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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제이 크라우더의 회고록
작가 : HONs
작품등록일 : 2020.11.3

내 적은 처음부터 몬스터가 아닌 인간이었다.

 
7화 그때의 기억(7)
작성일 : 20-11-13 10:52     조회 : 414     추천 : 0     분량 : 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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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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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히 평범한 서민 주제에 귀족의 부탁을 거절하다니,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구나!”

 “죄, 죄송합니다 귀족님! 하지만 갑자기 사랑을 고백하셔서 저는 너무 당황해 어쩔 수 없이……!”

 

 검은색 짧은 머리카락에 통통한 볼 살과 배가 불룩이 튀어 나온 남자는 여자애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면서 크게 소리쳤다.

 

 그러자 그녀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가만히 놔두고 서둘러 몸을 일으키곤 무릎을 꿇으며 변명을 들어놓았는데.

 

 “변명 따윈 필요 없다, 얼굴이 예뻐서 봐주려고 했더니 생각할수록 더욱 열 받네??!”

 “야, 몽크. 솔직히 나 같아도 너 같은 돼지가 갑자기 사귀자고 했으면 바로 뺨을 때렸을 거 같은데.”

 “맞아, 맞아. 적어도 나 같이 잘생긴 애가 고백을 해야 그나마 망설이기라도 했겠지.”

 

 뒤에서 그걸 지켜만 보고 있던 애들이 웃으면서 갑자기 토를 달자, 몽크는 어처구니가 없었는지 고개를 돌려 그들을 찌릿 노려봤다.

 

 “이 새끼들이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너희들보다 못한 게 뭔데?”

 “몸매.”

 “얼굴.”

 “음, 전부?”

 “닥쳐, 더 이상 말하면 죽여 버린다! 그리고 전부는 뭐냐?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거야?!”

 

 대놓고 무시당하자 흥분한 몽크의 얼굴이 새빨개졌는데, 그러다 어떤 남자애가 씨익 웃으며 내뱉었다.

 

 “그러지 말고 좀 더 부드럽고 정식으로 고백을 해봐. 그러면 허락해줄 수도 있잖아?”

 “그, 그런가?”

 

 상대는 어차피 가난한 서민.

 

 귀족과 교제를 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일 여자에게 이런 흔치 않은 기회를 주는 것이다.

 

 몽크는 친구의 말에 설득을 당하고 크흠 하고 목을 풀더니 자신이 지을 수 있는 가장 잘생긴 얼굴로 마음을 전했다.

 

 “어이, 그럼 나랑 사귀어 주겠나?”

 “…….”

 “야…… 나랑 사귈 수 있겠냐고.”

 “…… 죄, 죄송합니다.”

 

 최대한 부드럽게 고백을 했는데도 곧바로 거절당하자 모트는 그 자리에서 몸이 얼어붙고 말았다.

 

 “아하하하, 몽크 저 새끼 서민 계집에게 차였어!!”

 “이거 완전 대박인데, 완전 특종감이야!!”

 “에버릭가의 장남 모트 에버릭, 서민 계집애에게 차이다! 푸하하하하!!!”

 

  그와 동시에 뒤에 있던 친구들이 폭소를 터트렸고, 평생 당할 창피는 다 당한 몽크는 결국 분노가 폭발해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감히 나에게 이런 굴욕을!! 이 미천한 썅년이!!!”

 

 짝!!!!

 

 여자애는 무릎을 꿇은 채 눈을 질끈 감았고 어떻게든 고통을 참기 위해 입을 꽉 물었는데.

 

 이상하게도 고통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살짝 놀라면서 눈을 조심스럽게 떠보자 눈앞에 어떤 더러운 아이가 서 있었다.

 

 “……?”

 “아, 이 더러운 놈은 또 뭐야?”

 

 몽크도 자신의 손찌검을 대신 맞은 남자애를 보곤 얼굴을 찡그리곤 낮게 중얼거렸다.

 

 “뭐야, 저건 어디서 튀어나왔지?”

 “근데 뭐 저리 더럽게 생겼냐, 천민인가?”

 “이상하다 이 마을엔 천민이 없을 텐데.”

 

 뒤에서 신나 구경하고 있던 아이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을 때, 남자애는 쩍쩍 갈라지고 힘이라고 거의 없는 목소리로 힘겹게 입을 열었다.

 

 “여자는 때리지 말아줘요…….”

 

 ***

 

 새벽에 로스펠 가문의 저택을 빠져나오고 나는 칠흑같이 어둡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기는 거리를 방황하다가 그만 공원 의자에 누워 잠을 청했다.

 

 딱딱한 바닥과 새벽의 서늘한 바람, 아무것도 먹지 않은 공복 상태에 잠을 설치긴 했지만 눈을 떠보니 어느새 아침이 돼 있었다.

