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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명탐정 이원희의 단편과 사건수첩
작가 : 미스테리
작품등록일 : 2020.8.24

소녀탐정 이원희가 겪은 각종 단편사건들과 그녀의 사생활을 모두 공개한다. 사건수첩과 단편소설 형식으로...!!

장편도 연재하겠지만 그건 길어서 우선 단편을 올리기로 한다!!~~

 
[단편] 뱁새의 꿈 (전편)
작성일 : 21-01-01 03:27     조회 : 420     추천 : 0     분량 : 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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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 어쩌자고 저런 땅꼬마를 소개시켜줬어? 순 몽땅 연필을?]

  [어머, 너 맘에 안 드니?]

  [그걸 말이라고 하니? 남자가 뭐 얼굴이 못 생긴 건 참아도, 키가 작은 건 영...]

  [...]

  [어디 그 뿐이니? 몸길이는 정상인 것 같은데, 다리는 세발 자전거나 타야 할 정도로 짧더라. 저게 어디 인간이니? 진화가 덜 된 고릴라지. 난 저런 숏다리 체형 남자는 설혹 키가 커도 폭탄이야. 하물며 난쟁인데 내가 바라볼 거 같니?]

 

 

 

  오늘 나와 선보기로 한 여자가 화장실 간단 핑계로 일어나 구석진 곳에서 친구와 한 통화내용이었다.

 

 

 

  '제길... 또 딱지구나. 빌어먹을... 키가 작으려면 차라리 귀나 어두울 것이지, 쓸데없이 귀는 밝아 가지고 되려 자존심 긁어대는 속삭이는 내용까지 다 들리니 더 서럽구나...'

 

 

 

  나는 또 한번, 속내 깊은 곳으로 이런 처절한 자괴감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아니나다를까, 금방 그 문제의 여자가 내 앞으로 돌아오더니만 나에게 약간 송구스런 어조로 밝히는데...

 

 

 

  "저, 마타하라 씨, 전 급한 볼일이 좀 있거든요. 먼저 실례를 좀 하겠어요."

 

 

 

  그 얄미운 계집애는 내가 그 소릴 못 들은 줄 알고, 능청을 떨 듯이 핑계를 대고는 서둘러 나와 만난 찻집을 빠져나갔다.

 

 

 

  [암만 해도 너무했어... 아무리 그래도 땅꼬마에다 몽땅 연필이 뭐야? 지미럴.]

 

 

 

  남의 프라이드를 긁어도 이렇게 긁을 수가 있나 싶었다. 아픈 자리를 이렇게 푹 찌르다니... 아무리 내가 못 듣는 줄 알고 한 통화내용이었다곤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비록 분하지만 참을 수밖에 없다. 그녀가 적어도 틀린 소릴 한 것도 아니고, 없는 사실을 보태어 날 모함해 말한 일도 아니고 보면 말이다.

 

 

 

  내 이름은 마타하라 히데요시... 일본 동경의 한 평범한 회사의 셀러리맨이다.

 

 

  내 인생은 여태껏 운이 좋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썩 나쁘지도 않았다.

  평범하지만 날 한껏 사랑해주시는 부모님을 만나, 초등학교로부터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까지 마친 후 중소기업이긴 하지만 장래가 유망한 회사에 입사해 큰 탈 없이 살아온 20여년의 인생이었다.

 

 

  그러나, 내 인생 중에 단 하나, 유일무이하게 재수 없이 찾아온 선천적 불청객이란 바로 이 작은 신장이었다.

  나는 고작 오척 단구였다. 정확히 말하면 156센티미터였다.

  이 작은 키를 갖고서는 어떤 여자라도 나에게 호감을 가질 리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뭐 나폴레옹은 백인이면서도 나보다 더 키가 작았으며, 이웃 나라 한국의 강감찬 장군 역시도 키가 나보다 작았고, 내 이름과 똑같은 우리 일본 불세출의 영웅인 도요도미 히데요시 장군도 나보다 키가 작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런 키 작은 영웅의 전설 따위가 내 키의 변명을 해줄 듯 싶지는 않았다.

