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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7人7色 아이돌과의 가상연애
작가 : 엘리신
작품등록일 : 2020.7.31

이름도 없던 소속사의 연습생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7명의 청년들.
365일 지속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서서히 지쳐갈 무렵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소속사가 케이블 방송사와 연계하여 리얼 가상연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대 중,후반이 되도록 연애한번 제대로 못했었다. 친한 걸그룹도 없었다. 그저 아이돌이
되기 위해 피땀만 흘리며 살았던 7명의 멤버들은 곧장 멘붕이 오고야 마는데...


*이 소설은 실제 연예인 보이그룹을 모델로 하여 80%이상 재 구성된 가상 아이돌 로맨스 소설입니다.*

 
방해하고 싶어.
작성일 : 20-11-29 22:09     조회 : 296     추천 : 0     분량 : 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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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보다 반응이 약하자 윤재는 괜히 기분이 상했다. 그러나 곧 생각을 바꿨다. 차라리 그렇게 알고 있는 것이 지원을 생각하면 훨씬 나았다. 사실 대놓고 결혼하고 싶은 여자라고 해도 멤버들은 모두 믿질 않을 것이다.

 

 “에이~ 형이 무슨.”

 

 태영의 말에 윤재가 욱했다.

 “아니, 나도 사람인데 사랑한다는 말도 못해?”

 “그러니까 형이 지금 누굴 사랑하는 건데? 혹시 나?”

 

 태영이 저를 가르치자 정민과 현석이 토하는 시늉을 했다.

 

 “아, 징그럽게.”

 

 자꾸 등에 달라붙는 태영을 떼어내고 서둘러 윤재는 뒤를 돌았다. 얼굴이 붉어져 급하게 현관문을 열려는 지원을 붙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민국이 한 발 빨랐다. 그녀를 제 몸으로 가렸다. 그러고는 재치 있게 둘러대는 막내였다.

 

 “아, 형이 날 사랑하나보네. 어제도 그렇고 요새 나를 많아 도와주잖아.”

 그 소리에 멤버들은 모두들 고개를 끄덕거렸다. 윤재가 피식 웃었다.

 

 “그러니까 지원아. 가지 말고 들어와. 안 그러면 나 또 말한다.”

 “오빠, 제발 그러지 마요.”

 

 지원이 쩔쩔매면서 말했다. 그러다가 윤재의 입에서 우리가 키스했다는 소리마저 나올까봐 겁이 났다. 그녀는 할 수 없이 민국의 팔을 잡고 슬슬 거실로 다시 올라왔다.

 

 그의 등 뒤에 껌처럼 붙어서 저승사자 같은 윤재의 눈을 피했다. 윤재는 이제야 됐다는 식으로 웃으면서 유유히 제 방으로 사라졌다.

 

 “워워, 형들은 저리 가서 놀아.”

 “어이, 뭐 하려고 우릴 피해.”

 

 정민과 태영이 따라왔지만 민국은 제 방으로 그녀를 데리고 들어왔다. 그러고는 아예 문을 잠갔다.

 

 ‘이래야 방해를 안 하지.’

 

 일단 윤재 형 때문에 놀란 그녀를 소파에 앉혔다. 그런 다음 민국은 조금 떨어져 의자에 앉았다. 사실 가슴 부근이 간질여서 안고 싶었다. 하지만 깜짝 놀란 사람을 무작정 품에 안아버릴 수는 없었다.

 

 “누나, 놀랐지? 형이 오늘따라 도발하네.”

 “휴, 지금은 괜찮아.”

 

 지원의 말에 민국은 안심이 되었다. 그러고는 지원의 얼굴을 보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나한테 무슨 비밀 있어? 두 사람 아까 표정이 이상했어.”

 “아, 아니야. 그런 거 없어.”

 

 서둘러 대답한 지원은 그가 알아챌까봐 철렁 가슴이 내려앉았다. 워낙 눈치 빠르기로 소문난 사람인데다 멤버들 중에서도 제일 감각이 탁월했다.

 

 ‘설마 민국이가 눈치를 챈 건 아니겠지.’

 

 그러자 민국은 피식 웃었다. 아무래도 말해줘야 할 것 같다. 이대로 두면 더 부담스러워 할 것만 같았다. 거기에 지원은 다른 형들도 마음을 열고 다가가듯이 사랑스럽다.

 

 진짜 제 옆이 아닌 다른 곳에 멀리 놓고 볼 수가 없는 여자였다. 민국은 일어나 소파로 다가와 지원의 옆에 앉았다.

 

 “누나, 윤재 형이 누나 좋아했던 거 알고 있었어.”“뭐, 뭐라고?”

 

 지원은 놀란 눈으로 민국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예쁜 웃음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형이 누굴 도와줄 사람이 아니거든. 만사 귀찮아하는 사람인데 요즘 이상했어. 특히 누나 일에 너무 적극적으로 나서서. 내가 또 그런 쪽으로 눈치가 좋잖아.”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조금 긴장이 풀렸다. 괜히 혼자 전전긍긍하였다.

