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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달빛이 그린 나라
작가 : 서늘솔길
작품등록일 : 2021.2.15

신개념 설렘 가득 첫사랑 로맨스!!!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유하는 상처치유 로맨스!!!
그리고,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엿 볼수 있는 가슴아픈 이야기!!!

17세기 우리나라역사에 실제로 존재했던 조선 제 16대 임금 인조의 아들인 소현세자와 그의 부인 세자빈 강 씨(강빈)의 삶과 사랑을 소설 속 가상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 소설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소현세자와 강빈 부부를 삶과 그들이 하고자 했던 꿈을 이야기 하는 동시에 그 시대에 사람들이 격은 고통, 삶을 들여다본다.

*이 소설은 실제 역사 속 인물을 모티브 한 소설로 실제 역사 속에 등장하는 인물, 사건 등과 많이 차이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제3화-악몽(惡夢)2
작성일 : 21-02-18 14:52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1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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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자영의 집.

 

 가노들이 굵직한 나무 방망이로 양막돌을 때리고 있었다.

 

 양막돌이 맞고 있는 동안 김자영은 마루에 앉아 그가 받고 있는 고통을 즐기며 고기반찬과 함께 밥을 먹고 있었다.

 

 “악!”

 

 “아이고, 맛있다. 냠냠.”

 

 맞고 있는 양막돌이 보라는 듯이 밥상을 딱 차려놓고 불고기를 입에 넣으며 얄밉게 말하는 김자영.

 

 사람이기를 포기한 상태다.

 

 “멈추시오!”

 

 그때, 밖에 있는 사람들 사이를 뚫고 김자영의 집으로 들어오는 한빛.

 

 “괜찮으십니까? 어찌 사람을...”

 

 “헉!”

 

 김자영 집에 들어온 한빛은 양막돌 곁으로 다가가 은금과 함께 그를 부축했다.

 

 “저것들은 뭐야? 한참 재미있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한빛을 보며 불쾌했는지 김자영은 들고 있던 젓가락을 던지며 일어났다.

 

 “재미요? 사람이 매질당하는 모습이 재미있습니까?”

 

 한빛은 김자영 말에 속에서 분이 차올랐다.

 

 “아니, 댁은 뉘신데 남의 집일에 왈가왈부하는 것이오? 저 천것들이 내 집을 더럽게 하고 내 기분을 불쾌하게 해서 때렸소이다. 그것이 뭐 잘 못됐소?”

 

 김자영은 아무 잘못도 없다는 듯이 더욱 뻔뻔스럽게 나왔다.

 

 “집을 더럽혀요?”

 

 “그렇소.”

 

 한빛은 그의 집을 둘러 봤을 때, 새 집처럼 멀쩡해보였다.

 

 “제가 볼 때는 집이 깨끗하십니다. 그러니 이 사람을 풀어주시지요.”

 

 “그렇게는 못하지. 저 천것의 딸년이 내 옷을 더럽혔소. 그 값은 하고 가야지.”

 

 “이번에는 옷입니까?”

 

 한빛은 김자영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김자영의 옷도 집처럼 깨끗했다.

 

 “옷도 깨끗하십니다. 계속 그렇게 억지를 부리시면 금부에 가서 고하겠습니다.”

 

 “하하하. 이보시게. 내가 누군지 아시는가? 내가 그 유명한 포도대장 김자영일세. 고작 양반이 천것을 매질했다고 고할 수 있을 것 같으신가?”

 

 김자영은 한빛의 말을 비웃었다.

 

 “그럼, 한 번 해볼까요?”

 

 한빛은 눈 하나 깜짝이지 않았다.

 

 “이런 건방진 계집을 봤나! 좀 사는 집 딸년 인 것 같아 조근 조근 대해줬더니 어디 건방지게 기어올라!”

 

 김자영은 한빛에게 손을 들어올렸다.

 

 “멈추십시오!”

 

 은금이 김자영에게 다가갔다.

 

 “뭐야? 종년은?”

 

 “이분이 누군지 아십니까? 병조판서대감의 따님이십니다.”

 

 “벼, 병조판서?”

 

 “예, 그렇습니다. 병판대감의 외동따님이십니다. 이 분을 때리시면 영감께서 무사하시지 못하십니다!”

 

 김자영의 손이 공손해졌다.

 

 “뭐 하십니까, 영감? 왜 갑자기 주저하십니까? 때리십시오. 대신, 저를 때리시면 사대부가의 여식을 때리고 모욕한 죄를 물을 것입니다! 아무리 상감마마께서 영감의 보호막이라 할지라도 사대부가의 여식을 모욕하시고도 영감께서 무사하실 거라 생각하십니까?”

