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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더 팬텀 프리스트
작가 : 루얀
작품등록일 : 2021.5.18

가족과 모든 것을 잃어버린 평범한 고등학생? No!
오늘 밤 물빛 머리칼의 괴도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1. 못다한 이야기 & 2. 청혈
작성일 : 21-05-20 22:07     조회 : 264     추천 : 0     분량 : 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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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SE OVER 1. 못 다한 이야기 – 도 진하 형사

 

 부하들이 팬텀 프리스트를 쫓고 있을 때, 나는 그의 말에 의문을 가지곤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에는 주차장뿐인데, 팬텀 프리스트 그 도둑 녀석은 왜 사람을 이곳에 내려가게 했는지에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원래대로면 나도 달려갔겠는데, 오늘은 영 그렇네.”

 

 10년을 악착같이 쫓아왔기에 그 괴도가 아무런 의도 없이 그런 짓을 할리 없다고 판단했고 내린 결단이었다.

 

 “오히려 근 1~2주간에 일어난 도난 사건의 팬텀 프리스트의 방식이 이상했지.”

 

 그 고상한 척하는 도둑놈은 물건을 훔치면 필요한 것 외엔 꼭 무언가의 비리나 범죄에 대해서 알려주는 문서와 함께 돌려주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게 있었던가? 그놈이 훔쳐놓고도 후에 돌려주지 않았다? 그 도둑답지 않는 부분이었다.

 

 방식이야 바뀌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요새는 1년만 지나도 바뀌어 버리니까, 하지만 이번만은 그게 틀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오늘 나타난 그놈은 달랐으니까.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지만 보석 같던 물색의 머리카락하며 차분한 눈까지, 달라지지 않았고 형사의 촉이라는 녀석이 그놈은 진짜라고 말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지하에 사람을 보냈다는 말에 내려온 것이었다.

 

 “여기에 무엇이 있다는 것인지......”

 

 지하를 둘러보다가 문이 열린 관리실을 보았다. 이곳 사원의 말을 듣자면 관리인도 오늘은 경비상 일찍 퇴근시켰다고 했던데 문이 왜 열려있지?

 

 “이리 허술하니 그 도둑놈이 쉽게 들어왔지.”

 

 관리실의 문을 닫으려고 갔다가 안쪽을 보고 미간이 찌푸려졌다. 금고? 일개 주차 관리실에 무슨 금고가 있는 거지?

 

 심지어 열려있다. 마치 안을 보라는 것처럼. 이거 경찰이 해도 되는 짓인가 싶을 정도로 의심이 들지만, 확인만 하자 생각하고 열어 보았다. 내부를 본 순간,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 하하하!!!! 그래~ 그럼 그렇지. 이래야 팬텀 프리스트답지. 이 미친 도둑놈!”

 

 이래서 였구만, 그래. 이래서 사람을 지하로 보낸 거였어.

 

 “변한 게 없구만. 괴도 사제님.”

 

 눈앞에 보인 건 요 몇 주간 팬텀 프리스트가 훔쳐간 보석들과 똑같은 모양의 귀금속과 그림들을 베껴 둔 것 같은 모조품이었다. 그리고 사장이라던 자가 세운 모조품 유통 계획서였다.

 

 “이거 아무래도, 여기 사장님과도 대화 해봐야겠는데?”

 

 그는 오늘도 야근이겠구나 라고 투덜거리면서 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이 사건. 좀 더럽게 종결될 것이 확실해보였다. 윗 대가리라는 상류층 인간들이 쉽게 죄를 인정하지 않으니까, 힘없는 사람이 희생될 것이 보이기 때문에.

 

 “망할 괴도 사제씨, 네가 생각한 거 보다 세상은 썩어빠졌다. 어떻게 할래?”

 

 담배 생각이 오랜만에 절로 들었다. 물론 승부감에 불타기도 했지만.

 

 “뭐, 여기부턴 내 영역이다 이거냐? 그래. 목 닦고, 아니지 손목 닦아놓고 기다려라. 다음은 잡아 보일 테니.”

 

 

 

 2. 청혈

 

 [그런 소원을 이루는 대가로 되겠어? 이 부탁은 네 인생 절반을 걸어야할지도 몰라]

 - 문이자 열쇠, 전체이자 하나. ‘요기’

 

 

 아침 뉴스도 참 뭣 같은 내용이었다. 지난 번 밝힌 사장의 죄를 뒤집어 쓴 중년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나마 그 자리에 있었던 그 형사님이 집요하게 잡아내서 재판소까지 쳐들어가 찾아낸 증거들로 판결을 뒤집어 놓았다는 거까지. 개판이었다.

