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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판타지 세상을 모험하는 소녀는 터프해야 할지도 모른다
작가 : 빈성
작품등록일 : 2021.1.1

마법 쓰는 소녀 일레나 린의 유쾌 & 시리어스한 판타지

#1인칭 #여자 주인공 #개그 #가끔씩 시리어스

표지는 미완성입니다.

 
미드나잇 아리아. -2-
작성일 : 21-01-08 22:51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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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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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의식과 의식이 뒤섞인 경계의 바다 위로 얇고 가느다란 소리가 파문을 만든다.

 고요한 호숫가에 돌을 던지듯 퍼져가는 파문이 의식을 일깨우고 노래는 계속된다.

 때로는 낮게, 때로는 높게, 때로는 애원하듯이, 갈구하듯이.

 꿈이겠지… 이런 깊은 산속, 그것도 한 밤 중에 누가 노래를…….

 노래를 부른다고…? 이런 곳에서?

 생각은 거기까지!

 의식이 무의식의 수면을 뚫고 치솟았다!

 벌떡!

 튕기듯 일어나 앉은 나는 하늘을, 주위를 둘러봤다. 밤하늘엔 변함없이 한가로이 떠 있는 달과 어둠 속에서 춤추는 나무들.

 변한 것은 없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지금 들리는 노래.

 “착각이 아니었어.”

 인적 없는 야산, 한밤중에 흘러오는 노랫소리.

 어느 모로 보나 평범한 현상은 아니다.

 여관 아저씨가 말한 게 아무래도 단순한 헛소문은 아닌 듯 했다.

 “한가롭게 잠들어 있을 때가 아니야.”

 잽싸게 일어난 나는 음률이 흘러나오는 곳으로 추정되는 방향을 바라봤다.

 희미한 달빛을 등잔 삼아 산등성이를 따라 빼곡하게 자리 잡은 나무들.

 야간 산행은 사양하고 싶지만… 미스터리가 부르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나는 곧장 노래가 들린 방향을 향했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산 아래가 까마득한 어둠에 잠겨 있었다.

 중간에 노래가 멈춘 탓에 어둠 속에서 몇 번이나 길을 잃고 헤매기도 했지만 결국은─

 “찾았다.”

 아마도 노래가 흘러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마구잡이로 자라난 잡목림에 사이에 자리 잡은 작은 동굴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우둘투둘 거칠게 융기되고 요철로 가득한 동굴 벽에 비해서 바닥면은 매끈하게 마모되어 보라색과 남색이 뒤섞인 묘한 광채를 발하고 있었다.

 그건 곧, 누군가 바닥이 마모가 될 정도로 자주 동굴을 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누군가가 사람이든 혹은 짐승이든 어쨌든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라이팅!”

 라이팅 주문을 외워 동굴 안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었다.

 함정이나 누군가 매복하고 있는 기색은 없다.

 계속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 특유의 습하면서 퀴퀴한 냄새가 코끝을 맴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처음에는 살짝 허리를 굽히고 걸어야 했던 동굴이 이제는 고개를 꺾어야 그 천장이 보이고 한 사람 정도 걸을 수 있던 폭도 넓어져 두, 세 사람이 어깨를 맞대고 걸어도 여유가 넘칠 정도로 동굴이 넓어졌다.

 “…아무것도 안 나타나네.”

 벌써 상당히 깊숙하게 들어온 것 같음에도 뭔가 수상하거나 이상한 징후나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쯤 되니 그냥 단순하게 크고 넓은 동굴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뭔가 있다면 지금 쯤 나타날 때가 됐는데.”

 괜히 심각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른바, 위화감 가득한 상황에서 말을 꺼내면 반드시 그 일이 벌어지더라, 작전!

 뭔가 일어나지 않아 의구심을 품으면 뭔가가 일어나는 게 세상의 이치다.

 비슷한 예로는 기습공격을 가한 뒤에 흙먼지 가득한 곳을 향해 '해치웠나?' 라고 말하면 기습당한 상대가 멀쩡하게 걸어 나오는 것이 있다.

 뭐어, 세상이란 녀석은 의외로 변덕스러워서 바라면 일어나지 않는 게 일반적이지만.

 역시 예상대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계속해서 음습한 동굴 안을 걷고 있을 때였다.

 슬슬 지루함이 느껴질 때 즈음, 석문이 나타났다.

 아니, 한 때는 석문이었던 것이라고 해야 될까?