 

 한빛의 기세에 꼬리를 내리는 김자영.

 

 김자영이 당하는 모습을 보고 있던 밖에 있는 사람들은 쌤통이라 여기며 동치미를 마신 듯 속이 시원해졌다.

 

 한빛은 양막돌을 은금과 한께 부축하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어우, 이게다 네 놈 때문이야!”

 

 한빛이 나가자 김자영은 괜히 옆에 있던 가노를 발로 차며 분풀이를 했다.

 

 밖에 구경하던 사람들과 시서이 마주친 김자영.

 

 그는 모욕감과 모멸감을 느꼈다.

 

 김자영은 다짐했다.

 

 꼭 오늘 느낀 모욕감과 모멸감을 몇 배로 되갚아 주기로.

 

 

 ***

 한빛은 양막돌 부녀를 집으로 데려가 손님방을 내어주고 의원을 불러 치료를 받게 했다.

 

 의원의 치료는 밤이 깊어질 때까지 이어졌다.

 

 의원의 치료가 다 끝나자 먹을 것을 가지고 한빛은 은금과 함께 양막돌 부녀가 있는 손님방으로 갔다.

 

 한빛이 방으로 들어오자 양막돌이 바닥을 짚으며 일어났다.

 

 “아이고, 아씨.”

 

 “괘념치 마시고 앉아 계세요.”

 

 양막돌은 눈치를 보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아씨. 미천한 저희 딸아이 글공부 시켜주신 것도 감지덕지인데 이렇게 까지 하시고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괜찮습니다. 안 갚아도 되니깐 편히 계셔요.”

 

 “근데, 어찌 미천한 이놈에게 계속 존대를 하십니까?”

 

 “저 보다 어른이시니 존대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불편해 하지 마십시오.”

 

 한빛은 어려서부터 아버지 정의영과 어머니 윤 씨 부인에게서 신분과 성별의 차이와 상관없이 사람은 늘 똑같은 사람이니 절대 함부로 대하거나 무례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배어왔다.

 

 그래서 양막돌에게 존대를 하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반면, 양막돌의 입장에서는 높은 명문가의 여식인 한빛이 자신에게 존대를 하고 예를 갖추니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상처는 좀 괜찮으십니까?”

 

 “예, 의원나리께서 치료를 잘 해주셔서 금방 아물 것 같습니다.”

 

 “소영이에게 얘기 다 들었습니다. 닷새 동안 굶으셨다고요.”

 

 “...”

 

 “어찌 사람이 사람한테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빛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말했잖아요, 김자영은 사람이 아니라고. 그게 어떻게 사람 얼굴입니까, 짐승보다 못한 얼굴이지. 짐승도 그렇게 잔인하게 안 그럽니다.”

 

 옆에 있던 은금이 작게 속삭였다.

 

 “거기 높으신 양반님들께서는 저희에게 하루가 멀다 하고 곧 먹을 것이 생길 것이니 기다리라고만 하고 또 기다리라고만 하십니다. 이미 저희 같은 천것들은 그 말에 지쳐 굶어 죽고 있습니다.”

 

 양막돌이 울먹거리며 신세한탄을 했다.

 

 문조가 꿈에서 악몽에 시달렸다면 그의 한탄처럼 힘없는 천민, 사람들은 현실 속에서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다.

 

 양막돌의 한탄을 듣고 있던 한빛은 찹찹해졌다.

 

 “아이고, 주책이야. 제가 잠시 잊고 아씨께 괜한 소리를 했네요.”

 

 양막돌은 자신의 입을 쳤다.

 

 “아, 아닙니다. 그러지 마셔요.”

 

 “시간도 늦었으니 저희는 이제 그만 가보겠습니다. 소영아, 가자.”

 

 양막돌은 불편한 몸 상태로 일어났다.

 

 “아닙니다. 시간도 늦었고 몸도 아직 불편한데 오늘은 여기서 쉬시고 내일 날이 밝으면 그때 가십시오.”

 

 한빛은 양막돌이 걱정이 되어 그를 붙잡았다.

 

 “아, 아닙니다.”

 

 양막돌은 허겁지겁 딸 소영과 사랑방을 나갔다.

 

 

 ***

 양막돌과 소영은 집 밖으로 나갔다. 한빛과 은금도 양막돌 부녀와 함께 나갔다.

