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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명탐정 이원희의 단편과 사건수첩
작가 : 미스테리
작품등록일 : 2020.8.24

소녀탐정 이원희가 겪은 각종 단편사건들과 그녀의 사생활을 모두 공개한다. 사건수첩과 단편소설 형식으로...!!

장편도 연재하겠지만 그건 길어서 우선 단편을 올리기로 한다!!~~

 
[단편] 뱁새의 꿈 (중편)
작성일 : 21-01-22 23:47     조회 : 438     추천 : 0     분량 : 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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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로부터 8개월여... 난 그동안 완전한 [인생역전]을 실감하였다.

  내 키가 커지자, 그동안 날 소가 닭보듯 했던 여자들도 그야말로 내가 왕자님이라도 된 듯 내쪽에서 아무런 유혹도 하지 않았는데도 날 졸래졸래 따라오는 것이었다.

  하긴 키와 체형이 문제지. 얼굴은 뛰어난 미남형이고, 학벌도 자격도 남에 결코 뒤지지 않으니... 어디 그 뿐인가?

  의료진은 리스크에 따른 보너스조로, 내 얼굴까지 그 전보다 더 잘 생기게 성형수술을 해주었다. 그랬으니 난 둘도 없는 뛰어난 미남자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그럴 수밖에...

 

  그뿐만이 아니었다. 난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다시 어떤 대기업에 지원을 했다.

  외모만이 문제였지 원래 실력이야 빼어난 탓에, 난 어렵잖게 대기업에 입사하게 된 것이다. 일본 굴지의 대기업에...

  내가 최고의 대기업에 취직했단 말이 떠돌자, 난 명문대학을 나온 어떤 여성과 맞선을 보았다. 그리고 그 맞선은 거의 성공하였다. 이미 우리 부모 양가간에 혼사까지 떠도는 판이었다. 결국 난 머잖아 뛰어난 才女(재녀)를 배우자로 맞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인생이 이렇게도 잘 풀릴 수가 있는지 내가 꿈을 꾸는게 아닌가 하고 의심할 정도였다. 하긴 내 인생을 그렇게 짓누르던 [키와 체형]이란 더러운 물귀신을 쫓아냈으니...

 

 

 

  그런데 마침내, 내 숙원을 완전히 풀었다고 생각하여 인생역전에 성공했다고 기뻐하면서 살맛 나는 인생을 즐기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그 날 점심때, 돌연스레 내가 일하던 회사로 한 내 나이 또래의 아름다운 여성 한 분이 찾아왔는데?

 

  "실례합니다. 마타하라 히데요시 씨죠?"

  "네. 그렇습니다만... 누구시죠?"

 

  나 역시 비록 지금 다른 여자와 혼담을 나누고 있는 남자지만, 젊은 남자인지라 이쁘고 총명하게 생긴 여자가 나에게 관심 갖는 것을 싫을 리는 없다.

  나는 나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면서 물었는데? 대체 누구인가? 지금 내가 사귀는 여자보다 훨씬 아름답고 기품이 있게 생긴 여자였는데... 하지만 난 생전 처음 보는 여자인데?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리모도 하라히메(이원희의 일본식 이름)라고 하는 여성 탐정입니다. 여기 명함..."

 

  그녀는 나에게 칼라명함을 꺼내어 쓱 디밀면서 대답해준다.

 

  "허, 탐정이시군요. 이렇게 아름다우신 분이 탐정이라니... 하긴 요즘은 남녀평등 시대라 여자분도 이런 일을 한다고 하더라만은... 그런데 갑자기 왜 저를 찾아오셨죠?"

  "글쎄요... 여기서 설명하자면 이야기가 너무 기니... 이따 퇴근 후에 저 회사 앞에 있는 [리프]란 찻집에서 만나면 어떨까요?"

  "아. 좋죠. 그럼 퇴근이 6시 정각이니 그 10분 후에 거기서 만나도록 합시다."

  "네.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죠. 실례했습니다."

 

  그녀는 나에게 꾸벅 고개를 숙이고 사무실 밖으로 나갔는데...? 대체 저 여탐정이 왜 나를 찾아왔지? 난 종잡을 수 없었지만, 그녀의 안면에 희색이 깃든 것으로 보아서 분명 나쁜 일은 아닐 것이란 확신이 들어 그녀와 약속을 하고야 말았다.

