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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현대물
용왕님이 아빠래요?!
작가 : 바코드1001
작품등록일 : 2020.11.28
용왕님이 아빠래요?! 더보기

조아라
http://www.joara.com/nobles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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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엄마 '피에리얼'과 날 두고 죽은 줄 알았던 삼촌이 '아빠?! 게다가 용왕님?!?!!'

오세아니아국립해양연구센터 연구원인 삼촌 '피용왕'이 사라졌다?!
<머메이드 신드롬> 일명 인어증후군을 앓고 있는 엄마와 날 두고 죽었을리가 없어!!!

남태평양 바다에서 실종된 삼촌을 찾으러 뉴질랜드로 날아간 조카 '피라운'이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순간, 혜성처럼 나타나 그녀를 구한 삼촌! 그런데 삼촌이 삼촌이 아니다?....!

실종 열흘만에 기적처럼 나타난 삼촌이 '용왕'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도 놀라자빠질 일인데, 그가 아빠란다! 현실에선 믿을 수 없는 광경의 연속도 모자라 라운에겐 인생 최악의 위기까지 닥쳐왔는데.....

"라운이의 심장에 피어있는 꽃을 꺾어야 에리얼이 인간이 될 수 있다. 그러자면 라운이 죽어야 한다고....?"


 
2~ 엄마는 ‘인어공주’예요.
작성일 : 20-11-28 06:10     조회 : 443     추천 : 0     분량 : 7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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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엄마는 ‘인어공주’예요.

 

 

 

  머메이드 신드롬(Mermaid Syndrome)을 아세요?

 

 일명 ‘인어증후군’이라 불리는 이 병은 선천적 장애로 두 다리가 붙은 채 태어나는 희귀병이에요.

 

 아이가 무사히 태어날 확률도 적을뿐더러 태어났다 해도 세상 빛을 보자마자 다시 눈을 감는다고 하죠.

 

 운이 좋으면 며칠 정돈 버틴다고도 하는데 결국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인어증후군의 아이가 오래 생존했던 사례는 단 3건.

 

 그 아이들은 이미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하지만 혹시 모르죠?

 

 우리 엄마처럼 어딘가에서 인어의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만약 그렇다면 그곳은 환상의 나라, ‘바다왕국’일거라고 난 믿어요.

 

 

  “잠시 후, 오후 4시부터 인어공주 에리얼과 친구들 쇼가 시작됩니다. 관람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3층 용궁 관으로 이동해주세요.”

 

 

 안내방송이 나오는 곳은 ‘JEJUSTAR아쿠아리움’이에요.

 

 아, 내 소개가 늦었네요.

 

 내 이름은 ‘피 라운’ 피씨 성에 이름이 라운.

 

 

  “에리얼, 준비 됐죠?”

 

  “네, 준비 됐습니다!”

 

 

 소개하는 김에 엄마도 같이 소개할게요.

 

 지금 내 앞에 인어공주의 모습을 하고 앉아 있는 우리 엄마의 이름은 ‘피 에리얼’ 피씨 성에 이름이 에리얼 이예요.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는 다들 알죠?

 

 사랑하는 왕자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마녀에게 목소리를 바치고, 인간의 다리를 얻어 육지로 올라간 인어공주, ‘에리얼’

 

 에리얼의 단짝친구도 알려나?

 

 노란 몸통에 파란 지느러미를 가진 열대어 ‘플라운더’인데, 내 이름이 라운인 이유라 할까나.

 

 난 엄마가 인어공주로 일하는 아쿠아리움에서 ‘아쿠아리스트’ 교육을 받고 있어요.

 

 아쿠아리움에서 살고 있는 바다생물들의 사육을 담당하고, 장내 전시회를 기획하는 일도 하죠.

 

 인어공주 엄마의 스케줄 관리는 물론 나의 몫이구요.

 

 

  “엄마. 컨디션은 어때?”

 

 

 잘 익은 빨간 사과처럼 매끈하게 반짝이는 긴 머리, 바이올렛 조개를 연상케 하는 브라 톱에 에메랄드 빛 비늘이 탐스러운 인어의 꼬리까지.

 

 엄마는 인어공주 에리얼 그 자체예요.

 

 그리고...