 

 “들어가십시오, 춥습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아씨, 여기 가지고 왔습니다.”

 

 강일이 쌀 한 가마니를 등에 어깨에 지고 나왔다.

 

 “여기, 이 분과 함께 가십시오. 여기 아저씨께서 들고 계신 쌀을 댁까지 가지고 가실 것입니다.”

 

 “아, 아닙니다. 어찌 이런 것 까지 주...”

 

 “그냥 받으십시오. 그리고 쌀이 다 떨이지면 다른데 가지 마시고 저희 집으로 오십시오. 다른 분들도 다 저희 집에 와서 먹을 것을 받아가니 괘념치 말고 오십시오.”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양막돌은 한빛의 따뜻함에 감사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어서 들어가세요. 날이 춥습니다. 들어가 쉬세요.”

 

 “예, 예 아씨. 정말, 정말로 감사드립니다요.”

 

 양막돌은 눈물을 두 손으로 닦으며 한빛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며 소영과 함께 정의영의 집을 떠났다. 소영은 한빛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한빛도 소영에게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정의영의 집안사람들은 정의영을 포함한 딸 한빛까지 모두 하나 같이 예의와 경우가 바르고 착하고 따뜻했다.

 

 배고픔에 지쳐 오는 사람들에게 쌀을 포함한 먹을 것을 나누어주고 작은 것 하나 나누어 주고 사람을 사람답게 대해주는 그런 집이었다.

 

 가노들도 마찬가지였다.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여 주었다.

 

 미천하다고 무시를 당하고 사는 다른 양반집 가노들은 정의영의 가노들을 제일 부러워했다.

 

 특히, 푸대접을 받는 김자영의 집안가노들이 제일 부러워했다.

 

 

 ***

 한편, 궐에서는 문조가 또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다.

 

 저번과 같은 꿈이었다.

 

 이번에는 과거 사가시절의 집 안방이 악몽의 무대가 되었다.

 

 “아, 아바마마. 소자가 잘 못했습니다. 안, 안 돼! 어허...또, 또 꿈인가?”

 

 문조는 꿈에서 깨고 꿈에서 깬 문조는 숨을 헐떡이며 심장을 부여잡았다.

 

 얼굴에는 이마에 흐른 식은땀과 눈에서 눈물이 섞여있었다.

 

 “어찌, 어찌하여 소자에게 왜 이러시는 겁니까?”

 

 문조는 눈물을 흘리며 조용히 아무도 들리지 않게 서글프게 말했다.

 

 아버지를 향한 원망이었다.

 

 

 ***

 다음날 아침, 편전.

 

 이번 안건은 김자영의 탄핵에 대한 안건이었다.

 

 “전하, 포도대장 김자영의 관한 비리가 올라왔사옵니다. 내탕고에 있어야할 재물들이 그자의 집에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했나이다. 전하, 포도대장의 집을 수색할 수 있도록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대사헌 조치형이 말했다.

 

 “전하, 대사헌 한 말이 사실이라면 이는 그냥 묵고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김자영 그자가 전하의 총애를 등에 업고 방자하게 군것이옵니다. 국법으로 엄히 다스려야 하옵니다.”

 

 윤제혁이 뒤를 이었다.

 

 “전하, 일단 정확한 사실파악이 중요하옵니다. 그런 뒤에 처벌하시옵소서. 그저 투서 한 장으로 억울한 일을 만들면 아니 되옵니다. 포도대장이옵니다. 전하의 신뢰를 받는 이입니다. 신중히 결정을 하시옵소서.”

 

 그런데 윤선호가 반대 아닌 반대를 하면서 김자영을 보호 아닌 보호를 했다.

 

 윤제혁은 동생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윤제혁은 윤선호를 빤히 쳐다봤다.

 

 “정확한 증좌가 있는가?”

 

 문조가 물었다.

 

 “아직은 없사옵니다. 허나...”

 

 “정확한 증좌를 가지고 오라. 그러지 전에는 윤허할 수 없다.”

 

 문조는 대사헌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문조에게 김자영은 그 누구보다 충신이기에.

 

 “하오나, 미심쩍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옵니다. 전하, 대사헌의 주청을 윤허하시어 이번 일에 대한 것을 명명백백히 밝혀주시옵소서.”

 

 정의영이 문조에게 밀어붙었다.

 

 그럼에도 문조는 이를 윤허할 수 없다며 정확한 증좌를 가져오기 전까지 못을 박았다.

