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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연옥컴퍼니 폐급사원
작가 : 이현주s
작품등록일 : 20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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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컴퍼니 우수사원으로서 모든 생명과 성좌들을 말살하고 회귀했다.
이번엔 '사용자'로서 끝을 보기 위해.

 
6화
작성일 : 21-03-17 18:06     조회 : 229     추천 : 0     분량 : 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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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딱, 태아는 손가락을 튕겼습니다.

 펑, 유현비의 대가리가 터져나갑니다. 뇌수와 핏줄기가 수류탄 파편처럼 사방에 흩어집니다. 잔여물이 유현비의 몸을 타고 철철 흐릅니다.

 고깃덩이가 된 육신이 바닥에 쓰러집니다. 쓰러진 유현비의 몸이 사시나무 떨듯 파르르 떨다가 멈춥니다.

 유현비를 시작으로 모든 사용자가 사망합니다. 세상은 그대로 유현비 없이 D-Day를 맞이합니다.

 저런, 우수사원은 없지만 회귀자도 없군요. 회사에게 부품 하나 없는 게 대수겠습니까. 조금 번거로워졌을 뿐, 회사는 멀쩡히 굴러갑니다.

 그리하여 세계는 이전 세계처럼 종말을 맞이합니다.

 유현비의 죽음은 개죽음. 유현비의 회귀는 개병신짓. 애꿎은 사람들만 두 번 죽게 됐네요. 등신 머저리새끼.

 …….

 …….

 피할 수 있을 거 같아?

 

 “허억……!”

 

 유현비가 숨을 토해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만졌다.

 멀쩡히 붙어 있었다.

 

 ‘뭐지, 방금 그건…….’

 

 잠깐 정신을 잃었을 때. 누군가 말을 걸었던 거 같다.

 분명 익숙한 목소리로…….

 

 “하하하하하하! 꺄하하하하하!”

 

 태아는 허리를 굽히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다, 그는 유현비에게 머리를 들이밀었다.

 

 “히히, 지금 쫀 거양?”

 “…….”

 

 사람 모공 들여다보는 게 취미인 놈인가 보다……. 잠시 잡생각을 한 유현비가 말했다.

 

 “그래, 쫄았다.”

 “우하하하하! 끼히히히히히!”

 

 태아가 철부지 아이처럼 웃음을 터뜨렸다.

 

 [성좌, ‘Unknown’이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성좌, ‘아랫세상의 우두머리’가 아쉬움에 입맛을 다십니다.]

 

 ‘살았다.’

 

 성좌들의 반응을 보니 죽일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에이, 아직 산 건 아니징?”

 

 그의 생각을 훤히 알고 있다는 듯 태아가 말했다. 유현비가 그를 보았다.

 태아는 씩 웃었다.

 

 “내가 장난으로 손가락을 튕겼을 거 같애?”

 

 그 말과 동시에 태아가 위로 훅 사라졌다. 어느새 건물 옥상으로 올라간 태아가 손을 흔들었다.

 

 “화이팅! 다들 살아남아야 해!”

 “뭐…….”

 

 유현비 뒤엔 어느새 생존자들이 운집해 있었다. 그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눈으로 태아를 보았다.

 오직. 유현비만은 눈앞의 메시지창을 보고 있었다.

 

 [‘관리자’의 권한이 적용되었습니다.]

 [‘망’들의 시간이 가속됩니다.]

 [‘망’들의 시간이 가속됩니다.]

 [‘망’들의 시간이 가속됩니다…….]

 [기준치 이상의 시간이 지나 ‘망’이 진화를 시작합니다!]

 

 

 “이…… 미친 새끼가!”

 

 유현비가 분노해 소리쳤다.

 

 [서브 퀘스트가 갱신됐습니다.]

 [서브 퀘스트를 열람합니다.]

 

 <서브 퀘스트 : 지상 최대의 쑈! ‘연옥 스트리밍’을 시자아아아악-하겠습니다!>

 

 이 세계를 오래 떠돌게 된 ‘망’은 진화를 시작합니다. 생명에 대한 끝없는 증오를 지닌 채 진화한 망은 세계를 멸망시킬 힘까지 지니게 됩니다.

 

 분류 : 서브

 난이도 : A-

 조건 : 살아남을 것.

 제한 : 10분

 보상 : 3%

 실패시 : 없음

 

 “끄륵…….”

 “꺄…….”

 

 유현비 앞에는 약 서른 마리의 망이 남아 있었다. 아마 풀려난 망 중 살아남은 전부이리라.

 그 서른 마리의 망들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뭐, 뭐야…….”

 

 그제야 유현비 앞의 망들을 본 사람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것은 변화라기엔 너무 극적이고 기괴했다.

 개조.

 그것이 정확했다.

 

 “그르륵…….”

 

 어떤 망은 익사한 시체처럼 몸이 온통 부어올랐다. 보통 사람보다 세 배 이상 커다랗게 보일 정도로.

