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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판타지 세상을 모험하는 소녀는 터프해야 할지도 모른다
작가 : 빈성
작품등록일 : 2021.1.1

마법 쓰는 소녀 일레나 린의 유쾌 & 시리어스한 판타지

#1인칭 #여자 주인공 #개그 #가끔씩 시리어스

표지는 미완성입니다.

 
대부분의 사건은 여관에서 일어나기 마련이다. -3-
작성일 : 21-01-05 18:57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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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한 사람 말입니까? 글쎄요.”

 사제는 잠깐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고개를 가로 저었다.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분은 없습니다만, 그런 거라면 저 분에게 묻는 것은 어떤지…?”

 사제는 멀뚱히 앉아 있는 던칸 씨를 가리켰다.

 “그게 보시다시피 저 모양이라.”

 “으음, 과연.”

 납득 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사제.

 “지금 그건 무슨 의미인가?!”

 “보이는 그대로의 의미에요.”

 딱 잘라 말하자 던컨 씨는 말을 잇지 못하고 침묵.

 “어쨌든, 도움 안 되는 것은 일단 치우고.”

 “이봐?!”

 나는 던칸 씨의 항의를 깨끗하게 무시하고 대화를 이어갔다.

 “사소한 거라도 좋아요. 소문이라도 괜찮으니까.”

 “으음….”

 잠시 턱을 잡고 생각하던 사제는 재차 고개를 가로저었다.

 “역시 짚이는 점은 없군요.”

 “으음….”

 무심코 신음을 흘린 나는 반쯤 체념 한 채 던칸 씨에게 물어봤다.

 “혹시 묻겠는데, 최근 들어 빈번하게 마을을 드나드는 사람은 없었어요? 요즘 들어 부쩍 많이 보이는 낯선 얼굴이라던가.”

 “낯선 얼굴이라….”

 뭔가 생각하는 듯 하던 던칸 씨는 짚이는 게 있는지 돌연 목소리를 높였다.

 “오!”

 “뭔가 짚이는 점이라도 있나요?”

 나는 내심 기대하면서 물었다.

 “얼마 전에 마을 젊은 놈들 몇 명이 으슥한 곳에 모여 알 수 없는 의식을 벌여 쫓아낸 적이 있는데, 설마 그거 때문에 앙심을 품고?!”

 “그건 아닐 거예요.”

 나는 딱 잘라 말했다.

 “음? 어찌 그리 확신하는가?”

 “누구나 한번쯤은 음습한 곳에서 꼴 보기 싫은 녀석을 저주하기 위해 방에 뱀을 풀어놓거나, 머리 위에 화분을 떨어뜨리거나 하는 계획을 짜기 마련이니까요!”

 “…그런 짓을 했던 거냐.”

 “어릴 때니까 괜찮아요!”

 가슴을 당당하게 펴며 건넨 대답에 던칸 씨는 왜인지 침묵한다.

 “아무튼, 다른 수상한 점은 없나요?”

 “으음… 없다네. 주기적으로 마을을 방문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엘프밖에 없고.”

 “엥?”

 “엘린 씨 말이군요. 참, 밝고 싹싹하신 분이죠.”

 사제가 맞장구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갑자기 대화를 따라가기 어려운데, 엘프라면 귀가 뾰족하고 더럽게 보수적이면서 잘난척하는 그 종족?”

 끼어들어 묻는 내게 던칸 씨는 질린 듯 한 얼굴로.

 “…자네 엘프와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 더럽게 보수적이면서 잘난척하는 건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자네가 생각하는 그 엘프가 맞을 걸세.”

 “엘프가 어째서 이런 곳에…?”

 “어째서 라고 물어도….”

 난감한 듯 말끝을 흐리며 던칸 씨가 말했다.

 “더하고 뺄 것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났다네. 그게 아마 한 달 전 쯤 인가.”

 응?

 뭔가 위화감을 느낀 나는 물었다.

 “한 달 전 이라고 하면 가축들이 사라지기 시작한 시점 아니에요?”

 “맞네만.”

 그게 왜 라는 얼굴로 태연하게 대답하는 던칸 씨.

 옆을 보니 사제도 뭐가 문제인지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얼굴로 차를 홀짝인다.

 이… 이 사람들은 방금 문답에서 아무런 이상한 점도 느끼지 못하는 걸까?

 나는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는 던칸 씨를 향해 손가락을 하나씩 세워 보이며 말했다.

 “이상하지 않아요? 엘프가 마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한 달 전. 공교롭게도 가축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도 한 달 전. 이 둘의 시기가 겹치는 것을 과연 우연으로 봐야할까요?”

 “핫?! 그렇다면?”

 뒤늦게 석연찮은 점이 있음을 깨달은 던칸 씨에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맞아요, 범인은 바로 그 엘프일지도 몰라요.”