 

 

 

  [왜 나는 키가 이렇게 작을까?]

 

 

 

  난 어렸을 적부터 그게 유일한 내 열등감이었다. 남자로서 키가 작다는 콤플렉스는 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나마, 자세히 살펴보면 키가 작은 게 정말 몸통이 작아서가 아니라 정말 다리가 짧은 이유였다.

  부모님에 의하면, 내가 태어날 때부터 이런 체형이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난 흡사 고릴라처럼 상체는 키가 큰데 하체가 짧아 옛날 전국통일을 이룬 도요도미 히데요시(풍신수길)와 비슷한 신체적 풍채를 가진 남자였다.

  그래서 내 이름은 마타하라 히데요시...

  부모가 그와 같은 인물이 되라는 뜻에서 이름도 같이 지은 것인데...

 

  [어휴...]

 

 

 

  부모가 어떤 의도로 내 이름을 지워줬건, 나 자신에겐 그저 이런 신체로 태어난 게 저주스러울 뿐이었다. 어떤 여자가 이런 체형의 남자를 평생의 배우자로 택하겠는가?

 

 

  나뿐 아니라, 누구라도 이런 남자는 당연히 자기 체형을 비관하기 마련이다.

 

  그러고 보면, 단지 키가 작단 이유 하나로, 매번 데이트마다 퇴짜고, 취직도 쉽지 않았었다.

  내 성적과 학벌, 자격증만 놓고 본다면 내 결코 고작 중소기업에 들어갈 인재는 아니었다. 결코 나 자신에게 편들어 줘 보탠 소리가 아니라, 100% 확신할 수 있는 바다.

  언젠가 대기업 필기시험에 합격하여 면접을 본 적도 있었건만, 그때 면접을 마치고 나갈 때 문 너머로 들리는 속삭이던 심사위원들의 소리를 난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어떻소? 성적이나 자격은 충분하다고 봅니다만...]

  [그러나 키가 너무 작군요. 더구나 체형이 비정상적인 숏다리라 조직에 위화감을 주어 융화를 해칠 우려가 있습니다.]

  [하긴 그렇군요. 어차피 회사란 데는 개개인의 능력보단 단체의 인간관계를 더 중시해야만 하는 곳이니까요...]

 

 

 

  결국 난 입사시험 최종합격에 떨어졌다. 그러니까, 궁극적으로 말해서 [능력보다는, 순전히 남 보기에 덜 좋다(외모에 따른 위화감)]는 게 탈락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그처럼 이 저주스런 작은 키와 숏다리 체형은 이번 뿐 아니라, 그처럼 과거에 거쳐 손가락으론 셀 수 없을 만큼이나 많은 고비 때마다 따라다니면서 내 인생을 말아먹었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다... 그래!

  난 어느 순간, [감정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뭔가를 실행해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고야 말았다.

 

 

 

  [그래. 하는 거야!]

 

 

 

  나는 순간, 품속에서 핸드폰을 꺼내들고 어딘가를 향해 통화버튼을 눌렀는데...

 

  도대체 난 무엇을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갖고 어딘가로 전화를 하는 것일까?

 

 

  나는 어제 밤, 잠자리에 들기 직전의 뉴스보도에서 들었었다.

 

 

 

  [세라믹 연골수술, 인체골격과 똑같은 성분으로 만든 특수세라믹을 인체의 골격과 dssruf하여 뼈의 발육이 비정상이거나 키가 작은 분들에게 완치효과를 줄 수 있으나...]

 

 

 

  나는 그 보도에 귀가 솔깃하여, 하나도 놓치지 않고 그 뉴스를 잘 새겨들었는데...

  난 의학도가 아니라 자세한 것은 잘 몰랐지만, 요점만은 확실하다. 그 뉴스에 의하면, 인체에 세라믹을 삽입하여 키를 키우거나 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그런데, 그 보도에 의하면 아직 인체 임상실험이 99%는 성공했지만 결정적으로 확신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 시중에 내놓질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음. 거의 완성 단계인데, 마지막으로 실험할 만한 인체표본이 없어 학계에 내놓질 못한단 말이지? 좋아. 그렇다면...?]

