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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 cas9)
작가 : 킹스턴
작품등록일 : 2020.11.30

‘메신저 RNA(mRNA)’라 불리는 RNA가 우리 몸의 유전정보를 운반 한다. 유전공학자들이 바이러스의 침입을 받은 세균의 면역 체계를 연구하다가 우연히 CRISPR cas9을 발견하고,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하게 됐는데, 그러다가 메신저 RNA의 서열을 조작하여 잘라내고 싶은 DNA의 특정부분을 잘라내어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접하게 되면서, 인간의 유전자를 건들기 시작했다. 주인공과 몇 명의 피실험자들은 함께 변해가는 자신의 몸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서 누군가가 놓아주는 단서들을 쫓기 시작하는데, 주인공은 한 몸에 2명 이상의 DNA를 가진 괴물같은 사람으로 변해가는건지....sendal325@naver.com

 
자쉬안(17)
작성일 : 20-12-04 10:59     조회 : 78     추천 : 0     분량 : 8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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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자쉬안이라는 연구원에 대해서 꽤 오랜 시간을 이야기 했다. 린과 아오자넨은 자쉬안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 것은 자쉬안이 먼저 연락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들이 찾은 비밀스러운 단어와 숫자를 가지고 고민하던 중에 찾아낸 Cloud에 로그인 하면서 로그인 보안알람이 자쉬안에게 뜨게 되었고 자쉬안은 그 정보에 나타난 전화로 전화를 해서 서로 만남을 약속하게 되었다고 했다.

 

 Guide RNA No13 그리고 CRISPR Cloud, 그리고 LIHU라는 지명이름

 

 이 단어들은 린과 아오자넨이 나름 힘들게 찾았다고 생각하는 관리인의 외딴 집에서 발견을 했었다. Guide RNA는 윤아와 내가 알고 있는 mRNA라고 추정이 되고 No13은 cas9이 DNA의 ‘이중’가닥을 절단하는 ‘유전자 가위’라면, cas13은 ‘단일’가닥인 RNA를 절단한다고 했고, 이 ‘유전자 가위’를 지칭하는 cas의 한 종류라고 추정할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숫자일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지만 13이라는 숫자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우연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No9도 있지 않을까? 라는 의문도 가졌지만 우선 우리는 13이라는 숫자에 집중하였고 린과 아오자넨의 탐정놀이가 꽤나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아니 우리가 찾고 있는 ‘무엇’을 그들도 찾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도움이 되니까.

 

 아오자넨이 주어진 단어들을 가지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다고 했다. 그 중에서 Cloud라는 단어는 쉽게 이해되는 단어라 생각되었는지 지체 없이 인터넷을 통해 찾아 보았고 몇 시간이 걸려 실제 존재하는 Cloud를 찾았다고 했다. 쉬울 줄 알았지만 누군가가 지름길보다는 돌아가는 길을 안내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CRISPR cas9’

 

 “이 단어가 우리가 찾아낸 Cloud의 주소였어요. 그리고 비밀번호는 LIHUNO13이었고요.”

 

 린이 나서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Cloud에는 우리가 찾아낸 저장공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들어가면 다른 저장공간이 있다고 자쉬안이 설명해 줬어요. 하지만 자쉬안도 그 사실만 들어서 알뿐 자신이 로그인해서 자료를 업로드 하거나 다운로드 하는 것은 이 LIHUNO13이라는 비밀번호를 입력한 저장공간만 이용할 수 있었다고 해요.”

 

 “그리고 자신 이외에 누군가 로그인을 하게 되면 자동으로 알람이 온다고 했어요. 어쩌면 짧은 비밀번호에 찾기 쉬운 클라우드라 생각되는데 사실은, 로그인을 누가 어떤 경로로 하든 상관없이 자신이 이용하는 단 한대의 컴퓨터와 자신이 이용하는 IP 이외의 어떤 로그인 경로도 민감하게 반응하여 스스로 주요 정보 저장공간을 ‘고스트’화 시켜 버린다고 했어요.

