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Way to Home
작가 : Tundra
작품등록일 : 2021.7.15

안전한 곳은 이제 없다. 좀비 세상에서 한 소녀가 아빠에게 가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헤이븐
작성일 : 21-07-18 13:18     조회 : 293     추천 : 0     분량 : 842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릭은 점점 굳어가는 몸을 이끌고 걸었다. 끝없이 달리고 싶었지만, 몸이 따라주질 못했다. 당장이라도 공포감에 죽고 싶었지만, 자살의 공포가 그를 막아섰다. 한참동안 걸으니 목이 말랐다. 불행인지 행운인지 그의 귀에 물소리가 들려왔고, 그는 그곳을 향했다. 다행히 물소리의 정체는 계곡이었다. 깨끗해보이는 물이었다. 시원하다 못해 청량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는 곧바로 계곡물에 머리를 집어넣었다. 시원한 물이 목을 적셨지만, 이내 불편함이 느껴져 손으로 떠마시는 형태가 되었다.

 

 “후아...”

 

 잠시 한숨 돌린 그는 물을 바라보았다. 흘러가는 계곡물 사이로 그의 모습이 비쳐보였다. 그리고 그의 눈동자 역시 비쳐보였다. 절망적이었다. 이렇게 운이 좋은데, 나는 예외이지 않을까? 어쩌면 난 변하지 않는 세계최초의 면역자이지 않을까?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점점 말을 듣지 않는 몸이 그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러던 중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듯한 음악소리였다. 생각해보니 노래라는 것 자체를 오랜만에 듣는 거였다.

 

 “덴... ”

 

 세계가 이 꼴이 나기 1년 전 나온 노래인 가수 덴의 Standing이라는 노래였다. 릭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어렴풋이 생각났던 것도 있지만, 오랜만에 듣는 노래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릭은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소녀였다. 금발의 소녀가 그곳에 서 있었다.

 “어째서?”라고 묻고 싶었지만, 금발의 소녀는 그의 붉은 눈을 보자마자 뒤를 돌아 도망치려했다.

 릭은 다급했다.

 

 “아냐!! 난.. 아직..”

 

 릭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결국엔 그들로 변한다는 결과이기에 그가 머물던 마을과 같은 취급을 받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그녀에게 거절당하는 것이 무서웠다. 하지만 그녀는 걸음을 멈춰섰다. 그리곤 잠시 머뭇거리더니 경계를 하며 천천히 다가왔다. 그리고 가방을 뒤적였다. 잠시 총인가 싶었지만, 그녀는 곧 손수건을 꺼내어 릭에게 건내줬다.

 

 “이건..?”

 

 “땀 좀 닦으세요. 아저씨.”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 그랬기에 그녀의 한마디에 울음이 터져나왔다. 울고 또 울고 그저 울었다. 한참을 울고 난 후 그는 눈을 닦아내며 말했다.

 

 “고맙네..”

 

 “괜찮아요. 저는 유다희라고 해요. 아저씨는요?”

 

 “릭.. 릭 에버뉴이네. 그보다 자네는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건가? 보호자는?”

 

 “아버지는 일 때문에 상당히 먼 곳에 있어요. 지금은 그곳을 향하고 있고요.”

 

 여러 질문들을 묻고 싶었지만, 그건 실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쨌든 그래서 북쪽을 향해 계속해서 걷고 있어요. 제 친구 디아즈와 함께요.”

 

 릭은 “그런가..” 라며 혼자서 고개를 끄덕이며 다행이란 표정으로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르켰다.

 

 “저쪽. 저 방향으로 쭉 가면 목조로 된 벽이 있을 거네. 그곳 초소에서 존을 찾게. 내 이름을 댄다면, 아마 문을 열어줄거네. 그곳에서 하룻밤 정도는 묵을 수 있을거야. 딱히 가는 것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곳에 간다면 제대로 된 정비를 할 수 있을거야.”

 

 그는 그녀의 옷을 가르키며 말을 이었다.

 

 “그렇게 간단한 옷 말고 말이야. 거기에 간다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존에게라도 내 이야기를 들려줬으면 해. 정 일이 안 풀린다면, 그에게 이걸로 빚은 없는 거에요. 라고 말한다면 괜찮을 거야. 형은 든든하니깐.”

 

 다희는 그런 그의 말에 대답하려 했다. 하지만 그녀를 찾는 디아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가씨!”

 

 상당히 다급하고도 성급한 외침. 하지만 그녀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디아즈! 여기야!”