 

 “뭐어.....그래도 실행에 가담한 죄가 있어서 징역 몇 년이나 벌금은 물 거 같지만”

 

 찝찝하다. 내가 다 찝찝하다. 그러며 지금의 휴대폰에 들어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쳐다볼 뿐이었다. 그 뒤로 며칠째, 휴일인 오늘도 휴대폰 자체는 잠잠했다.

 

 “이것들이 하나도 안 알려줘서 생고생한 거 생각하면 그 희한한 색깔의 머리카락을 잡아채놓고 싶은데”

 

 [너 지금 뭐라 했냐? 뭐? 우리 머리채를 잡아?]

 

 문자 수신음과 함께 뜬 문자 내용에 놀라서 휴대폰을 바닥에 던지고 말았다. 다 보고 있었어? 아니 듣고 있었다고 하는 게 맞나? 또 문자 수신음과 문자 내용이 떠올랐다.

 

 [조그만 게 성질은 도윤이보다 더럽네.]

 

 이것들이 쌍으로 사람을 공격하고 있네. 당장에 휴대폰을 들어 문자를 쳐서 보내기 시작했다.

 

 [시끄러워. 어떻게 쓰는지, 뭘 해야 하는지 안 알려줘 놓고 니들이 할 말이 그거뿐이냐?]

 [내 성격 더러운 건 나도 알거든? 그리고 작은 건 너희잖아!]

 [복수 도와준다면서 며칠을 방치해놓고 그럴래, 어?! 나 그냥 관둔다? 계약이고 뭐고 확 자수해버린다?!]

 

 이쯤 되니 열 받아서 확 김에 그만둔다며 협박해봤다. 그때 다시 문자가 도착했다.

 

 [야, 야, 야!!! 성급하게 굴지 마!! 사정이 있었다고!!]

 

 .....계약이 어지간히 중요하긴 했나보다. 문자에서 다급함이 느껴졌다. 사정? 뭔지 들어보자는 듯이 보냈다. 그리고 온 대답은

 

 [일단, 문 여는 법을 알려줄게. 근처에 바늘이나 칼 같은 날붙이 있어?]

 

 날붙이라.....예상가는 게 있긴 해서 근처에 있던 옷핀으로 새끼손가락 끝을 찔러 피를 냈다. 화면이 변하고 형의 회중시계가 그랬듯이 빛이 문을 그려냈다. 열리자 거기서 알토가 튀어나오는 거였다. 상당히 심통이 난 듯 투덜대며 입을 열었다.

 

 “이건 어떻게 알았대. 거참. 성질이 왜 이리 급해?! 내일이면 말 안 해도 오려고 했다고!”

 “할 말은 그게 다냐? 나 자수하러 가?”

 “아, 스톱! 그래서 알려주려고 온 거잖아!!”

 

 ........인간의 반응 하나에 희비교차 하는 어린 아이 모습을 한 신이라니....... 이래서 형이 어릴 때 날 놀려먹었나? 아, 왠지 재미 붙일 거 같은데. 심통은 났는데 내가 정말로 자수할까봐 눈치를 보는 알토의 모습에 조금 마음을 풀고 말했다.

 

 “그래서 사정이 뭔데?”

 “우리의 사정은 아냐, 애당초 우리의 모습은 정한 건 인간의 인식이니까. 우리보단 네 몸의 사정이야.”

 

 나? 그의 말에 고개가 기울어졌다. 알토는 비죽이면서도 날 올려다보며 말했다.

 

 “너도 느꼈겠지만, 괴도로 변하면 신체능력도 평소보다 늘어. 하지만 그건 느는 게 아니야. 네가 가질 며칠의 시간, 그 시간동안의 체력과 신체능력을 끌어다 쓰는 거거든.”

 

 시간이라는 말에 그를 쳐다보다가 과자라도 까놓고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그 말인 즉. 네가 앞으로 살아갈 생명력을 끌어다 쓰는 격이라고 보면 돼.”

 “생명력이라고? 그럼......”

 

 알토는 과자 하나를 집어서 먹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생명력을 소모한다. 즉, 심하면 네 수명이 줄어든다는 거야. 최 유성.”

 

 역시 이 자식 머리끄댕이를 잡고 욕한 후 관둘까 생각해보았다. 수명이 줄어든다, 즉 죽는다는 소리를 아주 대놓고 하네. 살벌한 눈으로 보고 있으니 알토가 식겁하며 입을 열었다.

 

 “하, 하지만 생명력은 충분한 휴식을 통해 회복할 수 있어! 도윤이도 괴도 일을 하고나서 최소 사나흘은 쉬었다고!!”

 “그래?”

 “그래. 수명이 줄어드는 경우는 매우 극단적인 경우고 평소에는 일상을 보내면서 쉬어주면 좋아져.”

 

 내 수그러든 표정을 보더니 안도하는 게 눈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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