 

 다시 말하면 자쉬안 외에는 누가 로그인을 하더라도 볼 수 있는 저장공간은 비밀스럽지 않은 몇 개의 폴더로만 구성이 되어 있고 나머지 중요한 폴더들은 숨겨져 버린다고 했어요. 그냥 보완을 많이 걸어 로그인 자체를 못하게 하지 않고 왜 로그인은 비밀번호만 알면 쉽게 할 수 있도록 해놓고, 지정 컴퓨터와 지정 IP가 아니면 자동으로 ‘고스트’ 폴더로 바뀌도록 해놓았는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혹시 누군가 이 사실을 궁금해하고 찾으려 애쓰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고자 한 조치가 아닐까요? 이런 고스트를 걸어 놓지 않았다면, 단지 보완만 강하게 걸어 놓고 연구인 누구든, 어디서든, 어떤 컴퓨터로든 로그인 할 수 있도록 했다면, 누가 비밀을 찾아내려고 이 클라우드를 찾아내 로그인 시도를 하는지 눈치채지 못할 테니까요?”

 

 내가 아오자넨을 설득이라도 하듯 자신 있게 말을 내뱉자 아오자넨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그럴지도 모르죠?”

 

 린의 장황한 설명으로는 알람을 확인한 아오자넨이 상부에 보고를 했고 상부에서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모든 연구자료를 그대로 놔둔 채 당분간 연락을 줄 때까지 휴가를 즐기라고 했다. 자료들은 파견할 직원이 알아서 처리할거라고 했다.

 

 그런데 누군가 실수를 했다고 했다. 그냥 평상시처럼 자신은 연구자료를 그대로 둔 채 옷 입고 가방만 들고 나오면 되는데, 평소와 달리 어색한, 아니 급하게 진행되는 일들이 있었다고 했다.

 

 함께 일하는 연구원 모두를 함께 휴가 보내는 것까지는 회사방침이고 또 심각한 상황이라 판단이 되어 내려진 조치라고 이해할 수 있었지만 자신이 책상 정리를 하고 연구실을 나가는데 채 30분도 걸리지 않았는데 이미 건장한 남자 여럿이 복도를 따라 우르르 밀려 들어와서 자신의 컴퓨터와 바이오 실의 샘플들만 챙겨 나가려 했다고 말했다. 물론 거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 남자들 중 한 명이 의심스러운 말을 했다고 했다.

 

 컴퓨터 안의 모든 정보는 자동으로 클라우드에 업로드 된다. 만약 자쉬안이 시시콜콜한 내용을 검색하거나 사진을 보거나 게임을 하더라도 다 정리가 되어 업로드 되기 때문에 자쉬안은 그 컴퓨터로는 일 이외에는 그 어떤 무엇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SNS난 문자어플까지도

 

 “외부 접속은 핸드폰으로 이뤄졌는데 혹시 번호 따로 적으셨나요?”

 

 건장한 남자 중 하나가 자쉬안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했다. 그 순간 자쉬안이 혹시나 해서 캡쳐했던 알람이 울린 순간의 컴퓨터 화면을 떠올렸다. 하지만 자쉬안은 혹시 화면캡쳐를 한 것이 문제가 될까 봐 번호가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대답했다.

 

 아무일 없는 듯 나머지 연구원들과 함께 연구실을 나온 자쉬안은 차 안에서 캡쳐한 화면을 확인했고 핸드폰 번호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리고는 차 안에서 꽤 오래 고민을 하다가 전화를 했다고 한다.

