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현대물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맹하게
작가 : 강이안
작품등록일 : 2020.11.9

'문 여는 자'의 2권입니다. 글의 흐름 안에서 조금 더 박진감 있게 그려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재미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행복하세요.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맹하게 35
작성일 : 21-06-14 11:15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297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35.

 

  “은지 누나.”

  은지가 올라오며 내는 발소리를 알아채고 민재가 달려 나온다.

  “혼자 심심했지?”

  민호는 ‘이제 완전 은지한테 덥석덥석, 잘 안기네’라며 감탄을 한다. 민호를 향해서도 웃어 주자 그런 민재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러고 보니 준호한테 이런 식으로 살갑게 대한 기억은 없다. 원래 무뚝뚝한 성격이라 민호에게 응석부리는 적이 없었다. 오히려 제 나이보다 어른스러워 민호 자신이 동생 같다는 기분이 들게 할 때가 종종, 있었다. 형으로서 제대로 돌봐주지 못했던 건 아닌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살갑게 대해주는 민재 같은 동생 두는 게 나쁘지 않다. 앞으로 더 잘 챙겨줘야지.

  “뭐하고 있었어?”

  지쳐보이던 은지의 얼굴 위로 생기가 돈다.

  “누나가 가져다준 만화책 보다가 옥상에서 바깥 구경했어요. 은지 누나, 위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은 참 달라요.”

  “그래?”

  두 사람이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며 옥탑방 안으로 들어간다. 방 자체는 남루하지만 안은 나름 깔끔하게 꾸몄다. 아기자기하게 갖춰 놓은 침구류, 핑크와 보라색으로 맞춰놓은 책상과 의자, 거기에 레이스가 달린 커튼까지 어우러져 민호가 ‘참 여자들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는 귀찮아서라도 저렇게까지 하진 않을 것 같은데 말야.’

  은지가 뭔가 생각난 듯 컴퓨터를 부팅시키고 옆에 놓인 프린터 전원을 켠다. 민재가 그런 은지 옆으로 바짝, 다가간다.

  “누나, 인터넷 하려구요?”

  “생각난 게 있어서. 민재도 봤잖아. 파란색 운동복 입은 형들. 한꺼번에 버스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했어. 분명 기사가 난 게 있을 거야.”

  은지가 ‘운동부 사고’라는 검색어를 치고 클릭, 마우스 버튼을 누른다. 각종 통합검색 결과가 차례로 나열된다. 민호와 민재는 가깝게 붙어 하나씩 검색 결과를 읽어나가는 은지 옆에 자리를 잡는다. 은지랑 민재가 컴퓨터 화면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사이, 민호는 그 옆에 앉아 슬쩍, 눈을 감는다. 정신이 몽롱해졌던 것 같은데 눈을 뜨니 은지가 웃는 얼굴로 그를 본다.

  ‘어, 왜 그러지?’

  “잘 잤어?”

  “자다니?”

  “구석에 기대서 잘만 자더만.”

  “안 잤어. 잠시 쉬고 있었을 뿐이야.”

  “코까지 골면서?”

  “나, 코 안 골아.”

  “피곤해서 그런가 봐.”

  “코 안 곤다니까.”

  “알았어. 내가 잘못 들었겠지.”

  싱긋, 웃으며 민호 앞에 종이뭉치를 내민다.

  “이게 뭐야?”

  “너 자는 동안에, 아니 너 쉬는 동안에 내가 잠깐 인터넷으로 찾아본 게 있어. 그 운동부 애들 한꺼번에 사고를 당했으니까 분명 기사가 크게 났었겠지. 경기도 내에서 일어났던 차량사고 기사를 검색해봤어.”

  “차량사고 기사?”

  “그래. 운동부, 사고, 이런 검색어들을 한데 묶어서 찾아보니까 어렵지 않게 발견했어.”

  “내가 자는 동안 수고했네. 아니, 잠깐 쉬는 동안.”

  은지가 툭, 하고 팔을 건드린다. 민호는 잠시 잠이 들었나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걸 굳이 인정하고 싶진 않다.

  “이 근처는 아니고 북수원 쪽 올라가는 곳에 위치한 고등학교 축구부가 경기하러 가다가 사고가 났었대. 운전기사가 음주운전을 해서 차량이 완전히 한 바퀴 굴렀다고 나오더라.”

  “축구부 한 팀이 전체 몰살당한 거네.”

  “근데, 살아남은 사람이 있어.”

  “어, 누구?”

  “골키퍼가 이동하는 자리에 안 나타났었대. 그래서 그 골키퍼랑 골키퍼를 찾으러 갔던 감독은 무사했대.”

  “운이 좋았군. 하여튼 말 제대로 안 듣고 딴 데로 새는 애가 오히려 득을 본다니까.”

  “한 번 찾아가볼까? 사고를 당했던 애들에 대해서 물어볼 수 있겠지.”

