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현대물
㈜연옥컴퍼니 폐급사원
작가 : 이현주s
작품등록일 : 2021.2.26
㈜연옥컴퍼니 폐급사원 더보기

카카오
https://page.kakao.com/content...
>
네이버
https://series.naver.com/novel...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연옥컴퍼니 우수사원으로서 모든 생명과 성좌들을 말살하고 회귀했다.
이번엔 '사용자'로서 끝을 보기 위해.

 
10화
작성일 : 21-03-26 01:49     조회 : 191     추천 : 0     분량 : 477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화

 ‘괴물……?’

 

 전우수는 곽상윤을 보았다. 복잡해 보이는 그의 얼굴을 보았다.

 

 ‘왜,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거야. 형은, 형은 적어도 그런 눈으로 보면 안 되잖아. 적어도…….’

 

 전우수는 주먹을 꽉 쥐었다.

 

 ‘형이랑 이서는……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두 사람을 살리기 위해.

 모두를 살리기 위해, 정상에 올랐다.

 ‘실적’ 꼴등이었던 그가 우수사원이 되면서까지.

 그걸 알면서도 왜 그러는가?

 그러다 문득…….

 곽상윤의 눈이 눈에 들어왔다.

 그 눈에 비친 자신을 보았다.

 

 ‘웃고…… 있어?’

 

 손으로 입꼬리를 만졌다.

 분명, 올라가 있었다.

 

 “…….”

 

 그 얼굴을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하…….”

 

 내가…….

 미치긴 했나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아! 아! 마이크테스트 원투원투! 원투! 뚜시뚜시! 다들 들리십니까아-?

 

 메가폰으로 증폭된 태아의 목소리가 섬 전역에 울렸다.

 

 -다들 오늘 게임 재밌으셨나요? 재밌으셨다고요? 하하하! 당연하죠! 누가 관리하는 게임인데요!

 

 태아는 한껏 웃음기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지만 장시간의 게임 이용은 건강에 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럼 여러분, 모두 굿나잇~ 내 꿈 꾸세요! 내일 봐용!

 

 태아의 말이 끝나자 졸음이 밀려왔다. 곽상윤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이미 자리에 쓰러져 잠들어 있었다.

 

 “윽…….”

 

 졸음을 딛고, 전우수는 고개를 돌렸다.

 마을의 한 건물 옥상에서 태아가 그를 보고 있었다.

 그와 눈이 마주친 태아가 두 손가락을 들었다.

 그는 자신의 두 눈을 가리켰다가, 전우수의 두 눈을 가리켰다.

 얄밉게 웃어 보인 그가 입모양으로 말했다.

 

 ‘당신이랑 나랑 다를 게 뭐야?’

 “역시…….”

 

 태아를 보던 전우수가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댔다.

 

 “죽여야겠어.”

 

 

 

 삐비비빅-

 삐비비빅-

 딸칵.

 

 알람 소리를 끄고 눈을 떴다. 슬며시 몸을 일으켰다.

 전우수는 눈을 깜빡였다. 조금 전과는 풍경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눈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이물감이 느껴졌다.

 

 “하하하. 젠장.”

 

 전우수가 손으로 왼쪽의 의안을 덮었다.

 

 ‘한동안은 감수해야지.’

 

 전우수는 고개를 돌렸다. 침대 옆에 놓인 화이트보드가 눈에 들어왔다.

 화이트보드엔 글자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회사의 목표.’

 ‘모든 생명과 성좌의 말살.’

 ‘수천 년 계획한 또라이들.’

 ‘당장 요주의 인물. 일직차사, 월직차사, 강림도령.’

 ‘최종보스. 0이 맞을까? 그 빵빵한 아재?’

 ‘0. 제로라고 읽나? 공이라고 읽나?’

 ‘회사의 비밀스러운 후원자.’

 ‘★★바깥세상의 성좌들★★’

 ‘설믜. 당장은 문제없지만 ‘D-Day’ 이후를 유의할 것.’