 

 자쉬안은 다른 회사와 달리 연구원들의 관리가 특이했고 또 누군가와 연구에 대해서 미팅 한번 제대로 해본 적 없이 자신을 포함한 몇 명만이 그 넓은 연구실을 모두 사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말이 연구원이지 누군가가 지시하는 내용을 완성하는 일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비밀서약을 작성했는데, 별스러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들 이런 연구에 대해서는 비밀서약을 하니까. 하지만 비밀서약서에 특이조항이 하나 있긴 했지만 그마저도 대수롭지 않았다고 했다. 임상실험에 돌입하면 모든 연구를 끝내는 조항이었다. 보통 임상실험은 지금까지 연구한 연구원이 직접 참여해서 과정과 결과를 확인하게 되어 있는데 특이조항에는 임상 전까지만 연구를 하고 임상이 시작됨과 동시에 모든 계약이 소멸된다고 했다. 대신 연구비는 일시불로 지불이 되었고 그 금액이 상당했다고 한다.

 

 자쉬안은 아오자넨과 통화를 하면서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는지 이런 저런 많은 이야기를 묻기도 했고 또 자신도 많은 얘기를 했다고 했다. 그리고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약속을 정했고 오늘 자쉬안이 정한 식당을 찾아오게 된 거라 했다.

 

 그런데 우리가 만난 자쉬안은 린과 아오자넨이 말하는 사람과는 뭔가 다른 분위기를 보이는 것 같아서 의심스러웠다.

 

 “자쉬안이 당신들과 약속을 해놓고 왜 그 시간에 우리에게 왔을까요? 그리고 별스럽지 않게 인사만 하고 가버렸고 당분간이 아니라 연락이 쉽지 않을 거라는 뉘앙스를 풍기고 사라져 버렸어요.”

 

 “맞아요. 자쉬안과 제가 처음 통화를 했을 때는 한국에서 온다는 말과 벤의 딸이라는 말에 자신도 궁금한 게 많아서 꼭 만나고 싶다고 했는데, 실제 만남에서는 전혀 궁금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아요”

 

 윤아가 내 말에 이어서 이상했던 상황들을 설명했다.

 

 지켜보던 아오자넨이 지친 듯 윤아를 보며 말했다.

 

 “벌써 아침이 되려고 합니다. 오늘은 이만 돌아갈게요. 너무 늦은 시간이고 두 분도 좀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내일 오후에 다시 만나죠. 린과 나는 내일 우리가 메모를 발견했던 곳에 다시 가볼 생각이에요.”

 

 “네 그게 좋을 것 같아요. 내일 만날 장소와 시간을 문자로 주시면 그 곳에 가겠습니다.”

 

 윤아와 나는 그들을 보낸 후 1시간 정도 더 얘기를 나눈 것 같다.

 

 다음날 나와 윤아가 간 곳은 린과 아오자넨이 메모를 발견한 관리인의 집과 호수에 자리잡고 있는 호텔이었다.

 

 린은 윤아와 잘 어울렸다. 둘 다 적극적이고 밝은 성격 탓에 금방 친해진 듯 했다. 하지만 아오자넨은 여전히 경계를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원래부터 소극적인지 모르겠지만 많은 말을 하거나 잘 웃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우린 관리인의 집을 이 잡듯 뒤졌지만 뭔가 특별한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호텔이 있는 작은 섬으로 향했다. 섬은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듯 작고 아담했다. 그리고 그들이 탐정처럼 우쭐대며 별 모양의 바닥장식과 관리인의 집과의 연관성을 찾아낸 것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호텔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데 잠겨 있어야 할 작은 섬 입구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었는데, 그들은 원래 잠겨 있어야 하는데 오늘도 열려 있다며 의심 없이 좋아했다.

 

 “여기 별 문양 보이시죠? 별 모양 끝이 밤이 되면 저쪽 관리인의 집으로 향하고 있어요. 우린 이 사실을 발견하고 저 집으로 가서 메모를 찾은 거예요”

 

 린이 우쭐대며 설명을 했다. 꼭 대단한 탐정 놀이에서 자신이 증거를 찾는데 큰 공헌을 한 거마냥 으스대는 모양새였다.