  “안 좋은 기억일 텐데 우리랑 얘기를 나누려 하려나?”

  “쉽진 않겠지만 본인도 힘들었던 기억 털어놓으면서 마음이 홀가분해질 수 있어.”

  “민재도 데려갈까?”

  “응. 혼자 있기도 심심할 거야.”

  “넌 제대로 쉬긴 했어? 나는 깊게 잘 자, 아니 잘 쉬었거든.”

  “괜찮아. 놀래긴 했지만 오히려 간만에 막 뛰어다니니까 운동이 되나 봐. 오히려 몸이 가볍게 느껴지네.”

  민호는 은지의 웃는 얼굴을 보며 회복된 모습에 안심이 된다. 김사부님 말이 맞는 듯하다. 본인보다 체력이 더 좋아 보여 가슴 한 편이 뜨끔, 해지기도 한다. 은지 몰래 따로 체력단련이라도 해야겠다고 속으로 되뇐다.

  ‘나중에 나 때문에 일이 틀어지기라도 하면 그건 진짜, 자존심 상하는 일이잖아. 당장 내일부터 팔굽혀펴기 30회, 윗몸 일으키기 50회 시작이다. 어째, 이런 계획은 자주 세웠던 것 같은데 제대로 실천한 기억은 없지?’

  은지가 민재에게 함께 나가자고 하자 금세 민재의 표정이 확, 밝아진다. 은지는 미안한 기분이 든다.

  ‘신경을 더 써줘야 하는데. 이제부터라도 자주 데리고 다녀야겠네. 이거 완전 애 엄마 된 기분이잖아. 그럼 민호가 아빠? 어휴.’

  “참, 민호야. 오늘이 그 날 아니야? 김사부님 뵙기로 한 날.”

  “아, 맞다. 오늘이야. 강습비 가져가기로 했잖아. 사장님한테 가불하려고 했는데 깜빡했네. 엄마한테 빌려야겠다. 으, 잔소리 듣기 싫은데. 은지 너는 돈 마련했어?”

  “응. 다행히 피아노 레슨비 받은 게 있어서. 시기가 잘 맞았어. 민재야. 형이랑 누나가 잠깐 어디 다녀와야 하는데 오래 안 걸릴 거야. 그 후에 같이 나가자. 괜찮지?”

  민재가 열심히 고개를 끄덕인다. 민호는 그런 모습에 말 잘 듣는 아이를 둔 엄마, 아빠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엄청 뿌듯할 거고 뭐라도 하나 더 사주고 싶은 마음이 들겠지. 준호가 민재 반만 했으면 내가 업고 다녔을 텐데. 아, 그건 무리겠다. 나보다 몸에 근육도 많고 덩치도 좋으니까. 맛있는 거 많이 사주는 걸로 대신할까? 잠깐, 나보다 돈을 더 많이 벌잖아. 군인공무원 신분이니까 안정직이고. 마음을 바꿔야겠다. 준호야, 앞으로 말 잘 듣고 열심히 할게. 형 많이 예뻐해 줘. 아, 이것도 아닌데. 어째, 씁쓸해지는데.’

  민재가 계단 아래로 내려가는 민호와 은지를 향해 손을 흔든다.

  ‘그래, 준호는 포기하고 민재한테 정성을 다하자. 마음으로 낳은 자식이라잖아. 그게 상황에 맞는 말이긴 한가? 암튼, 민재야. 형 금방 다녀올게. 보고 싶어도 조금만 참아.’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7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9 / 6 244 0 3410   
46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8 / 30 255 0 2182   
45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8 / 23 267 0 2076   
44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8 / 16 269 0 2768   
43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8 / 9 277 0 6215   
42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8 / 2 273 0 5424   
41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7 / 26 278 0 4920   
40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7 / 19 286 0 4634   
39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7 / 12 285 0 12033   
38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7 / 5 283 0 6994   
37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6 / 28 282 0 4452   
36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6 / 21 299 0 2914   
35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6 / 14 295 0 2975   
34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6 / 7 311 0 4108   
33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5 / 31 317 0 10298   
32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5 / 24 326 0 2979   
31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5 / 17 321 0 4093   
30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5 / 10 336 0 4017   
29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5 / 3 342 0 2791   
28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4 / 26 354 0 5323   
27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4 / 19 337 0 9250   
26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4 / 12 334 0 3722   
25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4 / 5 362 0 7879   
24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3 / 29 371 0 8654   
23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3 / 22 368 0 3804   
22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3 / 15 364 0 2872   
21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3 / 8 389 0 5572   
20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2 / 21 390 0 4769   
19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2 / 21 367 0 5361   
18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 2021 / 2 / 21 376 0 4381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흔들림
강이안
크리스마스 징크
강이안
문 여는 자 1 - 네
강이안
경계
강이안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