 누구의 소행인지 굳건하게 닫혀 있어야 할 석문은 중심부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채 더 이상 문이라고 부를 수 없는 초라한 모습으로 훼손되어 있었다.

 한 때 석문이었던 것 앞에서 멈춘 나는 라이팅 불빛을 가까이 가져다 댔다.

 석문 중앙에 생긴 구멍의 가장자리가 검게 변색되어 있었다.

 산 같은 걸 끼얹어서 문을 녹인 건가?

 장갑을 착용한 손으로 검게 변색된 부분을 만지자 푸스스 가루가 되어 흩어진다.

 비스킷처럼 전혀 저항 없이 손쉽게 바스러지는 걸 볼 때, 아무래도 시간이 꽤 흐른 모양이다.

 대강 봐도 단단해 보이는 두께의 석문에 사람이 통할만큼의 구멍을 뚫기 위해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양을 사용한 건지 바닥도 시커멓게 죽어 있었다.

 “아무튼 이 너머에 뭔가가 있다는 게 확정이네.”

 동굴 안에 이만한 석문을 만든 이유와 그 석문을 훼손시킨 이유가 이 너머에 있을 것이다.

 나는 문을 넘어 계속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아ㅡ 아아ㅡ”

 동굴 안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가까워!

 나는 빠르게 노래가 흘러나오는 곳을 향했다!

 지겨운 광경을 스치듯 지나고.

 넓은 공동이 나타났다.

 아마도 산의 꽤 깊숙한 곳과 통하는 동굴이었는지 상당한 규모의 공동 중앙에는 동상 같은 것이 있었다.

 동상 역시 석문처럼 흉측하게 부식되어 그 원형을 찾아 볼 수 없었지만… 동상 앞에는 돌로 만들어진 제단과 바닥에는 복잡한 수식들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흉측하게 녹아내린 동상을 배경으로 제단 위에 그것이 있었다.

 금방이라도 어둠 속으로 녹아 없어질 것 같은 흐릿한 유백색의 존재는 공중에 '떠' 있었다.

 “유령?”

 고스트 혹은 귀신 따위로 불리는 영적인 존재로 일반적으로 죽은 자의 영혼이 미련이나 원한 혹은 모종의 이유로 인해 저세상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에 남아 유령이 된다고 한다.

 영체(靈體)인 탓에 일반적인 물리 공격은 전혀 먹히지 않아서 평범한 전사와 모험가는 유령을 상대할 방법이 전무하니, 위험하다면 위험한 녀석이다.

 이쪽의 기척을 느낀 모양인지 고개를 돌린 유령과 눈이 마주쳤다.

 표정 없는 데드 마스크,

 살짝 벌어진 입술 틈새로 흘러나온 끈적끈적한 엑토플라즘이 기화되어 뿌옇게 흩어진다.

 온다!

 일격에 해치울 생각으로 주문을 외우는 순간,

 “꺄악!”

 유령은 비명을 내지르며 동상 안으로 숨어버렸다!

 “엥…?”

 일순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나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멍하니 중얼거렸다.

 “방금 분명 꺄악이라고…?”

 유령같이 되살아난 존재들은 인간에게 매우 적대적이다.

 생전의 일을 기억조차 못하고 오로지 산자에 대한 증오만을 간직한 존재.

 불가사의한 마법으로 사랑하는 연인을 살려낸 마법사가 되살아난 연인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 내용의 소설 따위가 심심찮게 나오는 이유도 산자에 대한 증오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당연히 공격해 올 줄 알았는데 꺄악이라니…?

 나는 멍한 얼굴로 동상을 바라보다가 가까이 다가가 흠흠, 하고 두어 차례 헛기침을 한 뒤에 동상에다가 대고 말을 걸었다.

 “저기요…?”

 묵묵부답.

 나는 가볍게 동상을 노크하면서 재차 말을 걸었다.

 “저기… 그러니까 유령 씨?”

 “틀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돌연, 유령의 상반신이 불쑥 튀어나왔다!

 우와아왁?! 노, 놀래라.

 무심코 뒷걸음질 친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물었다.

 “트, 틀리다니, 뭐가 말이에요?”

 동상 밖으로 상반신만 내민 유령은 마치 ‘삐친 것처럼’ 허리에 척하니 손을 올리고 조금 언짢은 표정으로,

 “유령이 아니야! 내게는 마가리타 블라체슈 라는 이름이 있다고! 줄여서 블리, 라고 불러주면 좋겠어.”