 

 

 ***

 편전회의가 끝난 뒤.

 

 “좌상, 자네는 나를 따라 오시게.”

 

 윤선호를 아무도 없는 은밀한 곳으로 따로 부르는 윤제혁.

 

 “자네 이게 무슨 짓인가? 김자영을 잡을 좋은 기회를 왜 자네가 나서서 막는 것인가?”

 

 윤제혁이 윤선호를 취조하듯 물었다.

 

 “...”

 

 “이보게 좌상!”

 

 윤선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서 말씀을 해보시게. 혹, 이번 일에 자네도 연관이 되어 있는 것인가?”

 

 “그, 그것이.”

 

 뜸을 들이는 윤선호.

 

 “어허, 어서 사실대로 말하지 못할까!”

 

 윤제혁의 추궁에 윤선호는 사실대로 토설했다.

 

 “자네 제정신인가? 아무리 돈에 눈이 멀어도 그렇지. 어찌 김자영 같은 놈과...”

 

 윤제혁은 펄쩍펄쩍 날뛰었다.

 

 공신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일만 남았는데, 이일 터지면 자신도 탄핵받을 수 있는 상황.

 

 그는 가문과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서도 이번 일을 덮어야만 했다.

 

 윤제혁은 어찌됐든 윤선호를 살려야 할 생각했다.

 

 그는 어떻게든 신료들을 모아 문조가 이를 덮도록 해야 했다.

 

 하지만 문제는 조치형.

 

 윤제혁이 아무리 손을 쓴다 한들 조치형을 막을 방도는 없었다.

 

 조치형은 정의영, 김혁과 더불어 어떠한 회유에도 넘어가질 않는 청렴한 사람이었다.

 

 조치형은 정의영과 함께 문조를 어떻게든 설득 시킬 것이다.

 

 윤제혁은 골치가 아팠다.

 

 

 ***

 그날 밤, 궐 밖 정의영의 집.

 

 한빛이 방안에서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어제 밤 양막돌의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

 

 ‘거기 높으신 양반님들께서는 저희에게 하루가 멀다 하고 곧 먹을 것이 생길 것이니 기다리라고만 하고 또 기다리라고만 하십니다. 이미 저희 같은 천것들은 그 말에 지쳐 굶어 죽고 있습니다.’

 

 한빛은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있던 수납장을 열어 종이와 지필묵 등을 꺼냈다.

 

 종이와 지필묵을 꺼낸 뒤에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아 책상에 종이를 핀 다음 다시 눈을 감고 무언가 곰곰이 생각을 했다.

 

 생각을 다 마친 한빛은 눈을 떠 무엇인가 결심을 한 듯 붓을 들어 먹에 있는 먹물을 묻힌 뒤 종이에 써내려갔다.

 

 

 ***

 그날 밤.

 

 한빛은 낮에 적은 종이를 돌돌 묶어 상소문으로 만들어 자신의 손에 들고 아버지 정의영에게 향했다.

 

 “아버지, 주무셔요?”

 

 “아니다. 들어오너라.”

 

 한빛은 방안으로 들어갔다.

 

 책을 읽고 있던 정의영은 읽고 있던 책을 덮고 미소로 딸 한빛을 반겼다.

 

 “그래, 무슨 일이냐?”

 

 한빛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이 쓴 상소문을 정의영에게 건넸다.

 

 “이것이 무엇이냐?”

 

 “상소문입니다. 이것을 내일 상감마마께 아버지께서 대신 올려주십시오. 부탁드리겠습니다.”

 

 “뭐? 상소문이라니.”

 

 정의영은 상소문이라는 한빛의 말에 곧바로 상소문을 펴서 읽어 내려갔다.

 

 정의영은 한빛의 상소문을 읽고 표정이 어두워졌다.

 

 “한빛아, 이것을 정녕 네가 쓴 것이냐?”

 

 “예, 아버지.”

 

 “이것을 주상전하께 올리고 싶은 것이냐?”

 

 한빛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의영은 한참을 고민했다.

 

 “미안하구나. 난 이것을 올릴 수가 없다.”

 

 한참을 고민을 하던 정의영은 한빛의 부탁을 거절했다.

 

 “아버지.”

 

 “아가, 네가 이것을 쓴 심정을 내 이해를 한다. 백 번 이해한다. 하지만 이일은 네가 나설 일이 아니야. 더군다나 이것을 올려 전하께서 읽으신다면 넌 큰 화를 당할 수 있어. 이 아비는 네가 화를 당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구나. 미안하다.”