 

 다희는 손을 흔들었다. 그녀의 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도 모른 채로.

 

 릭은 고통에 몸을 움켜잡았다. 그리곤 다희로부터 떨어지려는 듯이 숲 쪽으로 몸을 움직였다. 하지만 시간과 현실은 그런 그의 배려에 자비는 없었다. 그의 두 눈은 곧 생기를 잃어갔고, 그의 시선은 다희를 향했다. 그리고 그 순간 총성이 울려퍼졌다. 다희는 고개를 돌렸다. 그의 최후를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디아즈는 빠르게 그녀에게 다가와서 그녀의 안부를 물었다. 다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괜..찮아..”라고 대답하며 자리를 피했다.

 

 “아가씨. 잠시 묻어드리고 와도 괜찮을까요?”

 

 디아즈가 묻자 다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응 부탁할게.” 라고 답했다.

 

 한 시간 정도가 지났을까. 그를 묻고 오겠다고 말했던 디아즈가 다시 돌아왔다. 약간의 흙에 더러워진 모습이었지만, 물로 가볍게 씻어내니, 다시 깨끗해졌다.

 

 “저기 아가씨. 죄송합니다. 제가 충전하는 사이에..”

 

 기존의 디아즈는 수면시간에 충전기를 연결함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더이상 충전이 불가능한 지금 상태에서도 비록 움직일 순 없지만, 유일하게라도 의지할 수 있는 충전 수단은 태양광뿐이었다. 다행히 저녁임에도 여름이기에 태양이 보이는 것이 다행이었다.

 

 일주일에 3시간. 디아즈가 말한 필요 충전 시간이다. 처음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거라 생각했지만, 첫 충전에서 이 결과였다. 그에게 짐을 더 짊어지게 한 것 같은 죄책감이 느껴졌다.

 

 “아냐, 디아즈. 내가 방심했었어. 미안해.”

 

 다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저기, 디아즈. 앞으로 아빠한테 어떻게 갈생각이야?”

 

 “일단 4번 구역의 연구소로 향할 생각입니다. 지금 개발 중인 순간이동 장치를 활용할 수 있다는 최고일테고, 못하더라도, 아버님의 연구소 방향에서 약간 비틀어진 것이기에 큰 손해는 없겠죠.”

 

 다희는 잠시 고민했다. 안전한 하루를 보장 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릭의 소중한 사람에게 그의 최후를 알려주었으면 싶은 마음이었다.

 “저- 디아즈. 저쪽 방향으로 가는거지? 우리?”

 

 다희가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르키자 디아즈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출력했다.

 

 “네. 혹시 들리고 싶은 곳이 있으신건가요?”

 

 다희는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이해한 디아즈는 먼저 말을 꺼냈다.

 

 “괜찮아요. 말해보세요.”

 

 “그게 아까 그 사람은 릭이라는 사람이었어. 그 사람이 원래 살던 마을이 있나본데, 마침 가는 방향이라서 머무르진 않더라도, 간단하게라도 알려주고 싶어.”

 

 다희는 긴장했다. 거절 당할까봐보다는 이것이 디아즈의 짐이 될까 걱정된거였다.

 하지만 디아즈는 웃으며 말해주었다.

 

 “물론 가능하죠. 이건 저희들의 여행이니깐요. 원하는 어느 곳이든, 들렸다가게요. 물론 목적지는 아버님의 연구실입니다.”

 

 디아즈는 그녀를 위로하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인 그의 손이지만 어째선지 따뜻한 기분이 들었다.

 

 “고마워! 디아즈!”

 

 다희는 디아즈를 껴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미소를 다시 되찾았다. 고민들은 결국 해결된 거 하나 없지만 그럼에도 웃을 수 있게 되었다.

 

 ...

 

 “아무도 안 계시나요!”

 

 다희의 목소리가 거리를 타고 메아리쳤다.

 다희는 지금 한 도시의 도로 위에 서 있었다. 주변의 건물들은 모두 이끼가 끼거나, 나무가 자라는 등 최악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었음에도, 다희가 서 있던 도로는 곳곳에 금이 가긴 했으나, 다른 도로에 비해 최고의 상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어쩌면 다희와 디아즈가 이곳까지 길을 잃지 않고 무사히 온 것도 깨끗이 정리된 도로 덕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다희의 앞엔 높이 솟아 있는 나무벽이 있었다. 최소 3층 높이의 나무벽은 큰 도로의 너머에 있었기에 주변 건물의 옥상을 통해서도 넘어가기 힘들었다. 나무벽의 끝 부분에는 거리를 비추기 위한 라이트가 여러개가 달려 있었고, 각 모서리마다 초소가 한 개 씩 보였다.

