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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Way to Home
작가 : Tundra
작품등록일 : 2021.7.15

안전한 곳은 이제 없다. 좀비 세상에서 한 소녀가 아빠에게 가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내탓이야.
작성일 : 21-07-16 20:13     조회 : 313     추천 : 0     분량 : 4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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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약간의 시간이 흘렀다. 비상탈출장치라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탈출까지 걸리는 30분 정도의 시간을 10분 정도에 걸쳐 탈출시켜주는 장치이기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창문에는 짓궂게도 「메이드 인 치나」 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다.

 또 시간이 지났다. 그녀가 올라가고 있는 순간에도 온도가 올라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는 그걸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디아즈..” 그녀는 계속해서 디아즈를 부르며 울었다. 더 이상 있을 곳을 잃은 것도, 그들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도 있었지만, 디아즈를 잃어, 「또다시」 혼자가 된다는 사실이 미친 듯이 두려웠다.

 

 “아- 아악- 디아즈 제발.. 아-”

 

 그녀는 고통스러운 듯 바닥에 엎드려 울음을 토해냈다. 울음은 계속해서 흘러나왔고, 그 울음은 탈출장치의 바닥을 적셨다.

 하지만 현실은 그녀를 슬픔에 잠기게 두지 않았다. 10분 동안 어두웠던 캡슐의 유리에 빛이 들어왔다. 푸른 숲과 5년 만에 느끼는 햇빛. 하지만, 그 빛은 햇빛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거대한 불이 그들의 벙커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벙커는 소리를 지르듯, 폭발을 토해냈고, 불꽃을 발산했다.

 다희는 절망했다. 하지만 소리를 지르진 못했다. 지상에는 그들이 있으니깐.

 

 다희는 멍한 눈으로 불타는 벙커의 입구를 바라보았다. 마치 모든 것을 잃었다는 표정이었다. 그녀는 조금씩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벙커의 입구를 향해 걸어 들어갔다. 마치 불타는 모닥불을 향해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말이다. 그리고 벙커에 몇 걸음이 남지 않은 시점에서 누군가가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

 

 “꺄앗-?”

 

 죽을 용기도 의지도 있었음에도 빠르게 죽지 못해 그들을 만난 자신을 원망하였다. 다희는 그들에게 저항하기 위해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그곳에는, 디아즈가 있었다.

 

 “어..?”

 

 다희는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가씨 다행입니다. 무사하셨군요.”

 

 디아즈는 온화한 표정을 출력하며 말했다. 그리고 그런 디아즈를 껴안으며 다희는 울음을 터뜨렸다.

 

 “많이 무서우셨죠? 이제 괜찮습니다.”

 

 디아즈는 그녀를 달래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지만.. 어떻게..”

 

 “저는 따로 멀쩡한 스페어 바디만 있다면 그 몸으로 옮겨갈 수 있으니깐요. 괜찮았습니다. 물론 이 몸은 벙커 밖에 있던 비상용으로 남겨둔 경비용 바디지만요.”

 

 디아즈는 불타고 있는 벙커를 바라보았다.

 

 “이젠.. 스페어 바디는 없는 듯 하네요.. 이 몸은 다행히 벙커 밖 초소에 있던 거라 다행이에요.”

 

 디아즈는 다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아직도 울먹이며 그를 껴안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친절하지 못했다. 불길은 점점 숲으로 옮겨 붙으려하고 있었고, 외딴 숲이라 시간은 걸리더라도, 이 폭발 소리가 그들을 불러올것이니 자리를 옮길 필요가 있었다.

 

 “아가씨. 갑시다.”

 

 다희의 걱정 때문인지, 디아즈가 출력한 표정은 아주 밝았다. 평소와 같은 그의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밝은 목소리에서 그의 떨림이 느껴졌다.

 다희는 자신 때문에 불타버린 벙커를 바라보며 축처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

 

 “제발! 제발 부탁이네!”

 

 한 남성이 간절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목소리는 힘없었지만, 그의 목소리에서 들려오던건 간절함이었다.

 

 “제발.. 하루만 줘.. 이건 그냥 감기라니깐? 내일 아침이면 나을거야!”

 

 남성은 애원했지만, 벽 너머의 초소에서 돌아온 대답은 허무했다.

 

 “어쩔 수 없어. 릭. 너의 눈을 봐. 눈이 붉은 색이 되어버린 이상 그들이 되는 것을 확실하다고.”