  하기야, 설혹 나쁜 일이라 해도 저런 미인이 시간약속을 하자고 하면, 싫다고 할 남자가 몇이나 있겠냐마는...

 

  시간이 지나 퇴근 시간, 난 약속대로 그녀와 찻집에서 만났다.

 

  "대체 무슨 일이시길래 절 만나자고 하셨죠?"

  "네. 말씀드릴께요. 마타하라씨, 그럼 지금부터 잘 들어주세요. 혹시 기억을 하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그러니까 2년 전... 바로 이 맘 때쯤... 혹시 이런 일 없었나요?"

  "재작년 이 때쯤? 음... 무슨 일인데요?"

  "실은... 그 당시에 도쿄의 어느 지하철역에서 한 노인분이 심장발작을 일으킨 듯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그 분을 부축하여 근처 종합병원에 데려다 입원시켜준 일이 있었나요?"

  "어느 지하철역에서요? 음... 아! 맞다. 기억난다. 어떤 팔순이 다 되신 영감님께서 막 가슴을 움켜잡고 호흡곤란을 일으키시길래 그 분을 근처 종합병원에 옮겨다 드린 일이 있었죠. 그게... 시부야 역이었지? 아마?"

  "아, 맞아요. 그 분도 시부야 역이라고 했어요. 역시 그렇다면 댁이 맞으시군요. 혹시나 싶어서 일부러 역 이름을 밝히지 않았었는데, 그걸 알고 계신 걸 보면 역시 마타하라 씨가 의뢰인이 찾으신 분이 맞군요."

  "의뢰인? 대체 그게 누구길래?"

  "아, 성급히 묻지 마세요. 차근차근 말씀드릴께요. 실은 말씀이죠..."

 

  원희라는 그 여자는 그제야 하나씩 사연의 보따리를 풀기 시작하였는데...?

 

  모 재벌기업 회장님이 갑자기 불치의 병으로 쓰러져 유언을 발표했는데, 그 분이 뜻밖에 과거 2년 전에 나 히데요시가 그 역에서 구해준 그 노인이었던 것이다.

 

  "아니? 그 분이 마루요시 그룹의 회장님이셨다고요?"

  "네에. 모르고 계셨나 보군요."

  "아, 그러고 보니, 그땐 어쩐지 어디서 본 것 같이 조금 낯이 익다 했더니... 그저 단순히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를 하도 많아 닮은 얼굴이라 그런가 했지... 이제 보니 우리 일본 굴지 기업인 마루요시 그룹 회장님이셨군. 그 분을 도와드린 것도, 하도 우리 할아버지와 닮은 분이라서 남 같지가 않아 그랬는데... 뜻밖에, 모 재벌 그룹 회장님이셨다니..."

 

  나는 하도 요지경속 같은 세상만사에 놀라고 말았는데... 그러나, 문제는 거기에 있는 게 아니었다.

  이 원희라는 여자가 밝히려는 요점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그런데 말씀이죠... 이 분께서 최근 또 다시 심장발작이 도져 쓰러지셨어요. 그 분의 주치의 말씀에 따르면, 본시 심장이 약해 지병을 가지신 회장님이 하도 많은 수술과 약물을 써서 이젠 도저히 희망이 없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이제 그 마루요시 회장님께서도 포기하고 유언을 작성하기로 바로 며칠 전에 결정하셨어요."

  "그래요? 퍽 안됐군요. 하긴 나이가 하도 드셨으니, 노환에 따른 심장병만은 아무리 회장님이라도 이길 수는 없으시겠지만..."

  "그런데 문제는, 이 회장님께서 바로 당신을 찾아 달라고 하셨어요."

  "저를요? 왜죠?"

  "네. 실은 말씀이죠..."

 

  원희가 나에게 증언해 주었는데... 바로 며칠 전, 노환으로 임종을 앞둔 마루요시 회장은 죽기 전에 나를 찾아 신세를 갚고 싶다고 전했다는 것이다.

 

  [난 이제 곧 죽는다. 그러나, 내 재산 일부를 바로 2년 전에 길거리에서 갑자기 이 심장의 지병으로 인해 쓰러져 죽을 뻔했던 것을 부축하여 병원에 실어다 준 적이 있던 한 청년에게 상속하고 싶다... 그 청년을 찾아달라.]

