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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맹하게
작가 : 강이안
작품등록일 : 2020.11.9

'문 여는 자'의 2권입니다. 글의 흐름 안에서 조금 더 박진감 있게 그려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재미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행복하세요.

 
문 여는 자 2 - 사슴처럼 빠르게 사자처럼 용맹하게 9
작성일 : 21-01-04 08:27     조회 : 142     추천 : 0     분량 : 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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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9.

 

  남자를 따라가는 은하의 발걸음은 처음부터 가볍지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이동해서 어두컴컴한 지하로 들어서자 은하의 발놀림이 눈에 띄게 조심스러워진다. 앞에서 걸어가는 남자와의 거리가 저만치 벌어진다. 은하는 주변을 주시하며 조심스럽게 한 발자국씩 앞을 향해 옮긴다. 은하가 멀어진 걸 알아챈 남자는 그녀가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기다린다.

  “여기가 어디죠?”

  “이 건물 가장 아래층입니다. 별로 쓰일 용도가 없어 오래 방치된 물건들을 쌓아두는 창고로 쓰이죠.”

  남자는 은하의 불안한 눈빛을 바라본다.

  “무슨 문제가 있나요?”

  “네? 아, 아니요. 어둡고 컴컴하니까 발을 떼기가 힘드네요.”

  “저만 그대로 따라오시면 됩니다. 놓치지 마세요.”

  남자가 걸음을 재촉하자 은하는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그 뒤를 따른다. 안으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지나쳐온 길을 확인하듯 자꾸 뒤를 돌아본다. 가장 막다른 곳에 있는 방. 그 앞에서 남자는 숨을 한 번 깊게 들이쉰 후 힘을 줘 문에 달린 손잡이를 돌린다. 오래되어 마찰이 심한지 끼익, 거리는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남자가 먼저 들어서고 은하가 그의 뒤를 따라 방 안으로 들어서자 문이 닫힌다. 그렇게 두 사람이 안으로 사라지자 아무런 인기척이 없는 복도는 모든 소리를 바닥에 묻어버리고 적막에 휩싸인다. 마치, 한 번도 사람의 발길이 닿은 적 없는 불모지처럼 남았다. 지금 저 문 안에 있는 자들이 아니라면 아무도 몰랐을 그런 미지의 장소처럼.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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