 “브, 블리…?”

 “그래! 아이돌을 꿈꾸는 여자아이라면 예명 정도는 필수니까.”

 …

 수줍은 듯한 모습으로 자기주장을 하는 유령의 모습을 본 시점에서 나의 뇌는 인지를 뛰어넘는 상황에 그대로 정지해 버렸다.

 “괜찮아?”

 핫?!

 아주 잠깐, 설명할 수 없는 아주 아득한 곳에 정신을 날려 보냈던 나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저기 그러니까ㅡ”

 “그게 아니야!”

 스스로를 블리라고 불러달라고 한 소녀(?) 유령은 내 말을 싹뚝 자르고는 투명한 검지를 좌우로 까닥까닥 거렸다.

 “이쪽이 이름을 밝혔으면 그쪽도 이름을 밝혀야지! 그게 상호간의 예의라고!”

 “예의… 입니까.”

 유령한테 예의를 지적당할 줄이야.

 “나는 일레나, 일레나 린이라고 해.”

 나는 마지못해 이름을 말했다.

 “흐음, 일레나구나. 나만큼이나 프리티하고 러블리한 이름인 걸.”

 프, 프리티, 러블리…….

 나는 다시금 정신이 아득히 멀어지려는 것을 억지로 붙잡았다.

 “저기, 그러니까… 유령이 맞는 거지?”

 “일레나도 차암, 유령이 아니라, 블리라니까.”

 유령. 아니, 블리는 삐친 듯, 양 볼에 바람을 잔뜩 넣고 뾰로통한 표정을 해보였다.

 설마 본인이 유령이라는 걸 자각하지 못하는 걸까?

 간혹 되살아난 자들 중에는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들이 있다고 한다.

 눈앞에 유령도 그런 상태일지도 모른다.

 그런 경우 현실을 자각하고 폭주를 일으킬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한 때 그렇게 불리기도 했어.”

 “알고 있구나…? 그… 자신이 평범하지 않다는 걸?”

 “물론이야. 나도 처음에는 슬펐지만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는 것은 아이돌로서는 굉장한 장점인 걸 깨닫고 나서 괜찮아졌어!”

 장점… 인 걸까? 그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보다.

 과거에도 유령과 마주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자세하게 본 건 처음이다.

 그때는 달려드는 유령을 처리하기 바빴으니까.

 모처럼 얻은 기회를 십분 활용하기로 마음먹은 나는 블리를 바라봤다.

 투명한 유백색의 몸체가 바람이 부는 수면처럼 고정되지 않고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유령의 형상은 사자의 마지막 모습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렇다면 블리는 꽤 젊은 나이에 죽은 모양이다.

 외형으로 나이는 20세 전후? 나와 비슷할지도?

 “저기.”

 나는 블리를 불렀다.

 “응?”

 “실례가 안 된다면 확인을 좀 해봐도 될까?”

 “확인?”

 “응. 그러니까 저기….”

 나는 조금 머뭇거린 뒤에,

 “괜찮으면 살짝 만져봤으면 싶은데.”

 “첫 만남부터 스킨십이라니, 일레나는 정말이지 과감하구나? 좋아! 팬서비스는 아이돌의 의무니까. 하지만 너무 아프게는 하지 말아줘, 처음이니까♥”

 “으응….”

 나는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

 익?!

 손가락이 블리의 소매 끝에 닿자 쭈뼛하고 온 몸에 털이 곤두섰다.

 보기에는 평범한 소맷자락으로 보이지만 이 부분도 아마 영채(靈彩)일 것이다.

 추측컨대, 생전에 입었던 마지막 옷이나 혹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던 옷이겠지.

 이게 영채의 느낌인가…?

 나는 살짝 손끝을 움직여봤다.

 묘한 압박감 느껴진다.

 무거운 중수에 손가락을 담그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거기다 온몸에 털이 쭈뼛 서는, 당장이라도 손가락을 빼고 싶게 만드는 불쾌한 자극이었다.

 손가락을 빼면서 슬쩍, 블리를 바라봤다.

 살아있는 것에 적의를 가지지 않고 표정이 풍부한 유령이라니… 보고도 못 믿을 이야기였다.

 “흠흠.

 나는 손을 거두고 몇 차례 헛기침을 한 뒤에 입을 열었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곳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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