 “뭐어어어라고오오오오오요오오오!?!!!”

 엘프가 범인일지도 모른다. 라는 내 말에 비명이 터져 나온 건 던칸 씨가 아니라 잠자코 옆에서 차를 홀짝이면서 대화를 경청하고 있던 사제였다.

 그는 얼마나 놀랐는지 제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럴 리 없습니다! 마을 구석구석을 살피면서 주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누구보다 살갑게 인사를 건네던 그녀였는데……?”

 “그거 혹시 범죄를 위한 사전답사가 아닐지.”

 내 지적에 사제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 그런? 하, 하지만 매일 신전을 찾아와 신앙심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결코 거짓이 아니었습니다!”

 신앙심으로 선악을 파악한다면 이 세상 신을 믿는 모든 신자들은 전부 선하다는 명제가 성립하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렇게 말해도….”

 이 점을 사제에게 말해봐야 받아들일 리 없겠지.

 나는 콧잔등을 살짝 긁적이며 물었다.

 그 엘프에 대해서 잘 아는 듯 했으니까.

 “그런 것보다 자주 마을에 들렸다면 뭔가 수상한 행동은 없었나요?”

 “없었습니다. 식물에 관해 질문을 하거나 간혹 교리에 대해서 묻기도 하고. 아! 그러고 보면 마을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습니다.”

 “마을에 대해서요?”

 “그렇습니다. 어느 집에 누가 살고 있고 어떤 가축이 몇 마리씩 있는지 묻곤 했습니다.”

 “……네?”

 나는 귀를 의심했다.

 “어느 집에 누가 살고 있고 어떤 가축이 몇 마리씩 있는지 묻고 다녔다고요?”

 “네, 분명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교리를 몸소 실천하기 위해서였겠지요. 어째선지 제가 얘기해준 다음날이면 그 집이 피해를 입긴 했지만요.”

 “그 정도면 눈치 좀 채!!!”

 무심코 던진 찻잔이 사제의 머리통에 작렬했다.

 

 

 나와 던칸 씨는 수도원을 나왔다.

 찻잔에 맞은 사제가 기절하는 약간의 사소한 해프닝이 있었지만… 솔직히 맞을 만 했다고 봐.

 수도원을 나오자 마을 위에 완연한 어둠이 내려 앉아 있었다.

 나는 길을 걸으며 바라봤다.

 집집마다 창틈으로 흘러나온 불빛이 밤길이 어둡지 않게 밝혀주고 있었다.

 “이제 어쩔 생각인가?”

 반보 앞에서 앞서 걷고 있던 던칸 씨가 문득 입을 열었다.

 “글쎄요, 우선은…….”

 나는 처마 밑에 길게 드리워져 바람에 따라 늘어졌다가 줄어들기를 반복하고 있는 그림자를 보다가 말했다.

 “엘프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려야겠죠.”

 

 

 “나타났네!”

 던칸 씨가 여관 문을 급히 열고 들어온 늦은 점심으로 주문한 스왈리 풍 닭고기샐러드의 닭 가슴살을 포크로 콕 찍었을 때였다.

 “흐가 흐아나요?”

 “…입에 든 거는 다 삼키고 말하게나.”

 우물우물,

 꿀꺽.

 “뭐가 나타났다구요?”

 “엘프가 나타났다네!”

 “엘프?”

 …

 “오!”

 잠깐의 정적 끝에 나는 짝소리가 나게 박수를 쳤다.

 “그러고 보니까 일주일 전쯤에 그런 이야기가 있었죠.”

 “호오오.”

 어째선지 던칸 씨는 못마땅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눈을 좁게 뜨고 입을 열었다.

 “내게 엘프의 동향을 파악하라고 시켜놓고 설마 잊었다고는 말 하는 건 아니겠지? 그러고 보니 계속 팔자 좋게 놀고먹고 하는 거 같던데.”

 던칸 씨의 내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으음, 확실히 요 며칠 던칸 씨에게 맡겨놓고 빈둥거리면서 보내긴 했지.

 하지만 그렇다고 사실대로 실토하는 건 아마추어나 하는 짓!

 프로라면 설령 여관 침대가 너무 편해서 점심쯤에 일어난 것도, 포만감에 오후부터 테이블에 앉아 존 것도 그럴 듯하게 포장할 줄 알아야 한다!

 “무슨 말인가 했더니.”

 가볍게 코웃음 친 나는 남은 닭 가슴살을 날름 입에 넣어 빠르게 씹어 삼키고는ㅡ

 “잘 생각해봐요.”

 쥐고 있던 포크를 내려놓고 가볍게 혀를 차며 말문을 열었다.

 “노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던칸 씨를 위해서 였어요!”

 “뭐?”