 

 

  ‘좋아. 오늘은 왠지 느낌이 아주 좋아. 친구들하고 신나게 놀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다. 다른 거 다 필요 없으니까 조심 또 조심. 안전제일. 알지?”

 

  ‘응!’

 

 

 나의 단짝친구이자 엄마인 에리얼씨는 말을 하지 못해요.

 

 그래서 우리는 수화로 대화를 하죠.

 

 동화 속 인어공주의 생을 그대로 닮은 듯 하지만 엄마는 인간의 다리를 얻진 못했어요.

 

 다리를 얻는 대신 엄마가 얻은 건,

 

 

  ‘장장 18년 만이네요. 드디어 인간의 내장기관을 모두 갖추었습니다. 생식기까지 전부요. 그렇지만 대장기관의 활성화는 보통 사람처럼은 힘들 겁니다.’

 

 

 인간의 생을 버텨낼 수 있는 인공 내장기관과 뱀파이어 뺨치게 늙지 않는 미모를 얻었죠.

 

 낼 모레면 마흔인데 아직도 열여덟 적 외모 그대로에요.

 

 아름다운 외모와 물고기의 몸통을 똑 닮은 하체 덕분에 엄마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고,

 

 

  ‘나는 인어공주 엄마 덕에 세상 부족함 없이 자랐어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엄마, 다음 주부터 입원인 거 알지?”

 

  ‘응... 이번엔 얼마나 입원해야 돼?’

 

  “아마 금방 퇴원할 수 있을 거야. 지난 달 검사 때도 별 이상 없었으니까.”

 

 

 엄마가 벌어들이는 돈은 엄마의 인생유지를 위한 병원비에 전부 쏟아야 돼요.

 

 안 그러면 난, 고아가 되어버리거든요.

 

 

  ‘우리 딸, 다음 주가 생일이잖아? 5월 31일. 갖고 싶은 거 없어?’

 

  “있지. 엄마가 평생 내 옆에 있는 거. 우리 둘이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사는 거.”

 

  ‘호호호. 예뻐, 우리 딸.’

 

  “나도 내가 예쁜 거 알지만... 엄마 닮았으면 더 예뻤을 텐데.”

 

 

 엄마는 굉장히 이국적인 외모인데 반해 나는 누가 봐도 동양계 스타일이랄까?

 

 쌍꺼풀 없는 쫙 째진 눈매에 콧대는 좀 흐릿한 편이고, 아! 입술은 나의 매력 포인트에요!

 

 내가 활짝 웃는 모습은 외국배우 줄리아로버츠를 닮았다고 사람들이 말하거든요.

 

 

  “외모야 어쩔 수 없다 치고. 머릿결은 진짜 닮았으면 좋겠어. 내 머리는 맨날 푸석해서 도저히 기를 수가 없잖아. 길면 자꾸 엉켜서...”

 

 

 소년미를 뿜뿜 뿜어내는 커트머리는 나의 트레이드마크죠.

 

 아무튼, 나란 아이는 당체 부모의 유전자를 받긴 받았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어요.

 

 

  ‘라운이는 엄마도 닮고, 아빠도 닮았어. 이번 생일엔 아빠가 왔으면 좋겠다.’

 

  “아빠는 무슨...”

 

 

 나한텐 아빠라는 존재가 없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도 그럴게 여성의 생식기도 갖추지 못하고 태어난 엄마에게 딸이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잖아요.

 

 나는 돌아가신 외할머니께서 주워 온 아이래요.

 

 

  “입양도 아니고 어딘지도 모르는데서 주워 온 애한테 아빠가 어딨어?”

 

  ‘떽! 주워 온 거 아니야! 우리 라운이는 용왕님이 엄마한테 선물해준 귀한 아이야!’

 

  “휴우... 우리 엄마 소녀감성은 정말이지 외모만큼 늙질 않아요. 세상에 용왕님이 어딨어?!”

 

  ‘있어!’

 

 

 내가 엄마를 처음 만나던 해에 엄마 나이가 열여덟, 천신만고 끝에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 엄말 위해 용왕님이 날 선물해준 거라고 믿고 있죠.

 

 

  “아아, 삼촌 이름이 용왕이지. 아, 맞다! 삼촌 요 며칠 연락 안 받더라? 무슨 일 생긴 건 아니겠지?”

 

  ‘........’

