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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맹하게
작가 : 강이안
작품등록일 : 2020.11.9

'문 여는 자'의 2권입니다. 글의 흐름 안에서 조금 더 박진감 있게 그려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재미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행복하세요.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맹하게 36
작성일 : 21-06-21 07:57     조회 : 309     추천 : 0     분량 : 2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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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정수는 수사라 불리는 자의 말을 듣고도 믿지 못한다. 눈을 뜨자 승합차 트렁크 안이었다. 좁게 등을 말아서 누인 채로 있었다. 의식을 되찾았지만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전해지는 진동을 통해 도로 위를 달리는 중인 걸 알 수 있었고, 앞좌석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동석했다. 혼자서 대처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단념했다. 불편한 등을 제대로 펴려고 시도하다 그만 둔탁, 거리는 소리를 내고 만다. 맨 뒷좌석에 앉은 아이 하나가 바로 알아챘다.

  “수사님. 이 아저씨 깨어났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도로 가에 차를 세운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한 명씩 차례로 내린다. 트렁크 문이 열리더니 아래위 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가 정수를 내려다본다.

  “깨어나셨어요, 안정수 씨?”

  “여기가 어디요?”

  “현재 고속도로를 타고 있습니다. 잠시 얘기를 나눠야 할 듯해서 갓길에 주차를 했지요.”

  “당신 환자 가족 중 한 명이요?”

  “환자 가족이요? 아, 저런, 착각을 하셨군요. 저는 환자 가족이 아닙니다. 정수 씨 직업이 의사라서 그렇게 생각하시나 본데 전혀 무관합니다. 의사라서 그런지 메스를 아주 잘 쓰시긴 하더군요.”

  “그럼 뭣 때문에 나한테 이러는 거요? 내가 뭘 어쨌다고?”

  “잠시 정수 씨 도움이 필요해서요.”

  “내 도움?”

  정수의 눈에 수사 뒤로 여러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이 들어온다. 특이한 옷차림을 한 남자와 여자, 그리고 동일한 유니폼을 입은 아이들이다. 모두 자신을 주시한다.

  “정수 씨가 풍수지리에 능하다고 들었습니다. 나름 정기가 흐르는 곳을 잘 찾아내신다더군요. 저희를 위해 찾아주셔야 할 곳이 있습니다.”

  “풍, 풍수지리요? 아시다시피 내 직업은 의사입니다. 풍수지리는 취미로 한 것일 뿐인데.”

  “취미라도 아주 열심히 하셨나 봅니다. 그 분야에서 뛰어난 식견을 가지셨다고 들었습니다.”

  “누가 알고 그런 얘기를 한 거요? 무슨 일이든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긴 하지만 제대로 공부한 전문가는 아니요.”

  “제대로 공부한 게 중요하겠습니까. 실력이 있으면 전문가지요.”

  “어디를 찾아달라는 거요?”

  “우금치로 갈 겁니다. 거기에 정기가 하나로 모였다 급격히 굽어지는 곳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곳을 찾아주셔야겠습니다.”

  “우금치? 충청남도에 있는?”

  “네, 그렇습니다.”

  “우금치요?”

  이번에 질문한 사람은 태영이다. 수사가 쳐다보자 다급하게 말을 잇는다.

  “그럼 저희도 따라가야 하나요? 도와드리면 집으로 돌아가게 해주신다 하셨잖아요.”

  수사가 잠시 할 말을 찾기 위해 시간을 보낸다. 재찬이 울상을 지으며 중얼거린다.

  “정근이와 재유도 찾지 못했는데.”

  영수가 태영을 거든다.

  “저희 집부터 가게 해주세요. 부모님 뵙고 나서 얼마든지 도와드릴게요. 간절히 기다리고 계실 거예요.”

  은하와 병국은 말없이 수사를 보기만 한다. 수사는 난감한 눈빛으로 입술을 반복해서 축인다. 정수는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느꼈는지 아이들을 향해 주의를 기울인다.