 

 “또 누가 알아?”

 “다른 형들은 모를 걸. 그냥 막내가 사랑에 빠진 것을 도와주나 보다 할 걸.”

 “휴…”

 

 그녀의 한숨소리를 들은 민국이 말했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 하지 마요.”

 “응…”

 

 그가 가만히 손을 뻗어 지원의 작은 손을 잡아주었다. 그는 어리지만 항상 오빠처럼 든든하고 손도 마음도 목소리도 따뜻했다.

 

 그것에 녹으면 안 됐지만 자꾸 편해지는 기분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이윽고 잔잔한 눈빛이 도로 어린애처럼 변하더니 그가 먼저 말을 이었다.

 

 “누나, 음악 들을래요? 아니면 게임 할래?”

 

 눈동자가 얼마나 맑은지 23살 남자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그 전처럼 둘만 있는 상황에서 발생 될 행동에 조심하는 편이 나아 지원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민국이 입을 열었다.

 

 “누나 혹시 내가 들이 댈까봐 불안해요?”

 

 하여튼 귀신같은 사람이다. 지원이 눈을 동그랗게 뜨자 민국이 웃으며 말했다.

 

 “누나가 원하지 않으면 절대로 안 건드려요. 일단 난 게임할 테니 편하게 있어요.”

 

 다행히 민국은 약속을 지켰다. 곧바로 게임에 로그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듬직한 등을 보면서 지원은 일어나 방 구경을 했다.

 

 몇 달 전에 보던 모습이었는데도 뭔가 좀 달라졌다. 아무래도 꾸미기 좋아하는 정민의 솜씨일까. 자신이 누워도 좁아보이던 침대도 퀸 사이즈로 바뀌었다.

 

 방해되지 않게 조심조심 액자들과 책장을 보다가 그의 책상에 따로 놓인 책을 보았다. 지원이 손을 들어 책의 앞장을 펼쳤다.

 

 이때 옆에서 목소리가 말했다. 안 보는 척했지만 그는 이미 지원의 움직임을 연신 보고 있었다.

 

 “아, 요즘 책도 가끔 읽는데 많이는 못 읽었어요. 구입 한 게 거의 몇 달 되어도.”

 “늘 바쁘니까 그렇지.”

 “아, 저건 뭐야? 택배들이 되게 많네.”

 

 무언가 포장도 뜯지 않는 택배들이 쌓여있었다. 그러자 이제야 생각났다는 듯이 민국이 자리에서 일어나 상자들을 가져왔다.

 

 그는 탁자에 올려 두고 야무지게 포장을 뜯었다. 그러자 생각보다 저렴하고 특이한 옷들이 우수수 나왔다. 그것도 세트로 구매한 옷이었다.

 

 “내가 요새 빈티지랑 무지 티에 엄청 빠져서.”

 “그래? 특이하네.”

 

 하긴 민국은 워낙 얼굴과 체격이 좋아서 뭘 입어도 화보처럼 소화해내는 편이었다.

 

 “저거 입으면 편하고 진짜 괜찮아요. 거기에 가격도 착하고. 형들은 말리는데 뭐. 내 취향이잖아요. 그래서 나중에 해외공연 잡히면 공항패션으로 한 번 입어볼라고.”

 

 엉뚱한 면이 많았지만 따지고 보면 역시 어른스러운 생각에 센스까지 좋았다.

 

 “그렇다고 이런 색깔마다 다?”

 “옷은 세트로 사는 맛이거든.”

 

 그는 옷을 잘 꺼내서는 행거에 걸어두었다. 깔끔한 성격다운 정리정돈이었다. 다른 택배 상자도 까더니 그거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그는 뭐든 색깔 별로 구비하는 것을 좋아했다.

 

 지갑마저도 같은 디자인에 여러 가지 색이었다. 그리고 아주 작은 상자도 있었다. 그것은 택배가 아니었다. 궁금한 눈빛을 보내는 지원을 바라보다가 상자를 내밀었다.

 

 “아, 이건 아까 시간 날 때 잠깐 들려서 산 건데. 누나가 풀어 봐요.”

 “응? 내가?”

 “응, 누나 거니까.”

 

 그녀는 달달 거리는 손으로 조심히 포장을 풀었다. 그러고는 뚜껑을 열자 반짝이는 목걸이가 나왔다. 지원이 놀란 눈으로 바라보자 민국은 목걸이를 손에 들었다.

 

 “이거 내 탄생석 사파이어래요.”

 “하, 민국아.”

 “어딜 가든 뭘 하든 내 생각하라고 샀어요.”

 “부담 되게 왜 이래.”

 “별로 비싸지 않아.”

 

 그는 반 강제적으로 지원의 몸을 돌리더니 가녀린 목에다 목걸이를 직접 걸어주었다. 그러고는 하얗고 부드러운 목덜미를 손으로 쓸어내면서 방긋 웃었다.