 

 “스카아아---!”

 

 어떤 망은 혀가 개구리처럼 길게 늘어나고 손과 가슴에 톱날 같은 이빨이 자라났다.

 

 “크으으.”

 

 어떤 망은 팔은 두 배, 다리는 세 배 이상 굵어지고 손이 맹금류의 것처럼 바뀌었다.

 

 [‘팔랑크스’를 발견했습니다. 관련 저항이 낮을 경우 ‘공포’에 빠집니다.]

 [‘꿀꺽이’를 발견했습니다.]

 [‘순찰자’를 발견했습니다.]

 

 “꺄아아악!”

 “이, 이게 무슨…….”

 

 ‘팔랑크스’를 본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윤슬을 포함한 태반은 아예 주저앉았다.

 

 [특전, ‘말종’이 발동합니다.]

 [기절, 변이, 공포, 매혹, 도발, 수면, 정신계 공격에 면역입니다.]

 [‘팔랑크스’의 ‘공포’에 저항합니다.]

 

 ‘회귀 전 특전이 남아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긴 한데…….’

 

 유현비는 고개를 들어 앞을 보았다.

 

 “워어어어억!”

 

 온몸이 부어오른 망, ‘팔랑크스’들이 괴성을 지르며 돌격했다.

 

 쿵, 쿵, 쿵, 쿵, 쿵!

 

 바닥을 우그러뜨리며 달려온 팔랑크스가 유현비에게 주먹을 내질렀다.

 

 떵-!

 

 유현비가 수평으로 세운 검에 주먹이 적중했다.

 

 훅

 

 유현비의 두 발이 바닥에서 떨어졌다. 공중에 뜬 유현비가 뒤로 날아갔다.

 

 “큭!”

 “유현비 씨!”

 

 조요한이 앞으로 달려와 유현비를 받아냈다.

 

 “윽!”

 

 조요한과 유현비가 한데 엉켜 바닥을 굴렀다.

 

 “흩어지지 마요!”

 

 곧바로 몸을 일으킨 유현비가 소리쳤다.

 늦은 감이 없잖아 있었다.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은 전부 뒤를 돌아 있었으니.

 

 “으아아악!”

 “도망쳐! 도망쳐!”

 “이쪽으로 온다!”

 ‘빌어먹을.’

 

 그들을 본 유현비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조요한에게 말했다.

 

 “흩어지면 죽습니다. 뭉쳐야 해요. 남은 사람들 진정되는 대로 광장에 진형 짜주세요.”

 “예, 옛!”

 

 조요한은 탱크처럼 몰려오는 팔랑크스를 보며 끄덕였다.

 상식적으로 저런 괴물에겐 흩어지는 게 상책이겠지만, 유현비를 믿기로 한 것이다.

 그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은 곧 알 수 있었다.

 

 쉬릭-

 꾸구구구국!

 

 “흐읍…….”

 “학……!”

 

 어디선가 날아온 혀에 목이 감긴 사용자들이 숨을 삼켰다.

 

 “끄캭캭캭캭!”

 

 건물 위에 선 ‘꿀꺽이’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은 손으로 자신의 혀를 잡아당겼다.

 

 지이익-

 

 “커흡!”

 “칵!”

 

 발이 땅에서 떨어지자 사용자들의 발버둥이 급박해졌다. 그러다 이내 멈춰버렸다.

 

 “으아악!”

 “싫어! 싫어!”

 “살려줘!”

 

 간신히 혀를 피해 도망가는 사용자들의 등을 검은 그림자가 덮쳤다.

 

 콰직!

 

 “……!”

 

 일격에 목이 부러진 사용자들이 바닥에 픽 쓰러졌다.

 시체 위에 선 ‘순찰자’가 포효했다.

 위에서 쏟아지는 꿀꺽이와 순찰자의 공격. 결국 흩어진 사용자들은 전부 죽음을 면치 못했다.

 

 “흐오오오오!”

 

 [성좌, ‘아랫세상의 우두머리’가 박수를 보냅니다.]

 [성좌, ‘가장 멀리 보는 자’가 너털웃음을 짓습니다.]

 [10만 골을 후원했습니다.]

 

 “하하하하하!”

 

 메시지를 보던 태아가 고개를 꺾어 웃음을 터뜨렸다.

 얼굴에 한껏 웃음기를 머금은 그가 유현비를 내려보았다.

 

 바웅-!

 

 “흣!”

 

 공기를 찢는 팔랑크스의 주먹에 유현비가 헛바람을 삼키며 피했다.

 완벽히 피했음에도 이마가 찢어져 피가 튀었다.

 

 ‘능력치로 따지면 근력 Lv.50 이상…….’

 

 지금 단계에선 도저히 대적할 수 없는 괴물이다.

 하지만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공격을 피한 유현비가 그대로 팔랑크스의 발을 향해 쓰러졌다.

 

 콰득

 

 그리고 옆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팔랑크스가 그를 향해 발을 뗐다.