  “부모님이, ……, 기다리신다고?”

  “네. 엄청 걱정하고 계실 텐데.”

  재욱의 말에 다들 동조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나랑 나눴던 얘기를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구나. 너희는 이제 여기 사람이 아니야. 부모님이 본인들 손으로 땅에 묻었는데 다시 돌아온 너희를 보면 놀라지 않고 반가워하시겠니? 무서워하지 않고?”

  “우릴 보고 무서워해요?”

  태영이 주먹을 꽉 쥔다. 하도 힘을 줘서 허옇게 자국이 생긴다.

  “수사님 말이 맞을지도 몰라.”

  “맞다니? 뭐가?”

  영수가 도전적으로 태영에게 묻는다.

  “버스를 타고 가다, ……, 사고가 났어. 힘들게 뒤처리를 마쳤더니 아무렇지 않게 돌아온다고 해봐. 아무리 자기 자식이라도 그저 반갑게 받아들이기만 할 수 있을까?”

  “그, 그래도, 우리 부모님이잖아. 자식을 보고 반갑지 않겠어?”

  은하가 냉소를 띄운다.

  “제대로 된 자식이라면 그렇겠지.”

  “우리가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예요?”

  덕남이 울컥한 기분으로 대들자 은하가 반사적으로 손을 든다. 그 동작에 움찔하고 뒤를 물러난다. 손에서 바람을 질러대던 은하의 모습이 아직 덕남의 눈에 선하다. 수사가 아이들을 안심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나직한 말투로 대답한다.

  “부모님 입장을 생각해 봐. 많이 놀라실 그 분들 심정은 어떻겠니.”

  “만나지 못해도 좋아요. 가서 볼 수라도 있게 해주세요. 부모님 얼굴이라도 보고 나면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아질 것 같아요.”

  낮은 저음의 목소리로 말하는 광규의 톤에는 묘한 울림이 실려 있다. 아이들은 더 이상 덧붙이지 않고 수사의 대답을 기다린다. 수사는 그런 아이들의 시선을 피해 은하와 병국을 보지만 달리 어떤 대답을 기대한 건 아니다. 뭐라고 입을 떼는 사람이 없다. 뻑뻑한 통증이 느껴지는 왼쪽 눈 위로 손가락을 올려 지그시 누른다. 한숨이 뒤따른다.

  “그럼, 보기만 하는 거다. 얘기를 나누는 건 안 돼. 그래도 되겠냐?”

  침묵. 서로 눈치를 보는 시간. 결국 결정하는 건 주장의 몫이다. 태영이 천천히 답한다.

  “그럴게요. 저희도 부모님 놀라게 해드릴 생각은 없어요. 얼굴만이라도 보게 해주세요. 그리고 우금치로 따를게요.”

  병국이 거들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죠. 어차피 많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잠시 들르는 건데 별 문제 있겠어요?”

  수사가 일행을 쭉, 훑더니 마지막으로 정수를 향해 시선을 둔다.

  “그럼 서두르지. 다들 앉았던 자리로 되돌아 가. 방향을 틀어야겠군.”

  정수가 묻는 듯 수사를 본다. 수사가 트렁크 안을 향해 손짓을 한다.

  “조금 더 수고해주셔야겠습니다. 달리 남는 자리가 없어서요.”

  정수는 순순히 몸을 돌려 트렁크 안에 자리를 잡는다. 이전보다 편하게 허리를 펴고 등을 바닥 위로 붙인다. 트렁크 문이 닫히자 수사가 차량 운전석으로 향한다. 다들 문을 지나쳐 들어서 자리를 잡는다. 은하가 마지막으로 오르면서 슬쩍, 혼잣말을 뒤로 흘린다.

  “어째 불안 불안해. 가족을 보면 흔들리는 건 당연한 거 아냐? 수사님이 어떻게 감당하시려나.”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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