 

 

 “저 초소에서도 우리가 보일텐데 말이죠.”

 

  디아즈가 짜증난다는 듯이 말했다. 이미 소리친 지 30분 정도가 지난 상태였다. 하늘은 이미 어두워진지 오래였고, 주변의 시야도 제대로 확보하기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더이상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그들이 나타날 것 같았기에 둘은 발걸음을 옮기기 위해 뒤를 돌아섰다. 그 순간 둘을 향해 강한 빛이 비춰졌다. 그리고 굳게 닫혀있던 나무문이 열리면서 빠르게 5명의 사람이 달려나왔다.

 녹색의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말했다.

 

 “빨리 움직여! 빨리!”

 

 그는 급하다는 듯이 그의 팀원을 재촉했고, 나머지 4명 역시 빠르게 달려나갔다. 곧장 그녀를 향해 달려오는 듯 했던 사람들 중 2명의 사람은 다희와 디아즈를 지나쳐서 바로 뒤에 자리를 잡았다.

 

 “시간 벌게. 빨리 데리고 들어가!”

 

 뒤에 자리를 잡았던 남성은 호주머니에서 붉은 색의 막대기를 집어던졌다. 곧이어 막대기는 곧 붉은 불꽃을 뿜으며 주변을 밝혀주었다. 다희는 그제서야 어둡고 고요했던 어둠의 너머가 보였다. 분명 올 때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없었던 도로는 그들로 가득했다. 다행인건 주변을 밝혀주던 붉은 불꽃은 주변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고, 몇몇의 그들은 막대기를 향해 몸을 집어던졌다.

 

 “젠장. 저대로 서로 깔려서 죽으면 좋을텐데.” 뒤늦게 따라온 흰색 옷을 입은 남성이 말했다.

 

 녹색의 남성도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대체 이 시간에 너희들은 어떻게 온 거야?”

 

 다희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같이 온 남자가 말했다.

 “대장 빨리 움직여야 할 거 같은데요? 시오리랑 승혁 둘이서는 오래 못 버텨요.” 옆에 있던 남성이 다급하게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총소리가 울려퍼졌다. 귀를 울리는 총소리는 한 탄창을 다 써서야 멈추었다.

 

 “뺀다!”

 

 녹색 남성의 외침에 5명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희의 뒤에 있던 2명은 장비하고 있던 총을 등에 들춰매곤 허리춤에 있던 권총을 들곤 양쪽으로 갈라져 달리기 시작했다. 둘은 나무벽을 기준으로 큰 도로를 따라 양쪽으로 나뉘었고, 그 덕에 입구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리는 놈은 없었다.

 남은 세명 역시 다희를 엄호하면서 입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대장이라 불렸던 녹색 옷의 남성은 다희와 디아즈의 뒤에서 먼저 달린 둘을 따라가지 않은 그들을 처리하면서 달렸고, 곧 그들의 눈에 열려있는 문이 제대로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희는 숨이 가빠오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쫓긴다 라는 감각은 공포에 숨을 더욱 가쁘게 만들었다. 매일 운동을 했기에 달리기에 자신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다리는 빠르게 아파오기 시작했다. 상당히 가깝게 느껴졌던 문은 의외로 멀게 느껴지고 있었고, 그들은 다희 일행을 먹어치우기 위해 무섭게 쫓아왔다. 다희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바닥을 바라보았지만, 곧 앞이나 잘 보자는 생각과 함께 달리기에 다시 집중했다.

 

 “문을 닫아!!” 녹색 옷의 남성은 아직 들어가지도 못했음에도 외쳤다. 아마 닫는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한 듯했다. 그는 “조금만 더!” 라고 말하며 뒤에 쫓아오던 그들을 향해 두발의 총알을 격발했다. 첫 발은 빗나갔지만, 곧 두 번째 총알이 그들 중 가장 앞에 있던 놈의 머리를 관통했다. 그리고 다희 일행이 들어간 것을 확인하곤 문이 닫히는 것과 거의 동시에 문 안으로 들어왔다.

 

 모두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다행이다. 라는 그 한마디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 정적은 오래가지 못했다.

 

 “미쳤어??”

 

 횐색 옷을 입은 남성이 다희를 향해 외쳤다. 그가 화내는 것은 당연했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 모두가 죽을 뻔했었으니.