 

 “혹시 호텔 안은 살펴보셨나요?

 내가 호텔 쪽을 가리키며 물었다.

 

 “아뇨 이 호텔은 영업을 하지 않아요. 곧 공사를 하는데 그 전까지는 사람의 출입을 막고 있다고 했어요. 우린 우연히 만난 사람 덕에 커피 한잔 할 수 있었지만”

 

 린과 아오자넨은 잠시 잊고 있었던 커피를 대접해 줬던 남자를 떠올렸다. 그리고 린이 말했다.

 

 “사실 그 남자도 수상해요. 진짜 관리인은 따로 있었는데 그 남자가 관리인처럼 행동하고 우리에게 커피도 준비해 줬으니까요”

 

 “우리 호텔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윤아가 이미 호텔로 발걸음 옮기며 모두에게 말했다.

 

 우린 모두 윤아를 따라 호텔로 걸어갔고 로비로 들어섰다. 곧 공사를 한다는 호텔치고는 너무나 깨끗하고 단정했다.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는 호텔처럼

 사람은 없었다. 우리 말고는 이 호텔에 관심 있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우린 2층으로 이어지는 유선형으로 굽은 큰 대리석 계단을 올라 객실이 있는 복도를 따라 가면서 열려 있는 방들을 확인했다. 열 수 있는 거의 모든 방은 깨끗한 이불로 곧 손님이 와도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다행이 큰 호텔이 아니었기 때문에 최소한 열려 있는 방들은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옥상과 지하까지 다 뒤지는 동안 그 어떤 인기척도 느껴지지 못했다.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에 서있던 윤아가 우리를 불렀다. 우리가 입구로 다가서자 윤아는 입구에 있는 통 유리 문을 가리키며

 

 “이 현대식 통 유리 문은 어쩐지 이 호텔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비밀번호를 넣거나 지문인식 등 보안을 요구하는 무엇도 없어요. 그런데 어떻게 열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유리 사이에 어떤 틈도 없어 보이는 것이 그냥 통 유리로만 된 것 같아요.”

 

 보통의 입구 문이면 틈도 보이고 열수 있는 수단들이 달려 있는데 그 문은 아무것도 없었다. 대신 문 위쪽에 CCTV로 보이는 카메라만 2개 설치가 되어 있었다.

 

 “열 방법이 없을까?”

 

 내가 다가가서 문을 강제로 옆으로, 그리고 앞으로 밀어보았다. 하지만 전혀 움직일 것 같지는 않았다.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문이 아닌 막아 놓은 유리 벽 같았다. 그런데 아래쪽으로 이어지는 계단은 유리문을 통해서 보였다.

 

 “이상하거나 수상한 게 있다는 건 좋은 징조 아닌가요?”

 

 린이 문 이곳 저곳을 만져보며 말했다.

 

 그렇게 우린 30분 정도 더 문 주위를 서성이며 들어갈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벽에 딱 고정되어 있는 유리 벽처럼 보이는 문은 도저히 열 방법이 없었다. 포기하기에는 아쉬웠지만 다른 장소를 우선 보기로 하고 다시 로비로 가서 안내 데스크와 카페 쪽을 살폈다. 역시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고 우린 카페에 앉아서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면서 각자 본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힘들다 그렇죠?”

 

 린이 제일 먼저 힘든 내색을 했다.

 우린 모두 힘들지만 뭔가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피곤함도 잊은 듯 했다.

 

 “나갑시다. 내일 다시 한번만 더 옵시다. 그리고 잠겨 있는 유리문을 열 방법을 생각해봅시다.”

 

 아오자넨의 말에 모두 동의한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어느새 어둠이 내려 앉았고 앞마당에 놓여 있는 별 모양 문양과 그 끝을 잇는다고 자랑 삼아 말했던 관리인의 집이 보였다.

 

 “어… 관리인 집의 불을 누가 켰었나요?”

