
작성일 : 21-07-20 17:23     조회 : 423     추천 : 0     분량 : 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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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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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회차는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읽으실 때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지현은 본능적인 두려움에 몸을 잘게 떠는 수민을 비웃어주고는 빠르게 집 근처에 있는 학교로 달려 나갔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입가에 머물던 섬뜩한 미소는 온데간데없고 오직 불쌍한 피해자의 얼굴만이 그 자리에 남아있었다.

 

 수민은 갑작스러운 지현의 행동에 충격을 받아 멍하니 있다가 이대로라면 자신이 지현을 찌른 범인으로 보일까 서둘러 지현을 쫓아갔다.

 

 “꺄아악, 살려주세요! 아빠가 절 죽이려고 해요!”

 “야, 안 닥쳐!?”

 “저 좀 살려주세요! 아빠가 저를 죽이려고 해요!”

 “닥치라고 이 새끼야!”

 

 지현이 소리를 지르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전부 지현과 수민의 숨 막히는 추격전을 바라보았다.

 

 그중 몇몇은 칼을 들고 있는 수민을 막아서기도 하였고 사진을 찍어 제보하기도, SNS에 글을 올리기도 하였다.

 

 또 몇몇은 영화를 찍나보다, 라면서 그냥 스쳐 지나갔다.

 

 “아저씨! 애한테 뭐하시는 거예요?”

 “사정 모르시면 좀 닥쳐! 너희들이 쟤가 어떤 애인지 몰라서 그래!”

 “그럼, 당신은 아빠면서 애를 죽이려고 해요? 그게 아빠에요?”

 “내가 안 찔렀어! 난 쟤 아빠라고!”

 “아빠면 다에요!?”

 

 수민이 칼을 들고 있음에도 용감하게 막아선 사람들 덕분에 지현은 수민에게 붙잡히지 않고 보다 빨리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건 예상 밖의 일이었지만, 상관없었다. 오히려 그들 덕분에 더욱 수월하게 계획이 진행되고 있으니까.

 

 지현은 중간중간에 수민이 어느 정도 따라왔는지 확인하고는 숨을 헐떡이며 학교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교문 근처에 있는 경비실의 문을 마구 두드렸다.

 

 이대로 교무실에 가서 도움을 청하는 것도 나쁘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깊이 찔린 모양인지 조금만 뛰어도 평소보다 쉽게 지쳐 무리였다.

 

 게다가 평지라면 몰라도 계단을 오르는 것은 느렸던 지현이기에 교문을 넘어서자마자 바로 보이는 경비실을 고른 것이었다.

 

 “아, 아저씨 도와주세요! 저희 아빠가 저를 죽이려고 해요!”

 “으잉?”

 

 경비 아저씨는 그동안 지현의 말과 비슷하게 목숨이 위험하다고 거짓말하는 장난꾸러기들의 장난을 숱하게 봐왔기 때문에 뭔 장난이냐 따지려고 벌떡 일어났다.

 

 “학생, 장난치지 말고 빨리.......”

 

 하지만, 이내 그의 눈에 들어온 지현의 배에 생긴 붉은 자국과 배를 움켜잡고 있는 손에 번진 붉은색에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고는 서둘러 경비실 문을 열었다.

 

 “얼른 들어와라! 아저씨가 경찰에 전화해줄게!”

 “아저씨 감사해요!”

 

 경비 아저씨는 저 멀리에서 잔뜩 열이 오른 듯 얼굴을 붉히며 뛰어오는 수민을 바라보며 경비실 문을 잠그고 헐레벌떡 전화를 손에 들었다.

 

 “거, 거기 경찰이죠? 여기 진주중학교인데 애 아빠가 애를 죽이려고 해요! 최대한 빨리 와주세요!”

 

 그 뒤에 경찰이 뭐라 말했지만, 경비 아저씨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그는 그저 상황이 심각하다며 빨리 와달란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이윽고 경찰의 전화가 채 끊기기도 전에 수민이 잠긴 경비실 문을 두들기며 소리쳤다.

 

 “야, 안 나와!? 오냐오냐해줬더니 이딴 식으로 행동해? 죽고 싶어 환장했어?”

 

 지현은 자신이 범인이라고 광고하는 듯한 수민의 외침에 한 번, 자신의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에 두 번 웃음을 흘렸다.