 

 대충 휘갈긴 글자들 중앙에 커다란 글자가 있었다.

 

 ‘D-Day까지 29일’

 

 물끄러미 그걸 보던 전우수가 보드마커를 들었다.

 손으로 29를 지우고 보드마커로 새 숫자를 썼다.

 

 ‘D-Day까지 28일’

 

 숫자를 갱신한 전우수가 기지개를 켰다.

 

 “끄으으-”

 

 전우수는 팔을 내리며 말했다.

 

 “출근해야지.”

 

 

 

 단안시력자가 속한 6급 시각장애인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은 보통 사람에 비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노력하면 금부장 불러다 기침소리 내는 놈 머리를 부수거나, 쉴드의 국장도 될 수 있긴 하지만.’

 

 막 전역한 사람이 가질 만한 건 이런 아르바이트 정도.

 

 ‘뭐 당장 먹고 살 돈만 있으면 되니까…….’

 

 군 복무 중 다친 것이니 나라에서 돈도 나왔고, 홀몸이라 크게 돈 들어갈 곳도 없다. 현실의 돈은 D-Day 이후엔 의미 없으니 먹고 살 만큼만 있으면 된다.

 

 ‘어머니가 문제지만……. 그러고 보면 어머니는 어떡하지?’

 

 전우수의 어머니는 현재 병상에 있다. 당장 D-Day까지야 괜찮겠지만 이후에는 어찌해야 하는가.

 

 ‘어머니…….’

 

 전우수가 고민에 빠졌을 때였다.

 

 톡톡

 

 탁자를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드니 한 남자가 손가락으로 계산대를 두들기고 있었다.

 

 “아, 계산 도와드릴…….”

 

 상념을 접고 남자를 본 전우수가 멈칫했다.

 

 “자네가 전우순가?”

 

 2m는 훨씬 넘어 보이는 키, 3대 600은 거뜬히 들 거 같은 다부진 체격. 검은색 정장에 검은 페도라를 쓴, 푸근하지만 각진 ‘남자남자’한 얼굴의 중년인.

 전우수는 그의 물음에 답했다.

 

 “……예.”

 “반갑네. 0일세. ‘공’이든 ‘제로’든 편한 대로 부르게.”

 

 남자, 0이 빙긋 웃었다.

 

 “자네가 밤마다 하는 게임의 사장이지.”

 ‘내가 회귀자인 걸 아는 눈치는 아니다…….’

 

 그것을 감지한 전우수가 말했다.

 

 “아, 그렇습니까?”

 “어제 성좌님들이 문의가 빗발쳐서 말이야. 호기심에 잠깐 이쪽 세상에 왔네.”

 

 0의 미소가 짙어졌다.

 

 “배후성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예.”

 “이유를 물어도 되겠나?”

 “…….”

 

 잠깐 망설인 전우수가 대답했다.

 

 “지인의 권유입니다.”

 “지인이라. 먼저 플레이하고 있던 사용자가 있었나보군?”

 “예.”

 “하하. 누군진 몰라도 똑똑한 친구구만.”

 

 0은 가볍게 웃었다.

 

 “튜토리얼부터 ‘양심의 증명’ 업적 클리어. 배후성 선택 안 함. 첫날부터 관리자에게 대들고, 황금가지를 꺾음……. 성좌들이 환장할 만 하지. 인상적이야.”

 “우수하지요.”

 “하하하하하!”

 

 전우수의 대답이 맘에 들었는지 0이 껄껄 웃었다.

 

 “그래서, 원하시는 게 뭡니까.”

 

 전우수가 물었다. 0이 즉답했다.

 

 “내가 자네의 배후성이 되는 건 어떤가?”

 “…….”

 “태아에게서 자네에 대한 보고를 들었네. 무심한 듯 하지만 이타적이고, 얌전한 듯 하지만 야성이 있다고.”