 

 그의 손이 닿는 순간부터 미치도록 떨렸는데 쓰다듬기까지 하니 열이 올랐다. 그러나 지원은 티를 내진 않고 담담하게 있었다.

 

 “아이고, 예쁘다.”

 “휴, 정말 너는…못 말려.”

 

 지원이 눈을 살짝 흘기자 민국이 방긋 웃으며 말했다.

 

 “그냥 받아줘요. 내가 해주고 싶어서 그랬어. 나중에 누나도 내 생일 때나 혹은 우리가 정말 사귀게 된다면 그때 누나도 탄생석으로 선물 해주면 되잖아요. 누나는 7월생이니까 루비인가. 그럴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

 

 씁쓸하게 웃는 민국의 얼굴을 보고 지원은 어쩔 수 없었다. 의미가 어찌됐든 선물을 거부하는 것은 그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것이다. 물론 자신은 해준 것도 없이 선물만 받았다.

 

 “고마워.”

 “잘 간직해줘.”

 

 그렇게 둘은 서로를 보고 웃다가 그가 빌려준 동물 그림 잠옷을 갈아입었다. 모자에는 귀가 달려 있어서 조금 난감했다. 거기에 팔 다리가 길어서 많이 접어 입어야 했다. (사실 동물 잠옷도 세트로 있었다.)

 

 민국은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본의 아니게 자고 갈 운명이었다. 물론 매니저님의 눈치가 보였지만 7명의 멤버들이 암묵적으로 이해했다. 그들은 이미 지원을 8번째 멤버, 혹은 민국의 여자 친구로 인식하는 것 같았다.

 

 “누나 먼저 자요.”

 “아직 안 졸려.”

 “걱정 말고 침대에서 자. 난 이거 다 깨기 전에는 못 자요.”

 “너도 피곤할 텐데.”

 

 그러자 민국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늘 하는 일이야.”

 “그런데 민국아…”

 

 사실 궁금한 것이 또 있었다. 윤재 말로는 태영과 별로 말이 없다고 했지만 오늘 보니 그런대로 대화는 했었다. 혹시 사이가 다시 나빠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응.”

 

 그는 헤드셋을 한쪽만 끼고 말했다. 눈은 여전히 모니터였다.

 

 “태영이하고 화해했어?”

 

 그녀의 말에 민국은 피식 웃었다.

 

 “누나, 우리 8년을 함께 숙소에서 살았어. 그 정도도 이해 못하고 싸우고 살면 오래 못 가지. 우린 팀워크로 사는데. 물론 형이 누나를 힘들게 한 것은 용서가 안 돼.”

 “민국아…”

 

 그녀가 나지막이 이름을 부르자 민국은 미소까지 지으며 말했다.

 

 “신경 쓰지 마. 그 일은. 나도 이제 잊어가고 있어. 누나도 잊어.”

 “알았어. 저기 나 물 좀 마시고 올게.”

 

 그녀가 일어나자 민국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지원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가져올게요.”

 “아니야. 마저 하고 있어. 어? 지금 상대방이 마구 총 쏘고 있어.”

 “아이쿠, 젠장. 감히 날 공격해.”

 

 그는 다시 어린애로 돌아와 있었다. 지원은 그의 모습을 보면서 웃다가 문을 열고 주방으로 걸었다 어두컴컴한 거실이었지만 아직 멤버들이 자지 않아 보였다.

 

 그녀가 막 냉장고를 열어 자신이 마실 물과 민국이가 마실 생수 병을 두개 들었다. 그러고는 뒤돌다가 깜짝 놀랐다.

 

 누군가가 모자를 잡아당겼다. 갑자기 탄탄한 앞가슴에 제 몸이 감싸졌다. 몸으로 봐서 윤재는 결코 아니었다.

 

 “누구세요?”

 

 그녀의 말에 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야.”

 

 지난번처럼 주방에서 만난 태영이었다. 음악 작업 이후에 딱히 얼굴 볼 일이 없던 태영을 야밤에 보니까 마음이 이상했다. 물론 지난 일로 인해 더 어색할 뿐이다.

 

 지원은 괜히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또 무슨 소리를 할까. 무얼 보여주려 이러는 것인지. 그러나 태영은 그저 지원이 입은 잠옷의 모자만 만지작거렸다.

 

 “이거 민국이 옷인데?”

 “응, 빌려 입었어.”

 “오늘…자고 가?”

 “아, 어쩌다 보니.”

 

 말하고 보니 조금 이상했지만 사실이었다. 그러자 태영이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너희 다시 사귀는 거야?”

 “원래 사귀는 사이는 아니었어.”

 “그런데 자고 가는 사이면 이미 사귀는 사이잖아.”

 

 뭔가 묘하게 이치에 맞는 말이라 지원은 반박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뭐라도 변명을 하고 싶어 말을 꺼냈다. 지원의 말에 태영은 아까보다 더 묘한 표정을 지었다.

 

 “꼭 그렇지만은 않아. 우린 순수하게 그냥.”

 “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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