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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7人7色 아이돌과의 가상연애
작가 : 엘리신
작품등록일 : 2020.7.31

이름도 없던 소속사의 연습생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7명의 청년들.
365일 지속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서서히 지쳐갈 무렵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소속사가 케이블 방송사와 연계하여 리얼 가상연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대 중,후반이 되도록 연애한번 제대로 못했었다. 친한 걸그룹도 없었다. 그저 아이돌이
되기 위해 피땀만 흘리며 살았던 7명의 멤버들은 곧장 멘붕이 오고야 마는데...


*이 소설은 실제 연예인 보이그룹을 모델로 하여 80%이상 재 구성된 가상 아이돌 로맨스 소설입니다.*

 
달콤한 우리의 시간
작성일 : 20-11-24 21:53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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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따라 너무 친절하고 용기 있게 나서는 윤재 때문에 할 말을 잃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얼굴이 붉어지는 두 사람이었다. 윤재는 앞장서서 자신의 차가 아닌 민국의 차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지원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이 얼마나 따가운지 지원은 먼저 올라탔다. 그러자 민국도 이어서 올라탔다. 그제야 만족스런 미소를 짓는 윤재가 운전석에 앉았다.

 

 “졸지에 셋이서 드라이브네.”

 “오빠 지금이라도 포기해요.”

 “싫어. 난 아무 말도 안하고 운전만 할 테니까 둘이 대화 해.”

 “형 고마워.”

 

 민국의 말에 윤재가 살짝 윙크만 했다.

 

 “오빠 진짜 사람 황당하게 하는데 뭐 있어요.”

 

 그녀의 말에 윤재가 구시렁거렸다.

 

 “그러니까 내가 나서기 전에 잘하라고.”

 

 그렇게 어색한 세 사람이 탄 차를 출발했다. 감기약을 먹었지만 민국의 눈빛은 뚜렷했다. 그러나 지원은 괜히 두근거렸다. 눈앞에 윤재가 버젓이 있는데 그의 존재를 잊을 만큼 민국이 신경이 쓰였다.

 

 이때 민국이 손을 뻗어와 지원의 손을 잡았다. 놀란 지원이 자신의 손을 빼내려 했다. 그러나 민국은 더욱 꼭 쥐며 아예 깍지까지 끼고 있었다. 사귀지 않겠다고 해놓고 민국의 따듯한 손에 마음이 흔들렸다.

 

 ‘이깟 손이 뭐라고.’

 

 윤재는 아예 신경조차 쓰지 않으려 음악을 틀었다. 민국은 그런 둘째 형의 배려에 감동받았다. 말은 별로 없지만 그녀의 손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읽었다. 곧 민국은 작은 어깨에 제 머리를 기대었다.

 

 따듯한 차 안에서 좋은 음악을 듣고 사랑하는 여자와 있으니 마음이 포근했다. 자꾸 졸음이 몰려왔다. 그가 작게 하품을 하자 지원은 말없이 부동자세로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한강을 달리는 순간에 완전히 잠이 든 민국의 옆얼굴을 흘깃 보았다.

 

 잘생겼고 깨끗했고 좋은 향기까지 났다. 풍성한 속눈썹과 하늘하늘한 머리카락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이런 남자를 포기한 것이 정말 잘한 일일까.

 

 친한 친구에게 고민을 말하고 싶어도 그가 아이돌이라 차마 말하지 못했다. 괜히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 무섭고 그것에 지쳐갈 민국이 불쌍했다.

 

 ‘그래, 하지 말자. 그냥 나 혼자 해결해야지.’

 

 이때 공원으로 빠져든 차가 잠시 세워졌다. 이에 놀라 윤재를 바라보자 그가 하품을 하며 말했다.

 

 “편의점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올게. 잠깐 애 좀 재워. 며칠 못 자서 피곤해.”

 “오빠?”

 “아무튼 그러고 올 테니 수고해.”

 

 그는 일부러 그랬다. 처음부터 둘을 화해시킬 목적으로 그랬었다. 그렇게 진하게 키스까지 퍼부으면서 자신의 감정을 호소하더니 결국은 어쩔 수 없는 동생바라기였다. 그가 멀리 사라지자 지원은 민국의 손등을 어루만졌다.

 

 그의 입에서 가끔 웅얼거리는 소리에 저절로 미소가 흘러나왔다. 지원은 살짝 고개를 돌렸다. 애기처럼 잠든 그의 머리 위에 입을 살며시 맞췄다. 그러고는 깨지 않을 정도로만 속삭였다.

 

 “그동안 많이 미안했어.”

 “…….”

 

 사실 민국은 아까부터 깨어있었다. 윤재가 편의점을 간다는 말도 들었다.

 

 어쩌다 둘만 남자 조금 어색해서 눈을 뜨지 못하고 있었다. 아주 잠깐이지만 며칠 만에 달게 잤다. 역시 지원이 필요했다. 그런데 그녀의 속삭임이 귓가에 들렸다.