 

 한빛이 쓴 상소문의 내용은 큰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는 내용이었다.

 

 상소문이 문조에게 전달된다면 한빛은 죽을 수도 있었다.

 

 정의영은 한빛의 심정과 행동은 이해하지만 자식을 둔 아버지로써 딸을 잃고 싶지 않기에 한빛의 부탁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예, 아버지. 알겠습니다.”

 

 한빛은 어쩔 수 없이 상소문을 가지고 다시 밖으로 나갔다.

 

 나가는 한빛의 뒷모습을 보고 정의영은 딸의 부탁을 들어줄 수 없어 미안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한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으로서 아무것도 못하는 자신이 부끄러웠다.

 

 조정신료로서 자신이 올려야 할 상소를 딸이 대신하고 있으니 딸보다 못한 자신이 한심했다.

 

 

 ***

 방에서 나온 한빛.

 

 한빛은 아버지의 심정을 이해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누군가는 나서서 꼭 해야 할 일이었기에.

 

 한빛은 방으로 돌아가면서 곰곰이 생각을 했다.

 

 생각을 한 끝에 한빛의 머릿속에 오래된 벚인 김혁의 아들 김시환이 들어왔다.

 

 시환은 성균관의 유생이니 승정원에 상소문을 올리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 여겼다.

 

 

 ***

 날이 밝자 한빛은 김혁의 집으로가 시환과 만났다.

 

 “어이, 정한빛. 네가 이 이른 시간에 무슨 일이냐?”

 

 “야, 나 부탁 좀 들어주라. 이것 좀 승정원에 올려줄 수 있을까?”

 

 시환에게 상소문을 건네는 한빛.

 

 “이게 뭐냐?”

 

 “상소문인데. 난 여인이라 올릴 수가 없고 네가 내신 올려줘. 부탁할게. 상소문 안에 내 이름이 적혀 있으니 네가 피해보는 일은 없을 거야.”

 

 “여인? 누가? 설마 네가?”

 

 정남은 한빛의 말에 장난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이걸 확...제발 부탁할게. 제발.”

 

 한빛은 주먹을 올리고 싶었으나 부탁하는 입장에서 그럴 수 없었다.

 

 한빛은 이를 악물고 최대한 상냥하게 웃으면서 부탁했다.

 

 “예, 누님.”

 

 시환은 순간 겁을 먹고 알았다며 한빛이 건네준 상소문을 받았다.

 

 그리고 한빛의 부탁한 대로 오후가 되가 승정원에 상소문을 올렸다.

 

 

 ***

 승정원에서는 한빛을 포함한 수많은 유생들이 문조에게 올리는 상소문들이 가득 있었다.

 

 승정원관리들은 상소문들을 하나하나 검사를 한 다음 상소문 전부를 모두 통과를 시켰다.

 

 한빛의 상소문도 물론 통과가 되었다.

 

 한빛을 포함한 유생들의 상소문들은 도승지 권신원이 들고 대전으로 들어갔다.

 

 “상소문들이옵니다.”

 

 “거기 놓고 나가시오.”

 

 권신원은 상소문을 두고 대전 밖으로 나갔다.

 

 도승지가 나가자 문조는 두통에 시달리며 앞에 놓인 상소문들을 하나하나 살펴봤다.

 

 그저 살펴보기만 했다.

 

 상소문의 내용들은 하나같이 비슷했다.

 

 사람들을 구제해 달라는 내용부터 김자영의 집을 조사해 달라, 그를 탄핵해야 한다는 내용까지의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나보고 더 이상 어찌하라는 게야.”

 

 상소문 때문에 두통이 더 심해지는 문조.

 

 상소문을 하나하나 훑어보고 마지막 한빛의 상소문만 남았다.

 

 문조는 마지막 한빛의 상소문을 펴서 읽었다.

 