 

 릭은 절규했다. 하지만 몸의 피로가 그의 절규마저 새어나오는 걸 억제했다.

 

 “릭. 미안하지만 빨리 이곳을 떠나줘. 니가 그곳에서 계속 있다면 우린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너를 죽여야 해.”

 

 마치 릭을 위한 듯한 말. 하지만 릭은 그 말의 진실을 알고 있었다. 그를 죽이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싶진 않을테고, 그렇다고 총알이란 한정된 자원을 사용하는 것은 너무 아깝다는 것을. 그걸 잘 알고 있었기에 그는 절망하며 말했다.

 

 “차라리 죽여달란 말이네... 저것들처럼 되기 전에-”

 

 (...)

 

 디아즈와 다희는 말없이 걸었다. 그것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조용히 움직이는 것도 있지만, 앞으로의 일이 막막했던 이유가 조금 더 컸다. 49대 51퍼센트 정도의 비율. 그 정도였다.

 그런 침묵을 8분 만에 먼저 깬 것은 디아즈였다.

 

 “아가씨. 그냥 아버지를 뵈러 갈까요?”

 

 어떻게 보면 미쳤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 하지만 다른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의지할 수 있는 방법은 그 뿐이었다.

 다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라면 밝았던 그녀였지만, 불타버린 벙커의 죄책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다희는 스스로 자신의 발언권을 포기했다.

 

 디아즈는 잠시 멈춰서곤 다희를 붙잡곤 말했다.

 “아가씨, 지금 벙커가 불탄 게 아가씨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다희는 부정했다. 아니 정확히는 부정하려 했다. 하지만,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다희는 두려웠다. 디아즈에게 미움을 받을까봐, 이제 정말 혼자가 될까봐. 그 모든 것이 다희가 목소리를 내는 것을 막고 있었다.

 

 하지만 디아즈는 상냥했다. 디아즈는 살포시 다희를 안아주었다. 그의 오래된 몸체에 남아있던 먼지가 그녀의 하얀 잠옷에 묻어났다. 하지만 둘에게는 그런 건 신경 쓸 게 안되었다.

 

 디아즈는 말을 이었다.

 

 “아가씨 잘못이 아니에요.”

 

 정말, 계속해서 바라던 그 말이 디아즈의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정말 듣고 싶었지만, 기대를 하지 못했던 그 말이 디아즈의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눈가가 뜨거웠다. 방금 전의 눈물로 끝난 줄 알았던 눈물이 다시 흘러나왔다. 다희는 디아즈를 다시 껴안았다.

 디아즈는 말을 이었다.

 

 “아가씨, 저의 임무는 벙커를 지킨다던가, 그런 게 아닙니다. 오직, 아가씨를 지키고, 돌보는 것이 저의 임무입니다.”

 

 “고마워. 디아즈.”

 

 (...)

 

 “아가씨! 저기에요.”

 

 디아즈의 손가락이 향한 장소에 작은 크기의 초소가 있었다. 허름해 보이지만 약간의 든든함이 느껴졌다.

 둘은 초소의 문을 밀었다. 이미 디아즈가 초소를 나오며 밀어둔 문이었기에 약간만 열어도 몸이 들어갈 정도였다. 초소는 누군가가 오래전에 머물렀던 흔적들이 있던 곳이었다. 겉은 허름해보였지만 내부는 나름 괜찮았다. 작동하진 않았지만, 외부를 볼 수 있는 듯한 CCTV 화면들과 오랜 세월동안 버티기 위한 식량도 충분했다. 심지어 대부분이 유통기한이 10년을 넘어가는 식품들이었다.

 

 “아가씨. 이거 받으세요.”

 

 디아즈는 자연스레 진지한 표정을 출력해냈다. 디아즈는 그녀에게 천에 덮힌 무언가를 건냈다. 그의 표정에서부터 그가 건낸 물건이 중요한 물건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묵직한 느낌이 그녀의 팔목에 느껴졌다. 다희가 조심히 천을 걷어내자 그곳에는 적당한 크기의 권총이 있었다. 그냥 권총이라 하기에는 특이한 형태였지만, 그럼에도 권총이라고 부르기엔 충분한 형태였다.

 

 “가지고 계세요. 비상시를 대비해서.”