 

 물론 그 웃음을 숨겨 경비 아저씨에게 보여주지 않는 철저함도 잊지 않았다.

 

 “저, 저거 봐! 저 새끼 웃는 것 좀 보라고! 나 엿 먹이려고 작정한 거 아냐!?”

 

 지현은 그동안 연습한 대로 덜덜 떠는 손에 얼굴을 파묻고 우는 시늉을 했다.

 

 “아, 아저씨 살려주세요, 히끅.”

 

 눈꼬리에 그렁그렁 맺힌 눈물과 벌게진 코. 두려움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경비 아저씨는 조금의 의심도 품지 않고 속아 넘어가 아직 끊이지 않은 수화기 너머로 경찰을 재촉했다.

 

 “지금 급해요! 빨리 와주세요!”

 [출발해서 가고 있어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조금만이 아니라 지금 애 아빠가 면전까지 찾아와 애를 죽이려고 한다니까요? 칼까지 갖고 있다고요!”

 [지금 거의 다 도착했어요. 학교 건물이 보입니다! 금방 가겠습니다!]

 “제발 빨리 좀 와줘요, 지금 경비실 문 박살나고 있다고요!”

 

 수민은 술을 그렇게나 많이 마셨으면서 이 와중에 힘은 있는지 주먹 쥔 손에 피가 나도록 잠긴 문을 두드리고, 어깨에 멍이 들도록 문에 부딪혔다.

 

 학교 근처에 진짜로 거의 다 왔는지 울려 퍼지는 사이렌 소리와 경비 아저씨가 막고 있음에도 틈이 조금씩 벌어지는 경비실의 문.

 

 지현은 눈에 심지를 켜고 문을 두드리는 수민과 이를 어떻게든 막으려 문을 붙잡았지만 점점 힘에 부치는 경비 아저씨를 보며 살짝 위험함을 느꼈다.

 

 ‘아, 이거......잘못 하면 위험하겠는데......?’

 

 완벽한 것 같았던 계획이 삐걱대는 느낌과 함께 경비실의 문이 덜컥 열렸다.

 

 “......유지현, 넌 이제 뒤졌어.”

 

 수민의 협박과도 같은 낮은 외침에도 지현은 태연한 웃음을 잃지 않았지만, 경비 아저씨의 눈을 속이기 위해 구석에서 우는 척 훌쩍거렸다.

 

 “야, 같잖은 연기 집어치우고 빨리 나와!”

 

 점점 가까워지는 사이렌 소리에 수민을 덜컥 겁이 나 뒤를 돌아보았다. 때문에 지현이 의미심장한 웃음을, 계획이 완벽하게 성사되었다는 만족감이 나타난 미소를 보지 못했다.

 

 “뒤지긴 뭘 뒤져요. 죽는 건 내가 아니라 아빠예요.”

 

 문이 열렸다 닫혔다 하면서 나는 쿵쿵 소리 때문에 경비 아저씨도, 수민도 그녀의 말을 듣지 못했다.

 

 “아, 이젠 아빠도 아니겠구나.”

 

 얼굴에 여트막하게 피어오른 조소와 함께 작게 덧붙인 소리조차 듣지 못한 채 경찰을 유인하기 위한 그녀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꺄아아아아! 살려주세요!”

 “저기다!”

 

 순식간. 정말 순식간이었다.

 

 경찰들은 빠르게 수민의 제압하고 그의 손에 들려있던 칼을 빼앗고, 경비 아저씨가 경찰들의 등장에 안심하며 지현에게 손을 뻗기까지 단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현은 상상 속에서만 펼쳐지던 일들을 직접 마주하자 얼떨떨해하며 치료를 받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유지현! 네가 어떻게 아빠한테 그럴 수 있어? 난 네 아빠야!”

 

 지현은 뒤따라온 의사들의 도움을 받아 지혈을 하면서 잠시 멍하니 앉아있다가 수민의 외침에 정신을 차리고 몸을 살짝 떨고는 울상을 지으며 다시 연기를 했다.

 

 그녀는 잠시 정신을 놓고 있었던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자신의 반응보다 자신을 죽이려는 수민에게 더 관심을 쏟고 있었고, 혹여 자신을 보고 있더라도 충격을 받아 정신을 놓은 거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흐윽. 사, 살려주세요…….”

 

 그녀의 반응에 경찰차를 따라 어느덧 몰려든 사람들은 더욱 분개하며 수군거렸다.