 그런데 한빛의 상소문 읽고 있던 문조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속에서 뜨거운 용암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한빛의 상소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전하, 사람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굶주리고 있사옵니다. 전하, 무릇 용상이란 사람을 위해 일하는 자리이라고 사료되옵니다. 그리고 그 용상에 앉을 자격이 있는 자는 오직 사람을 위하고 나라의 안위만이 생각하는 자가 용상에 앉을 자격이 있다고 사료되옵니다. 전하, 폐위 된 유성군께서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사람들을 자식처럼 여겨 무엇을 원하는지 눈과 귀, 마음을 활짝 열어 그들의 말을 들었다고 하옵니다. 그리고 자식들이 하루라도 굶을까 걱정이 되어 하루라도 편안히 잠을 못 잤고 합니다. 전하께서도 이 나라의 아버지시나 다름이 없으시옵니다. 아버지로서 자식을 살피셔야 할 분으로 사료되옵니다. 그러니 전하, 전하와 사람들 사이를 이간질하고 전하의 머리 꼭대기에 전하의 힘을 이용하여 나랏돈과 사람들의 삶을 갈취하는 간신배 포도대장 김자영에게 엄히 벌을 내리시어 잘못된 폐단을 바로 잡아주시고 부디 충성스러운 신하를 곁에 두시어 눈과 귀를 열어 자식들의 말을 듣고 그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보살펴 주시옵소서. 아버지로서 전하의 자식인 사람들을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정한빛-」

 

 

 한빛의 상소문에는 문조를 향한 진심어린 충언만이 담겨있었다.

 

 자칭 충신이라고 떠들어 대던 조정신료들이 임금의 눈치를 보며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소신들이 한빛이 올린 상소문에 적나라하게 쓰여 있었다.

 

 하지만 문조의 눈에는 한빛의 상소문이 임금을 기만하고 조롱하는 내용으로 각색되었다.

 

 그 이유는 그녀의 상소문에 적혀있던 단어 하나 때문.

 

 문조가 살면서 가장 증오하는 단어, 문조를 괴롭히는 단어가 있었기 때문.

 

 바로 ‘유성군’이라는 단어.

 

 단 한번 나왔지만 그 한 번이 문조의 날카로운 심기를 건드리고도 남을 정도로 강렬했다.

 

 문조는 대노하며 상소문을 구겨 던져버렸다.

 

 “상선 밖에 있는가? 상선!”

 

 문조는 대노하며 최상선을 불렀다.

 

 임금의 격노에 최상선은 부리나케 대전 안으로 들어갔다.

 

 “전하, 부르셨는지요.”

 

 “지금 당장 가서 포도대장을 찾아 대전으로 데리고 오라.”

 

 “예, 전하.”

 

 문조의 불같은 명에 최상선은 이유도 묻지 않고 김자영을 찾으로 나갔다.

 

 

 ***

 문조의 명으로 김자영이 대전으로 들었다.

 

 “전하, 부르셨나이까? 상선의 말로는 격노하셨다 하여...”

 

 “지금 당장 이 상소문을 쓴 계집을 내 앞에 잡아오라.”

 

 “이 상소문을 쓴 계집이 누구 길래 잡아오라는 것이옵니까?”

 

 뜬금없는 왕명에 어리둥절해하는 김자영.

 

 “감히 임금인 나를 조롱하고 폐주를 성군이라 칭한 자이다. 병판의 여식이니라. 그러니 지금 당장 병판의 여식을 과인 눈앞에 데리고 오라.”

 

 문조는 한빛이 누구 집 여식인지 알고 있었다.

 

 사가시절부터 공주와 오래알고 지낸 사이고 집에도 자주 놀러왔으니 한빛이 어느 집 여식인지 아는 것이 당연했다.

 

 “예, 전하!”

 

 문조의 명에 김자영은 그 누구보다 제일 들떴다.

 

 지난 번 한빛에게 받았던 수모와 모멸감을 이번에 갚을 기회가 생긴 것이니.

 

 김자영은 문조에게는 왕명을 장난스럽게 받는다는 오해를 살까 그의 앞에서 내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전의 문이 닫히자 기다렸다는 듯이 신이나 한빛을 추포하러 가볍게 정의영의 집으로 향했다.

 

 

 ***

 정의영의 집.

 

 정의영의 집에서는 집안사람들은 잔잔한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강일은 사람들과 함께 마당을 쓸고 은금은 기둥에 기대어 잠시 눈을 붙이고 있었다.

 

 그야말로 평화로웠다.

 

 하지만 이 잔잔함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쾅!’

 

 왕명을 받고 한빛을 잡으러 김자영이 끌고 온 금군들이 대문을 발로 차며 들이닥치자 평화로운 오후는 깨져버렸다.

 

 금군들은 김자영의 명으로 집안 곳곳을 수색했다.

 

 “이게 대체 무슨 짓입니까? 멈추십시오.”

 

 강일이 금군들과 김자영의 불손한 행태를 막아섰다.

 

 그러자 김자영은

 

 “이런 건방진 놈을 봤다! 어디 감히 왕명을 수행하는 포도대장의 앞을 막는 게야!”