 

 

 대 놓고 말을 돌려서 그런 가, 엄마 표정이 좋지 않아 보였어요.

 

 

  “알았으니까 슬픈 표정 하지 마. 기껏 화장 예쁘게 했는데 어두워 보이잖아.”

 

  ‘...........’

 

  “에이 참. 알았어. 피라운은 용왕님이 엄마를 위해 선물해준 아주아주 귀한 보석 같은 아이야. 됐지?”

 

  ‘응. 우리 라운이는 세상에 둘도 없는 보석이야.’

 

  “하하. 들어가기 전에 삼촌한테 전화 한 번만 더 해보자. 엄마, 다음 주 입원인 거 모르지 않을 텐데?”

 

 

 아빠는 모르겠고, 드디어 스무 살이 되는 이 피라운의 해피버스데이!

 

 나의 휴대폰 단축번호 1번에 저장되어 있는 삼촌 피 용왕, 나의 우상이자 내 인생의 히어로!

 

 사랑하는 용왕님이 한국에 와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네요, 우린 생일도 같으니까!

 

 

  “에리얼, 이제 나갑니다!”

 

  “어? 끝나고 해야겠네. 네, 갑니다! 가자, 엄마.”

 

 

 활짝 핀 빨간 장미처럼 웃어 보이는 우리 엄마, 피에리얼.

 

 휠체어에 앉아 대기실을 나서는 엄마의 모습이 오늘따라 더욱 빛나고 아름다워 보였어요.

 

 마치 전설 속의 인어가 되살아난 것처럼.

 

 

 

 

 

 *****

 

  쇼가 시작되기 3분 전,

 

 

  “오늘도 제주스타아쿠아리움 용궁관의 객석을 가득 메워주신 관람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와아아아아!!!”

 

 

  짝짝짝짝짝!!!

 

 선배 스텝의 오프닝 멘트에 함성과 박수를 보내는 관객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어요.

 

 전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은 바다 속의 화려함과 신비로움을 참 많이 닮았거든요.

 

 

  “대한민국 제주스타아쿠아리움이 자랑하는 인어 쇼, 에리얼과 친구들! 여러분? 인어가 전설 속에만 있는 줄 아셨죠? 아닙니다! 인어는 실제 합니다! 바로 이곳 대한민국 제주도에!”

 

 

 지금부터 나는 바짝 긴장을 해야 돼요.

 

 왜냐하면 엄마는 인어가 아닌 인간이기 때문에.

 

 

  “지구상에 딱 하나 남은 실존 인어. 푸른 대지 위에 드넓게 펼쳐진 파아란 바다왕국을 다스리는 용왕의 딸, 인어공주 에리얼을 소개합니다!!!”

 

 

 대형 아쿠아리움 안에 펼쳐진 바다왕국에 화려한 조명이 비추고, 바다 속 신비로움을 그대로 품은 맑은 멜로디가 울려 퍼지죠.

 

 전설을 뚫고 나오듯 물속으로 자연스레 스며드는 인어공주, 에리얼의 모습에 사람들은 넋을 잃고 말아요.

 

 

  “우와.........”

 

  “Wow.........”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 엄마는 인어가 아니라 인간이에요. 그래서 난 긴장을 한다구요.

 

 

  “자, 우리 물고기 친구들과 바다동물들도 나와 주세요!”

 

 

 사방에서 우르르 몰려나오는 형형색색의 열대어들과 다이버와 함께 등장한 바다동물들이 순식간에 에리얼을 감싸고 돌아요.

 

 그리고 에리얼은 친구들과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에메랄드 빛 꼬리지느러미를 살랑거리죠.

 

 아쿠아리움 내를 누비며 춤을 추듯 헤엄을 치다가,

 

 

  “이런! 죠스가 나타났어요!! 우리 연약한 물고기 친구들은 벌써 도망을 치고 말았네요... 에리얼이 죠스에게 다가갑니다.”

 

 

 괜찮아요, 에리얼과 상어 사이엔 투명블라인드가 있으니까요.

 

 매혹적인 모습으로 상어에게 다가간 에리얼은 인어의 노래를 불러요.

 

 

  ‘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

 

 

 한순간에 사람의 마음을 홀려버리는 미약(媚藥)같은 에리얼의 목소리.