 

 

 

  나 마타하라 히데요시는 그래서, 어제 밤 뉴스에서 알아둔 그 대학병원 의학부로 연락을 해보려는 것이다.

 

 

 

  [실례합니다. 거기 ** 대학 의학부죠?]

  [네... 그렇습니다만... 누구시죠?]

  [다른게 아니라요... 실은...]

 

 

 

  나는 연락을 하여, 실은 어제 뉴스를 본 젊은 사람인데 내가 그 인공연골 수술에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네에? 그 연골 수술에 참가하고 싶다고요? 귀하의 몸을 내놓으면서까지?}

 

 

 

  이런 위험한 수술에 선뜻 인간 모르모트로 나서겠단 사람은 돈을 줘도 구하기 어려운지라, 의료진들에게 있어서 내 전화는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같은 것이었으리라.

 

 

 

  [반드시 성공한단 보장은 없습니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좋습니다. 그럼 내일 ** 대학 의학부로 직접 오십시오.]

 

 

 

  다음 날, 난 문제의 대학 의학부로 찾아가 신체검사를 우선 받았다.

 

 

 

  "흠. 약간 다리가 체형에 비해 너무 짧은 기형적 체형이로군요. 뭐 수술용 표본으로선은 안성마춤인데... 자칫 잘못하면 평생 앉음뱅이가 되는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겠어요?"

  "물론입니다. 어차피 이런 체형으론 불구자이긴 마찬가진데, 키큰 남자가 되지 못하면 차라리 평생 병신이 되는 게 더 낫습니다."

 

 

 

  나는 단호히, 딱 부러지게 대학 의료진들에게 잘라 밝혔다.

 

 

  나의 굳은 결심을 안 의료진들은, 결국 나의 요구를 받아들여 키커지게 만드는 연골 접한 수술을 한번 해보자고 하였다.

 

 

  급기야 난 목숨을 걸고라도 [키 큰 남자]가 되고 말겠다고 생각하여 모든 재산을 다 팔아 [세라믹 골격 다리 연결 수술]을 받았다.

 

 

 

  수술 당일... 난 태어나서 최초로 강한 마취약을 마시고 깊은 심연의 잠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이대로 영원히 깨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의료진의 말까지 새겨듣고서...

 

 

  그러나, 그 따위가 문제가 아니었다. 난 내 인생을 여태껏 발목잡아왔던 물귀신같은 이 빌어먹을 키와 짧은 다리만 고칠 수 있다면, 목숨을 잃어도 좋을 판이었다.

  하루를 살다 죽어도, 이 저주의 체형만 바꿀 수 있다면 원이 없다.

 

 

 

  나의 이 독하고 비장한 결심을 하나님께서도 어여삐 보셨는지, 나는 보기좋게 그 수술에 성공하였다.

  키크기 연골 수술이 성공하고 마취에서 눈을 뜬 순간 난 두 다리를 저며내는 듯한 고통을 느꼈지만, 상반신을 약간 위로 들리게 고정된 침대 위에서 나의 하체를 내려다 보고서는 마침내 내 키가 무려 20센티나 커졌단 사실을 보고 환희에 찬 함성을 질렀다.

  그로부터 난 한달 넘게 입원을 계속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수술경과가 99% 성공했다는 보고를 받고 퇴원할 수가 있었다.

 

  병원을 퇴원하던 날, 난 너무나 커지고 늘씬하게 변한 나의 체형에 대해 흡사 세상이 모두 내 것인만 같은 기쁨을 느꼈다.

  그야말로 일편지한이 이렇게 쉽게 풀릴 수도 있구나...

 

 

  드디어 나는 마침내 다리를 롱다리로 만들어, 키도 거의 180에 육박하게 커지고 늘씬한 꽃미남이 된 것이다.

  아아, 이제부터 내 인생은 무지개빛만으로 충만하겠지... 난 그런 생각을 하면서 새롭게 생긴 커진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 집으로 돌아갔다. 오히려 신장이 높아져 약간 고소 현기증을 느끼는 그런 기분을 즐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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