 

 “악!”

 

 발길질로 강일을 쳐냈다.

 

 강일은 가슴을 움켜쥐며 고통을 호소하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이게 대체 무슨 짓이오!”

 

 그 모습을 한빛이 보고는 화를 냈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강일의 곁으로 가 주변 사람들과 함께 부축하여 일으켜 세웠다.

 

 “괜찮으십니까?”

 

 한빛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한 가득이었다.

 

 “양반 댁 아씨께서 체통을 버리시고 아랫것들에게 존대를 하시다니 그러니 집안 물건이 건방을 떠는 것이 아닙니까.”

 

 김자영이 한빛을 비웃었다.

 

 김자영에게 가노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천하기 천한 함부로 해도 되는 하찮은 물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기에 하찮은 물건에게 사람대접하며 존대를 하는 한빛을 보며 비웃음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한빛은 김자영을 노려봤다.

 

 “이게 대체 무슨 짓입니까? 여기 있는 이 사람 물건이 아니라 저희 집안일을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사람에게 어찌 이리 할 수 있단 말이오!”

 

 한빛은 김자영을 다그쳤다.

 

 “나는 전하의 어명을 수행하는 중입니다.”

 

 “전하의 어명이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이리 남의 집에 들어와 사람을 짓밟고 무례하게 굴어도 된다는 말입니까?”

 

 “허면, 대역 죄인을 추포하라는 어명인데 공손히 예를 갖추며 전하의 명을 수행할까요?”

 

 “대, 대역 죄인이라뇨? 누가 말입니까?”

 

 “누구긴 누구야. 바로 내 앞에 있는 네 년이지.”

 

 자신이 대역 죄인이라는 김자영의 말에 동공이 커지는 한빛.

 

 “뭘 꾸물거리고 있느냐? 전하의 심기를 어지럽힌 죄인이 여기 있다. 추포하라!”

 

 “예, 영감!”

 

 “이거 놓으시오! 내 몸에 손끝 하나 대지 마시오, 내발로 내 스스로 갈 테니,”

 

 한빛은 추포하는 금군들의 팔을 뿌리 쳤다.

 

 “죄인 주제에 뻔뻔하기 하늘을 찌르는 구나.”

 

 “죄인인지 아닌지는 전하의 용안을 뵙고 내가 직접 물을 것입니다.”

 

 “되바라진 년 같으니. 그래, 뭐 네 년이 그런다고 전하께서 네 년을 상대해 주실 것도 아니고.”

 

 한빛은 김자영의 말을 무시하며 금군들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금군들과 나가는 한빛을 보며 집안사람들은 한빛을 걱정했다.

 

 그리고 김자영은 끝까지 당당한 한빛의 뒷모습을 보며.

 

 ‘그래, 이년. 언제까지 웃을 수 있는지 보자꾸나. 내 저번에 진 빚까지 백배로 갚아 줄 것이야.’

 

 야비하게 웃었다.

 

 

 ***

 한빛을 데리고 온 금군들이 궐문까지 도착했다.

 

 주변 거리에 나와 있던 사람들이 한빛을 알아보고는 웅성거렸다.

 

 “어이고, 병판 댁 아씨 아니야?”

 

 “맞네, 맞아.”

 

 “아니, 저놈들이 왜 아씨를...”

 

 “어이고, 어째 저 썩을 완판남이 이제는 하다하다 저 귀한 아씨까지 건드네. 저런 인간 같지도 않은 놈. 저 썩을 놈.”

 

 “입 조심해. 저 썩을 놈 듣겠어.”

 

 사람들은 욕을 하는 다른 사람들의 입을 단속하면서 그가 다 들리게 그의 돌려서 흉을 봤다.

 

 김자영이 들으라고 한 흉이니 당사자의 귀에서 그 흉이 들어갔다.

 

 하지만 김자영은 어명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에 속에서 열불이 올라와도 심호흡을 하며 열불을 시켰다.

 

 “궐문을...”

 

 “전하!”

 

 김자영이 궐문을 열라고 하자 갑자기 무릎을 꿇고 우렁차게 문조를 부르는 한빛.

 

 한빛은 문조와 대면하기를 원했다.

 

 그런 한빛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금군들은 당황하고 김자영은 만만치 않은 계집이라고 생각했다.

 

 궐문이 열리자 김자영은 헛웃음과 함께 뒷걸음질을 하며 발 빠르게 대번으로 갔다.

 

 

 ***

 대전.

 

 대전의 공기는 싸늘했다.