 

 린이 우리를 돌아보며 말했다.

 

 

 “우린 밝을 때 들어갔고 누구도 불을 켜진 않았잖아요? 혹시 누구라도 나오기 전에 전등에 손대거나 스위치 같은 것 눌러 본 사람이 있나요?”

 

 윤아의 물음에 서로를 쳐다봤지만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 누구도 손댄 적이 없었다.

 

 “저거 혹시 시간을 설정해 놓거나, 밝고 어두움을 측정해서 자동으로 불이 켜지는 건 아닐까요?”

 나의 말에 모두 그렇겠다고 생각을 했는지 이내 김이 빠진 것처럼 관리인의 집에서 시선을 돌려 호텔 쪽을 바라봤다. 호텔도 역시 불이 켜져 있었다. 우린 어두워져서야 겨우 불이 켜져 있었는지 그리고 자동설정으로 불이 켜지고 꺼진다는 사실을 이해한 것 같았다.

 

 내가 별 문양으로 다가서서 별 꼭지점들이 가리키는 방향도 한번 둘러보고 문양도 유심히 관찰하고 있을 때 윤아가 다가왔다.

 조금 더 길어 보이는 별의 날개 한 부분이 관리인의 집을 가리키는 것은 맞았다. 하지만 그게 꼭 일부러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보다는 자연스럽게 방향이 그렇게 된 것 같았다. 물론 린이나 아오자넨의 노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별 문양의 중앙에 보이는 둥근 원으로 걸어가 원을 내려다 봤다. 그냥 검은색의 원이다. 아무것도 특별할 것이 없었다. 발로 힘주어 밟아 보기도 하고 별 문양을 둘러싸고 있는 무릎 높이의 둥글게 별을 감싸고 있는 듯한 담장 모양의 구조물에 앉아 보기도 밀어보기도 했다.

 

 그 모습이 신기하고 어처구니 없어 보였는지 아오자넨이 오늘 처음으로 미소를 짓는 것 같았다.

 

 “아오자넨, 당신이 웃으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습니다.”

 다들 나와 아오자넨을 보고 함께 미소를 지었다. 진짜 힘든 하루였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여전히 아무것도 찾아낸 것이 없었지만 왠지 린과 아오자넨을 신뢰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고 또 그들과 함께라면 더 빨리 많은 비밀을 찾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윤아와 나는 딱 1주일 시간을 내어 왔기에 그 동안 많은 것을 알아내려면 바쁘게 찾아 다녀야 했다.

 

 “아오자넨, 나와 함께 그 유리문에 한번만 더 갔다 올 수 있을까요? 아니면 나 혼자라도 좀 갔다 왔으면 하는데…”

 

 “같이 갑시다. 안 그래도 그 문이 찝찝해서 견딜 수가 없었는데, 한번만 더 보고 갑시다. 이번엔 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벽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한번 관찰해보죠.”

 

 린과 윤아를 잠시 남겨두고 둘이서 다시 호텔로 들어갔다. 불이 켜진 호텔은 화려함보다는 집 같은 편안함이 느껴졌다. 유리문 앞에 채 도착하기 전에 유리문이 열리는 것을 복도에서 볼 수 있었다.

 

 “빨리 뛰어!”

 

 내가 먼저 뛰고 아오자넨이 뒤를 따랐다. 문 앞에 도착하기 바로 전에 다시 문이 닫혔다. 문은 여닫이가 아니라 문을 지탱하고 있는 양쪽 벽으로 빨려 들어가는 미닫이였다.

 

 “다시 열리겠죠?

 

 너무 아깝게 놓쳤기에 더 간절했다.

 

 “두드리고 밀고 당기고 다 해봐도 안 열렸는데, 왜 갑자기 열렸다가 닫혔을까요?”