 

 사람들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었고, 그 중 몇몇이 나를 이상하게 인상을 찌푸리며 쳐다보기도 했다.

 

 당연하게도 구원의 손길 같은 건 없었으며, 저런 눈빛을 보면 어제 있었던 일들이 떠올라 서둘러 이곳을 떠나기로 했는데.

 

 몸을 일으키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지만 어떻게든 버텨내면서 거리를 돌아다녔다.

 

 가끔씩 현기증이 나고 몸이 비틀거렸음에도 나는 이게 배고픔 때문에 의해 이러는 거라 생각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

 

 지친 몸을 이끌며 어느새 시장가로 보이는 곳에 도착하고 뭐라도 얻어먹은 다음에 이 도시를 떠나려고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냉정한 문전박대였고, 그 누구도 먹을 거 하나 주질 않았다.

 

 나는 이걸 딱히 원망하진 않았다.

 

 생전 처음 보는 더러운 꼬맹이 하나가 먹을 걸 달라하면 누가 주겠는가.

 

 이런 대접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여기긴 했지만, 도시 사람들은 이렇게 차가운 건가 싶었다.

 

 고향에선 먹을 걸 달라 하지 않아도 음식을 갖다주기도 했는데.

 

 며칠 전까지만 해도 동네 아저씨에게 빵을 얻어먹었던 기억이 이제는 너무 옛날 과거에 일어난 것처럼 멀게 느껴진다.

 

 먹을 것도 못 구하고 나는 침울해진 채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가, 어느 찬란한 옷차림을 한 뚱뚱한 남자아이가 어떤 여자애를 끌고 가는 결 발견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몰래 뒤를 따라가 봤더니, 아니다 다를까 귀족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여자애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걸 본 순간 어제 아침에 아버지에게 두들겨 맞는 어머니가 뇌리에 떠올랐고.

 

 당시에 구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떠오르면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도 모르게 대신 맞아줬다.

 

 “갑자기 나타나서 무슨 개 같은 소리를 하는 거야. 어서 안 꺼져? 난 저 여자에게 볼일이 있다고!”

 

 모트는 이런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었고 소리를 지르며 이번엔 주먹을 휘둘러 얼굴을 때렸다.

 

 퍼억!

 

 둔탁한 소리가 공중에 울려 퍼졌고 입술이 까져 피가 살짝 흘러나왔지만 나는 굳건하게 선 채 버텨냈다.

 

 “이 새끼가……?”

 

 분명 주먹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서 있는 모습에 몽크의 눈빛이 사나워졌다.

 

 이걸 자기에게 도전하는 의미로 받아들인 거 같은데,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내뱉었다.

 

 “제가 대신 맞을 테니…… 저 여자는 때리지 말아 주세요.”

 

 항상 엄마가 아빠에게 맞으면 하고 싶었던 말을 이런 곳에서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당시 나도 아버지에게 몇 번 이나 폭력을 당한 기억이 많아 무서워서 전혀 용기가 나질 않았었으니.

 

 그러다 허무하게 어머니가 아버지를 죽이는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고 결국 아무것도 구해내질 못했다.

 

 “야, 천민. 넌 뭐야, 어서 꺼져. 남의 일에 끼어들지 말라고 네 부모가 가르치지 않던?”

 “어디서 튀어나온 놈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 사리지지 않으면 우리도 가만히 안 있어.”

 “막 더 재미있어지려고 하던 참이었는데 네가 다 망쳤잖아 더러운 버러지야!”

 

 뒤에 있던 애들도 하나 같이 무서운 표정을 짓고 경고를 했지만, 나는 그럼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아오, 진짜 꺼지라고!!”

 

 몽크는 이젠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이번엔 주먹을 크게 휘둘러 내 얼굴에 꽂았고.

 

 이 반동으로 인해 내가 중심을 잃고 바닥에 넘어지자 뒤에 있던 애들이 발로 밟기 시작했다.

 

 “야, 밟아!!”

 “아주 개떡으로 만들어주지!”

 “어딜 천민 주제에 감히 귀족들에게 덤비는 거야!!”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가 짓밟히고 있을 때, 뒤에서 그걸 지켜만 보고 있던 여자애가 겁에 질린 창백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이제 그만 하라고 손을 뻗으려고 하자, 하지 말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나는 5분 동안 발길질을 당했고, 놈들은 이제 지쳤는지 공격을 멈추고 숨을 헐떡거렸다.

 

 “하아…… 하아…… 이 정도면 됐겠지?”

 “이 새끼가 까불고 있어!”

 “귀족에게 덤비면 이렇게 되는 거라고!”

