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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El Tango de Lady Evil
작가 : 아사찬빈
작품등록일 : 2020.1.7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피해자의 이야기

 
제51화 <침입>
작성일 : 21-01-14 02:07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3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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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피부에 닿던 햇볕의 온기를 느끼며 눈을 감았는데, 어느새 온몸을 감싸는 한기에 눈을 떴다. 이미 해는 저물었고, 땅거미가 주변을 덮고 있었다. 눈을 뜨자마자 밀려왔던 어둠 덕분에, 아직도 꿈 속을 헤매는 것은 아닌지 한참을 고민해야 했다.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자, 그제야 익숙한 집안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수연은 한기에 떨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자신이 지금 어떤 상황에 있는지를 되짚어보았다.

 

 TV가 안되어서 이것저것 확인을 해 본 결과, 인터넷 문제였다. 그래서 인터넷 기사를 불렀었다. 인터넷 기사가 곧 온다고 했었고, 그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그리고 기사는 지금 시간까지 오지 않았다.

 혹시 초인종을 눌러도 반응이 없어서 그냥 갔나? 아니면 기사가 수연의 휴대폰 번호를 알고 있으니 이리로 전화라도 했을 텐데... 깊게 잠든 것은 아니어서 소리가 들렸다면 바로 깼을텐데. 내가 그 정도로 피곤했던 걸까?

 

 수연은 주섬주섬 자신의 핸드폰을 켜보았다. 그러나 기사에게서는 부재중 전화조차 없었다. 수리기사가 연락을 주기로 했는데, 왜 연락을 주지 않았지?

 

 일이 꼬여도 참 이상하게 꼬인다고 생각하며 수연은 통화기록을 넘겨 통신사 고객센터 번호를 찾았다. 그리고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

 

 멍하니 신호음이 가길 기다리던 수연은 문득 이상한 걸 깨달았다. 연결음이 들리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무심코 전화를 내려 보던 수연의 눈에 뭔가가 들어왔다. 휴대폰 액정의 상태표시줄에 신호수신 불가 표시가 뜬 것이었다. 갑자기 전화가 터지지 않는다.

 

 문득 들이닥친 불안감에 수연이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머릿속에서는 수만 가지의 생각이 혼란스럽게 뒤엉켰다. 그냥 일시적인 것일까? 대대적인 문제가 생겼나? 집에 남아있어야 할까? 밖으로 나가 상황을 살펴야 할까?

 끊겨버린 연결과 어느 새 주위를 가득 메운 어둠에 수연이 점점 패닉을 향해 다가가려는 때.

 

 [딩동]

 

 현관의 초인종이 울렸다. 수연은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차마 인터폰을 켤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첫 번째 초인종 소리가 어둠 속에 사라졌다.

 

 [딩동]

 

 곧바로 두 번째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소리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딩동]

 

 세 번째 초인종 소리도 들렸다.

 연달아 들리는 초인종 소리에 겨우 정신을 가다듬은 수연은 인터폰을 바라봤다. 푸르스름한 액정너머로 누군가의 실루엣이 비쳤다. 적군인지 아군인지도 판단할 수 없을 만큼.

 큰 결심을 한 듯 수연은 인터폰을 향해 발을 내딛었다. 점점 수연의 눈에 화면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수연은 더 크게 굳고 말았다.

 

 인터폰에는 유진의 얼굴이 떠 있었다.

 

 

 

 초인종을 누르고 인터폰 너머로 대답이 들려오길 기다렸지만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유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신이 찾아온 집을 스윽 훑어보고, 자신의 손에 들린 팸플릿도 함께 바라봤다.

 

 경자의 방에서 본 그 팸플릿이었다. 팸플릿의 내용은 한 대학병원에 대한 것이었다. 편안한 입원실, 최첨단 검사장비, 훌륭한 의료진. 하지만 유진의 눈은 그 안에 흘려 쓴 펜글씨에 멈춰져 있었다. 거기에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집주소만이 달랑 있었다.

 

 아무리 유진이라도 집주소만으로 뭔가를 알아낼 순 없었다. 그렇지만 팸플릿에서 손끝으로 전해지는 느낌은 결코 좋은 것은 아니었다. 아니나 다를까, 집 근처에 도착하자 몸의 모든 감각이 위험하다고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유진은 애써 자세를 가다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있어야 한다고, 머릿속에서 누군가가 자꾸만 외쳐대고 있었던 것이다.

 

 유진은 결심한 듯 초인종을 한 번 더 눌렀다. 혹시 이번에도 답이 없을까 마음을 졸이고 있던 때.

 

 [딸깍]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렸다.