 

 “어머머, 저게 딸한테 할 말이래요?”

 “그렇게 말이에요. 자기가 딸을 찔렀으면서.”

 “저분이 저런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와아, 저 사이코 아저씨 대박.”

 

 수민의 이중인격적인 면모를 확인한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수민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가 지현에게 한 행동을 문제시하였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특히 중고등학생쯤 되는 아이들은 수민을 사이코패스라고 부르며 그를 욕하고 조롱했다.

 

 지현은 벌벌 떨면서도 사람들의 반응을 놓치지 않고 전부 귀담아듣고는 속으로 자신을 노려보며 악을 쓰는 수민에게 조소를 날렸다.

 

 아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당신의 편은 없어.

 

 지금도 없지만, 앞으로도 없을 거고, 당신이 한 일이 잊히거나 다시 회자 되는 일이 없거나 하지 않는 이상, 영원히 당시의 편은 없을 거야.

 

 수민은 지현이 설핏 지은 미소를 보고는 사람들의 반응에 눈썹을 들썩이더니 자신을 포박한 경찰에게서 벗어나려 버둥거렸다.

 

 “사정 모르면 다 닥쳐! 저 애새끼가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당신들이 아냐고?”

 “아저씨, 조용히 갑시다!”

 

 수민은 경찰차 안으로 내던져지듯 들어가면서도 얼굴이 하얗게 질린 지현을 향해 소리쳤다.

 

 “이 괴물 같은 자식! 너 따위 것은 내가 진즉 쫓아 버렸어야 했는데! 당장 다 네가 한 거라며 자수해!”

 “으흑, 흐으윽…….”

 

 아무 말도 못 하고 벌벌 떨기만 하는 아이와 그런 아이에게 소리치는 아빠의 모습에 사람들은 더욱 감정적으로 변했다.

 

 “어머? 저 작자 말하는 것 좀 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딸한테 너 따위가 뭐예요, 너 따위가. 쯧쯧.”

 “저 더러운 입으로 그런 말밖에 할 줄 모르나 보죠.”

 “저 애 좀 봐요. 어린 것이 아무 말도 못 하고 벌벌 떨고 있잖아요.”

 

 동네 사람들의 동정 어린 눈빛에 지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수민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것 보라며 억울하다는 듯이 어흐, 하고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저저 입꼬리 올라가는 거 봐봐! 이건 다 저 새끼가 꾸민 거라니까? 다들 속고 있는 거라고! 내가 안 찔렀다고!”

 “아, 아저씨 애한테 뭔 짓을 하는 겁니까? 조용히 가자고요!”

 

 경찰이 부랴부랴 수민은 경찰차 안에 욱여넣고 저 멀리로 사라지자, 사람들은 겨우 안정을 찾은 소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지현아, 괜찮니?”

 “많이 힘들었지? 그래도 이젠 괜찮을 거야.”

 “아줌마가 절대로 너랑 네 엄마를 건드리는 일이 없도록 힘쓰마.”

 

 사람들의 위로에 지현은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듯이 눈물을 흘리며 훌쩍였다.

 

 “흐윽, 감사해요.”

 

 수민이 사라지고 얼마 안 가 경찰의 연락을 받은 주연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지현아, 지현아!”

 “어, 엄마……!”

 

 지현은 다친 몸을 이끌고 달려가 주연의 품에 안겼다.

 

 “엄마…….”

 “지현아, 미안해. 엄마가 이모 집에 가지만 않았더라면…….”

 “엄마 괜찮아요. 엄마가 무사하니 됐어요.”

 

 이 모습은 사람들이 보기에 꽤나 감동적이었고, 가정폭력을 당한 불쌍한 모녀의 감동적인 재회처럼 보였다. 이 모든 것이 지현의 치밀한 계획인 줄도 모르고 말이다.

 

 ‘이제 날 막을 눈엣가시는 없어.’

 

 주연의 품에 꼬옥 안긴 지현은 아무도 모르게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동네 사람들도, 심지어는 주연조차도 그녀가 무엇을 계획했는지, 지금 어떤 미소를 짓고 있는지 몰랐다.

 

 그렇게 모든 것은 그녀의 계획대로 그녀를 괴롭히고 사람들을 상처 입히던 첫 번째 괴물이 죽었다. 약간의 변수는 있어도, 단 한 치의 오차는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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