 

 “자, 자, 렌 그렇게 화내지 말고. 다행히 별 일 없이 끝났잖아.”

 

 그런 그에게 반박하듯이 화를 내며 말했다.

 

 “존, 지금 이게 별 일 없이 끝난 걸로 보여? 겨우 이런 여자애 하나 구하자고 나만 벌써 한 탄창을 썼어! 다른 얘들이 쓴 것까지 합치면 최소 다섯 탄창 이상이라고!”

 

 “너무 그렇게 화내지 말고. 탄창보다는 사람 목숨을 우선적으로 하기로 했잖아.”

 

 하지만 렌은 생각보다 많이 화가 나 있었고, 그에 대해 화를 내려 하자 존이 진지하게 말했다.

 

 “렌. 대장은 나야. 적당히 해. 니가 제때 열어줬으면 이런 일도 없었잖아.”

 

 그런 둘을 말리며 옆에 있던 남성이 끼어들었다.

 

 “자- 다들 그만. 둘 다 너무 흥분했어요. 일단 빨리 각자 격리실로 가 주세요. 저는 이 아이들을 검사하고 들어가도록 할게요.”

 

 렌은 짜증을 내며 존에게 말했다.

 “자기 손 더럽히기 싫어서 나에게 이런 일을 맡겼으면, 그냥 조용히 맡기라고!”

 

 렌은 욕설과 함께 그들의 뒤에 있던 철조망 문을 향했다. 존 역시 별말 없이 “맡긴다.”라는 말을 하곤 문을 향했다. 아마 방금 전 남성이 말했던 격리실이라 불리는 곳을 향하는 듯 했다. 다희는 뒤늦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희가 지금 있는 곳은 약간의 자동차가 있는 주차장이었다. 곳곳에 자란 잡초조차도 없는 잘 관리된 주차장이었다. 주차장은 나무벽의 문과 연결되어 있었고, 그 주차장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서 방금 렌이 향한 문을 제외하곤 다른 곳을 향하지 못하도록 막혀있었다.

 남성은 다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괜찮아요? 물린 곳은 없고요?”

 

 “네.” 다희가 복잡하다는 듯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디아즈는 곧바로 그에게 항의했다. “그러면 일부로 문을 안 열어주고 있었던건가요?”

 

 “네. 물론 방금 전의 렌이라는 저희 동료가 늦게 알려준 탓도 있지만,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조금 늦게 되었습니다.”

 

 디아즈는 짜증내는 표정을 출력하더니 곧 머릿속이 정리되었는지 일반적인 그의 표정으로 돌아오며 말했다.

 “결국 구하러 왔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그냥 넘어가죠. 그래도 될까요? 아가씨?”

 

 사실 디아즈는 이곳에서 각종 지원을 받아 움직이려는 생각이었다는 생각이었기에 그의 짜증을 억눌렀다.

 

 다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저 자세한 부분은 디아즈에게 맡기자는 느낌이었다.

 남성은 잠시 신기하다는 듯이 둘을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그보다 대부분의 AI들은 깡통들이 된 걸로 아는데, 인간과 함께 다니는 AI라 흥미롭네요.”

 

 디아즈는 “제가 특이한 편이긴 하죠.” 라며 자랑하듯 말하였다.

 

 “저는 박승철이라고 합니다. 팀에서 의사를 담당하고 있죠.”

 

 그런 갑작스런 그의 분위기에 휩쓸려 자기소개가 이어졌다.

 

 “전 유다희라고 해요. 이 친구는 디아즈라고 하고요.”

 

 “흠.. 다희씨와 디아즈씨. 반갑습니다. 그보다 여기에 온 목적은 뭔가요?”

 

 기다렸던 질문. 다희는 곧바로 그에게 릭과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그는 점점 표정이 안 좋아졌다.

 

 “결국 그렇게 되어버렸군요. 렌씨가 말했던 거와는 다른 부분이 있긴하군요. 그래도 그에게 편안한 죽음을 준 건 감사합니다.”

 

 그가 평온한 표정으로 돌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아마 이런 비슷한 일이 자주 있었던 걸로 보였다.

 

 “그럼 여기에 완전히 머무르기 위해서 온 건가요?”

 

 다희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뇨, 잠시 이 곳에서 정비를 하고 싶어서 온거에요. 아마 2~3일 정도면 이곳을 떠날거에요. 물론 릭에 대한 일을 존 씨에게 말하는 것도 잊지 않을거고요.”