 

 

  “지금 에리얼은 죠스를 유혹하고 있답니다. 이곳은 바다왕국, 작고 연약한 내 친구들이 살아가는 곳이야.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 왕국에 들어오는 것을 관둬줄래? 대신 내가 너를 위한 이 노래를 불러줄게.....”

 

 

 엄마가 정말 이런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와아! 죠스가 물러갔어요! 어쩐지 지느러미가 붉어져 보이는 게 꼭 에리얼에게 반한 것 같죠?”

 

  “하하하하하!”

 

  “HA, HA, HA!”

 

 

 자, 이제부터 난 두 손을 꼬옥 모으고, 마른 침까지 꿀꺽 삼키며 한층 더 긴장을 하죠.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준 에리얼에게 박수!”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있어요.

 

 인어 쇼의 상영시간은 5분 내외로 아주 짧죠.

 

 엄마는 인어가 아니라 인간이니까요!

 

 산소마스크도 없이 수중에서 5분 이상 버티는 건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엄마는 인간! 제가 이 말을 왜 자꾸 하냐면...

 

 

  “오늘도 무사히 바다왕국의 평화를 지켜낸 에리얼과 친구들!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관람객 분들에게 인사! 여러분! 다음에 또 만나요!!!”

 

 

 다이버의 수신호에 맞춰 바다동물들이 퇴장하고, 물고기친구들도 제 집으로 돌아가죠.

 

 에리얼도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해요, 그런데...

 

 

  ‘!!!!!!!! 엄마!!!!!’

 

 

 엄마는 간혹 당신이 인간이란 사실을 잊곤 하거든요, 지금처럼.

 

 

  “Oh, my god!!!”

 

  “우와아아아!!!”

 

  “엄마! 저 사람 진짜 인어공주야?!! 저거 봐!!!”

 

  “어머머머!!!”

 

 

 엄마가 신나버렸어요...

 

 용궁관과 열대어 우리를 연결해주는 통로가 열린 순간 친구들을 따라 헤엄쳐 가버린 에리얼...

 

 

  “유동근!!! 엄마 잡아 빨리!!! 아이, 씨! 저 멍청이!!!!!”

 

 

 유동근은 좀 전 쇼에서 바다동물들을 다루던 다이버이자 나의 소꿉친구예요.

 

 

  “.... 망했다...!”

 

 

 인어가 헤엄치는 솜씨를 다이버가 따라 잡을 수 있냐고요? 아뇨, 절대 무리!

 

 신이 난 엄마는 누군가에게 잡히기 전까지 아쿠아리움 내 아치형 돔을 따라 헤엄쳐 다닐 거예요.

 

 

  “어! 위에 있다!! 따라가자!!! 엄마! 아빠! 빨리!!”

 

  “여보, 얼른 동영상! 동영상 찍어!”

 

  “......후우... 돌아버리겠네.”

 

 

 그때, 내 뒤에서 사악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저 여자 진짜 인어 아냐?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헤엄을 쳐?... 돈 좀 주면 살 수 있나? 얼마에 팔까나, 훗. 얼마가 됐든 저거만 있으면 전 세계의 돈이란 돈은 다 긁어모을 수 있을 거 같은데.”

 

  “!!!!!! 이씨, 어디 갔어?!”

 

 

 훽 돌아봤는데 사악한 목소리의 주인은 연기처럼 사라진 후였어요.

 

 

  “짜증나, 진짜... 남의 엄말 돈벌이 취급하고 있어...!”

 

  “어? 다시 저쪽으로 간다!”

 

  “용궁관 쪽이다!”

 

 

 웬일로 엄마가 다시 돌아오고 있네요.

 

 멀뚱히 서 있는 내 앞에 예쁘게 내려앉더니,

 

 

  ‘라운아, 화났어? 엄마가 잘못했어. 미안해...’

 

  “...... 바보.”

 

 

 사람들 다 보는데서 수화를 해버리면 분명 또 말이 나오잖아요.

 

 

  “어머, 저거 수화지? 저 여자 말도 못해? 뭐야... 진짜 인어공주 같다!”

 

 

 정말 싫어요.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라운아! 울지 마! 엄마가 미안! 라운아!!!’

 

  “...어떻게 살든 엄마 멋대로 살아.”

 

 

 눈물이 난다구요.