 

 아오자넨이 달려왔던 복도로 걸어가면서 혹시 문이 열렸던 시점에 지나왔던 복도에 무슨 장치라도 있는지 살폈다. 하지만 그냥 평범한 호텔 복도였다. 아무런 장치도 없고 수상해 보이는 어떤 부분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다 문이 열렸다.

 문 앞에 계속 서 있던 내가 먼저 안쪽으로 뛰어 들어갔다. 하지만 아오자넨이 오기 전에 문은 다시 닫혀버렸다.

 

 “안쪽에서도 안 열리는 것 같아요”

 

 나도 소리치고 있었고 아오자넨도 다시 복도로 다시 뛰어갔다가 왔다가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간절히 문이 열리기를 바랬다.

 

 “우선 나혼자 안으로 들어가 볼게요. 아오자넨은 윤아랑 린에게 알리고 나랑 계속해서 통화합시다. 내가 안에 들어가면 영상통화를 할게요. 그리고 혹시 문제가 생기면 바로 경찰에 연락하세요.”

 

 나는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지하실은 좀 깊은 듯 했다. 계단은 한번 꺾여서 다시 내려가는 구조였고 계단 끝에는 긴 복도로 이어지는 통로가 보였다. 복도로 들어서자 자동으로 불이 켜졌다.

 

 양쪽으로 여러 개의 방이 있었다. 첫 번째 보이는 방은 관리실처럼 의자 하나와 큰 대형 모니터가 벽에 달려 있고 책상에는 작은 모니터가 2대 나란히 붙어 있었다. 첫 번째 방을 지나서 두 번째 방까지는 꽤 거리가 있었다. 첫 번째 방과 두 뻔째 방 사이에는 어떤 다른 방도 없었다.

 

 복도 불은 사람을 인식하고 잠시 켜지더니 다시 꺼졌다.

 두 번째 방은 방 표식도 없었다. 천천히 밀고 안으로 들어가니 앞이 깜깜했다. 무슨 냄새가 나는데, 왠지 기분이 좋은 냄새는 아니었다. 불을 켜기 위해 벽 쪽을 더듬고 벽을 따라 안으로 조금 더 다가갔을 때 스위치가 손에 잡혔다.

 

 불을 키고 나서 나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그냥 얼고 말았다. 눈 앞에는 좀 전에 봤던 첫 번째 방 쪽으로 길게 뻗은 아주 길고 넓은 방이 보였고, 그리고 중앙에는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지하를 판 것처럼 펜스가 쳐진 곳 안쪽으로 깊숙이 아래쪽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깊은 홀이 보였다.

 

 그때까지 내가 영상통화를 켜놓고 있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윤아가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지만 내 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놀랍고 믿어지지 않았다. 그들도 나와 함께 놀라고 있었고 린은 소리를 질렀다.

 

 식육점에 고기를 걸어 놓은 것처럼 여섯 구의 시체가 걸려 있었다. 시체 다섯 구는 안이 보이는 통 유리 속에 들어가 천정에 매달려 있었고 나머지 한구는 그냥 아무것도 씌워지지 않은 채 걸려 있었다.

 

 전체적으로 너무나 위생관리가 잘되어 있는 최신의 시설인 것 같은데, 그곳에 어울리지 않는 시체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갑자기 머리가 띵해졌다. 냄새 때문인지, 아니면 너무 놀란 나머지 정신을 잃을 만큼 충격이 컸는지.

 

 머리가 보였다. 매달려 있는 시체의

 눈도 보이고 코도 보이고 귀도 보이고 귀에는 긴 막대 같은 것이 꽂혀 있었다. 목이 보이고 가슴이 보이고 배가 보이고

 

 천천히 허벅지

 다리, 다리, 다리,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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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몸의 급격한 변화 그리고 의심(30) 2020 / 12 / 22 365 0 7546   
29 익스플로러(29) 2020 / 12 / 21 361 0 5746   
28 실험체들의 특별한 능력?(28) 2020 / 12 / 18 364 0 5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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