 “…….”

 “뛰어난 것도 좋지만…… 개인적으론 인상적인 걸 좋아하네. 인상적인 게 잘 팔리거든.”

 “자본주의적이시네요.”

 “기업은 원래 이윤추구 아닌가?”

 

 0은 소리 내어 웃었다.

 

 “그런 면에서 자네에게 주목했네.”

 “제가 얻는 이득은 뭐죠?”

 “헛허허……. 내가 하는 게임에서, 운영자도 아니고 사장과 친하다. 더 말해야 하나?”

 

 전우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바로 이해가 가네요.”

 “그렇지? 대답은?”

 “거절입니다.”

 

 0은 미소를 잃지 않고 물었다.

 

 “이유는?”

 “전 우수하니까요.”

 

 전우수가 0을 보며 웃음을 보였다.

 

 “누구 밑에는 안 들어갑니다.”

 “유감이군.”

 “저기요. 아저씨.”

 

 0 뒤에 선 한 청년이 말했다.

 

 “계산 안 하세요?”

 “…….”

 “아니 무슨 계산 하는 데 시간이 그리 걸려요. 애비 묫자리 고르는 것도 아니고.”

 

 유현비는 어이없는 눈으로 그 청년을 보았다.

 

 ‘아니…… 이 덩치한테 시비를 건다고?’

 

 아까도 말했지만, 0의 체격은 2m가 넘고 3대 600도 거뜬히 할 법한 덩치다.

 

 ‘……나보다 센 사람한텐 분노조절잘해, 라는 비아냥 들을 일은 없겠군.’

 

 한편으론 궁금하기도 했다. 아직 D-Day 이전인 0는 어떻게 할까.

 본래 성격대로?

 아니면 그냥 참으려나?

 0은 말없이 청년을 물끄러미 보았다. 0의 미소가 짙어졌다.

 

 “허허. 확실히 요즘 것들이…….”

 

 편의점 CCTV의 빨간 불이 꺼졌다. 0이 청년에게 손을 뻗었다.

 

 “욕을 잘하긴 해.”

 

 곰발바닥처럼 큼지막한 손이 청년의 얼굴을 덮었다.

 

 “으븝…… 읍!”

 

 청년이 양손으로 0의 손을 뜯어내려는 순간.

 

 까드득

 

 0의 손 안에서 소리가 들렸다.

 청년의 몸이 모래처럼 부서졌다.

 

 퍼석

 

 시뻘건 입자들이 바닥에 떨어졌다. 0이 손을 툭툭 털었다. 편의점 CCTV에 빨간불이 다시 들어왔다.

 

 “이런, 미안하게 됐군. 바닥이 지저분하게 돼서.”

 

 바닥에 쏟아진 청년‘이었던 것’을 보던 전우수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이따가 치우면 되니까.”

 “고맙네. 자, 이제 계산이나 해주게.”

 “네, 계산 도와드리겠습니다.”

 

 전우수는 0이 가져온 물품에 포스를 찍었다.

 

 삑-

 

 “1500원입니다.”

 “여깄네. 잔돈은 가지게.”

 

 5만원을 건네 계산한 0이 물품을 들었다.

 

 “여보게, 내가 왜 커피우유를 좋아하는지 아나?”

 

 전우수는 무표정한 눈으로 종이팩 커피우유를 보았다.

 

 “별로…….”

 “닮았거든.”

 

 0이 히죽 웃었다.

 

 “분류상 커피는 아니지만 카페인은 있고, 그렇다고 우유라 하기엔 설탕이 많지. 딱 우리 연옥컴퍼니 아닌가.”

 “……궤변이네요.”

 “그런가?”

 

 머리를 갸웃한 0이 끄덕였다.

 

 “그래. 혹시 마음 바뀌면 태아에게 말해주게. 아니면 오늘로부터…….”

 

 손목시계를 흘끗 본 0이 말했다.