 “생각해봐요. 만약 내가 나서서 일을 처리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술집 언니들은 이렇게 생각할 거예요. '자신 보다 어린 소녀에게 묻어가네? 역시 무능력해.' 라고. 하지만! 던칸 씨가 앞장서서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요? 분명 ' 리더십 있어♥ 책임감도 있고 역시 믿음직해♥' 라는 반응을 보일 거라고요!”

 “그, 그런가?”

 “그런 거예요.”

 “그, 그렇다면 내가 오해했군.”

 좋아, 통했다.

 “괜찮아요. 그보다 엘프는 어디 있죠?!”

 통했다면 정신을 차리기 전에 화제를 전환 한다!

 다급함이 전염이라도 된 걸까, 던칸 씨는 다소 허둥거리며 답했다.

 “아, 그게 수도원으로 향하는 걸 확인하고 오는 길일세!”

 “그러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어서 서두르죠!”

 “아, 알겠네!”

 나는 던칸 씨와 함께 서둘러 여관을 벗어났다.

 

 

 저 멀리 엘프가 있었다, 사람의 발길이 뜸한 돌담을 낀 작은 오솔길 위에 .

 황금 같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려 매끈한 어깨 위를 간지럼을 태울 때마다 금빛 빛무리를 뿌린다.

 엘프의 머리카락은 황금 같은 금속의 느낌과 머리카락의 유기체의 질감이 공존하고 있었다.

 금을 가늘 게 뽑아 실로 짜내면 저런 모습이 아닐까?

 그녀는 식물의 가지나 잎사귀 따위로 엮어 만든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풀색 상의와 침엽수 잎을 연상케 하는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스커트 아래로 뻗은 늘씬한 다리는 초식 동물처럼 탄탄하고 탄력으로 가득 했으며 금실 파도 같은 머리카락을 뚫고 뾰족한 귀가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었다.

 그녀는 아직 이쪽의 접근을 눈치 채지 못했는지 숲의 빛을 고이 담은 듯 한 녹보석 빛깔의 눈동자를 굴리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한 폭의 그림 같은 목가적인 풍경 이었지만 착각하지 말자 실상을 아는 입장에서는 어디까지나 오늘의 작업(?) 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모습일 뿐이다.

 나는 천천히 속도를 줄였다.

 여기서부터는 조심스럽게 거리를 좁혀서ㅡ

 그때 였다. 검은 그림자가 옆에서 뛰쳐나간 것은.

 잡을 새도 없었다.

 무엇인지 확인도 하기 전에 반사적으로 내뻗은 손은 허공을 가르고.

 한 박자 늦게 뛰쳐나가는 뒷모습이 던칸 씨의 등이라는 걸 깨달은 순간 토끼 같이 귀를 쫑긋거린 엘프가 뒤를 돌아본다.

 “네 이노옴!! 여태까지 잘도 도둑질을 했겠다!”

 분노의 찬 포효, 녹보석 동공이 급격하게 확대되고ㅡ

 그림 같은 뒤돌려 차기가 던칸 씨의 안면에 꽂혔다!!

 부웅ㅡ

 털썩.

 달리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을 나뒹군 던칸 씨가 멈췄다.

 손을 뻗은 자세로 굳어 버린 나도 깔끔한 돌려차기로 던칸 씨를 침묵 시킨 엘프도 모두가 세상이 멈춘 듯 정지했다.

 휘잉.

 어디선가 찬바람 한줄기가 불어온 듯 한 건 착각일까?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에 벙찐 사이, 엘프와 눈이 마주쳤다.

 “…아 그게 안녕하세요?”

 탓.

 뒤를 돈 엘프가 도망치기 시작했다!

 아앗?!

 나는 황급히 엘프의 뒤를 쫓아 달렸다!

 타다다닥.

 급하게 대지를 박차는 발소리가 고즈넉한 오후의 햇살 아래 낮잠을 자고 있던 마을을 깨운다!

 “거기 서!”

 엘프는 이쪽을 힐끔하고 뒤를 돌아 이쪽을 보더니, 좁은 골목길로 방향을 틀었다!

 역시 거기 서! 라고 해서 네, 알았습니다! 하고 멈추는 전개는 없는 모양이다.

 나는 엘프의 쫓아 골목길로 들어갔다.

 다닥다닥 좁은 간격으로 늘어선 집들 틈바구니로 사이로 달리자, 달궈진 대기의 열기가 섞인 바람이 얼굴에 와 부딪친다.

 누군가 빨랫줄에 널어놓은 빨래가 승천하는 먼지바람 속에서 나부끼고 밖이 소란스럽자, 무슨 일이 생겼는지 확인하기 위해 창밖으로 고개를 내민 아주머니의 놀란 표정이 스친다.

 골목을 빠져나가는 엘프의 뒤를 바싹 쫓아 모퉁이를 도는 그 순간.

 눈앞이 검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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