 인터폰 너머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유진은 살짝 열린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저택의 안에는 아늑한 정원이 있었다. 유진에게 조경을 보는 눈은 없었지만, 누군가의 공과 안목이 상당히 들어간 멋있는 정원이라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절대적으로 넓은 것은 아니었지만 잘 깎인 돌로 미로처럼 구불구불 거리는 길을 만들어 둔 탓에, 대문에서부터 현관까지 얼마 되지 않는 거리를 꽤나 걸어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길과 길 사이에는 크고 작은 나무를 요령 있게 심어, 자연스럽게 현관까지의 시야를 차단하고 있었다.

 

 마침내 현관문 앞에 도착한 유진은 조심스레 문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손이 문에 닿기도 전에 끼익거리며 현관문이 열렸다. 그리고 거기에는 뜻밖에도 수연이 있었다.

 

 왜 경자의 방에 있던 팸플릿에 적힌 주소의 집에 수연이 있는 걸까? 잠시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유진은 급하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채 답을 찾기도 전에 수연의 질문이 쏟아졌다. 총알처럼 쏟아지는 질문들에 유진의 머리도 잠시 생각을 멈추고 말았다.

 

 “첫째. 여긴 어떻게 알았니? 둘째. 여긴 왜 왔어? 셋째-...”

 

 질문을 이어 가려던 수연이 말을 멈췄다. 그리고는 가만히 유진의 대답을 기다렸다.

 어쩔 줄 몰라 하던 유진은 앞뒤 설명도 없이 손에 있던 팸플릿을 들어올렸다.

 

 “여기에 주소가 써 있길래...”

 “그게 뭔데?”

 “병원 팸플릿인데...”

 “그런데?”

 

 수연의 반문에 횡설수설이나마 내뱉어지던 유진의 말마저 멈췄다. 얼굴에는 당혹감이 가득했고,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눈을 하고 있었다.

 

 속으로 작게 한숨을 내쉰 수연은 유진이 들고 있던 팸플릿을 받아들었다. 그냥 평범한 팸플릿이었고, 거기 적힌 주소는 이곳 주소가 맞았다. 이곳이 주소가 왜 거기 적혀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수연이 생각을 고쳐먹은 것은 단 몇 초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 팸플릿에 있는 병원은 다름아니라, 도현이 입원해있는 곳이었다.

 

 “너, 이거 어디서 났니?”

 “그... 몰래 가져왔어요.”

 “어디에서?”

 “할머니 방에서.”

 “할머니?”

 “아... 인경자 회장님이요.”

 

 Bz 회장의 방에 왜 도현이 입원한 병원 팸플릿과 주소가 있지?

 

 “그런데 왜 왔어?”

 “그게... 와야 할 것 같아서...”

 “왜?”

 “느낌이...”

 

 결국 유진은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누가 들어도 이상한 말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귀신이 여기로 가라고 속삭였다고 할 수도 없고. 결국 또 횡설수설하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수연의 눈이 갑자기 커졌다. 그리고는 유진을 확 끌어당겼다.

 

 “당장 이리로 와.”

 

 수연의 잡아당김에 유진은 균형을 잃고 넘어지려는 걸 간신히 버텼다. 그러던 찰나, 유진의 발 앞으로 뭔가가 또르르 굴러왔다.

 

 “뛰어!”

 

 순식간에 김이 빠지는 소리와 함께 집안을 연기가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당황한 유진은 수연이 이끄는 대로 윗층으로 뛰기 시작했다. 자신도 모르게 기침이 터져 나왔다.

 

 소매로 입과 코를 막고, 유진을 잡아끌며 2층으로 뛰어올라간 수연은 벽에 숨어있는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 곳은 숨겨진 다락방이었다.

 

 “뭐였어요?”

 “연막탄이야. 누군가가 여기를 침범했어.”

 “침범...이요?”

 “그래. 누군지 감은 잡혀.”

 

 수연이 유진을 흘겨 보았다.

 

 “그 팸플릿이 인경자 회장 방에서 나왔다니, 그쪽 인물 중 하나겠지.”

 

 아니나 다를까, 수연과 유진이 다락방으로 숨어 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쿵쿵 울리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발소리는 한두 명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정보를 파악할 요량으로 수연은 유진을 활용할 수 있는 질문들을 생각해냈다. 먼저 수연을 노린 건지, 도현을 노린 건지부터 알아야 했고, 저들이 목적이 뭔지도 판단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두려움에 질려 바들바들 떠는 유진의 얼굴을 본 순간, 수연은 애써 생각해 낸 질문들을 다시 삼키고 말았다. 그리고는 아까 던지려다 말았던 질문을 대신 꺼냈다.

 

 “셋째.”

 

 유진의 시선이 조심스럽게 수연을 향했다.

 

 “... 별 일 없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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