 

 “28일 후에 만나세나.”

 “예. 안녕히 가세요.”

 

 사무적으로 말하는 전우수에게 0이 뒤로 손을 흔들며 나갔다.

 

 “후우우우…….”

 

 0이 나가자 발걸음을 옮기려던 전우수가 풀썩 주저앉았다.

 

 ‘빌어먹을.’

 

 다시 일어나려 했지만 힘이 풀려 그럴 수 없었다. 전우수는 한숨을 푹 쉬었다.

 

 ‘저놈의 성격은 여전하군. 친절하고 사람 좋은 척 하면서 맘에 안 들면 우드득 까드득.’

 

 그나저나 D-Day 이전에도 이렇게 막나가는 놈이었다니. 정말이지 예상외다.

 

 ‘심기를 거슬렀으면 나도 저 꼴로 만들었겠지.’

 

 전우수는 청년‘이었던 것’을 보았다.

 청년이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그 대가는 너무 비싸게 치렀다.

 

 “미안합니다. 반드시…….”

 

 숨을 한 번 삼킨 전우수가 말했다.

 

 “반드시 복수할게요.”

 

 청년의 잔해를 수습했다. 어떻게 해야 할진 모르겠지만, 일단은 해두는 게 도리일 테니.

 

 ‘아니, 그렇게 믿고 싶은 걸지도…….’

 

 어제 게임의 마지막에서 곽상윤이 자신을 봤던 눈은 충격적이었다.

 그것이 곽상윤만의 것이 아니었기에 더더욱.

 

 ‘난 괴물이 아니야.’

 

 하지만 진짜 아닐까? 목적이 어떻건 수백, 수천만 명을 죽인 사람이, 어떻게 인간일 수 있을까.

 

 ‘난 인간이야. 난 인간이다. 난 인간이야.’

 

 떠오르는 잔념들을 떨치고 잔해를 비닐백에 넣어 마무리했을 때였다.

 

 우웅-

 

 핸드폰 진동음이 울렸다. 화들짝 놀란 전우수가 바지주머니에 든 핸드폰을 꺼냈다.

 

 “……?”

 

 화면에 뜬 ‘훈련소 동기 곽상윤’을 보고 전화를 받았다.

 

 -이리콤.

 “뭐?”

 -이리로 come, 여기로 오라고.

 

 곽상윤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장이서라기엔 목소리가 걸걸했다.

 

 “무슨…….”

 -나 이은성이오.

 “아.”

 

 그제야 목소리가 귀에 익었다.

 

 “‘이리’가 어딘데요?”

 -우수야, 인생막창! 막창으로 오면 돼!

 -씨벌, 인생막창이 뭐야, 인생막창이. 가게 이름 한 번 신박하네.

 

 핸드폰 너머로 곽상윤이 소리치는 소리와 이은성이 투덜대는 소리가 들렸다.

 

 ‘별로 화난 거 같진 않군. 내가 성격을 오해했나?’

 

 고개를 갸웃한 전우수가 말했다.

 

 “네, 퇴근하는 대로 거기로 갈게요.”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1 10화 2021 / 3 / 26 192 0 4778   
10 9화 2021 / 3 / 25 209 0 4820   
9 8화 2021 / 3 / 23 211 0 5152   
8 7화 2021 / 3 / 21 190 0 4972   
7 6화 2021 / 3 / 17 230 0 4735   
6 5화 2021 / 3 / 15 196 0 5563   
5 4화 2021 / 3 / 11 202 0 6185   
4 3화 2021 / 3 / 4 205 0 5181   
3 2화 2021 / 2 / 26 205 0 4862   
2 1화 2021 / 2 / 26 212 0 6006   
1 귀환 2021 / 2 / 26 342 0 6006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회색순찰자
이현주s
D.A. : 마크왕의
이현주s
마도황제의 회귀
이현주s
잿빛순찰자
이현주s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