 

 “나도 사실 널 좋아해…”

 

 그녀의 달콤한 고백에 가슴이 아까보다 더욱 두근거렸다.

 

 그러나 이어지는 말에 난생 처음 가슴속이 찌릿하게 아파왔다. 조금만 눈을 움직이면 눈물이 줄줄 흘러나올 것만 같았다. 그러나 눈물샘에 힘을 주고 그녀의 이야기를 모두 들었다.

 

 “하지만 너를 위해서라도 난 독하게 멀어질 수밖에 없어. 너는 지금보다 더 커야 해. 세계적인 스타로 더 거듭나야 하는데 그건 내가 감당이 안 될 것 같아. 그래서 놓아주는 거니까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 그냥 네가 지금처럼 아프지 말고 잘 지냈으면 좋겠어.”

 

 그녀는 목이 아파왔다. 좋아한다는 말을 3개월 만에 다시 했다. 앞으로는 기회조차 없을 거라고, 이런 말도 편하게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무턱대고 해버렸다.

 

 민국이 움직임 없이 깊은 잠을 자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의 맑은 눈을 보면 말하지 못할 테니까. 또 그렇게 남몰래 울면서 참고 참을 테니까.

 

 ‘혹시 누나가 울고 있을까.’

 

 오히려 궁금한 것은 민국이다. 지원의 표정이 몹시 보고 싶었다. 그래서 살며시 눈을 떴다. 다행히 울진 않았지만 슬퍼 보이는 얼굴이었다.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되자 주체할 수 없이 마음이 널뛰었다. 민국이 지원의 어깨에서 제 머리를 들었다.

 

 “어, 깼어?”

 

 지원이 깜짝 놀란 얼굴로 물었다. 민국은 일부러 어색하지 않게 지원이 또 도망가지 않게 나름 어색했지만 연기를 했다.

 

 “어, 윤재 형은요?”

 “응, 편의점에 갔어.”

 “그러기에 그냥 잠이나 자지. 왜 기사 노릇 한다고.”

 “넌 이제 괜찮니?”

 “한숨 자고 나니 편해졌어요. 거뜬한데요.”

 

 그가 두 팔을 올리고 튼튼한 팔뚝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지원이 살짝 웃었다.

 “다행이다.”

 

 이때 민국이 넌지시 입을 열었다. 부드러운 목소리에 녹을 것 같았지만 지원은 애써 참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누나…”

 “응?”

 “내일 나랑 영화 보러 갈래요?”

 “갑자기 영화는 왜…”

 

 지원의 말에 민국이 대답했다.

 

 “내일 스케줄 없으니 내 방에서 영화 봐요.”

 “저기…”

 “거절은 거절합니다.”

 

 원래대로 들이대던 민국이다. 그가 다시 돌아왔다. 밝게 웃는 모습이 천진난만하였다. 분명 거부해야하는데 또 귀여운 눈짓에 녹아내렸다.

 

 지원은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자 민국은 갑자기 다가오더니 지원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놀란 지원이 그를 바라보자 입술에도 입을 쪽 맞추었다.

 

 “예뻐요, 우리 지원 누나.”

 

 나비가 잠시 꽃에 안 듯 아주 가벼운 입맞춤이었는데도 지원의 심장이 주제도 모르고 뛰기 시작했다. 이런 스토리로 나가면 사실 위험했다.

 

 말로는 아직 좋다고 했지만 가까워지면 안 되는 사이였다. 그럼에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마는 성격인 민국은 특유의 귀여운 눈웃음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누나 감기 걸리면 내가 죽 만들어다 줄게요.”

 “민국아…”

 “누나, 사랑해요.”

 

 그가 팔을 뻗어 지원을 당겨 제 품에 안았다. 처음에는 바동거렸으나 이내 지원도 포기했다. 피하면 그는 더 다가오려 노력했고 멀리 도망가면 어떡하든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연하 바라기가 되어야 했다. 지원은 토끼 같은 이 귀여운 남자의 마수에 다시 걸렸다. 미열이 아직 남아서 그런지 품 안은 너무 따뜻했다.

 

 내쉬는 그의 숨소리가 야릇했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다짐했던 감정도 서서히 녹아내렸다. 이제는 피할 도리가 없었다.

 

 같이 음악을 하는 사이든 아니면 진짜 연인이든 그것과는 상관없이 두 사람은 지금 이 순간을 느꼈다. 이 모습을 밖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던 윤재가 투덜거렸다.

 

 “에잇 왜 비가 오고 난리야. 우산도 없는데. 휴,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

 

 사람의 마음이란 참 간사했다. 집 앞에서 지원은 그에게 연애는 안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런데 집에 도착해서 여태 잠도 못자고 민국과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차마 그 목소리까지는 들을 자신이 없었다. 들으면 분명 또 약해 질까봐 그게 두려웠다. 그러나 각오가 무슨 소용일까. 할 일이 태산인데도 영락없는 초보 연인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었다.

