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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0.9.10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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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배경을 제외하고, 모두 허구이며 인물들은 가공의 인물들입니다.>
이젠 사라져가는 대가족세대와 시골의 마을공동체생활을 겪은 70,80세대의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그저 평범한 아이의 눈으로 부모님세대를 바라본 옛 이야기입니다.

 
미국에서 온 편지
작성일 : 20-11-19 06:47     조회 : 255     추천 : 1     분량 : 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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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부 <미국에서 온 편지>

 

 결혼식날 만식이오빠는 사라졌다. 신부는 울고불고 난리가 났고, 신부님을 비롯한 꽃사슴농장의 사람들은 화가 머리끝까지 난 것 같았다.

 “신랑이 예식장에서 사라진게 참말인교?”

 “그렇다카이. 그놈이 옷을 벗어놓고 사라진기라. 미친놈이~~”

 동네사람들의 물음에 이북출신 김노인할배가 대답했다.

 “싫으마 첨부터 싫다카지 와 예식장에서 사라졌을꼬? 참말로 이상하네.”

 우리엄마의 말이었다.

 숨겨둔 여자가 있을꺼다. 원래 불구자다. 동네에는 며칠동안 총무 만식이오빠의 사건으로 시끌벅적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핫한 이슈가 또 생겼다.

 교회집은 더한 난리가 났다. 교회집 큰아들 정식이는 결혼 후 혼자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교회에서 정해주는대로 결혼은 당연히 같은 종교를 가진 일본부인과 했었다. 그 일본출신의 부인은 아들을 하나 낳은 후, 계속 시댁에서 살았다.

 “왜 남편을 따라서 미국으로 안가고 혼자 한국에 살지?”

 교회집 아주머니의 말로는 둘 다 미국으로 가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들고, 일본인 며느리가 아이를 가져서 아이를 어느 정도 키운 후에 뒤따라간다고 했다. 하지만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도 일본인 며느리와 손자는 계속 교회집에 살았다. 교회집 아주머니의 한숨도 늘어만 갔다.

 미국으로 건너간 큰아들과 연락이 잘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교회집할머니가 우리집에 왔다.

 “우리 땅콩 좀 까줄수 있나?”

 우리집에는 땅콩껍질을 까는 기계가 있다. 인근 밭에서 사람들이 땅콩을 많이 재배했는데, 그 껍질을 일일이 손으로 까는 것은 힘들었다. 그래서 우리아부지는 나름 첨단 기계인 땅콩까는 기계를 사서 돈을 받고 땅콩껍질을 까주었다. 우리 과수원에도 사과나무 밑에 땅콩을 한 두 줄씩 드문드문 심어놓았었다.

 “바짝 말려야됩니더.”

 “몇 날 며칠을 바짝 말렸다.”

 교회집 할머니는 우리집에서 말을 마친 후에도 사과밭이나 방목장을 둘러보았다.

 “되는 집구석은 태가 난다. 살림에 온기가 도네.”

 “정식이는 연락이 자주 옵니꺼?”

 엄마의 물음에 교회집 할머니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 그 아아 결혼을 그래 시키는기 아이라 그래 말겨도 내 말 안듣디마는.”

 “와 그라십니꺼?”

 “우리 미느리가 그 망할놈의 교회를 댕기서 우리 집안은 고마 망했다. 망했어. 손자놈은 미국가서 전화도 올케 안하더만. 달랑 편지 한 장 보내서 지 안식구하고 이혼하겠다카고.”

 “아니, 그게 참말입니꺼?”

 “하모. 그래서 우리 미느리가 지금 속이 썩어문드러진다. 원래 우리 손자놈이 유학도 보내준다캐서 지어마이를 따라 그 교회를 열심히 댕긴거 아이겠나. 그런데 나가 차면 교회에서 정해준대로 결혼을 해야된다는기라. 마음에 썩 차지는 않는 것 같긴 하던데. 그래서 지가 선택했으이 우리는 그냥저냥 살줄 알았지. 그래서 아이도 낳은기고. 그런데 그놈이 미국을 가더니 연락을 딱 끊은기라. 즈그마누라를 불러들일 생각도 않고. 우리가 하도 애가 타서 여기저기 수소문도 하고 속을 끓이고 있는데, 그놈이 지마누라한테 편지 한 장 달랑 보내서 이혼하자꼬. 그래서 손주미느리가 몇날 며칠을 앓아누웠다.”

 사실 누가 말을 하지 않아도 교회집 식구들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평소에 교회집 아주머니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고, 일본에서 시집 온 며느리도 가끔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돌아다니는데 힘이 하나도 없어보였다. 교회집 할머니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교회집 큰오빠는 유학을 떠난 뒤, 집에 연락도 잘 하지 않다가 부인에게 편지를 보내어 이혼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온 동네에 퍼졌다. 몇 달 뒤 일본에서 시집온 며느리는 아기를 데리고 친정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그 소문을 들은 우리 할머니는 코웃음을 쳤다.

 “흥! 그래 잘난척을 하더니만, 꼴 좋다.”

 구식이삼촌을 박대한 것에 대한 분풀이인 것 같았다.

 구식이삼촌과 민자언니가 가끔 시내에서 만나는 것을 봤다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큰아들의 일을 겪은 교회집아주머니는 더이상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얼마후, 교회집사람들은 집과 밭을 팔고 읍내로 이사를 갔다.

 사람들 말로는 교회집아주머니가 울화병이 도져서 이 동네를 떠났다고 했다.

 그 교회집을 꽃사슴농장에서 사들여서 수리를 했다.

 손달이아저씨는 읍내에 작은어머니의 우동가게가 있었는데 거기에 자주 일을 도와주러가면서 우리집에 꼭 들리곤 했다.

 “그 집을 사서 뭐할라고요?”

 우리 아부지가 물었다.

 “아마 새로 오는 사람들이 살끼다. 아! 참. 그리고 나 시내 큰 도매시장에 갔다가 만식이 봤다.”

 “어데서요? 그나저나 결혼식장에서 와 도망갔는지 물어봤는교?”

 “그놈아아가 여자가 있더만. 아홉 살 난 아들도 있고.”

 “예에? 아니 그래마 딱 깨놓고 얘기를 할 것이지~~”

 손달이아저씨는 한숨을 쉬었다.

 “만식이가 폐병 걸리기 전에 동거하던 여자가 있었는데, 아프고 나서 헤어졌던 모양이라.

 그런데 몇 년 지나서 여기에 온 후에 수소문을 했는데 그 여자가 만식이아들을 낳아서 혼자 키우고 있는거를 나중에 결혼말이 있고나서 알았는기라. 그러이 지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속만 끓였는기라.”

 “아~~, 그래 됐구만.”

 

 그 후, 수리를 마친 교회집으로 새로 요양을 하러온 사람들이 몇 명 더 와서 살게 되었다.

 젊은 남녀도 여러 명 보였다. 그 중에는 경아언니라는 새로운 요리사가 왔다.

 경아언니는 자그마한 체구에 예쁘장한 얼굴로 눈치가 빠르고 몸놀림이 민첩해보였다.

 원래 신부님의 요리사로 일하던 순옥이언니가 아기를 가져서 잠시 일을 그만두기 때문이다.

 “우리 순옥씨가 노산이라꼬 의사가 좀 쉬라카네.”

 황대갈아저씨는 부인을 위해 강으로 부지런히 낚시를 다니면서도 무척 행복한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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