 

 휘청-

 

 “……!”

 

 순간 중심을 잃은 팔랑크스가 바닥에 엎어졌다. 팔랑크스는 자신의 발을 내려보았다.

 오른발의 절반이 사라져 있었다.

 

 “크아아아악!”

 

 분노한 팔랑크스가 유현비에게 뛰어왔다. 절단된 오른발에서 검은 피가 뚝뚝 흘렀다.

 

 ‘옳지, 옳지. 그대로 따라와라.’

 

 골목을 나와 광장으로 들어선 유현비가 칼자루를 입에 물고 뛰었다.

 잔뜩 성이 난 팔랑크스는 앞뒤 가릴 것 없이 그를 쫓았다.

 

 쿵, 콰직!

 

 굉음과 함께 바닥의 대리석이 쩍쩍 갈라졌다.

 

 훙-!

 

 마침내 그를 따라잡은 팔랑크스가 주먹을 내지르는 순간.

 

 ‘지금!’

 

 팔랑크스를 향해 돌아선 유현비가 팔랑스크의 팔을 양손으로 잡아챘다.

 

 턱

 

 그리고 전력으로, 전신을 이용해 업어쳤다.

 

 “으웍?”

 

 위아래가 뒤집힌 팔랑크스가 멍청한 소리를 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머리부터 바닥에 떨어졌다.

 

 꽝!

 

 “맙소사!”

 

 그 광경을 목도한 조요한과 사용자들이 입을 쩍 벌렸다.

 

 ‘제대로 들어갔다. 한 놈이라도 지금 당장 마무리를 해야 해!’

 

 유현비는 입에 물고 있던 검을 손으로 잡았다.

 바닥에 처박힌 팔랑크스의 머리를 향해 칼을 찔렀다.

 

 쉬리릭-

 쉬릭-

 

 사방에서 혀가 날아와 유현비의 사지와 검을 휘감았다.

 

 “꺄륵! 꺅!”

 “우캬컁!”

 

 옥상을 점거한 꿀꺽이들이 원숭이 같은 웃음소리를 냈다.

 옴짝달싹 못하는 유현비에게 주변의 팔랑크스들이 달려왔다.

 

 “현비 씨!”

 “…….”

 

 조요한의 고함을 뒤로 한 유현비는 꿀꺽이들을 올려보았다.

 분명 사람처럼, 비웃고 있었다.

 

 ‘꼴이 참, 말이 아니군.’

 

 속으로 혀를 찬 유현비가 조요한을 보았다.

 그를 구하러 오려던 조요한이 멈칫했다.

 ‘잘 보고 있으세요.’라고 말하는 듯한 눈길.

 유현비는 입을 열었다.

 

 “1000만 골 소모. 모든 능력치에 버프.”

 

 [1000만 골을 소모해 모든 능력치를 일시적으로 늘립니다.]

 [모든 능력치 +50. 1분 지속.]

 [업적 ‘로이더’의 효과로 지속시간이 50% 줄어들고 버프되는 능력치가 50% 늘어납니다.]

 [약물 과용은 몸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모든 능력치 75 증가.

 그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흡!”

 

 유현비가 어깨와 다리를 안쪽으로 잡아당겼다.

 

 꽈득-!

 

 “크긱?”

 “킥?”

 

 유현비를 묶고 있던 꿀꺽이들이 유현비를 향해 딸려갔다.

 그대로, 까마득한 바닥으로 추락했다.

 

 “끼아아악!”

 

 전신을 묶은 혀들이 느슨해지자 유현비가 검으로 혀를 잘라냈다.

 

 ‘그래. 지금은 눈치 볼 때가 아니지.’

 

 자유로워진 유현비가 태아를 보았다.

 

 ‘볼 테면 봐라. 숨기지 않을 테니.’

 

 유현비는 오른손에 쥔 검의 자루를 왼쪽 어깨에 붙였다.

 9기의 팔랑크스가 사방에서 그를 덮치려 할 때.

 흩뿌리듯 휘둘렀다.

 

 촤-자자자작-!

 

 수십 번.

 혹은 수백 번.

 셀 수도 없는 검격이 사방에 뿌려졌다.

 

 “……!”

 

 티딕-

 틱-

 

 주먹을 내지르던 팔랑크스들의 손에, 팔에, 머리에, 몸에 균열이 번졌다.

 수천 수백 조각이 난 팔랑크스들이 바닥에 떨어졌다.

 

 후두두두둑!

 

 수천 수백 조각이 난 팔랑크스들이 바닥에 떨어졌다.

 

 후두두두둑!

 

 [스킬 ‘망나니 칼춤’이 등록되었습니다.]

 [성좌, ‘망나니 전쟁신’이 경악합니다.]

 [성좌, ‘가장 멀리 보는 자’가 기이한 눈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남은 제한시간 5분.”

 

 유현비는 광장에 모인 사용자들을 바라보았다.

 

 “남은 망들을 모두 죽입니다.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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