 

 [누나, 잠이 안와요.]

 [그래도 자야 돼.]

 [난 괜찮으니 늦지 말고 낼 저녁에 꼭 와요.]

 [음, 봐서.]

 

 그녀의 간단명료한 대답에 민국은 눈에 인상을 썼다. 겨우겨우 마음을 풀어놓으니 다시 냉랭해지는 느낌이다. 윤재 형이 봐도 아직 제게 감정이 남았다고 했었다.

 

 그런데 왜 이러는 것일까.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리고 또 맞춰줘야 할까. 세상모르는 게 여자의 마음이라는 형들의 말이 이해가 갔다.

 

 [온다면서? 아까는 그러겠다고 해놓고.]

 

 문자만 봐도 지금 그의 눈이 얼마나 커졌는지 알 것만 같았다. 그래서 지원은 메시지를 급 수정하여 다시 보냈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새벽 2시가 되도 잠이 오지 않았다.

 

 평소 잠이라면 누가 데려가도 모를 만큼 많은데 어느 샌가 잠을 잊어버렸다. 정확히는 예능을 그만 두고 민국의 곁을 떠나서면서 부터였다.

 

 [진짜 약속해놓고 그럴 거예요?]

 

 아무래도 민국이 삐진 느낌이다. 이대로 답을 주지 않으면 그 성격에 또 집으로 달려올 것만 같아서 지원은 서둘러 답장을 보냈다.

 

 [알았어. 8시까지 갈게.]

 

 그러자 더욱 가관인 메시지가 도착했다. 순진한 건지 아니면 장난치는 건지. 도대체 그가 말하는 것이 무슨 의도인지 잘 몰라서 지원은 그의 메시지를 몇 번인가 읽었다.

 

 [늦으면 숙소에서 또 자고 가요. 내가 지민이형 방에서 자면 되니까 걱정 마요.]

 [민국아, 그건 오버야.]

 

 그러자 재깍 답장이 왔다.

 

 [누나도 윤재 형을 닮아가나. 메시지가 갈수록 짧아져.]

 

 하긴 따지고 보면 그리 애교가 많은 성격도 아니었고 무언가 길게 하는 것도 별로였다. 이런 점에는 윤재와 비슷한 성향이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다정하게 긴 메시지를 쓰는 것도 민망했다.

 

 그래서 아주 조금 몇 글자만 더 추가해서 썼다. 그것도 많은 고민을 하면서.

 

 [시간이 늦었는데 게임 오래 하지 말고 그만 자.]

 [잔소리 하는 것은 거의 석재 형인데? 20일 같이 지냈다고 그것도 닮나.]

 

 생각해 보니 약간의 전염은 된 듯 했다. 20일이란 시간이 짧지도 길지도 않았지만 멤버들과는 조금 친해지긴 했었다. 이렇게 3개월 만에 만나도 다들 이해해주었다. 특히 우리 사이를.

 

 윤재의 응원만 보아도 알 수 있는 형들의 단합이었다. 역시 형들의 사랑을 받고 사는 막내였나.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민국을 예뻐했다.

 

 [그런가봐. 어쩌면…]

 [나를 닮은 것은 뭐가 있을까?]

 

 “글쎄…뭐가 있지?”

 

 그녀는 혼자 중얼거렸다. 딱히 민국을 닮은 것은 없어보였다. 그러자 딩동 메시지가 다시 도착하였다. 아무래도 1분 이상 답장이 없으니 그새 답답해진 모양이었다.

 

 [모르겠어요?]

 [응]…

 [누난 키스 잘해.]

 

 부끄럽고도 민망한 문장이었다. 태어나서 키스 잘한다는 소리는 처음 들었다. 오히려 모태 솔로라고 하는 민국이 더 아찔하게 잘했다. 도대체 무엇을 보고 키스 잘 한다는 소리가 나온 것일까.

 

 그녀는 급 당황스러워서 재깍 답장을 보냈다. 그러자 또 민국은 칭찬모드로 메시지를 장식했다. 괜히 얼굴이 뜨거워지고 말았다. 진짜 사람을 들었다 놓았다 잘했다.

 

 [누나는 뭐든 잘해요.]

 

 괜히 혼자 있으면서도 볼이 빨개진 지원이 중얼거렸다.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안다고 그래.”

 

 이때 답장이 또 왔다. 무슨 독심술이라도 공부하는지 뜨끔했다.

 

 [겪어보지 않아도 인성만 봐도 알아요. 누나는 착하고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

 

 [칭찬은 고마운데 키스와는 다른 의미인데?]

 

 민국은 피식 웃었다. 역시 야한 말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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