 

 그런 그녀를 보며 승철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존이라면 방금 전 싸웠던 근육돼지 대장을 말하는 걸 텐데요?”

 

 그는 존을 놀리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그리곤 “앞의 말들은 제가 전해줄게요. 따로 더 남길 말 있으신가요?” 라고 말하자 다희가 고개를 저어서 대답했다.

 

 “일단 저희는 어떤 이유에서든 밖에 다녀오면 하루 정도는 격리를 해야되요. 그래도 될까요?”

 

 “어차피 지금은 밖으로 나갈 수도 없잖아요.”

 

 디아즈가 뒤쪽의 문을 가르키며 말했다. 수많은 그것들의 소리가 저절로 공포감이 들게 했다. 다희 역시 그의 뒤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승철을 바라보았다. 승철 역시 약간의 미소를 지으며 “그럼 따라오시죠.” 라는 말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들은 뒤쪽의 문을 향했다. 철창의 문을 열고 철조망 길을 따라 걸으니 곧 철판으로 되어 있는 벽과함께 철문이 나왔다. 승철이 그 문을 정확히 두 번 두드리니, 곧 반대쪽에서 두 번의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승철은 약간의 텀을 두고는 다시 정확히 한번만 문을 두드리자 곧 문은 열렸다.

 

 문의 반대 편에는 두 명의 남성이 경비를 서고 있었고, 노크소리를 곧바로 듣기 위해서인지 철문의 바로 옆에 작은 의자가 두 개 놓여 있었다. 승철은 그들에게 “아까 들었지? 밖에 있다한 얘들. 202호 사용한다?” 라는 말을 남기곤 그들을 통과했다. 다희 역시 그런 승철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 철문이 닫히기 직전 다희 일행이 지나온 길 너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야- 승철. 다들 무사히 들어왔냐?”

 

 “응. 너희들도 다친 곳은 없고?”

 

 승혁은 뒤를 가르키며 말했다.

 

 “이 녀석 급하게 벽을 올라가다가 다리를 긁힌 것 같아. 잠시 봐줘.”

 

 그의 뒤에 업혀 있던 시오리가 다리를 절뚝거리며 내려왔다.

 상당한 출혈이었다. 어쩌면 감염의 위험도 있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이건 상당히 아팠겠는걸요. 일단 시오리는 치료실로 향하죠.”

 

 시오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승혁의 등에 다시 업혔다.

 다희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부상이 다희의 책임으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쓰다듬으며 시오리는 말했다.

 

 “괜찮아. 내가 부주의해서 다친 거인걸? 그보다 정 누구의 책임을 따진다면 저 재수없는 렌 저 자식 때문이지.”

 

 그녀는 짜증을 뱉으며 나머지 말을 중얼거렸다. “물론 어느정도는 이해가 가긴 하지만 말이야.”

 

 그런 그들의 대화를 끊으며 승혁이 말했다.

 

 “일단 거기까지만 해. 무겁다고. 나머지 대화는 나중에 하자. 승철아, 우린 일단 먼저 치료실로 가 있을게.”

 

 승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오리는 본인은 무겁지 않다는 등의 이야기와 함께 승혁과 함께 다른 곳을 향해 걸어갔다.

 승철은 디아즈와 다희를 향해 “갈까요?” 라고 말하곤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지나니 수많은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었다. 승철은 그들을 그 중 한 곳으로 안내하곤, 내일 아침에 다시 데리러 오겠다는 말을 남기곤 자리를 떠났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연재를 잠시 쉬도록 하겠습니다. 2021 / 9 / 30 369 0 -
11 재회(3) 2021 / 9 / 15 277 0 4139   
10 재회 (2) 2021 / 9 / 9 276 0 7602   
9 재회(1) 2021 / 9 / 1 290 0 7037   
8 잠깐동안의 이별(5) 2021 / 8 / 26 272 0 5985   
7 잠깐동안의 이별(4) 2021 / 8 / 19 293 0 5411   
6 잠깐동안의 이별(3) 2021 / 8 / 12 276 0 6059   
5 잠깐동안의 이별(2) (1) 2021 / 7 / 30 325 0 4919   
4 잠깐동안의 이별(1) 2021 / 7 / 22 287 0 6218   
3 헤이븐 2021 / 7 / 18 294 0 8422   
2 내탓이야. 2021 / 7 / 16 308 0 4982   
1 불타버린 벙커 2021 / 7 / 15 519 0 435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