 

 사람들이 뭐라 떠들던, 엄마가 사람들 눈에 어떻게 비춰지던 에라 모르겠단 심정으로 등을 돌렸죠.

 

 날 따라오던 엄마는 결국 동근이에게 붙잡혀서 수면 위로 올라가고 있네요.

 

 인어는 신이 깜빡 졸다가 잘못 빚은 생명체일 거라고 생각해요.

 

 차마 인간의 형태를 갖춰주지 못했으니 미안한 맘에 특별한 능력들을 하나씩 주었겠죠.

 

 인어의 눈물이 진주가 된다던가, 매혹적인 외모 혹은 지구상 모든 생명을 유혹하는 목소리의 능력처럼.

 

 우리 엄마에겐 초인적인 폐활량을 주셨어요.

 

 엄마는 수중분만으로 태어났다는데 그 때문인 진 몰라도 물속에서 무려 서너 시간을 너끈히 버티죠.

 

 물론 수중분만하곤 일체 관계없지만.

 

 마치 실존하는 어인(魚人)같죠?

 

 그렇다고 뭍에 오래 있지 못 하냐, 그것도 아니에요.

 

 엄마는 인간이라니까요!?

 

 다리가 없어 걷지 못하는 선천적 장애와 태어난 이후 18년 간, 수십 번에 걸친 수술로 인해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후천적으로 생긴 실어증을 빼곤 보통 인간과 똑같다구요.

 

 

 

 

 

 *****

 

  “야! 유동근! 넌 수영을 십년이나 한 놈이 인어 하날 못 잡냐?!?!”

 

  “와! 미치겠네, 진짜! 그럼 니가 한 번 해보던가!!... 안 그래도 쪽팔려 죽겠는데.”

 

 

 청소년국가대표 수영선수까지 했던 동근이는 그 미친 폐활량을 부러워하면서도 무서워해요.

 

 

  ‘라운아...’

 

  “엄마 진짜!! 자꾸 이러면 나 정말!... 무섭단 말야. 그러다 진짜 누가 납치라도 해가면 어쩔거야?!! 어디 멀리 팔려가서 평생 인어쇼나 하면서 살다 죽을래?! 엄만 인간이라고! 바다 동물이 아니라 인간! 사람이라고!!!!!”

 

 

 이해는 해요.

 

 다음 주부터 입원해야 하니까 한 동안 물속에 들어갈 수 없어서 그랬다는 거 알죠, 알지만 그래도 너무 싫어요.

 

 언젠간 정말로 엄마를 잃어버릴까봐.

 

 ♬Under the sea~ Under the sea~ Darling it′s better Down where it′s wetter Take it from me~♬

 

 한창 속상해하고 있는 와중에 분위기를 확 깨는 내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어요.

 

 

  “어? 야, 피라운. 해외전환데?”

 

  “!!!삼촌! 여보세요? 삼촌? 왜 이렇게 전활..... hello?”

 

 

 삼촌과 함께 일하는 사람인 것 같은데 영어로 뭐라 뭐라 하는 통에 난 알아들을 수가 없었죠.

 

 

  “왜? 삼촌 아냐?”

 

  “응. 니가 좀 받아 봐. 뭔가... 느낌이.”

 

 

 수영으로 유학도 다녀 온 동근이가 있어 다행이다 했는데,

 

 

  “Eric Pee has been missing for three days after going out to the sea for research. We're searching the ocean near the lab, and no bodies have been found yet...”

 

  “What?!!!”

 

 

 분명 예감이 좋지 않았거든요.

 

 

  “왜? 뭐라는데?”

 

  “... 너희 삼촌.....”

 

  “.....!! 왜! 삼촌이 뭐?!”

 

  “바다에 나갔다가 3일째 행방불명이래... 지금 사체...를 찾고 있다...는데.....”

 

  “!!!!!!!!!!”

 

  “어어?!! 아줌마!!!!!”

 

  “엄마!!!!!”

 

 

 휠체어에서 힘이 빠진 몸이 그대로 미끄러져 내려와 바닥에 툭, 엄마가 기절해버리고 말았어요.

 

 에리얼을 기억하지 못한 왕자에게 버려진 것 같은 가련한 인어의 모습으로 잠들어버린...

 

 우리 엄마는 지구상에 딱 한 명 남은 머메이드 신드롬의 소녀 아니, 이젠 여인... ‘인어공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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