 

  그녀에 의하면, 마루요시 회장은 원래 젋었을 때부터 심장이 안 좋았는데, 그 때문에 여러번 죽을 고비도 넘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노환으로 수술을 해도 희망이 없단 사실을 알고 죽기 전에 재작년에 자신을 구해준 나를 한번이라도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탐정이란 이원희에게 이런 의뢰를 해온 것이다.

 

  "마루요시 회장님은 지금 상속받을 자식들이 없거든요. 하나 있던 늦둥이 외동아들도 3년 전에 교통사고로 그만 죽었어요. 그래서 기왕 저 세상으로 가져갈 수 없는 재산이라면, 자신을 이태 전에 구해준 바 있던 그 이름모를 청년에게 상속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회사재산은 회사에 그대로 남길 수밖에 없지만, 적어도 자신의 개인재산만은 문제의 청년에게 상속하고 싶다고..."

  "!?"

 

  나는 하도 어처구니가 없이, 난데없이 찾아온 이 이원희라는 행운의 여신에게 한동안 넋이 나갔다.

 

  "여기까지 당신을 찾는데 수고를 많이 했어요. 수소문하여 겨우 찾느라고..."

 

  이것이 이 이원희란 여자 탐정이 날 찾아온 동기였는데...?

  억만장자 회장님 재산 일부를 자신조차 잊어버렸던, 자그만 선행 하나로 받게 된 나는 로또보다 더한 행운에 그만 입이 찢어졌는데...?

  나는 요즘엔 왜 이렇게 내 인생이 잘 풀리나 하고, 나의 운명의 신에게 감사드렸다.

  하긴, 운명의 신이 그동안 작은 키와 나쁜 체형으로 하도 날 갈궈대다가, 이제야 염치가 있어서 나에게 한꺼번에 복을 되돌려주는 것인지도 모르지...

 

  [회장님 재산을 무려 세금을 eP고도 30억엔을 상속해준다고? 이제 난 억만장자야. 가만 있자. 그래. 만약 그렇게 되면, 결혼을 지금 사귀는 사치코 그따위 여자하고 하지 말고 이 이원희란 여자에게 청혼해야겠어. 이 여자가 솔직히 사치코보다 미모도 배경도 훨씬 낫지 뭐...]

 

  사치코란 바로 앞에서 소개했던, 내가 지금 중매로 만나 사귀고 있는 혼담이 오고가는 여자이다. 그러나, 그 여잔 재녀이긴 하지만, 성적매력은 별로 없어서 눈에 띄는 미모도 아니고 집안도 별로 좋지 못하다. 돈만 많을 뿐이다.

  그런데, 만약 내가 억만장자가 되면 그따위 돈 따윈 필요도 없지 않은가? 굳이 사치코 따위하고 혼인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기실, 벌써 난 이 아름다운 여탐정에게 한눈에 반했다. 다행히, 이 여자 소개에 의하면 아직 자신도 처녀라고 하였다.

  더욱이, 이 여자하고 대화를 나누는 동안, 난 우연히 이 여자가 매우 좋은 집안 출신이란 것도 알게 되었다. 한국 왕족의 직계 후예이며, 일본 황족의 피도 동시에 섞인 왕족이란 것도... 우리 일본인들은 왕족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하다. 나같은 평민이 이런 여인과 결혼한다는 것은 꿈에나 바랄 일이다.

 

  [만약 억만장자가 되면, 바로 이 여자에게 청혼해야지. 여자 몸으로 탐정일같은 험한 일 집어치우고 나하고 결혼하자고...]

 

  난 회장님 댁으로 가는 차 안의 조수석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는 그녀의 육감적이고 황홀한 몸매를 은근슬쩍 옆으로 쓱 훔쳐보면서, 이런 황홀한 상상에 잠겼는데...?

  마침내 차는 한 20여분을 달려, 문제의 회장님 댁에 도착하였다. 교외에 있는 거대한 일본식 저택이었다. 저택의 문을 들어서면서 보니, 그야말로 정원이 운동장만한하게 넓은 게, 우리같은 서민은 평생 벌어도 꿈도 못 꿀 집이었다.

  그 집 정원 연못에서는 한 마리에 수백만엔 하는 비단잉어가 떼지어 놀고 있었다.

  과연 소슬대문에 정원부터가 회장님 댁답구나... 난 감탄에 감탄만을 거듭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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