 

 그 싸늘한 공기를 마시며 문조와 정의영이 대면하고 있었다.

 

 “이게 무엇인지 아시오?”

 

 구겨진 상소문을 정의영에게 던지는 문조.

 

 “...”

 

 문조의 물음에 정의영은 무표정을 하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모르십니까? 내가 알려드릴까요? 병판의 그 잘나신 따님께서 과인에게 올린 상소문입니다.”

 

 “예, 알고 있사옵니다.”

 

 “알고 있었다? 허면, 딸자식이 그런 요망한 글로 과인을 희롱하고 있는 것을 그냥 보고만 계셨소?”

 

 “희롱은 과하신 말씀이시옵니다. 저희 딸아이는 그저 전하께 충언을 올린 것일 뿐이옵니다.”

 

 “아니, 아니야. 이건 충언이 아니라 희롱이고 기만이며 조롱이오. 감히 나와 폐주를 비교를 하는 글을 이렇게 버젓이 써서 내게 올렸으니. 누가 병판의 핏줄 아니랄까봐 어째 하는 짓이 아비와 똑같소? 병판은 좋겠구려, 여식이 자신과 똑같으니.”

 

 문조는 애써 화를 누르며 정의영을 비꼬았다.

 

 “전하, 포도대장이 들었사옵니다.”

 

 “들라.”

 

 김자영이 안으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오? 여기 계신 병판의 여식은 잡아 왔는가?”

 

 “예, 헌데...”

 

 김자영은 말끝을 흐렸다.

 

 “왜 그리 말을 흐리는가? 제대로 말해보라.”

 

 “죄인이 궐 앞에 무릎을 꿇고 전하와의 대면을 청하고 있나이다.”

 

 “과인을 부르고 있다?”

 

 “예, 전하!”

 

 “하하하, 생각보다 간이 큰 계집이로구나. 하긴, 아비를 닮았으니 간이 크고도 남지. 그래, 과인을 부르니 한 번 가보자꾸나. 가서 무슨 변명을 하는지 보자꾸나. 병판, 병판도 같이 가십시다. 어쩌면 딸의 마지막 모습인데 눈에 담아둬야 하지 않겠소?”

 

 문조는 정의영을 조롱하며 상소문을 들고 용상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그때, 문조의 앞에 무릎을 꿇는 정의영.

 

 문조는 정의영을 조롱하며 상소문을 들고 용상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그때, 문조의 앞에 무릎을 꿇는 정의영.

 

 “살려 주시옵소서, 전하. 이건 그 아이의 아비이자 이 나라의 신하로서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부디 전하께 충언을 올린 그 아이를 살려주시옵소서.”

 

 한빛이 옳은 일을 했으나, 딸이 잘못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으나, 자신의 이러한 행동이 딸의 소신을 헛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아버지이기에, 딸의 목숨이 세상 어느 것보다 소중한 아버지이기에 딸의 목숨 줄을 쥐고 있는 문조 앞에 무릎을 꿇고 그에게 구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문조는 자신 또한 딸을 둔 아버지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부성애를 비웃듯 무시하고 대전 밖으로 나갔다.

 

 문조가 밖으로 나가자 정의영은 허탈해하며 눈에 호수를 이룬 채 용상만 바라봤다.

 

 

 ***

 한빛은 돈화문 앞에서 계속해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빛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몰려와 그녀를 둘러쌌다.

 

 사람들은 점점 몰려와 한빛 주변에서 웅성웅성 거렸다.

 

 “이를 어째?”

 

 “아씨께서 무슨 잘못이 있다고, 쯪쯪.”

 

 “못난 임금 때문에 이게 뭔 일이야.”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한빛을 걱정했다.

 

 “주상전하 납시오!”

 

 문조가 나온다는 최상선의 목소리가 들리자 사람들은 하나같이 웅성거림을 멈추고 ‘상감마마’하며 엎드려 문조를 맞이했다.

 

 “오랜만이구나. 네 너를 이리 다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도 못했다.”

 

 “...”

 

 “이 상소문을 네가 쓴 것이 맞느냐?”

 

 문조는 한빛과 대면했다.

 

 문조는 상소문을 한빛에게 던지며 물었다.

 

 “예, 전하. 소녀가 그 상소문을 써서 전하께 보냈나이다.”

 

 한빛은 고개를 들고 문조와 눈을 보고 문조에게 당당하게 말했다.

 

 “그래?”

 

 그녀의 당당함은 문조와 한빛사이에 갈등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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