 

 따끔한 맛을 보여줬으니 이제 비킬 거라 생각했던 귀족들의 예상과는 달리 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옷을 털면서 일어섰다.

 

 “하…… 이 새끼 대체 뭐야?”

 “이걸 또 서고 자빠졌어!”

 “너희 둘 아는 사이야 뭐야? 왜 비키지 않는 거냐고!”

 

 수도 없이 밟았는데도 일어서는 모습에 몽크는 경악이라도 한 듯 마치 귀신을 보는 것처럼 손가락질을 하면서 소리쳤다.

 

 “아뇨,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럼 왜 대신 맞아주는 건데!! 그거야, 그거인 거냐?! 저 계집은 서민인데 천민인 너와 동질감을 느껴서 그런 거야?!”

 

 귀족의 눈엔 서민이든 천민이든 똑같은 계급으로 밖에 보이지 않겠지.

 

 저런 말을 하는 것도 이해가 가고, 자기보다 한참 아래인 신분을 가진 놈이 이렇게 버티고 있으니 화도 날거고.

 

 “서민에 대한 동질감……? 그런 게 아냐. 겨우 그런 거 때문에 내가 맞아준 거라 생각하십니까?”

 “하? 그럼 뭐 때문에 이러는 건데.”

 “저는 그냥…… 저 사람이 위험해 보여서 구해준 것뿐입니다. 정말 그것 뿐입니다…….”

 

 딱히 큰 이유는 없다 말하자 몽크는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는 듯 웃더니 나를 매섭게 쏘아봤다.

 

 “위험해 보여서 구해준 것뿐이라고? 잘 들어, 그렇다 해도 너는 영웅이 될 수 없고, 아무리 기어봤자 그냥 가진 거 없는 미천한 천민이라고! 알았어?!”

 “…… 그렇다면 그건 귀족님들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뭐라고?”

 

 나라는 사람이 웬일로 화난 감정을 품고 강한 말투로 내뱉자, 이 말을 들은 귀족 4명의 시선이 동시에 이쪽을 향했다.

 

 전부 하나 같이 눈을 크게 찌푸리고 썩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하고 싶은 말을 내뱉었다.

 

 어차피 나에겐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으니.

 

 “당신들도 귀족이란 신분을 빼면 남는 게 뭐가 있죠? 그저 신분의 높음을 당연하게 여기며 우리를 깔보는 당신들에게 말이에요.”

 “너 말 다했냐?”

 “우리에게 당연하지 않은 걸 당신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갖고 있죠. 그렇다면 그 당연할 걸 잃었을 땐 어떻게 될지 궁금하군요.”

 

 이것은 가진 것도 없었던 천민인 내가 처음으로 귀족에게 당당하게 말한 사례가 됐다.

 

 귀족 어린이 4인방은 저 말을 듣곤 잠시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몽크가 풋 하고 비웃으면서 내뱉었다.

 

 “귀족이란 신분을 잃어도 미안하지만 우리에겐 재산이 있고 권력이 남게 되겠지. 돈은 곧 권력이 되니까 말이야.”

 “아니, 귀족이란 신분을 잃으면 당신들에게 남는 것은 파멸뿐이야……!”

 

 신분의 우위로 차별이란 차별을 대놓고 하는 사람들에게 과연 그 당연한 것을 잃게 된다면 무슨 세상이 펼쳐질까.

 

 지금 당장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상상만 해도 재밌는 세계가 펼쳐질 거 같지 않나?

 

 “…… 에드 로스펠 같은 말을 앉아 있네. 아무래도 너는 아직 우리에게 덜 맞은 모양이야.”

 

 이번에 교육 좀 제대로 시켜주겠다며 몽크가 다시 주먹을 쥐고 하늘로 높게 치켜세우자 누군가 그것을 턱! 하고 손으로 잡아냈다.

 

 “아? 누구……?!”

 

 무엄하다며 소리를 치려고 했다가 얼굴을 보곤 몽크의 얼굴이 심하게 구겨졌다.

 

 “잠깐 실례하지.”

 “……!”

 

 나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왜냐하면 그는 바로 로스펠 가문의 주인인 로이 로스펠이었기 때문이었다.

 

 “로, 로이 아저씨…… 오랜만입니다.”

 “안녕? 너희들도 오랜만에 보는 구나. 바튼이라면 지금 저택에 있을 텐데.”

 

 뒤에 있던 3명도 로이 로스펠을 보곤 얼굴이 얼음처럼 얼어붙었는데, 알고 보니 이 녀석들은 바튼의 친구였던 모양이다.

 

 그래서 저 사람과 안면이 있는 거고.

 

 “그, 근데 아저씨가 여긴 어떻게?”

 “잠깐 볼일이 있어서 말이지, 그래서 말인데 다른 데 좀 가 있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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