 

 다희는 그 의미를 알고 있었다. 앞으로 일어날 위험한 여정의 첫 시작이란 것을, 그리고 그녀 역시 그들을 마주했을 때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그녀는 손을 떨었다. 디아즈 역시 그런 그녀를 위로하고자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정확히는 뻗으려했다. 다희는 그녀의 다른 쪽 손으로 총을 든 손을 쥐었다. 그리곤 스스로 떨림을 떨쳐냈다. 마치 결심이라도 한 듯한 모습이었다. 디아즈는 그런 그녀를 씁쓸하게 바라보며 그녀를 향해 메신져 백을 건냈다.

  그 안에는 약간의 식량들과 약간의 옷가지들이 들어있었다. 다희는 그 안에 총을 집어넣었다. 그런 그녀는 디아즈를 부르며 말했다.

 

 “디아즈! 난 괜찮아! 앞으론 잘 될거니깐!”

 

 어색한 듯한 그녀의 미소에는 어째선지 슬픈 표정이 보였었다. 하지만 디아즈는 그런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디아즈는 그녀를 위해 입을 열었다.

 

 “아가씨. 가기 싫으신 거라면, 제가 이 곳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힘써볼게요. 이곳이 비록 도심지와 가까운 시골이라 하지만, 어쨌든 그들을 마주칠 수 있는 확률이 낮은 곳이에요. 아가씨가 원하신다면 제가 최선을 다해서 이곳에 안전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해볼게요. 아니면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이라도 알아보아서 그쪽에서 지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희는 고개를 저었다.

 

 “아냐, 디아즈. 난 아빠를 향해 갈 거야. 그리고 그곳에 도착할거야. 물론 무섭고, 힘들겠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멀기도 할거야! 그래도 난 가야겠어. 그리고 아빠를 만나고 싶어.”

 

 실제로 그녀의 벙커에서 아버지의 연구소까지는 1000KM가 넘는 거리였다. 다희 역시 그걸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벙커에 살면서 비상시를 대비해 밖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러가질 배우며 지도를 몇 번이고 확인했으니.

 아직 겪어보지 못해서일까, 이걸 입만 살았다고 하는 걸까, 불안해하면서도 그녀는 말했다.

 

 “5년 동안의 지겨운 생활은 끝내고 싶어. 그리고 이젠 아빠를 만나고 싶어. 그동안의 운동 역시 혹시라도 이런 사태를 대비한 거 아니야?”

 

 디아즈는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전력을 다해 아가씨를 호위하도록 하죠.”

 그는 싱긋거리는 표정을 출력하였다. 아마 약간이어도 마음이 놓인 듯했다.

 

 “고마워. 디아즈!”

 

 다희는 디아즈를 껴안았다. 잠시 그 충격으로 땅으로 가라앉을 뻔했지만, 곧 균형을 되찾았다.

 

 “그러면 잠시-”

 

 디아즈는 등에 상당히 큰 여행용 가방을 짊어졌다.

 다희의 가방에 비하면 상당히 큰 크기의 배낭에 디아즈는 잠시 땅으로 내려가는 듯 했지만, 곧 출력을 올리며 공중으로 떠올랐다.

 

 디아즈는 다희를 바라보았다. 머리카락이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이 머리 좀 진즉 자를 걸 이란 후회가 밀려왔다. 다행히 그건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그렇다고 앞머리가 엄청 긴 것도 아니었고, 다행히 곁에 있던 책상 서랍에 녹색의 2개의 실핀이 있었다.

 「To 지윤」이라 적혀 있던 태그를 떼어내고 디아즈는 다희에게 핀을 넘겼다.

 다희는 기쁜 듯이 “고마워”라는 말을 덧붙이곤 그녀 역시 불편했었는지 앞머리를 실핀으로 X자 형태로 고정했다. 다행히 잘 어울리는 모습에 디아즈는 미소를 출력하며 말했다.

 

 “아가씨 어울립니다.”

 

 다희는 한결 나아진 표정으로 물었다.

 

 “진짜?”

 

 “네. 정말 잘 어울립니다. 그럼 이제 움직일까요? 물도 조금 얻어야 되거든요.”

 

 다희는 미소를 지으며 “응!” 이라는 대답과 함께 둘은 문을 나섰다.

 
작가의 말
 

 매주 금요일에 업로드하겠습니다. 이번주는 주말중으로 1편을 추가로 업로드하겠습니다. 잘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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